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불붙은 중동 어디로…

입력 2015.03.30 (18:08) 수정 2015.03.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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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동, 일반적으로, 서쪽 모로코에서부터 동쪽 이란까지, 20여개 나라를 포괄하는 지역을 일컫습니다.

중동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화약고', 또, 최근엔 IS,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전쟁과 테러의 땅, 하지만, 싸우는덴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예멘 사태와 이란 핵협상으로 다시 불붙고 있는 중동 문제를 국제부 김영인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오세요.

<질문>
지금 중동에서 가장 핫한, 가장 뜨거운 지역은 어딘가요?

<답변>
네, 예멘입니다.

좀 생소하실텐데요.

여기, 지도를 보시면요.

아라비아 반도가 신발처럼 생겼는데, 그 뒷굽 쪽에 있는 나라입니다.

최근, 이 예멘에서 '후티'라는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대통령은 이라크로 피신했습니다.

보통, 쿠데타가 일어나면 정부군과 반군이 싸우는 구도를 생각하기 쉬운데요.

이번엔, 판이 커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10개국 연합군이 후티 반군을 무력화시키겠다며 지난주 예멘의 수도 사나를 공습했고요.

지상군 투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아델 알 주베이르(주미 사우디 대사) : "예멘의 합법 정부가 전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질문>
김 기자, 예멘이라는 나라가 뭐길래, 사우디 같은 나라들이 이렇게 연합군까지 구성하면서 개입하는 건가요?

<답변>
나라 규모나 위상만 놓고 보면, 지금 상황이 이해가 잘 안 되실 거예요.

앞서, 보신 지도에서도 예멘은 변방이었으니까요.

좀 더 큰 그림을 보실 필요가 있는데요.

<기자 멘트>

중동에 이슬람이란 종교가 있고, 또, 종파가 있잖아요.

종파, 어떤 게 떠오르세요.

<앵커 멘트>

수니파, 시아파...

<기자 멘트>

네,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의 후계자를 누구로 보느냐, 이거 갖고 천 년 넘게 수니파와 시아파라는 두 종파가 싸우고 있는데요.

예멘 사태는 해묵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리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도 보면서 설명드릴게요.

이번에 쿠데타를 일으킨 후티 반군은 시아파입니다.

중동 전체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대부분, 이렇게 수니파고요.

시아파는 맹주 노릇을 하고 있는 이란, 그리고 이라크 정도가 다입니다.

사우디 등 아랍연합국들은 후티는 꼭두각시에 불과하고 그 배후엔 시아파 이란 정권이 있다고 보고 예멘 사태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수니파 맹주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 이란의 한판 대결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란 외무부 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자바드 자리프(이란 외무부 장관) : "예멘 외부의 군사 행동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예멘 국민을 학살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게, 예멘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요.

이란이 군사 대응에 들어가면, 종파 간 대립이 중동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김 기자, 요즘, 이란이 국제뉴스에서 많이 언급되는 것 같아요?

이란 핵 협상 문제도 있고요.

이 협상이 중동 질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적과 동지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이 되고 있는데요.

먼저, 이란과 미국은 말씀하신 것처럼 핵 문제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란의 핵 물질 생산 능력을 제한하고 기존 핵시설 등을 없애겠다는 겁니다.

대신, 이란에겐 유엔 등의 제재 풀어주는 당근을 주겠다는 거고요.

협상 시한이 내일까지라, 미국과 이란이 현재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미국 대통령(지난 19일) :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과 이란은 적이었거든요.

그런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를 격퇴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힘을 빌리게 됐고요.

그러면서, 한 배를 타더니, 급기야, 핵 문제 갖고 협상까지 하고 있는 겁니다.

세계경찰국가인 미국 대신, 이란이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인데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이죠.

이란과 지근거리에 있는 이스라엘이 핵 협상 해봐야, 결과적으로 이란이 핵무장 국가가 되도록 판을 깔아줄 거라며, 미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녹취>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지난 3일 미 의회 연설) : "나쁜 협상보다는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란 핵 협상은 아주 나쁜 거래입니다."

<질문>
'미국의 친구들'이 화가 많이 난 모습이네요?

<답변>
네, 그런 말 많이 하잖아요.

'어제의 적이 동지가 되고, 동지가 적이 되고,,,'

미국이 우방이었던 이스라엘과 사우디 등과는 소원해지고, 적이었던 이란과 협상 테이블에 앉고, 이런 현재 관계를 보면 그 말이 실감나지 않으세요?

내일,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결론이 나올텐데요.

이스라엘만큼, 사우디의 반응도 심상치 않습니다.

사우디는 핵협상 결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계속 허용하는 것으로 정리가 되면, 자기들도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아델 알 주베이르(주미 사우디 대사) : "(필요하다면, 사우디가 핵무기 개발에 나설 수도 있는 겁니까?) 사우디는 국가의 보안을 위해 필요한 조치는 모두 취할 겁니다. 신념과 보안은 우리가 협상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란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터키도 자국 공군 기지에 미군의 공격용 무인기 배치에 합의하는 등 이란이 부상하는 만큼 중동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질문>
김 기자, 뭔가, 무력을 갖고 각자 경쟁하는 분위기인데, 미국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답변>
네, 미국, 그야말로 갈팡질팡입니다.

IS 격퇴, 시리아 내전, 또, 예멘 사태까지, 미국은 그 어느 중동문제에서도 주도권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 자리를 이란이 꿰찬 거고요?

<기자 멘트>

네, 그런데, 이란이 소수 종파인 시아파 국가라, 수니파가 다수인 중동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일 수 밖에 없고요.

