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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eye] 뉴질랜드 여성들, 남다른 럭비 사랑
입력 2015.03.21 (08:38) 수정 2015.03.21 (14:48)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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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식축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럭비는 영국에서 시작됐다고 하죠?

영국과 영연방 국가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인데요.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여성들이 유난히 럭비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몸싸움이 격렬한 경기지만 뉴질랜드 여성들은 경기를 보는 것만 아니라 직접 하는 걸 즐기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여성 럭비팀만 천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여성에게 참정권을 준 나라가 바로 뉴질랜듭니다.

여성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회 문화적 환경이 여성들의 럭비 열풍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아직 여성 프로팀은 없어서 여자 선수들은 모두 별도의 직업과 선수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데요.

뉴질랜드 여성의 각별한 럭비 사랑을 정창화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뉴질랜드에서 럭비 대회가 열리면 해당 도시의 호텔은 서너달 전에 이미 예약이 거의 끝납니다.

도시는 온통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으로 뒤덮입니다.

특히 남자 국가대표팀인 올블랙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나라 전체가 들썩입니다.

<녹취> 오클랜드 시민 : "올블랙스가 세계 최고 팀이죠. 그 팀이 진다는 건 끔직한 일입니다."

이런 열기는 여성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녹취> 여성 럭비 팬 : "저는 키위 펀즈(리그 여자대표팀)을 좋아해요. 제 친구가 얼마 전에 대표팀에 뽑혔는데 경기하는 걸 보고 싶어요."

시내 공원에선 남성들과 어울려 럭비를 즐기는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녹취> 이마(오클랜드 직장 여성) : "남자 15인제가 가장 거친 경기인데요, 터치 럭비는 부담이 없어요. 신체 접촉도 즐기는 편이어서 럭비는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여성들이 투표권을 갖게 된 나라입니다.

그만큼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도 높은 편이고, 스포츠 역시 남녀 구분 없이 즐기는 문화가 일찌감치 자리잡았습니다.

뉴질랜드 럭비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크게 두 리그로 나눠진 오세아니아의 럭비 시스템을 알아야 합니다.

먼저 전통적인 럭비 연맹은 15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전후반 40분씩 경기를 치르는 전 세계 보편적인 방식을 따릅니다.

여기서 파생돼 생긴 것이 이른바 럭비 리그...

팀 선수 숫자를 13명이나 9명, 7명으로 다변화하고, 경기 시간은 전후반 10~20분씩으로 줄여 진행됩니다.

좀 더 속도감 있는데다, 경기 룰도 간단하게 바꿔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럭비 연맹과 럭비 리그는 별도의 국가대표팀을 갖고 있습니다.

이 중 여자 리그의 뉴질랜드 대표팀은 키위 펀즈,

<녹취> 러스티 마투아(키위펀즈 감독) : "우리 선수들은 놀랄 정도로 태도가 좋습니다. 저는 그걸 헌신이라고 얘기하고 싶은데요. 이 나라 최고가 되기 위해서 늘 높은 목표를 정하고 있죠. 그래서 저는 여자 대표팀을 이끄는 게 즐겁습니다."

영연방 국가 중에서도 이웃나라인 호주와 뉴질랜드는 다양한 럭비 대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마다 호주와 뉴질랜드 프로팀들이 겨루는 리그 토너먼트 대회는 럭비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입니다.

<녹취> 피터-로사(뉴질랜드 럭비 팬) : "2년 연속인데요, 저희는 뉴질랜드 남섬에 살고 있는데 지난해에도 경기 보러 왔습니다. (남섬 어디죠?) 크라이스트처치 남쪽에 있는 티마루라는 곳입니다."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는 여성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뉴질랜드와 호주의 럭비 경기는 축구 한일전에 버금갈만큼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최대 관심사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양국 여자 국가대표 경기가 이 토너먼트 대회에 포함되면서 여성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여자 럭비가 강한 이유는 먼저 중고등학교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여학생 다섯 명 중에 한 명은 체육 선택 과목으로 럭비를 선택합니다.

뉴질랜드 원주민 자녀 가운데는 국가대표를 목표로 삼는 경우도 많습니다.

<녹취> 카일라(학생) : "뉴질랜드 최고 팀에 들어가는 게 제 목표예요. (블랙펀즈 같은 곳인가요?) 네, 블랙펀즈(연맹 대표팀)나 키위펀즈(리그 대표팀)요."

학부모들의 성원도 대단합니다.

<녹취> 스틸엄 캡슨(학부모) : "제 딸이 럭비를 하겠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저한테 하나뿐인 소중한 딸인데 남자 형제들과 자랐거든요. 그리고 뉴질랜드에서 럭비는 최고의 스포츠니까요."

학업을 마치면 지역 클럽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아직 여자 프로팀이 없기 때문인데, 클럽에서 뛰어난 선수는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합니다.

대표팀 선수로 뛸 수 있는 연령대가 그만큼 폭넓다는 뜻입니다.

