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남북 정상회담 이뤄지면 전력 지원하겠다”

입력 2015.03.30 (16:45) 수정 2015.03.3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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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부임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20일에 이뤄졌습니다. ('KBS 뉴스9'에는 23일 방송됐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티모닌 대사와의 만남을 신청한 가운데 이뤄진 국내 방송과의 첫 인터뷰였습니다. 사실 KBS로서도 주한 러시아 대사와의 인터뷰는 꽤나 오랜만입니다. 한국 대사에 부임하기 직전 주 북한 대사로 일했었던 대사 개인의 특별한 이력 뿐 아니라 오는 5월 거대한 전승 기념 행사에 북한의 최고 지도자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하면서 러시아가 큰 주목을 받게 됐기 때문에 많은 언론들이 그와 인터뷰를 원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티모닌 대사는 주북 대사에 이어 주한 대사까지 맡게된 이유에 대해 자신이 6자회담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고, 북핵 문제에 대해 이해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 아닌가 자평했습니다. 러시아의 한반도통인 셈입니다. 인터뷰도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예고없이 던진 질문에 유연하게 답하는 것이 '역시 외교관'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질문에 한국어로 답해달라는 돌발 요청에도 어려운 단어까지 써가며 유려한 한국어로 막힘없이 답하는 것이 무척 놀라웠습니다. 그의 한국어 실력은 통역없이도 웬만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통역을 포함해 1시간 가량 이뤄진 티모닌 대사와의 인터뷰 중 <뉴스9>에는 극히 일부만 방송됐습니다. 방송되지 못한 부분들을 전해드립니다. 동북아 정세의 또다른 변수로 떠오른 러시아의 시각을 읽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 5월 전승기념식..."남북 정상회담 이뤄진다면 전력 지원하겠다"

Q. 러시아는 올 5월에 성대한 전승기념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상들을 초청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러시아에 있어 2차대전 종전·전승 70주년은 역사적으로 가장 의미있는 행사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2천 7백만 명의 구소련 주민이 희생됐습니다. 모든 러시아 사람은 이 전쟁에서 잃은 가족이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날 우리는 헌신한 사람들에 대해 기억하고 경의를 표합니다. 또 전세계에 파시즘과 나치즘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줍니다. 한국에도 2차대전 승리는 큰 의미를 갖습니다. 소련군의 도움으로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됐습니다. 이 때문에 다가오는 기념행사에 한국과 북한 지도자를 초청한 것입니다.

Q.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 전쟁의 승리가 한반도 광복에 기여한 것을 고려했습니다. 이 행사는 러시아와 우호 관계에 있는 나라의 지도자를 초청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한국은 우리에게 선린우호국가이며, 수교 25년 동안 모든 분야에서 우리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왔고, 우호 관계를 계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은 한러 관계 강화와 확대에 기여할 거라고 봅니다.

Q. 김 위원장과 박 대통령이 모두 참석한다면 전승기념식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도 열릴 것이라고 보십니까?
A. 제가 알기로는 북한 김정은 지도자가 이 행사에 직접 참석할 것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정상회담 여부는 전적으로 남북 지도자에게 있습니다. 만약 남북 정상이 만날 것을 결정한다면 러시아는 필요한 모든 조건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러시아는 남북 대화를 항상 지지해 왔습니다. 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남북 관계와 한반도, 동북아 정세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봅니다.

