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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버틴 게 20년의 성과…초연하게 내길 가야죠”
입력 2015.03.30 (10:24) 연합뉴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이한철(43)은 솔로와 밴드 불독맨션을 오가며 꽤 다작을 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최근 발표한 네 번째 정규 앨범 '봄날'은 솔로로는 2012년 발표한 '작은방' 이후 3년 만이지만 그 사이 불독맨션의 앨범을 여러 장 냈고 이소라, 양희은 등의 앨범에도 작곡자로 참여했으니 게으름을 피운 적이 없는 셈이다.

1993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 1994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로 1995년 1집을 낸 뒤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새 음악을 내놓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덜 알려지고 덜 소모돼서 그럴까요? 가요계에서 잘 버틴 게 성과인 것 같아요."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이한철은 "지금의 팬들과 페스티벌에서 호흡하고 있고 새로운 음악 목표를 향해 여전히 나아가고 있으니 그것 자체가 나름대로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앨범 '봄날'은 나른해지는 계절에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경쾌한 봄 노래로 가득하다.

낮고 서정적인 음율이 빼곡했던 '작은 방' 앨범과 비교하면 본 궤도로 돌아온 느낌이다.

그는 "그간 록, 어쿠스틱, 일렉트로닉 등 컴퓨터 폴더에 저장해둔 다양한 장르의 곡이 많았다"며 "처음부터 봄을 주제로 기획한 앨범은 아닌데 노래를 분류하다 보니 계절감이 생겼고 8마디만 있던 곡은 마음먹고 봄 노래로 완성해 타이틀곡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경쾌한 기타 연주로 시작되는 타이틀곡 '넌 나의 넘버원'은 '햇살 좋은 날 자전걸 타고/ 바람이 등 미는 대로 달려가~'란 첫 소절부터 봄날의 풍경이 그려지는 곡이다.

불독맨션의 노래로 풀어도 어울릴 정도로 교차점이 있다.

어깨와 발로 리듬을 타게 되는 이 경쾌함은 킹스턴 루디스카가 협연한 '봄날의 합창', 포크로 시작해 록과 컨트리풍으로 전개되는 '뿌리'로 이어진다.

그의 히트곡인 '슈퍼스타'에서처럼 한번 들어도 귀에 쏙 박히는 멜로디는 이한철 음악의 시그너처(Signature·특징)다.

몇몇 곡에서 재즈적인 접근을 한 것도 기존 작법에 머물지 않겠다는 창작자의 의지를 보여준다.

그는 "예전엔 재즈 화성이어도 어쿠스틱하게 갔다면, 이번엔 연주 스타일에서 한층 재즈 느낌을 드러냈다"며 "'연애할래요?'란 곡도 재즈 일렉기타를 넣었고 전체적으로 드럼도 절반이 스틱 대신 브러시를 이용하고, 베이스도 콘트라베이스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막 낸 따끈한 음악을 얘기하면서도 다음 구상을 펼쳐보였다.

봄을 테마로 건드렸으니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 프로젝트로 앨범을 내고 싶기도 하고, 이번 앨범에서 김소월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곡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를 수록하며 시인 백석 등의 시를 음악으로 옮기는 작업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여행을 좋아해 여행지에서 만든 노래로 채운 앨범을 내고 싶기도 하다고 웃는다.

그는 대중적인 호응이 매번 오지 않지만, 꿋꿋이 생산에 천착할 수 있었던 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앨범을 만든 덕"이라고 강조했다.

"제 작업실에서 녹음하고 제 레이블에서 앨범을 내 자본으로 인한 타격에 주춤하지 않을 정도로 지속해서 앨범을 내요. 외면받을 수 있다는 마음의 부담보다 열정으로요. 실제 '작은방' 앨범을 냈을 때 분무액을 쓱 뿌리자 허공으로 사라지는 느낌이었죠. 하지만 10년 후 누군가가 제 음악을 듣고 좋아 다른 앨범을 거슬러 들을 수 있으니 낚싯대를 계속 놓는 거죠. 하하."

그는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 없이 마음먹은 데로 앨범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뮤지션이 인디"라며 "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고 하기 싫은 걸 안 할 수 있으니 인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음악만은 여느 인디 뮤지션보다 한층 대중과의 접점이 크다.

특히 2005년 발표한 '슈퍼스타'는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내 음악 인생의 봄날은 '슈퍼스타' 때였던 것 같다"며 "그 곡이 있기에 공연에서 관객이 노래를 따라불러 주고 '작은방' 같은 앨범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앨범을 많이 못 팔고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내년에 또 앨범을 내야지란 생각을 한다고 웃었다.

