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취재후] 취임 50일 유승민의 ‘두 가지 스펙트럼’
입력 2015.03.23 (16:55) 수정 2015.03.23 (16:58) 취재후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집권 여당의 원내 사령탑을 맡은 지 50일이 됐다. 취임 초기 야당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일부 비판도 있었지만, 한 달을 넘겨가면서 자리를 잡아간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출범 초기부터 '당 중심'을 외치면서 과연 새 원내지도부가 각종 정책과 입법 과정에 어떤 스탠스를 잡느냐에 관심이 모아졌었고, 이제 유승민 원내대표의 색깔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유 원내대표의 스펙트럼을 보면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로 요약될 수 있을 듯 하다.

□ '사드'부터 5.24까지...안보 이슈는 보수적으로



유승민 원내대표가 국방위 시절부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도입론자였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원내대표가 되기 전 지난해 11월 3일 대정부 질문에서도 유승민 의원은 한민구 국방장관을 상대로 사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유 의원의 질의 내용 중 한 토막이다.

"사드의 요격 성공확률은 80%가 넘습니다. 우리가 이 요격의 기회를 우리 스스로 원천적으로 포기하고 북의 핵미사일 위협에 우리 국민의 생명과 영토의 안전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하는 것, 저는 이것은 국민들께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국가전략의 대실패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북한 미사일의 궤도 자료를 공개하며 소형화 경량화된 북핵을 실은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사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설파했다. 그리고 그 신념은 원내대표가 되면서도 이어졌다. 당 안팎의 이견, 특히 정부와 청와대가 사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당 의총을 통해 의견을 공론화하겠다며 여론화에 불을 지폈고, 물밑에서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장관까지 따로 만나 사드 문제에 의견을 모아갔다. 결국 유 원내대표의 의지가 많이 통하는 듯한 것이 최근 정부 기류다.

사실 사드 한 가지 만을 가지고 유 원내대표의 안보관을 평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유 원내대표는 또 다른 면에서 북한과 관련된 본인의 생각을 내비쳤다. 최근 기자를 만난 유 원내대표는 오는 26일 천안함 5주기 추모식 참여를 위해 대전 현충원을 찾을 계획임을 밝힌 적이 있다. 그때까지는 의례적인 당 지도부로서의 일정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유 원내대표는 오늘(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안함 추모식에 참석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생각하는 새누리당의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함과 동시에 "북한이 책임자 사과와 재발 방지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에서 5.24 조치 전면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며 "5년 전 역사를 상기한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방적 해제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 내에서조차 5.24 조치를 둘러싸고 조금씩 해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관된 유 원내대표의 안보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사회적 경제 특별법...경제는 진보적 스펙트럼



유승민 원내대표가 새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 많은 언론들이 유 원내대표의 경제관에 대해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었다. 같은 위스콘신 학파이면서도 최경환 부총리가 상대적으로 기업쪽, 자유 경제주의적 색깔이라면, 유승민 원내대표는 서민쪽, 경제 민주주의적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두 사람의 경제관이 국정에서 어떤 조합을 만들어 내겠느냐 하는 관점에서였다. 안보쪽에서 '사드'에 공을 들였다면 경제면에서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사회적 경제 기본법'에 힘을 쏟아왔다. 마을 기업, 사회적 기업, 협동 조합 등 민간 경제와 공공 부분이 어우러질 수 있는 제 3 섹터를 법률화하고, 국가에서 지원할 수 있는 큰 틀을 만드는 법안이다. 유승민 당시 사회적경제특위 위원장 말고는 청와대도 정부도, 심지어 당 내에서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여, 본인 의지대로 진행이 잘 되지 않았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원내대표가 된 뒤 상황이 바뀌었다. 원내대표가 된 이후 공무원 연금 개혁 등 현안이 워낙 많은 탓에 잠깐 순위에서 밀렸지만, 4월 국회에서는 어느 정도 분위기를 잡아 여야 원내대표 회담 안건으로 올려보겠다는 것이 유 원내대표의 생각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요 현안 처리에 있어 당 목소리가 커진데다, 주요 법안 처리 여부도 대부분 여야 원내대표 협상으로 타결지어지는 경우가 많아 시간은 걸릴지언정 사회적 경제 기본법이 탄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기에 유 원내대표는 무상복지 문제에 있어서도 홍준표 경남 지사와 같이 무상 복지 전면 철회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들 최근 우리 유권자의 특성을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유권자들이 하나의 스펙트럼을 보이기 보다는 사안 별로 다른 판단을 내린다는 분석에서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중요 사안마다 비교적 선명하게 본인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법안을 최일선에서 다루고 있는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색깔이 국정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 [취재후] 취임 50일 유승민의 ‘두 가지 스펙트럼’
    • 입력 2015-03-23 16:55:48
    • 수정2015-03-23 16:58:00
    취재후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집권 여당의 원내 사령탑을 맡은 지 50일이 됐다. 취임 초기 야당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일부 비판도 있었지만, 한 달을 넘겨가면서 자리를 잡아간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출범 초기부터 '당 중심'을 외치면서 과연 새 원내지도부가 각종 정책과 입법 과정에 어떤 스탠스를 잡느냐에 관심이 모아졌었고, 이제 유승민 원내대표의 색깔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유 원내대표의 스펙트럼을 보면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로 요약될 수 있을 듯 하다.

