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벽 뚫고, 지붕 뚫고…허를 찌른 절도

입력 2015.03.26 (08:03) 수정 2015.03.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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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금은방이나 저층 아파트를 골라 무려 50여 차례에 걸쳐 금품을 훔쳐온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이 절도 피의자 절도 수법이 좀 대담했다고 하는데요,

뉴스따라잡기, 이승훈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떤 수법이었나요?

<기자 멘트>

우리가 보통 도둑을 예방할때, 현관문을 단단히 잠근다든지, 창문에 보안 장치를 단다든지, 이렇게 보통 문을 잠그는데 신경을 쓰지 않습니까?

그런데, 도둑이 허를 찔러 벽을 뚫거나 아니면 지붕을 뜯고 집안으로 들어온다면, 어떨까요?

아마 대부분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얘기가 바로 그런 사건입니다.

먼저 현장을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한 달 전, 대전의 한 상가 건물.

자정이 넘은 시간.

금은방 주인 A 씨는 옆 건물에 있는 자신의 가게 쪽에서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나는걸 듣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주인 (음성변조) “무슨 소리가 나가지고 이상하다 내려가 봐야겠다, 마음먹고 있는데 우리 딸이 와서 ‘아빠 어디서 계속 소리가 난다’고 얘기하더라고. 쿵쿵거리니까.”

둔기로 무언가를 부수는 듯한 소리.

소리를 따라 자신의 가게 앞까지 도착한 주인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차리게 됩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주인(음성변조) : “나와서 보니까 앞을 살펴보니까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여기 (가게 뒤)를 보니까 여기도 별 이상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소리는 계속 나오니까 더 크게 들리는 거예요.”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 본 금은방 (뒤편 창고).

그런데,

<녹취> 피해 금은방 주인 (음성변조) : “불 딱 켜니까 그 놈이 망치를 하나 들고 싹 지나가더라고.”

창고 안에 있었던 의문의 남성.

괴한은 주인의 인기척이 느껴지자 순식간에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분명 출입문은 닫혀 있었는데, 괴한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답은 벽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당시에 촬영된 금은방 내부 사진인데요,

한쪽 벽에 휑하게 구멍이 뚫려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황당하게도 도둑은 가게(와 창고 사이) 벽을 뚫고, 금은방 안으로 침입하려다 주인과 맞닥뜨리자 도주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주인(음성변조) : “엄청 대범한 사람이야, 내가 봤을 때. 이 뒤에 창문이 조그만 게 있어요. 거기 유리를 깨고 여기를 (벽을) 뜯다가 ... 나는 여기 들어와서 과감하게 저렇게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어요.”

도둑이 떠난 가게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주인 (음성변조) : “탁상시계 한 6,70개 다 버리고. (탁상시계가) 여기에 붙어있었던 거거든요. 떨어지면서 다 깨지고 유리도 다 박살나고...”

얼마 뒤.

인근의 또 다른 금은방에도 도둑이 들었습니다.

한밤중 가게 안에 울려 퍼진 경보음.

하지만 가게 출입문에는 외부로부터의 어떤 침입 흔적도 나타나지 않았는데요,

그렇다면 도둑은 어떻게 가게 안으로 들어온 걸까?

<녹취> 박종필(대전 대덕경찰서 강력팀장) : “천장 뚫고 땅하고 바닥하고 천장하고 높이가 있으니까 사다리를 옮겨서 안쪽에 걸쳐놓고 침입한 다음에...”

이번엔 천장이었습니다.

가게 안쪽 부엌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대형 사다리.

도둑은 지붕을 뚫고 들어와 사다리를 내린 다음 금은방으로 침입하려했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인근 상인 (음성변조) : “깜짝 놀랐죠. 진짜 어떻게 지붕을 뚫고 들어올 생각을 했나.”

<녹취> 박종필(대전 대덕경찰서 강력팀장) : “앞에 셔터 문이 있었는데 거기는 아무래도 사람들 왕래가 많고 대로변이고 하니까 뒤쪽을 뚫은 것 같아요.”

벽을 뚫고, 지붕을 통과하고, 생각지도 못한 수법으로 금은방에 침입하고 있는 절도범.

신고를 접한 경찰은 범행 현장 주변 100여 곳의 CCTV를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달 19일, 범행 현장 인근에서 찍힌 용의자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맨몸으로 혼자 길을 가는가 싶더니,

잠시 뒤 무거운 자루 하나를 들고는 다시 범행 장소로 향하는 남성.