■ 남북러 석탄운송..."2차 시범사업 계획 중"

Q.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작년에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본계약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A. 북-러의 노력으로 나진항에 화물 운송을 위한 물류센터가 마련됐습니다. 한국과의 대형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나진에서 포항까지의 물류운송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우리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인들도 좋게 평가하고 있지만 기업인들이니만큼 모든 면을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제 북한에서 남한으로의 두 번째 시범운송이 계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측도 이 프로젝트의 잠재력을 평가하고 적극 참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극동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들 중 성과가 미진한 기업들도 있고, 투자에 불안감을 갖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기업의 불안감을 해소할 만한 복안을 갖고 계신가요?
A.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인들이 러시아 극동지역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문제들은 경제 주체들간의 논의와 협상을 통해 해결할 문제입니다만, 러시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들은 한국 기업인들과의 협력에 관심이 있고 그들의 진출에 최상의 조건을 조성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올 초 극동에서 '선도개발구역법'이 발효됐습니다. 극동 지역에서 남한을 비롯한 외국 기업인들에게 최대한 호의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과 아태 지역 기업인들이 여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남한 기업들도 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남북러 3자가 러북 국경 근처에 경제특구를 만들어 협력하는 것도 전망이 있다고 봅니다.



■ 북핵 문제 해결..."모든 방법과 조건, 6자회담서 논의해야"

Q. 북러 관계가 최근 굉장히 가까워졌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A. 이유는 많습니다. 러시아는 아태 국가들과 정치 경제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러 경제제재와 관계없이 러시아가 유럽,서방 뿐 아니라 아시아와의 협력을 확대시키는 기반을 마련한 데 따른 것입니다. 북한은 구소련 때부터 깊은 우정을 유지해온 나라입니다. 북한과의 경제, 문화, 정치적 교류를 활성화하려는 대규모 계획이 있습니다. 러-북 간 교류 활성화는 이 지역 전략적, 지정학적 정세에 긍정적으로 기여할거라고 봅니다. 물론 한반도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북한 핵 능력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북러간 경제 교류가 활성화될 경우 오히려 북한 핵능력 고도화를 돕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A.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러시아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북한과의 경제, 과학기술, 문화 등 분야에서의 교류 활성화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러북 관계 활성화는 한반도 핵 문제 해결 가속화와 6자회담 재개에 기여할 거라고 봅니다. 6자회담은 가장 적절한 핵문제 해결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6자회담 재개는 상당 부분 남북 관계에 달려 있습니다. 남북 간에 신뢰가 회복돼야 하고, 다양한 접촉이 회복돼야 합니다.

Q. 북한은 '조건없는 6자회담'을 주장해 왔습니다. 이 주장에 동의하시나요?
A. 러시아는 항상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지지해왔습니다.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방법과 조건들이 직접적으로 6자회담을 통해 논의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제조건들은 비건설적이라고 봅니다.

Q. 현재의 남북 관계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원인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 남북의 60년 이상의 역사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북 모두 서로 관계 회복을 열망하고 있다고 봅니다.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나 민간 차원 모두에서 전면적 접촉이 필요합니다. 양국관계 회복을 위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 합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남북러 경제협력도 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사드','AIIB'...러시아의 입장은?

Q.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국 배치에 대해 중국은 강력한 반대 입장을 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어떤 입장입니까?
A. 러시아는 한국에 사드(THAAD)가 배치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MD)가 유럽에서 한반도로 이동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정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MD 배치를 러시아 극동지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봅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가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드 배치는 남북 문제와 핵문제의 해결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런 MD 배치의 부정적 요인을 잘 검토할 것을 기대합니다.