"사실 이번 앨범에서 '뿌리'란 곡에 애착이 커요. 3분30초짜리 팝 스타일 곡을 만드는 걸 좋아하고 잘하는데 이 곡은 구성이 드라마틱하고 가사에도 제가 평소 깊게 생각한 것들이 담겼죠. 땅 위에서 꽃 잔치가 열려도 땅속에 파묻힌 채 뻗어가는 뿌리처럼 초연하게 제 갈 길을 가겠다는 거죠."
  • 이한철 “버틴 게 20년의 성과…초연하게 내길 가야죠”
    • 입력 2015-03-30 10:24:35
    연합뉴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이한철(43)은 솔로와 밴드 불독맨션을 오가며 꽤 다작을 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최근 발표한 네 번째 정규 앨범 '봄날'은 솔로로는 2012년 발표한 '작은방' 이후 3년 만이지만 그 사이 불독맨션의 앨범을 여러 장 냈고 이소라, 양희은 등의 앨범에도 작곡자로 참여했으니 게으름을 피운 적이 없는 셈이다.

1993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 1994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로 1995년 1집을 낸 뒤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새 음악을 내놓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덜 알려지고 덜 소모돼서 그럴까요? 가요계에서 잘 버틴 게 성과인 것 같아요."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이한철은 "지금의 팬들과 페스티벌에서 호흡하고 있고 새로운 음악 목표를 향해 여전히 나아가고 있으니 그것 자체가 나름대로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앨범 '봄날'은 나른해지는 계절에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경쾌한 봄 노래로 가득하다.

낮고 서정적인 음율이 빼곡했던 '작은 방' 앨범과 비교하면 본 궤도로 돌아온 느낌이다.

그는 "그간 록, 어쿠스틱, 일렉트로닉 등 컴퓨터 폴더에 저장해둔 다양한 장르의 곡이 많았다"며 "처음부터 봄을 주제로 기획한 앨범은 아닌데 노래를 분류하다 보니 계절감이 생겼고 8마디만 있던 곡은 마음먹고 봄 노래로 완성해 타이틀곡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경쾌한 기타 연주로 시작되는 타이틀곡 '넌 나의 넘버원'은 '햇살 좋은 날 자전걸 타고/ 바람이 등 미는 대로 달려가~'란 첫 소절부터 봄날의 풍경이 그려지는 곡이다.

불독맨션의 노래로 풀어도 어울릴 정도로 교차점이 있다.

어깨와 발로 리듬을 타게 되는 이 경쾌함은 킹스턴 루디스카가 협연한 '봄날의 합창', 포크로 시작해 록과 컨트리풍으로 전개되는 '뿌리'로 이어진다.

그의 히트곡인 '슈퍼스타'에서처럼 한번 들어도 귀에 쏙 박히는 멜로디는 이한철 음악의 시그너처(Signature·특징)다.

몇몇 곡에서 재즈적인 접근을 한 것도 기존 작법에 머물지 않겠다는 창작자의 의지를 보여준다.

그는 "예전엔 재즈 화성이어도 어쿠스틱하게 갔다면, 이번엔 연주 스타일에서 한층 재즈 느낌을 드러냈다"며 "'연애할래요?'란 곡도 재즈 일렉기타를 넣었고 전체적으로 드럼도 절반이 스틱 대신 브러시를 이용하고, 베이스도 콘트라베이스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막 낸 따끈한 음악을 얘기하면서도 다음 구상을 펼쳐보였다.

봄을 테마로 건드렸으니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 프로젝트로 앨범을 내고 싶기도 하고, 이번 앨범에서 김소월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곡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를 수록하며 시인 백석 등의 시를 음악으로 옮기는 작업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여행을 좋아해 여행지에서 만든 노래로 채운 앨범을 내고 싶기도 하다고 웃는다.

그는 대중적인 호응이 매번 오지 않지만, 꿋꿋이 생산에 천착할 수 있었던 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앨범을 만든 덕"이라고 강조했다.

"제 작업실에서 녹음하고 제 레이블에서 앨범을 내 자본으로 인한 타격에 주춤하지 않을 정도로 지속해서 앨범을 내요. 외면받을 수 있다는 마음의 부담보다 열정으로요. 실제 '작은방' 앨범을 냈을 때 분무액을 쓱 뿌리자 허공으로 사라지는 느낌이었죠. 하지만 10년 후 누군가가 제 음악을 듣고 좋아 다른 앨범을 거슬러 들을 수 있으니 낚싯대를 계속 놓는 거죠. 하하."

그는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 없이 마음먹은 데로 앨범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뮤지션이 인디"라며 "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고 하기 싫은 걸 안 할 수 있으니 인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음악만은 여느 인디 뮤지션보다 한층 대중과의 접점이 크다.

특히 2005년 발표한 '슈퍼스타'는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내 음악 인생의 봄날은 '슈퍼스타' 때였던 것 같다"며 "그 곡이 있기에 공연에서 관객이 노래를 따라불러 주고 '작은방' 같은 앨범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앨범을 많이 못 팔고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내년에 또 앨범을 내야지란 생각을 한다고 웃었다.

"사실 이번 앨범에서 '뿌리'란 곡에 애착이 커요. 3분30초짜리 팝 스타일 곡을 만드는 걸 좋아하고 잘하는데 이 곡은 구성이 드라마틱하고 가사에도 제가 평소 깊게 생각한 것들이 담겼죠. 땅 위에서 꽃 잔치가 열려도 땅속에 파묻힌 채 뻗어가는 뿌리처럼 초연하게 제 갈 길을 가겠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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