<인터뷰> 박종필(대전 대덕경찰서 강력팀장) : “망치형태 공구, 절삭기, 펜치, 드라이버까지 전부 도구는 갖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대자루에 일괄 넣어가지고 내부 현장까지...”

이제 용의자의 이동 동선만 따라가면 검거는 시간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난관에 봉착합니다.

가게에 침입하고 나오는 것까지는 확인이 되는데 이후로 남성이 어디로 사라지는 전혀 확인이 되질 않는 겁니다.

왜 그랬을까?

<인터뷰> 안영임(대전 대덕경찰서 수사과장) : “(다른) CCTV를 지날 때에는 다리 저는 시늉을 한다든가 아니면 폐휴지를 줍는 것 처럼 그렇게 했기 때문에 범행을 하고 나오는 동일인이라고 생각을 못 했던 겁니다. 전혀 다른 사람처럼 외관상 그런 어떤 치밀함을 보였어요.”

치밀했던 용의자.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게 돼 있었습니다.

경찰은 CCTV 속에서 또 다른 용의자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인터뷰> 안영임(대전 대덕경찰서 수사과장) : “동영상을 볼 때마다 검정색 승용차가 항상 범행 (장소) 주변에 있던 것을 (발견했고) 그래서 검정색 승용차량이 아마 이 범행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6개월의 추적 끝에 경찰은 이 검정색 승용차를 발견했고, 얼마 뒤 절도 용의자인 30대 남성 김 모 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합니다.

경찰조사 결과 김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금은방이나 저층 아파트를 돌며 무려 55차례에 걸쳐, 5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종필(대전 대덕경찰서 강력팀장) : “하루에 4~5개소까지 침입을 했던 경우가 있고요. 대로변, 외지 망라하고 범행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경찰은 김 씨의 집에서 귀금속 7백여 점과 현금 7천 7백만 원을 압수했습니다.

김 씨가 훔친 물건 중에는, 금고 문짝까지 있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박종필(대전 대덕경찰서 강력팀장) : “금고 문 같은 경우는 자신이 연구 목적으로 떼서 분석해 보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절도 수법을 연구까지 해가며, 허를 찌르는 수법으로 금품을 훔쳐온 김 씨.

경찰은 김 씨를 상습 절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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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벽 뚫고, 지붕 뚫고…허를 찌른 절도
    • 입력 2015-03-26 08:16:57
    • 수정2015-03-26 09: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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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금은방이나 저층 아파트를 골라 무려 50여 차례에 걸쳐 금품을 훔쳐온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이 절도 피의자 절도 수법이 좀 대담했다고 하는데요,

뉴스따라잡기, 이승훈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떤 수법이었나요?

<기자 멘트>

우리가 보통 도둑을 예방할때, 현관문을 단단히 잠근다든지, 창문에 보안 장치를 단다든지, 이렇게 보통 문을 잠그는데 신경을 쓰지 않습니까?

그런데, 도둑이 허를 찔러 벽을 뚫거나 아니면 지붕을 뜯고 집안으로 들어온다면, 어떨까요?

아마 대부분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얘기가 바로 그런 사건입니다.

먼저 현장을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한 달 전, 대전의 한 상가 건물.

자정이 넘은 시간.

금은방 주인 A 씨는 옆 건물에 있는 자신의 가게 쪽에서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나는걸 듣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주인 (음성변조) “무슨 소리가 나가지고 이상하다 내려가 봐야겠다, 마음먹고 있는데 우리 딸이 와서 ‘아빠 어디서 계속 소리가 난다’고 얘기하더라고. 쿵쿵거리니까.”

둔기로 무언가를 부수는 듯한 소리.

소리를 따라 자신의 가게 앞까지 도착한 주인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차리게 됩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주인(음성변조) : “나와서 보니까 앞을 살펴보니까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여기 (가게 뒤)를 보니까 여기도 별 이상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소리는 계속 나오니까 더 크게 들리는 거예요.”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 본 금은방 (뒤편 창고).

그런데,

<녹취> 피해 금은방 주인 (음성변조) : “불 딱 켜니까 그 놈이 망치를 하나 들고 싹 지나가더라고.”

창고 안에 있었던 의문의 남성.