Q. 러시아는 중국 주도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대해 가입 의사가 있습니까?
A.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는 최근 10년 동안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탭니다. 경제, 재정 분야에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AIIB 외에도 중-러 간에는 상호 유익한 많은 프로젝트를 실시중입니다. 러시아는 아태지역 나라들과의 경제 관계 발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참고: 인터뷰 이후인 28일, 중국 CCTV는 슈바로프 러시아 부총리가 러시아의 AIIB 가입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Q. 올해는 한-러 수교 25주년입니다. 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국어로 부탁드립니다
A. (한국어로) 금년 우리 두 나라의 외교관계 설정 25주년은 우리 관계에서 아주 큰 의미있는 날짜입니다. 우리는 25주년을 공통적으로 성대히 기념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도 한국도 여러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모든 한국 국민들과 러시아 국민들이 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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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대사 KBS 인터뷰 “김정은 전승 70년 행사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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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남북 정상회담 이뤄지면 전력 지원하겠다”
    • 입력 2015-03-30 16:45:03
    • 수정2015-03-30 16:46:14
    취재후·사건후
지난 1월 부임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20일에 이뤄졌습니다. ('KBS 뉴스9'에는 23일 방송됐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티모닌 대사와의 만남을 신청한 가운데 이뤄진 국내 방송과의 첫 인터뷰였습니다. 사실 KBS로서도 주한 러시아 대사와의 인터뷰는 꽤나 오랜만입니다. 한국 대사에 부임하기 직전 주 북한 대사로 일했었던 대사 개인의 특별한 이력 뿐 아니라 오는 5월 거대한 전승 기념 행사에 북한의 최고 지도자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하면서 러시아가 큰 주목을 받게 됐기 때문에 많은 언론들이 그와 인터뷰를 원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티모닌 대사는 주북 대사에 이어 주한 대사까지 맡게된 이유에 대해 자신이 6자회담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고, 북핵 문제에 대해 이해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 아닌가 자평했습니다. 러시아의 한반도통인 셈입니다. 인터뷰도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예고없이 던진 질문에 유연하게 답하는 것이 '역시 외교관'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질문에 한국어로 답해달라는 돌발 요청에도 어려운 단어까지 써가며 유려한 한국어로 막힘없이 답하는 것이 무척 놀라웠습니다. 그의 한국어 실력은 통역없이도 웬만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통역을 포함해 1시간 가량 이뤄진 티모닌 대사와의 인터뷰 중 <뉴스9>에는 극히 일부만 방송됐습니다. 방송되지 못한 부분들을 전해드립니다. 동북아 정세의 또다른 변수로 떠오른 러시아의 시각을 읽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 5월 전승기념식..."남북 정상회담 이뤄진다면 전력 지원하겠다"

Q. 러시아는 올 5월에 성대한 전승기념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상들을 초청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러시아에 있어 2차대전 종전·전승 70주년은 역사적으로 가장 의미있는 행사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2천 7백만 명의 구소련 주민이 희생됐습니다. 모든 러시아 사람은 이 전쟁에서 잃은 가족이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날 우리는 헌신한 사람들에 대해 기억하고 경의를 표합니다. 또 전세계에 파시즘과 나치즘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줍니다. 한국에도 2차대전 승리는 큰 의미를 갖습니다. 소련군의 도움으로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됐습니다. 이 때문에 다가오는 기념행사에 한국과 북한 지도자를 초청한 것입니다.

Q.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 전쟁의 승리가 한반도 광복에 기여한 것을 고려했습니다. 이 행사는 러시아와 우호 관계에 있는 나라의 지도자를 초청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한국은 우리에게 선린우호국가이며, 수교 25년 동안 모든 분야에서 우리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왔고, 우호 관계를 계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은 한러 관계 강화와 확대에 기여할 거라고 봅니다.

Q. 김 위원장과 박 대통령이 모두 참석한다면 전승기념식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도 열릴 것이라고 보십니까?
A. 제가 알기로는 북한 김정은 지도자가 이 행사에 직접 참석할 것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정상회담 여부는 전적으로 남북 지도자에게 있습니다. 만약 남북 정상이 만날 것을 결정한다면 러시아는 필요한 모든 조건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러시아는 남북 대화를 항상 지지해 왔습니다. 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남북 관계와 한반도, 동북아 정세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봅니다.