이런 여자 럭비 팀이 뉴질랜드에 천여 개, 선수 숫자는 2만4천여 명에 이릅니다.

뉴질랜드 전체 인구가 450만 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잡니다.

<녹취> 해머시 프레이저(마리스트클럽 럭비 담당) : "뉴질랜드 여자 럭비가 강한 이유는 여자들이 매우 강한데다 체격 조건이 좋습니다. 그리고 신체 접촉도 마다하지 않거든요. 여기에 다른 스포츠에서 여러가지 기술들을 가져다 응용하기도 하죠."

클럽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회사원이나 자영업자 등 다른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전문 선수 생활만 해서는 생계를 꾸려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경찰관 같은 공무원들도 있습니다.

<녹취> 피오나(뉴질랜드 경찰/전 국가대표) : "저는 경찰관인데요, 일을 하면서 운동을 한다는 게 힘들긴 하지만 프로가 아니니까요. 이 운동에 대한 열정 때문에 계속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같은 국제 대회마다 뉴질랜드 여성 대표팀은 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립니다.

오클랜드 외곽에 있는 뉴질랜드 럭비 리그 박물관...

2000년부터 2013년까지 리그 소속 선수들과 대표 팀들의 기록을 보관한 곳입니다.

한 켠에는 여자 대표팀의 유니폼과 우승 트로피, 사진들이 가득합니다.

<녹취> 뉴질랜드 럭비리그 박물관 큐레이터 : "뉴질랜드 키위펀즈(여자 리그 대표팀)은 리그 월드컵에서 3회 연속으로 우승했는데요, 2000년하고 2003년, 그리고 2008년의 일입니다."

1996년부터 6년 동안 뉴질랜드 여자 대표팀 선수로 활약하다 스포츠 기자 겸 해설가로 변신한 멜로디 로빈슨,

그녀는 뉴질랜드 여자 럭비의 장점은 여성들의 권익 향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멜로디 로빈슨(스포츠 기자/前 국가대표) : "여자들이 럭비를 한다고 했을 때 그건 안 돼라고 하는 게 없었습니다. 뉴질랜드의 여성 인권과 강한 여성들이 여자 럭비를 강하게 하는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죠."

뉴질랜드 여성들은 럭비를 통해 팀워크를 배우고 인생을 배우게 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결코 혼자서 이룰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 길에 남녀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믿음이 깔려 있었습니다.

바로 그 점이 뉴질랜드 여성들의 남다른 럭비 사랑으로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 [특파원 eye] 뉴질랜드 여성들, 남다른 럭비 사랑
    • 입력 2015-03-21 08:51:20
    • 수정2015-03-21 14:48:03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미식축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럭비는 영국에서 시작됐다고 하죠?

영국과 영연방 국가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인데요.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여성들이 유난히 럭비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몸싸움이 격렬한 경기지만 뉴질랜드 여성들은 경기를 보는 것만 아니라 직접 하는 걸 즐기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여성 럭비팀만 천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여성에게 참정권을 준 나라가 바로 뉴질랜듭니다.

여성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회 문화적 환경이 여성들의 럭비 열풍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아직 여성 프로팀은 없어서 여자 선수들은 모두 별도의 직업과 선수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데요.

뉴질랜드 여성의 각별한 럭비 사랑을 정창화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뉴질랜드에서 럭비 대회가 열리면 해당 도시의 호텔은 서너달 전에 이미 예약이 거의 끝납니다.

도시는 온통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으로 뒤덮입니다.

특히 남자 국가대표팀인 올블랙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나라 전체가 들썩입니다.

<녹취> 오클랜드 시민 : "올블랙스가 세계 최고 팀이죠. 그 팀이 진다는 건 끔직한 일입니다."

이런 열기는 여성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녹취> 여성 럭비 팬 : "저는 키위 펀즈(리그 여자대표팀)을 좋아해요. 제 친구가 얼마 전에 대표팀에 뽑혔는데 경기하는 걸 보고 싶어요."

시내 공원에선 남성들과 어울려 럭비를 즐기는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녹취> 이마(오클랜드 직장 여성) : "남자 15인제가 가장 거친 경기인데요, 터치 럭비는 부담이 없어요. 신체 접촉도 즐기는 편이어서 럭비는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여성들이 투표권을 갖게 된 나라입니다.

그만큼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도 높은 편이고, 스포츠 역시 남녀 구분 없이 즐기는 문화가 일찌감치 자리잡았습니다.

뉴질랜드 럭비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크게 두 리그로 나눠진 오세아니아의 럭비 시스템을 알아야 합니다.

먼저 전통적인 럭비 연맹은 15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전후반 40분씩 경기를 치르는 전 세계 보편적인 방식을 따릅니다.

여기서 파생돼 생긴 것이 이른바 럭비 리그...

팀 선수 숫자를 13명이나 9명, 7명으로 다변화하고, 경기 시간은 전후반 10~20분씩으로 줄여 진행됩니다.

