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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호남선 개통 해도 죽고 안해도 죽습니다”
입력 2015.03.26 (16:28) 수정 2015.03.26 (16:28) 취재후
◆ "해도 죽고 안 해도 죽습니다."

호남선 신형 KTX 실제 운영을 맡게 될 한 코레일 관계자의 한숨 섞인 토로입니다. 개통을 불과 1주일 앞두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속으로는 개통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겁니다. 열차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기술적 결함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4월 2일 개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 놓은 상태에서 개통 날짜를 미루는 것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 속에 개통 날짜만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겁니다.

◆ 실제 열차 운행 중에 변압기가 터진 적은 없다?



3월 23일 호남선 신형 KTX 시험운행 과정에서 전동차 변압기가 3차례나 터졌다는 KBS 뉴스9 보도가 나간 이후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 코레일 등 관련 부처들은 분주히 대응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가 방송된 뒤 4시간 정도 후인 24일 새벽 12시 43분, 모두 잠든 시간에 국토부는 출입기자들에게 해명자료를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합니다.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확인해봤습니다. '호남 KTX 차량 변압기, 개통·운행에는 문제없음'이란 제목의 A4 두 장짜리 해명자료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요약하면 시험운행 과정에서 3차례 변압기 결함이 발견됐지만 모두 차량기지 안에서 발생한 일이고, 특히 KTX-산천을 운행하기 시작한 최근 5년 동안 열차가 본선을 운행하던 중에 변압기가 터진 일은 없었다는 설명이 핵심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움직이는 열차는 안전하다는 이야깁니다.

◆ 해명자료보다 더 이상한 국토부의 해명



심야의 해명자료에 잠을 설친 다음 날 아침, 입수했던 KTX 변압기 결함 일지를 다시 확인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13차례의 변압기 고장 일지가 기록돼 있는데, 2014년 1월 14일에 일어난 사고의 발생장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차량기지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대전남'이란 장소로 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전 9시쯤 관련 담당자들에게 확인전화를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운행 중 사고는 없었다고 했던 관계자들은 사고 날짜와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대며 확인취재를 요청하자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월 대전 남구간에서 변압기 사고가 있었는데, 심야에 해명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무자의 착오로 이 건이 빠진 자료가 기자들에게 발송됐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수정한 보도참고자료를 기자들에게 다시 보냈겠다고 한 발 물렀습니다. 바꾼 보도자료를 재발송한 시간은 오후 2시 6분. 최초 해명자료를 보낸 뒤 13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국토부의 해명대로 실무진의 실수였는지, 아니면 운행 중 변압기 결함 건을 의도적으로 빠뜨린 것인지 여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 '약속한 개통 날짜'와 '국민의 안전' 사이



신형 KTX 변압기 결함 원인을 비공개로 조사해온 국토부와 철도기술연구원은 27일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변압기 터짐 현상은 변압기 제작상의 불량이나 일시적 과전압 현상 등이 원인일 수 있지만 4월 2일 개통에는 문제가 없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의 말대로 변압기 결함은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사후 대책, 추가 부품 수급 문제 등 구체적인 해결책 없이 개통을 강행하려는 모양새를 보여서는 곤란합니다. 작은 결함을 사소한 것으로 치부한 뒤 결국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경험했고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개통 날짜와 국민의 안전은 바꿀 수 없는 가치입니다. 먼저 근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오늘(27일)로 호남선 개통은 6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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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호남선 신형 KTX 최근 변압기 3차례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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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호남선 개통 해도 죽고 안해도 죽습니다”
    • 입력 2015-03-26 16:28:20
    • 수정2015-03-26 16:28:59
    취재후
◆ "해도 죽고 안 해도 죽습니다."

호남선 신형 KTX 실제 운영을 맡게 될 한 코레일 관계자의 한숨 섞인 토로입니다. 개통을 불과 1주일 앞두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속으로는 개통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겁니다. 열차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기술적 결함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4월 2일 개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 놓은 상태에서 개통 날짜를 미루는 것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 속에 개통 날짜만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겁니다.

◆ 실제 열차 운행 중에 변압기가 터진 적은 없다?



3월 23일 호남선 신형 KTX 시험운행 과정에서 전동차 변압기가 3차례나 터졌다는 KBS 뉴스9 보도가 나간 이후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 코레일 등 관련 부처들은 분주히 대응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가 방송된 뒤 4시간 정도 후인 24일 새벽 12시 43분, 모두 잠든 시간에 국토부는 출입기자들에게 해명자료를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합니다.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확인해봤습니다. '호남 KTX 차량 변압기, 개통·운행에는 문제없음'이란 제목의 A4 두 장짜리 해명자료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요약하면 시험운행 과정에서 3차례 변압기 결함이 발견됐지만 모두 차량기지 안에서 발생한 일이고, 특히 KTX-산천을 운행하기 시작한 최근 5년 동안 열차가 본선을 운행하던 중에 변압기가 터진 일은 없었다는 설명이 핵심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움직이는 열차는 안전하다는 이야깁니다.

◆ 해명자료보다 더 이상한 국토부의 해명



심야의 해명자료에 잠을 설친 다음 날 아침, 입수했던 KTX 변압기 결함 일지를 다시 확인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13차례의 변압기 고장 일지가 기록돼 있는데, 2014년 1월 14일에 일어난 사고의 발생장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차량기지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대전남'이란 장소로 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전 9시쯤 관련 담당자들에게 확인전화를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운행 중 사고는 없었다고 했던 관계자들은 사고 날짜와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대며 확인취재를 요청하자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월 대전 남구간에서 변압기 사고가 있었는데, 심야에 해명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무자의 착오로 이 건이 빠진 자료가 기자들에게 발송됐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수정한 보도참고자료를 기자들에게 다시 보냈겠다고 한 발 물렀습니다. 바꾼 보도자료를 재발송한 시간은 오후 2시 6분. 최초 해명자료를 보낸 뒤 13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국토부의 해명대로 실무진의 실수였는지, 아니면 운행 중 변압기 결함 건을 의도적으로 빠뜨린 것인지 여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 '약속한 개통 날짜'와 '국민의 안전' 사이



신형 KTX 변압기 결함 원인을 비공개로 조사해온 국토부와 철도기술연구원은 27일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변압기 터짐 현상은 변압기 제작상의 불량이나 일시적 과전압 현상 등이 원인일 수 있지만 4월 2일 개통에는 문제가 없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의 말대로 변압기 결함은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사후 대책, 추가 부품 수급 문제 등 구체적인 해결책 없이 개통을 강행하려는 모양새를 보여서는 곤란합니다. 작은 결함을 사소한 것으로 치부한 뒤 결국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경험했고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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