핵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어, 중동의 위기는 더욱 고조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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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불붙은 중동 어디로…
    • 입력 2015-03-30 18:37:37
    • 수정2015-03-31 10:30:41
    글로벌24
<앵커 멘트>

중동, 일반적으로, 서쪽 모로코에서부터 동쪽 이란까지, 20여개 나라를 포괄하는 지역을 일컫습니다.

중동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화약고', 또, 최근엔 IS,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전쟁과 테러의 땅, 하지만, 싸우는덴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예멘 사태와 이란 핵협상으로 다시 불붙고 있는 중동 문제를 국제부 김영인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오세요.

<질문>
지금 중동에서 가장 핫한, 가장 뜨거운 지역은 어딘가요?

<답변>
네, 예멘입니다.

좀 생소하실텐데요.

여기, 지도를 보시면요.

아라비아 반도가 신발처럼 생겼는데, 그 뒷굽 쪽에 있는 나라입니다.

최근, 이 예멘에서 '후티'라는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대통령은 이라크로 피신했습니다.

보통, 쿠데타가 일어나면 정부군과 반군이 싸우는 구도를 생각하기 쉬운데요.

이번엔, 판이 커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10개국 연합군이 후티 반군을 무력화시키겠다며 지난주 예멘의 수도 사나를 공습했고요.

지상군 투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아델 알 주베이르(주미 사우디 대사) : "예멘의 합법 정부가 전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질문>
김 기자, 예멘이라는 나라가 뭐길래, 사우디 같은 나라들이 이렇게 연합군까지 구성하면서 개입하는 건가요?

<답변>
나라 규모나 위상만 놓고 보면, 지금 상황이 이해가 잘 안 되실 거예요.

앞서, 보신 지도에서도 예멘은 변방이었으니까요.

좀 더 큰 그림을 보실 필요가 있는데요.

<기자 멘트>

중동에 이슬람이란 종교가 있고, 또, 종파가 있잖아요.

종파, 어떤 게 떠오르세요.

<앵커 멘트>

수니파, 시아파...

<기자 멘트>

네,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의 후계자를 누구로 보느냐, 이거 갖고 천 년 넘게 수니파와 시아파라는 두 종파가 싸우고 있는데요.

예멘 사태는 해묵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리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도 보면서 설명드릴게요.

이번에 쿠데타를 일으킨 후티 반군은 시아파입니다.

중동 전체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대부분, 이렇게 수니파고요.

시아파는 맹주 노릇을 하고 있는 이란, 그리고 이라크 정도가 다입니다.

사우디 등 아랍연합국들은 후티는 꼭두각시에 불과하고 그 배후엔 시아파 이란 정권이 있다고 보고 예멘 사태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수니파 맹주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 이란의 한판 대결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란 외무부 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자바드 자리프(이란 외무부 장관) : "예멘 외부의 군사 행동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예멘 국민을 학살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게, 예멘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요.

이란이 군사 대응에 들어가면, 종파 간 대립이 중동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김 기자, 요즘, 이란이 국제뉴스에서 많이 언급되는 것 같아요?

이란 핵 협상 문제도 있고요.

이 협상이 중동 질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적과 동지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이 되고 있는데요.

먼저, 이란과 미국은 말씀하신 것처럼 핵 문제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란의 핵 물질 생산 능력을 제한하고 기존 핵시설 등을 없애겠다는 겁니다.

대신, 이란에겐 유엔 등의 제재 풀어주는 당근을 주겠다는 거고요.

협상 시한이 내일까지라, 미국과 이란이 현재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미국 대통령(지난 19일) :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과 이란은 적이었거든요.

그런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를 격퇴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힘을 빌리게 됐고요.

그러면서, 한 배를 타더니, 급기야, 핵 문제 갖고 협상까지 하고 있는 겁니다.

세계경찰국가인 미국 대신, 이란이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인데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이죠.

이란과 지근거리에 있는 이스라엘이 핵 협상 해봐야, 결과적으로 이란이 핵무장 국가가 되도록 판을 깔아줄 거라며, 미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녹취>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지난 3일 미 의회 연설) : "나쁜 협상보다는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란 핵 협상은 아주 나쁜 거래입니다."

<질문>
'미국의 친구들'이 화가 많이 난 모습이네요?

<답변>
네, 그런 말 많이 하잖아요.

'어제의 적이 동지가 되고, 동지가 적이 되고,,,'

미국이 우방이었던 이스라엘과 사우디 등과는 소원해지고, 적이었던 이란과 협상 테이블에 앉고, 이런 현재 관계를 보면 그 말이 실감나지 않으세요?

내일,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결론이 나올텐데요.

이스라엘만큼, 사우디의 반응도 심상치 않습니다.

사우디는 핵협상 결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계속 허용하는 것으로 정리가 되면, 자기들도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아델 알 주베이르(주미 사우디 대사) : "(필요하다면, 사우디가 핵무기 개발에 나설 수도 있는 겁니까?) 사우디는 국가의 보안을 위해 필요한 조치는 모두 취할 겁니다. 신념과 보안은 우리가 협상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란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터키도 자국 공군 기지에 미군의 공격용 무인기 배치에 합의하는 등 이란이 부상하는 만큼 중동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질문>
김 기자, 뭔가, 무력을 갖고 각자 경쟁하는 분위기인데, 미국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답변>
네, 미국, 그야말로 갈팡질팡입니다.

IS 격퇴, 시리아 내전, 또, 예멘 사태까지, 미국은 그 어느 중동문제에서도 주도권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 자리를 이란이 꿰찬 거고요?

<기자 멘트>

네, 그런데, 이란이 소수 종파인 시아파 국가라, 수니파가 다수인 중동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일 수 밖에 없고요.

핵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어, 중동의 위기는 더욱 고조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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