좀 더 속도감 있는데다, 경기 룰도 간단하게 바꿔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럭비 연맹과 럭비 리그는 별도의 국가대표팀을 갖고 있습니다.

이 중 여자 리그의 뉴질랜드 대표팀은 키위 펀즈,

<녹취> 러스티 마투아(키위펀즈 감독) : "우리 선수들은 놀랄 정도로 태도가 좋습니다. 저는 그걸 헌신이라고 얘기하고 싶은데요. 이 나라 최고가 되기 위해서 늘 높은 목표를 정하고 있죠. 그래서 저는 여자 대표팀을 이끄는 게 즐겁습니다."

영연방 국가 중에서도 이웃나라인 호주와 뉴질랜드는 다양한 럭비 대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마다 호주와 뉴질랜드 프로팀들이 겨루는 리그 토너먼트 대회는 럭비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입니다.

<녹취> 피터-로사(뉴질랜드 럭비 팬) : "2년 연속인데요, 저희는 뉴질랜드 남섬에 살고 있는데 지난해에도 경기 보러 왔습니다. (남섬 어디죠?) 크라이스트처치 남쪽에 있는 티마루라는 곳입니다."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는 여성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뉴질랜드와 호주의 럭비 경기는 축구 한일전에 버금갈만큼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최대 관심사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양국 여자 국가대표 경기가 이 토너먼트 대회에 포함되면서 여성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여자 럭비가 강한 이유는 먼저 중고등학교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여학생 다섯 명 중에 한 명은 체육 선택 과목으로 럭비를 선택합니다.

뉴질랜드 원주민 자녀 가운데는 국가대표를 목표로 삼는 경우도 많습니다.

<녹취> 카일라(학생) : "뉴질랜드 최고 팀에 들어가는 게 제 목표예요. (블랙펀즈 같은 곳인가요?) 네, 블랙펀즈(연맹 대표팀)나 키위펀즈(리그 대표팀)요."

학부모들의 성원도 대단합니다.

<녹취> 스틸엄 캡슨(학부모) : "제 딸이 럭비를 하겠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저한테 하나뿐인 소중한 딸인데 남자 형제들과 자랐거든요. 그리고 뉴질랜드에서 럭비는 최고의 스포츠니까요."

학업을 마치면 지역 클럽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아직 여자 프로팀이 없기 때문인데, 클럽에서 뛰어난 선수는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합니다.

대표팀 선수로 뛸 수 있는 연령대가 그만큼 폭넓다는 뜻입니다.

이런 여자 럭비 팀이 뉴질랜드에 천여 개, 선수 숫자는 2만4천여 명에 이릅니다.

뉴질랜드 전체 인구가 450만 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잡니다.

<녹취> 해머시 프레이저(마리스트클럽 럭비 담당) : "뉴질랜드 여자 럭비가 강한 이유는 여자들이 매우 강한데다 체격 조건이 좋습니다. 그리고 신체 접촉도 마다하지 않거든요. 여기에 다른 스포츠에서 여러가지 기술들을 가져다 응용하기도 하죠."

클럽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회사원이나 자영업자 등 다른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전문 선수 생활만 해서는 생계를 꾸려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경찰관 같은 공무원들도 있습니다.

<녹취> 피오나(뉴질랜드 경찰/전 국가대표) : "저는 경찰관인데요, 일을 하면서 운동을 한다는 게 힘들긴 하지만 프로가 아니니까요. 이 운동에 대한 열정 때문에 계속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같은 국제 대회마다 뉴질랜드 여성 대표팀은 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립니다.

오클랜드 외곽에 있는 뉴질랜드 럭비 리그 박물관...

2000년부터 2013년까지 리그 소속 선수들과 대표 팀들의 기록을 보관한 곳입니다.

한 켠에는 여자 대표팀의 유니폼과 우승 트로피, 사진들이 가득합니다.

<녹취> 뉴질랜드 럭비리그 박물관 큐레이터 : "뉴질랜드 키위펀즈(여자 리그 대표팀)은 리그 월드컵에서 3회 연속으로 우승했는데요, 2000년하고 2003년, 그리고 2008년의 일입니다."

1996년부터 6년 동안 뉴질랜드 여자 대표팀 선수로 활약하다 스포츠 기자 겸 해설가로 변신한 멜로디 로빈슨,

그녀는 뉴질랜드 여자 럭비의 장점은 여성들의 권익 향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멜로디 로빈슨(스포츠 기자/前 국가대표) : "여자들이 럭비를 한다고 했을 때 그건 안 돼라고 하는 게 없었습니다. 뉴질랜드의 여성 인권과 강한 여성들이 여자 럭비를 강하게 하는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죠."

뉴질랜드 여성들은 럭비를 통해 팀워크를 배우고 인생을 배우게 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결코 혼자서 이룰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 길에 남녀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믿음이 깔려 있었습니다.

바로 그 점이 뉴질랜드 여성들의 남다른 럭비 사랑으로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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