■ 남북러 석탄운송..."2차 시범사업 계획 중"

Q.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작년에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본계약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A. 북-러의 노력으로 나진항에 화물 운송을 위한 물류센터가 마련됐습니다. 한국과의 대형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나진에서 포항까지의 물류운송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우리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인들도 좋게 평가하고 있지만 기업인들이니만큼 모든 면을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제 북한에서 남한으로의 두 번째 시범운송이 계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측도 이 프로젝트의 잠재력을 평가하고 적극 참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극동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들 중 성과가 미진한 기업들도 있고, 투자에 불안감을 갖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기업의 불안감을 해소할 만한 복안을 갖고 계신가요?
A.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인들이 러시아 극동지역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문제들은 경제 주체들간의 논의와 협상을 통해 해결할 문제입니다만, 러시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들은 한국 기업인들과의 협력에 관심이 있고 그들의 진출에 최상의 조건을 조성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올 초 극동에서 '선도개발구역법'이 발효됐습니다. 극동 지역에서 남한을 비롯한 외국 기업인들에게 최대한 호의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과 아태 지역 기업인들이 여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남한 기업들도 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남북러 3자가 러북 국경 근처에 경제특구를 만들어 협력하는 것도 전망이 있다고 봅니다.



■ 북핵 문제 해결..."모든 방법과 조건, 6자회담서 논의해야"

Q. 북러 관계가 최근 굉장히 가까워졌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A. 이유는 많습니다. 러시아는 아태 국가들과 정치 경제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러 경제제재와 관계없이 러시아가 유럽,서방 뿐 아니라 아시아와의 협력을 확대시키는 기반을 마련한 데 따른 것입니다. 북한은 구소련 때부터 깊은 우정을 유지해온 나라입니다. 북한과의 경제, 문화, 정치적 교류를 활성화하려는 대규모 계획이 있습니다. 러-북 간 교류 활성화는 이 지역 전략적, 지정학적 정세에 긍정적으로 기여할거라고 봅니다. 물론 한반도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북한 핵 능력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북러간 경제 교류가 활성화될 경우 오히려 북한 핵능력 고도화를 돕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A.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러시아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북한과의 경제, 과학기술, 문화 등 분야에서의 교류 활성화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러북 관계 활성화는 한반도 핵 문제 해결 가속화와 6자회담 재개에 기여할 거라고 봅니다. 6자회담은 가장 적절한 핵문제 해결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6자회담 재개는 상당 부분 남북 관계에 달려 있습니다. 남북 간에 신뢰가 회복돼야 하고, 다양한 접촉이 회복돼야 합니다.

Q. 북한은 '조건없는 6자회담'을 주장해 왔습니다. 이 주장에 동의하시나요?
A. 러시아는 항상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지지해왔습니다.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방법과 조건들이 직접적으로 6자회담을 통해 논의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제조건들은 비건설적이라고 봅니다.

Q. 현재의 남북 관계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원인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 남북의 60년 이상의 역사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북 모두 서로 관계 회복을 열망하고 있다고 봅니다.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나 민간 차원 모두에서 전면적 접촉이 필요합니다. 양국관계 회복을 위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 합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남북러 경제협력도 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사드','AIIB'...러시아의 입장은?

Q.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국 배치에 대해 중국은 강력한 반대 입장을 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어떤 입장입니까?
A. 러시아는 한국에 사드(THAAD)가 배치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MD)가 유럽에서 한반도로 이동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정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MD 배치를 러시아 극동지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봅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가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드 배치는 남북 문제와 핵문제의 해결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런 MD 배치의 부정적 요인을 잘 검토할 것을 기대합니다.

Q. 러시아는 중국 주도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대해 가입 의사가 있습니까?
A.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는 최근 10년 동안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탭니다. 경제, 재정 분야에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AIIB 외에도 중-러 간에는 상호 유익한 많은 프로젝트를 실시중입니다. 러시아는 아태지역 나라들과의 경제 관계 발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참고: 인터뷰 이후인 28일, 중국 CCTV는 슈바로프 러시아 부총리가 러시아의 AIIB 가입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Q. 올해는 한-러 수교 25주년입니다. 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국어로 부탁드립니다
A. (한국어로) 금년 우리 두 나라의 외교관계 설정 25주년은 우리 관계에서 아주 큰 의미있는 날짜입니다. 우리는 25주년을 공통적으로 성대히 기념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도 한국도 여러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모든 한국 국민들과 러시아 국민들이 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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