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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스포츠史] 박태환 운명의 날, 4년 전 배리 본즈도 사면초가
입력 2015.03.23 (13:59) 수정 2015.03.31 (15:07) 스포츠史
■ 4년 전 오늘 메이저리그의 영웅이 약물재판에 섰다.

박태환이 도핑 청문회에 선다.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것에 대해 소명할 예정이다. 징계는 피하기 어렵다. 다만, 수위를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내년 리우 올림픽 출전여부가 걸렸기 때문이다. 쟁점은 호르몬 주사의 성분을 몰랐는지다. 그리고 왜 맞았는지다. 공교롭게도 4년 전 오늘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때는 홈런왕 배리 본즈가 재판정에 섰다. 스테로이드 복용 때문이다.


▲ 배리 본즈 756호 홈런

배리 본즈는 미국 프로야구가 낳은 최고의 영웅 중 하나다. 2007년 8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대기록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통산 756번째 홈런이었다. 755개의 홈런을 쳤던 대선배 행크 아론의 기록을 33년 만에 넘어섰다. 본즈는 2007년 은퇴할 때까지 762개의 홈런을 쳤고, 지금도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부문 1위에 올라있다.

☞ 바로가기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기록]

■ 잇따른 증언...사면초가에 빠진 배리 본즈

공판은 이틀 전인 2011년 3월 21일 시작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열렸다. 사흘째이던 23일, 본즈의 친구였던 호스킨스가 증언했다. 본즈가 고의로 스테로이드를 썼다는 것이다. 증거로 녹음 테이프를 제출했다. 본즈의 트레이너 앤더슨과의 대화였다. 변호인은 호스킨스가 본즈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흐름은 본즈에게 불리하게 전개됐다. 검찰은 본즈가 다른 선수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약물을 권유했다고 주장했고, 증인도 잇따랐다. 지암비 형제와 마빈 버나드, 랜디 벨라르데 등 4명이었다. 그들은 본즈의 방식대로 맞았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이었다.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본즈는 도망갈 곳이 없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 바로가기 [뉴스9] 고개 숙인 본즈 “금지약물 전파” (권재민 기자)

■ 본즈는 모르쇠로 일관...대기록을 지켜야 했다.

본즈는 잃을 게 너무 많았다. 762개의 홈런을 쳤고, 2558개의 볼넷을 얻었다. 모두 메이저리그 통산 1위다. 최우수 선수만 7차례다. 그것보다 더 잃기 싫은 건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한 500홈런, 500도루 기록이었을 것이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기 이전으로 추정되는 1998년에 400홈런, 400도루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에 대한 위증과 재판방해 혐의로 재판은 계속됐지만, 본즈는 모르쇠로 버텼다. 그리고 그해 12월 가까스로 승리했다. 검찰이 재판방해에 대해서는 유죄를 이끌어냈지만, 위증은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테로이드 고의 투약을 밝히지 못한 채 재판은 끝났다. 대신 본즈는 보호관찰 2년의 처분을 받았고, 벌금 4천 달러와 30일 동안의 가택연금, 사회봉사활동 250시간 등이 부과됐다.

[다운받기] 배리 본즈 판결문 [PDF]
[다운받기] 배리 본즈 양형회의록 [PDF]

■ 약쟁이로 추락한 영웅...도핑은 승부조작이다.

법정에서는 이겼지만, 미국 사회는 배리 본즈를 용서하지 않았다. 영웅이 약쟁이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풍자와 패러디가 넘쳐났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도 오르지 못했다. 호타준족으로 신이 내린 선수라고 칭송받았지만,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모든 것을 앗아갔다. 마찬가지로 도핑 사실이 적발된 마크 맥과이어의 선택은 달랐다. 스테로이드 사용을 인정했다. 그 또한 수많은 기록과 명예를 잃었지만, 세간의 평가는 다르다. 동료의 지지가 이어졌고, 소속팀이었던 세인트루이스의 타격코치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은 것이다.


▲ 배리 본즈 풍자 영상

지난 몇 해 동안 세계 스포츠계를 휩쓴 건 승부조작이었다. 한국에서도 4대 프로 스포츠에서 많은 선수와 지도자가 적발됐다. 이 때문에 인터폴과 각국의 수사기관은 승부조작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 수사와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승부조작은 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절대 악이기 때문이다. 도핑도 마찬가지다. 약물의 힘으로 공정한 경쟁의 틀을 깨는 행위는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다. 그렇게 쌓아올린 기록은 모래성에 불과하다. 본즈는 아직도 그 모래성 위에서 살고 있다.
  • [오늘의 스포츠史] 박태환 운명의 날, 4년 전 배리 본즈도 사면초가
    • 입력 2015-03-23 13:59:28
    • 수정2015-03-31 15:07:14
    스포츠史
■ 4년 전 오늘 메이저리그의 영웅이 약물재판에 섰다.

