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역사학자들 “집단성명 철회없다”…하버드대 지일파교수도 가세

입력 2015.03.26 (05:44) 수정 2015.03.26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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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역사왜곡 행태를 비판하는 미국 역사학자들의 집단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 대학 역사학과 교수는 25일(현지시간) "일본 극우세력들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성명을 철회하거나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든 교수는 최근 하타 이쿠히코(秦郁彦) 니혼(日本)대 명예교수 등 일본 보수학자 19명이 미국 교과서에 나온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을 수정할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연합뉴스에 이메일을 보내 이같이 강조했다.

더든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는 국가가 후원한 시스템에 갇혀 인권을 유린당한 역사적 사실 자체이며 우리 역사학자들은 이와 관련한 연구와 저술, 강의 활동을 하는 이들의 학술적 자유를 지지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타 교수 등은 지난 17일 도쿄(東京) 주일외국특파원클럽(FCCJ)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출판사 맥그로힐사 교과서의 군위안부 기술 중 8곳에 대한 수정을 공식으로 요구했다.

하타 교수는 지난해 고노(河野)담화 작성 과정 검증에 참여한 인사이고 일부는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나 일본 최대 규모의 극우 단체인 '일본회의'(日本會議)와 관련된 학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그로힐사는 이날 연합뉴스의 논평 요청에 대해 "기존에 발표한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맥그로힐사는 지난 1월30일 연합뉴스에 "학자들은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실을 지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명백히 위안부교과서 저자들의 저술과 연구, 표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더든 교수는 "하타 교수 등의 주장은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목전에 두고 작지만 힘 있고 결속력이 강한 일본 사회의 일부가 과거 전쟁을 일으킨 일제의 주장을 옹호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불행하게도 이 같은 집단적인 잡음은 건설적인 대화와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미리 차단하고 위안부 이슈를 반일 또는 친일을 가르는 소재로 만들어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하타 교수는 정확히 몇 명의 위안부가 동원됐는지 등에 관한 '숫자게임'을 하려고 있다"며 "이것은 역사가 아니라 정체성과 기억을 이용한 정치"라고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최근 미국역사협회 저널 3월호에 실린 집단성명에 기존 19명 이외에 하버드대학의 유명한 지일파 역사학 교수인 앤드루 고든(63)이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일본 교토(京都)에서 안식년을 보내는 고든 교수는 지난달 초 미국 역사학자 19명이 아베 총리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서 미국역사협회를 통해 성명에 참여하겠다고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미국 역사협회 소속 역사학자 19명은 지난달초 '일본의 역사가들과 함께 서서'라는 제목의 집단성명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과 다른 국가의 역사교과서 기술을 억압하려는 최근의 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일본 극우세력으로 추정되는 일부 인사들이 집단성명에 참여한 역사학자들을 상대로 협박 이메일 등을 보내고 있어 미국 연방 당국이 경위를 파악 중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편, 미국 정보지인 넬슨리포트는 하타 교수가 "창녀는 인류역사상 존재해 왔으며 위안부 여성도 특별한 부류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지난 17일 워싱턴포스트(WP) 기사를 거론하며 "경악할 정도로 말이 안 통하는 언급"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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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3-26 05:52:31
    연합뉴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역사왜곡 행태를 비판하는 미국 역사학자들의 집단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 대학 역사학과 교수는 25일(현지시간) "일본 극우세력들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성명을 철회하거나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든 교수는 최근 하타 이쿠히코(秦郁彦) 니혼(日本)대 명예교수 등 일본 보수학자 19명이 미국 교과서에 나온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을 수정할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연합뉴스에 이메일을 보내 이같이 강조했다.

더든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는 국가가 후원한 시스템에 갇혀 인권을 유린당한 역사적 사실 자체이며 우리 역사학자들은 이와 관련한 연구와 저술, 강의 활동을 하는 이들의 학술적 자유를 지지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타 교수 등은 지난 17일 도쿄(東京) 주일외국특파원클럽(FCCJ)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출판사 맥그로힐사 교과서의 군위안부 기술 중 8곳에 대한 수정을 공식으로 요구했다.

하타 교수는 지난해 고노(河野)담화 작성 과정 검증에 참여한 인사이고 일부는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나 일본 최대 규모의 극우 단체인 '일본회의'(日本會議)와 관련된 학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그로힐사는 이날 연합뉴스의 논평 요청에 대해 "기존에 발표한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맥그로힐사는 지난 1월30일 연합뉴스에 "학자들은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실을 지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명백히 위안부교과서 저자들의 저술과 연구, 표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더든 교수는 "하타 교수 등의 주장은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목전에 두고 작지만 힘 있고 결속력이 강한 일본 사회의 일부가 과거 전쟁을 일으킨 일제의 주장을 옹호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불행하게도 이 같은 집단적인 잡음은 건설적인 대화와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미리 차단하고 위안부 이슈를 반일 또는 친일을 가르는 소재로 만들어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하타 교수는 정확히 몇 명의 위안부가 동원됐는지 등에 관한 '숫자게임'을 하려고 있다"며 "이것은 역사가 아니라 정체성과 기억을 이용한 정치"라고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최근 미국역사협회 저널 3월호에 실린 집단성명에 기존 19명 이외에 하버드대학의 유명한 지일파 역사학 교수인 앤드루 고든(63)이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일본 교토(京都)에서 안식년을 보내는 고든 교수는 지난달 초 미국 역사학자 19명이 아베 총리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서 미국역사협회를 통해 성명에 참여하겠다고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미국 역사협회 소속 역사학자 19명은 지난달초 '일본의 역사가들과 함께 서서'라는 제목의 집단성명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과 다른 국가의 역사교과서 기술을 억압하려는 최근의 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일본 극우세력으로 추정되는 일부 인사들이 집단성명에 참여한 역사학자들을 상대로 협박 이메일 등을 보내고 있어 미국 연방 당국이 경위를 파악 중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편, 미국 정보지인 넬슨리포트는 하타 교수가 "창녀는 인류역사상 존재해 왔으며 위안부 여성도 특별한 부류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지난 17일 워싱턴포스트(WP) 기사를 거론하며 "경악할 정도로 말이 안 통하는 언급"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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