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 ③‘야신과 야통’…사령탑 지략대결도 ‘후끈’

입력 2015.03.24 (08:35) 수정 2015.03.2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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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통'(야구 대통령)이 호령해온 그라운드에 '야신'(야구의 신)이 돌아왔다.

10구단 시대의 첫 걸음을 떼는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사령탑들의 지략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승부는 세계는 냉혹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상위 네 팀의 감독만이 자리를 지켰다. '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5개 팀 감독은 모두 새 얼굴로 바뀌었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인 조범현(55) 감독이 신생팀 케이티 위즈를 이끌고 복귀했다.

이 가운데 겨우내 팬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잡아끈 것은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잡고 복귀한 '야신' 김성근(73) 감독이다.

김 감독은 프로 통산 2천327경기에서 1천234승(1천36패 57무승부)을 기록해 김응용 전 한화 감독(통산 1천567승)에 이어 역대 한국 프로야구 감독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기록한 명장이다. 2007년부터 SK를 이끌고서는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리그 꼴찌에 머문 한화는 김 감독 부임 이후 마무리 훈련부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새 시즌 준비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비록 시범경기에서도 최하위는 한화 차지였지만 무기력감에 빠져 있던 '독수리 군단'을 특유의 '김성근식 지옥훈련'으로 변화시켜 가는 모습은 끊임없이 화제가 됐다.

김성근 감독의 복귀로 그가 떠나 있던 사이 KBO 리그 최고의 지도자로 우뚝 선 류중일(52)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대결이 성사돼 팬들을 설레게 한다. 김 감독이 2011년 시즌 도중 SK 지휘봉을 내려놓는 바람에 류 감독과 제대로 된 대결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다.

비록 3년 연속 꼴찌 팀과 4년 연속 통합 챔피언 팀을 이끌고 맞붙지만 나이를 떠나 리그를 대표하는 사령탑 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류 감독은 삼성 지휘봉을 잡고 프로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2011년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야통'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야구 대통령'이라는 의미답게 그는 이후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의 위업을 이루고 올해 더 큰 걸음을 내디디려 하고 있다.

'사제지간'인 김성근 감독과 김경문(57) NC 다이노스 감독의 재대결도 볼만하게 됐다.

김성근 감독이 OB 베어스 코치, 감독을 맡을 때 포수 출신 김경문 감독은 선수였다.

둘은 2007년과 2008년에 각각 SK와 두산 베어스를 이끌고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다. 비록 두 차례 모두 SK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두 감독의 지휘 아래 펼쳐진 명승부는 팬들의 기억에 깊이 남아 있다.

다시 사령탑에 앉게 된 지도자 중에는 프로야구 원년 스타 출신 김용희(60) SK 와이번스 감독도 있다.

김 감독은 2000년 삼성 감독 이후 15년 만에 다시 프로 1군 지휘봉을 잡았다.

1군 감독 공백은 길었지만 SK에서 2011부터 2군 감독과 선수 육성·스카우트를 통합 관리하는 육성 총괄을 지내는 등 팀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김 감독은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가 지난 2년간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 선수단에 시스템 야구와 팀 정체성을 접목할 최적임자로 기대를 받고 있다.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티켓을 안긴 김기태(46) 감독도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LG 감독 시절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형님 리더십'으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 검증을 받은 김 감독이 KIA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2009년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조범현 감독은 새내기 케이티를 이끌고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조 감독은 KIA 시절 신출귀몰한 작전으로 '제갈량'에 빗댄 '조갈량'이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선수 육성과 팀 운영에서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록 전력 차가 있고, 먼저 1군 무대에 합류한 NC의 기대 이상 활약도 부담되지만 케이티의 선전이 10구단 체제의 안착을 위한 주요한 디딤돌이라는 점에서 조 감독의 어깨는 무겁다.

전통의 강호 두산과 롯데는 팀 컬러를 되찾고자 프랜차이즈 출신 '초보' 감독을 사령탑에 선임했다.

송일수 전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한 두산은 선수 시절 명포수로 활약하고서는 최근 SK에서 배터리 코치를 지내던 김태형(48) 감독에게 3년 만에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히면서 지휘봉까지 맡겼다. 두산의 분위기를 잘 아는 김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야구를 바탕으로 근래에 실종한 '두산 야구'를 되찾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종운(49) 롯데 감독 역시 새내기 사령탑치고는 임무가 막중하다. 롯데는 최근 곤두박질친 성적뿐만 선수단 원정 숙소 폐쇄회로(CC) TV 사찰 파문 등으로 안팎으로 어수선했다. 이 감독은 분위기 수습뿐만 아니라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를 '가을 잔치'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까지 맡게 됐다.

새 감독들의 도전을 뚫고 지난해보다 더 나은 시즌을 꾸려가야 하는 지도자도 있다.

지략가로 자리매김한 염경엽(47)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해 비록 삼성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팀을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켰다.