박태환이 도핑 청문회에 선다.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것에 대해 소명할 예정이다. 징계는 피하기 어렵다. 다만, 수위를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내년 리우 올림픽 출전여부가 걸렸기 때문이다. 쟁점은 호르몬 주사의 성분을 몰랐는지다. 그리고 왜 맞았는지다. 공교롭게도 4년 전 오늘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때는 홈런왕 배리 본즈가 재판정에 섰다. 스테로이드 복용 때문이다.


▲ 배리 본즈 756호 홈런

배리 본즈는 미국 프로야구가 낳은 최고의 영웅 중 하나다. 2007년 8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대기록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통산 756번째 홈런이었다. 755개의 홈런을 쳤던 대선배 행크 아론의 기록을 33년 만에 넘어섰다. 본즈는 2007년 은퇴할 때까지 762개의 홈런을 쳤고, 지금도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부문 1위에 올라있다.

☞ 바로가기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기록]

■ 잇따른 증언...사면초가에 빠진 배리 본즈

공판은 이틀 전인 2011년 3월 21일 시작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열렸다. 사흘째이던 23일, 본즈의 친구였던 호스킨스가 증언했다. 본즈가 고의로 스테로이드를 썼다는 것이다. 증거로 녹음 테이프를 제출했다. 본즈의 트레이너 앤더슨과의 대화였다. 변호인은 호스킨스가 본즈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흐름은 본즈에게 불리하게 전개됐다. 검찰은 본즈가 다른 선수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약물을 권유했다고 주장했고, 증인도 잇따랐다. 지암비 형제와 마빈 버나드, 랜디 벨라르데 등 4명이었다. 그들은 본즈의 방식대로 맞았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이었다.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본즈는 도망갈 곳이 없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 바로가기 [뉴스9] 고개 숙인 본즈 “금지약물 전파” (권재민 기자)

■ 본즈는 모르쇠로 일관...대기록을 지켜야 했다.

본즈는 잃을 게 너무 많았다. 762개의 홈런을 쳤고, 2558개의 볼넷을 얻었다. 모두 메이저리그 통산 1위다. 최우수 선수만 7차례다. 그것보다 더 잃기 싫은 건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한 500홈런, 500도루 기록이었을 것이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기 이전으로 추정되는 1998년에 400홈런, 400도루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에 대한 위증과 재판방해 혐의로 재판은 계속됐지만, 본즈는 모르쇠로 버텼다. 그리고 그해 12월 가까스로 승리했다. 검찰이 재판방해에 대해서는 유죄를 이끌어냈지만, 위증은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테로이드 고의 투약을 밝히지 못한 채 재판은 끝났다. 대신 본즈는 보호관찰 2년의 처분을 받았고, 벌금 4천 달러와 30일 동안의 가택연금, 사회봉사활동 250시간 등이 부과됐다.

[다운받기] 배리 본즈 판결문 [PDF]
[다운받기] 배리 본즈 양형회의록 [PDF]

■ 약쟁이로 추락한 영웅...도핑은 승부조작이다.

법정에서는 이겼지만, 미국 사회는 배리 본즈를 용서하지 않았다. 영웅이 약쟁이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풍자와 패러디가 넘쳐났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도 오르지 못했다. 호타준족으로 신이 내린 선수라고 칭송받았지만,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모든 것을 앗아갔다. 마찬가지로 도핑 사실이 적발된 마크 맥과이어의 선택은 달랐다. 스테로이드 사용을 인정했다. 그 또한 수많은 기록과 명예를 잃었지만, 세간의 평가는 다르다. 동료의 지지가 이어졌고, 소속팀이었던 세인트루이스의 타격코치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은 것이다.


▲ 배리 본즈 풍자 영상

지난 몇 해 동안 세계 스포츠계를 휩쓴 건 승부조작이었다. 한국에서도 4대 프로 스포츠에서 많은 선수와 지도자가 적발됐다. 이 때문에 인터폴과 각국의 수사기관은 승부조작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 수사와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승부조작은 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절대 악이기 때문이다. 도핑도 마찬가지다. 약물의 힘으로 공정한 경쟁의 틀을 깨는 행위는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다. 그렇게 쌓아올린 기록은 모래성에 불과하다. 본즈는 아직도 그 모래성 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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