괴한은 주인의 인기척이 느껴지자 순식간에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분명 출입문은 닫혀 있었는데, 괴한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답은 벽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당시에 촬영된 금은방 내부 사진인데요,

한쪽 벽에 휑하게 구멍이 뚫려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황당하게도 도둑은 가게(와 창고 사이) 벽을 뚫고, 금은방 안으로 침입하려다 주인과 맞닥뜨리자 도주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주인(음성변조) : “엄청 대범한 사람이야, 내가 봤을 때. 이 뒤에 창문이 조그만 게 있어요. 거기 유리를 깨고 여기를 (벽을) 뜯다가 ... 나는 여기 들어와서 과감하게 저렇게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어요.”

도둑이 떠난 가게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주인 (음성변조) : “탁상시계 한 6,70개 다 버리고. (탁상시계가) 여기에 붙어있었던 거거든요. 떨어지면서 다 깨지고 유리도 다 박살나고...”

얼마 뒤.

인근의 또 다른 금은방에도 도둑이 들었습니다.

한밤중 가게 안에 울려 퍼진 경보음.

하지만 가게 출입문에는 외부로부터의 어떤 침입 흔적도 나타나지 않았는데요,

그렇다면 도둑은 어떻게 가게 안으로 들어온 걸까?

<녹취> 박종필(대전 대덕경찰서 강력팀장) : “천장 뚫고 땅하고 바닥하고 천장하고 높이가 있으니까 사다리를 옮겨서 안쪽에 걸쳐놓고 침입한 다음에...”

이번엔 천장이었습니다.

가게 안쪽 부엌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대형 사다리.

도둑은 지붕을 뚫고 들어와 사다리를 내린 다음 금은방으로 침입하려했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인근 상인 (음성변조) : “깜짝 놀랐죠. 진짜 어떻게 지붕을 뚫고 들어올 생각을 했나.”

<녹취> 박종필(대전 대덕경찰서 강력팀장) : “앞에 셔터 문이 있었는데 거기는 아무래도 사람들 왕래가 많고 대로변이고 하니까 뒤쪽을 뚫은 것 같아요.”

벽을 뚫고, 지붕을 통과하고, 생각지도 못한 수법으로 금은방에 침입하고 있는 절도범.

신고를 접한 경찰은 범행 현장 주변 100여 곳의 CCTV를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달 19일, 범행 현장 인근에서 찍힌 용의자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맨몸으로 혼자 길을 가는가 싶더니,

잠시 뒤 무거운 자루 하나를 들고는 다시 범행 장소로 향하는 남성.

<인터뷰> 박종필(대전 대덕경찰서 강력팀장) : “망치형태 공구, 절삭기, 펜치, 드라이버까지 전부 도구는 갖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대자루에 일괄 넣어가지고 내부 현장까지...”

이제 용의자의 이동 동선만 따라가면 검거는 시간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난관에 봉착합니다.

가게에 침입하고 나오는 것까지는 확인이 되는데 이후로 남성이 어디로 사라지는 전혀 확인이 되질 않는 겁니다.

왜 그랬을까?

<인터뷰> 안영임(대전 대덕경찰서 수사과장) : “(다른) CCTV를 지날 때에는 다리 저는 시늉을 한다든가 아니면 폐휴지를 줍는 것 처럼 그렇게 했기 때문에 범행을 하고 나오는 동일인이라고 생각을 못 했던 겁니다. 전혀 다른 사람처럼 외관상 그런 어떤 치밀함을 보였어요.”

치밀했던 용의자.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게 돼 있었습니다.

경찰은 CCTV 속에서 또 다른 용의자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인터뷰> 안영임(대전 대덕경찰서 수사과장) : “동영상을 볼 때마다 검정색 승용차가 항상 범행 (장소) 주변에 있던 것을 (발견했고) 그래서 검정색 승용차량이 아마 이 범행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6개월의 추적 끝에 경찰은 이 검정색 승용차를 발견했고, 얼마 뒤 절도 용의자인 30대 남성 김 모 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합니다.

경찰조사 결과 김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금은방이나 저층 아파트를 돌며 무려 55차례에 걸쳐, 5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종필(대전 대덕경찰서 강력팀장) : “하루에 4~5개소까지 침입을 했던 경우가 있고요. 대로변, 외지 망라하고 범행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경찰은 김 씨의 집에서 귀금속 7백여 점과 현금 7천 7백만 원을 압수했습니다.

김 씨가 훔친 물건 중에는, 금고 문짝까지 있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박종필(대전 대덕경찰서 강력팀장) : “금고 문 같은 경우는 자신이 연구 목적으로 떼서 분석해 보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절도 수법을 연구까지 해가며, 허를 찌르는 수법으로 금품을 훔쳐온 김 씨.

경찰은 김 씨를 상습 절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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