적금금리도 연 1%대로…“이제 저축은 미덕 아니다”

입력 2015.03.1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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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1%대로 접어들면서 시중 자금이 저축에서 투자로 급격히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중은행 대부분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 후반에서 2% 초반대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 여파로 일부 남아 있는 연 2%대 상품이 자취를 감추며 1% 중반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적금금리도 年 2% 마지노선 깨져

시중은행들은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더 높은 정기적금 상품마저 금리를 연 1%대로 속속 낮추고 있다.

15일 은행연합회 공시 등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로 내린 다음 날인 13일 연 2.0%였던 3년 만기 일반정기적금의 금리를 연 1.9%로 인하했다.

또 같은 날 외한은행은 '외환 나이스샷 골프적금'의 금리를 1.9%로, '넘버엔 월복리적금'과 '매일클릭적금'의 금리를 2.1%로 0.2%포인트씩 인하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적금 금리를 0.1%포인트씩 내렸다. 국민은행의 '가족사랑 자유적금'과 일반정기적금의 금리는 연 1.9%로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30일 주력상품인 'S드림 적금' 금리를 연 1.9%로 인하했다.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의 '이머니 자유적금'과 대구은행의 '스마트 검지적금'도 연 금리가 각각 1.95%, 1.98%로 2% 아래로 내려섰다.

이렇게 주요 은행에서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더 높은 적금 상품마저도 금리를 연 1%대로 낮추면서 조만간 예·적금 금리 모두 1%대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많다.

은행권 예·적금 금리에 영향을 주는 1년 만기 금융채 금리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2일 이미 연 2% 선이 무너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저축이 이제는 미덕이 아닌 시대"라면서 "물가상승률을 연 2%대로 가정하고, 15.4%인 이자소득세 등을 고려하면 예·적금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24.7%였던 가계저축률은 지난해 3.4%까지 떨어지면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고객의 카드 실적과 연동시키는 등 교차 판매와 우대금리 제공을 통해 예·적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 둘 만해

전문가들은 예·적금 위주의 저축형 금융소비자들이 당장 투자 성향을 바꾸기 어렵다면 '중위험·중수익' 상품부터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것은 ELS(주가연계증권), ELT(주가연계신탁), ELF(주가연계펀드), ELB(파생결합사채) 등 주가연동형 상품이다.

ELS는 만기에 국내나 해외의 주가지수나 특정종목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이 계약 조건을 벗어나지 않으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원금손실의 위험이 낮고, 수익률은 연 4∼6% 수준으로 예·적금 이자보다 월등히 높다.

ELS 발행액은 지난 2월 한 달간 6조6천500억원을 뛰어 넘으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급증했다.

이형일 하나은행 PB사업본부장은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은 변동성과 위험이 큰 편이어서 고객들에게 지수형을 권고하고 있다"며 "발행액의 대부분은 지수형으로, 최근에는 원금 보장형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시대에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연 3∼4%대 수익을 내는 ELB도 발행액이 올들어 6천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배당 확대 정책을 펴면서 배당주 펀드도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배당주 펀드에는 약 3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쉽게 변하지 않는 자산 가치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낮아진 금리는 자산가들의 자금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고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한 오피스텔이 유망 상품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과 일부 지역은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높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 유럽 펀드를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용태 외환은행 WM센터지점 선임 PB팀장은 "최근 유럽 펀드에 대한 문의와 가입이 늘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조치 이후 유럽 경기가 살아나면서 국내 저금리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투자처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금융소비자들은 시중은행보다는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예금을 유치하는 편이 유리하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연 2.5% 수준이며, CMA는 연 2% 초반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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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금금리도 연 1%대로…“이제 저축은 미덕 아니다”
    • 입력 2015-03-15 07:46:15
    연합뉴스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1%대로 접어들면서 시중 자금이 저축에서 투자로 급격히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중은행 대부분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 후반에서 2% 초반대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 여파로 일부 남아 있는 연 2%대 상품이 자취를 감추며 1% 중반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적금금리도 年 2% 마지노선 깨져 시중은행들은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더 높은 정기적금 상품마저 금리를 연 1%대로 속속 낮추고 있다. 15일 은행연합회 공시 등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로 내린 다음 날인 13일 연 2.0%였던 3년 만기 일반정기적금의 금리를 연 1.9%로 인하했다. 또 같은 날 외한은행은 '외환 나이스샷 골프적금'의 금리를 1.9%로, '넘버엔 월복리적금'과 '매일클릭적금'의 금리를 2.1%로 0.2%포인트씩 인하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적금 금리를 0.1%포인트씩 내렸다. 국민은행의 '가족사랑 자유적금'과 일반정기적금의 금리는 연 1.9%로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30일 주력상품인 'S드림 적금' 금리를 연 1.9%로 인하했다.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의 '이머니 자유적금'과 대구은행의 '스마트 검지적금'도 연 금리가 각각 1.95%, 1.98%로 2% 아래로 내려섰다. 이렇게 주요 은행에서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더 높은 적금 상품마저도 금리를 연 1%대로 낮추면서 조만간 예·적금 금리 모두 1%대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많다. 은행권 예·적금 금리에 영향을 주는 1년 만기 금융채 금리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2일 이미 연 2% 선이 무너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저축이 이제는 미덕이 아닌 시대"라면서 "물가상승률을 연 2%대로 가정하고, 15.4%인 이자소득세 등을 고려하면 예·적금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24.7%였던 가계저축률은 지난해 3.4%까지 떨어지면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고객의 카드 실적과 연동시키는 등 교차 판매와 우대금리 제공을 통해 예·적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 둘 만해 전문가들은 예·적금 위주의 저축형 금융소비자들이 당장 투자 성향을 바꾸기 어렵다면 '중위험·중수익' 상품부터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것은 ELS(주가연계증권), ELT(주가연계신탁), ELF(주가연계펀드), ELB(파생결합사채) 등 주가연동형 상품이다. ELS는 만기에 국내나 해외의 주가지수나 특정종목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이 계약 조건을 벗어나지 않으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원금손실의 위험이 낮고, 수익률은 연 4∼6% 수준으로 예·적금 이자보다 월등히 높다. ELS 발행액은 지난 2월 한 달간 6조6천500억원을 뛰어 넘으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급증했다. 이형일 하나은행 PB사업본부장은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은 변동성과 위험이 큰 편이어서 고객들에게 지수형을 권고하고 있다"며 "발행액의 대부분은 지수형으로, 최근에는 원금 보장형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시대에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연 3∼4%대 수익을 내는 ELB도 발행액이 올들어 6천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배당 확대 정책을 펴면서 배당주 펀드도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배당주 펀드에는 약 3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쉽게 변하지 않는 자산 가치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낮아진 금리는 자산가들의 자금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고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한 오피스텔이 유망 상품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과 일부 지역은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높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 유럽 펀드를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용태 외환은행 WM센터지점 선임 PB팀장은 "최근 유럽 펀드에 대한 문의와 가입이 늘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조치 이후 유럽 경기가 살아나면서 국내 저금리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투자처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금융소비자들은 시중은행보다는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예금을 유치하는 편이 유리하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연 2.5% 수준이며, CMA는 연 2% 초반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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