넥센은 올해에도 삼성의 통합우승 5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염 감독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주전 유격수 강정호의 빈 자리, 홀드왕 한현희의 선발 변신 등 새로운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해 LG 사령탑에 부임해 꼴찌였던 팀을 4위까지 올려놓으며 2년 연속 LG 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물한 양상문(54)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온전히 준비해서 펼쳐보일 한 시즌은 어떨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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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4 08:35:58
    • 수정2015-03-24 08:37:38
    연합뉴스
'야통'(야구 대통령)이 호령해온 그라운드에 '야신'(야구의 신)이 돌아왔다. 10구단 시대의 첫 걸음을 떼는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사령탑들의 지략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승부는 세계는 냉혹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상위 네 팀의 감독만이 자리를 지켰다. '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5개 팀 감독은 모두 새 얼굴로 바뀌었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인 조범현(55) 감독이 신생팀 케이티 위즈를 이끌고 복귀했다. 이 가운데 겨우내 팬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잡아끈 것은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잡고 복귀한 '야신' 김성근(73) 감독이다. 김 감독은 프로 통산 2천327경기에서 1천234승(1천36패 57무승부)을 기록해 김응용 전 한화 감독(통산 1천567승)에 이어 역대 한국 프로야구 감독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기록한 명장이다. 2007년부터 SK를 이끌고서는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리그 꼴찌에 머문 한화는 김 감독 부임 이후 마무리 훈련부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새 시즌 준비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비록 시범경기에서도 최하위는 한화 차지였지만 무기력감에 빠져 있던 '독수리 군단'을 특유의 '김성근식 지옥훈련'으로 변화시켜 가는 모습은 끊임없이 화제가 됐다. 김성근 감독의 복귀로 그가 떠나 있던 사이 KBO 리그 최고의 지도자로 우뚝 선 류중일(52)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대결이 성사돼 팬들을 설레게 한다. 김 감독이 2011년 시즌 도중 SK 지휘봉을 내려놓는 바람에 류 감독과 제대로 된 대결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다. 비록 3년 연속 꼴찌 팀과 4년 연속 통합 챔피언 팀을 이끌고 맞붙지만 나이를 떠나 리그를 대표하는 사령탑 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류 감독은 삼성 지휘봉을 잡고 프로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2011년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야통'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야구 대통령'이라는 의미답게 그는 이후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의 위업을 이루고 올해 더 큰 걸음을 내디디려 하고 있다. '사제지간'인 김성근 감독과 김경문(57) NC 다이노스 감독의 재대결도 볼만하게 됐다. 김성근 감독이 OB 베어스 코치, 감독을 맡을 때 포수 출신 김경문 감독은 선수였다. 둘은 2007년과 2008년에 각각 SK와 두산 베어스를 이끌고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다. 비록 두 차례 모두 SK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두 감독의 지휘 아래 펼쳐진 명승부는 팬들의 기억에 깊이 남아 있다. 다시 사령탑에 앉게 된 지도자 중에는 프로야구 원년 스타 출신 김용희(60) SK 와이번스 감독도 있다. 김 감독은 2000년 삼성 감독 이후 15년 만에 다시 프로 1군 지휘봉을 잡았다. 1군 감독 공백은 길었지만 SK에서 2011부터 2군 감독과 선수 육성·스카우트를 통합 관리하는 육성 총괄을 지내는 등 팀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김 감독은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가 지난 2년간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 선수단에 시스템 야구와 팀 정체성을 접목할 최적임자로 기대를 받고 있다.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티켓을 안긴 김기태(46) 감독도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LG 감독 시절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형님 리더십'으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 검증을 받은 김 감독이 KIA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2009년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조범현 감독은 새내기 케이티를 이끌고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조 감독은 KIA 시절 신출귀몰한 작전으로 '제갈량'에 빗댄 '조갈량'이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선수 육성과 팀 운영에서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록 전력 차가 있고, 먼저 1군 무대에 합류한 NC의 기대 이상 활약도 부담되지만 케이티의 선전이 10구단 체제의 안착을 위한 주요한 디딤돌이라는 점에서 조 감독의 어깨는 무겁다. 전통의 강호 두산과 롯데는 팀 컬러를 되찾고자 프랜차이즈 출신 '초보' 감독을 사령탑에 선임했다. 송일수 전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한 두산은 선수 시절 명포수로 활약하고서는 최근 SK에서 배터리 코치를 지내던 김태형(48) 감독에게 3년 만에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히면서 지휘봉까지 맡겼다. 두산의 분위기를 잘 아는 김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야구를 바탕으로 근래에 실종한 '두산 야구'를 되찾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종운(49) 롯데 감독 역시 새내기 사령탑치고는 임무가 막중하다. 롯데는 최근 곤두박질친 성적뿐만 선수단 원정 숙소 폐쇄회로(CC) TV 사찰 파문 등으로 안팎으로 어수선했다. 이 감독은 분위기 수습뿐만 아니라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를 '가을 잔치'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까지 맡게 됐다. 새 감독들의 도전을 뚫고 지난해보다 더 나은 시즌을 꾸려가야 하는 지도자도 있다. 지략가로 자리매김한 염경엽(47)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해 비록 삼성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팀을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켰다. 넥센은 올해에도 삼성의 통합우승 5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염 감독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주전 유격수 강정호의 빈 자리, 홀드왕 한현희의 선발 변신 등 새로운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해 LG 사령탑에 부임해 꼴찌였던 팀을 4위까지 올려놓으며 2년 연속 LG 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물한 양상문(54)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온전히 준비해서 펼쳐보일 한 시즌은 어떨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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