□ '사드'부터 5.24까지...안보 이슈는 보수적으로



유승민 원내대표가 국방위 시절부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도입론자였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원내대표가 되기 전 지난해 11월 3일 대정부 질문에서도 유승민 의원은 한민구 국방장관을 상대로 사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유 의원의 질의 내용 중 한 토막이다.

"사드의 요격 성공확률은 80%가 넘습니다. 우리가 이 요격의 기회를 우리 스스로 원천적으로 포기하고 북의 핵미사일 위협에 우리 국민의 생명과 영토의 안전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하는 것, 저는 이것은 국민들께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국가전략의 대실패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북한 미사일의 궤도 자료를 공개하며 소형화 경량화된 북핵을 실은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사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설파했다. 그리고 그 신념은 원내대표가 되면서도 이어졌다. 당 안팎의 이견, 특히 정부와 청와대가 사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당 의총을 통해 의견을 공론화하겠다며 여론화에 불을 지폈고, 물밑에서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장관까지 따로 만나 사드 문제에 의견을 모아갔다. 결국 유 원내대표의 의지가 많이 통하는 듯한 것이 최근 정부 기류다.

사실 사드 한 가지 만을 가지고 유 원내대표의 안보관을 평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유 원내대표는 또 다른 면에서 북한과 관련된 본인의 생각을 내비쳤다. 최근 기자를 만난 유 원내대표는 오는 26일 천안함 5주기 추모식 참여를 위해 대전 현충원을 찾을 계획임을 밝힌 적이 있다. 그때까지는 의례적인 당 지도부로서의 일정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유 원내대표는 오늘(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안함 추모식에 참석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생각하는 새누리당의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함과 동시에 "북한이 책임자 사과와 재발 방지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에서 5.24 조치 전면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며 "5년 전 역사를 상기한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방적 해제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 내에서조차 5.24 조치를 둘러싸고 조금씩 해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관된 유 원내대표의 안보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사회적 경제 특별법...경제는 진보적 스펙트럼



유승민 원내대표가 새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 많은 언론들이 유 원내대표의 경제관에 대해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었다. 같은 위스콘신 학파이면서도 최경환 부총리가 상대적으로 기업쪽, 자유 경제주의적 색깔이라면, 유승민 원내대표는 서민쪽, 경제 민주주의적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두 사람의 경제관이 국정에서 어떤 조합을 만들어 내겠느냐 하는 관점에서였다. 안보쪽에서 '사드'에 공을 들였다면 경제면에서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사회적 경제 기본법'에 힘을 쏟아왔다. 마을 기업, 사회적 기업, 협동 조합 등 민간 경제와 공공 부분이 어우러질 수 있는 제 3 섹터를 법률화하고, 국가에서 지원할 수 있는 큰 틀을 만드는 법안이다. 유승민 당시 사회적경제특위 위원장 말고는 청와대도 정부도, 심지어 당 내에서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여, 본인 의지대로 진행이 잘 되지 않았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원내대표가 된 뒤 상황이 바뀌었다. 원내대표가 된 이후 공무원 연금 개혁 등 현안이 워낙 많은 탓에 잠깐 순위에서 밀렸지만, 4월 국회에서는 어느 정도 분위기를 잡아 여야 원내대표 회담 안건으로 올려보겠다는 것이 유 원내대표의 생각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요 현안 처리에 있어 당 목소리가 커진데다, 주요 법안 처리 여부도 대부분 여야 원내대표 협상으로 타결지어지는 경우가 많아 시간은 걸릴지언정 사회적 경제 기본법이 탄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기에 유 원내대표는 무상복지 문제에 있어서도 홍준표 경남 지사와 같이 무상 복지 전면 철회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들 최근 우리 유권자의 특성을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유권자들이 하나의 스펙트럼을 보이기 보다는 사안 별로 다른 판단을 내린다는 분석에서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중요 사안마다 비교적 선명하게 본인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법안을 최일선에서 다루고 있는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색깔이 국정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