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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사라진 토끼굴’ PGA, 스타가 없다
입력 2015.04.02 (11:08) 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8일 앞두고 타이거 우즈(미국)의 출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PGA 투어는 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휴스턴오픈을 개최하지만 미국 언론의 눈길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에 쏠려 있다.

우즈의 전용기가 오거스타 공항에서 목격됐다느니, 몰래 훈련을 시작했다느니 우즈의 출전 가능성을점치는 기사가 쏟아졌다.

우즈가 마스터스를 통해 골프 황제로 등극했고 마스터스에 각별한 애착을 가진만큼 마스터스를 앞두고 우즈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런 우즈의 출전 여부에 대한 관심 폭증은 PGA 투어가 직면한 스타 기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우즈가 사실상 몰락의 길에 접어 들면서 PGA 투어는 '호랑이 없는 토끼굴'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막을 올린 2014-2015 PGA 투어는 전체 일정의 절반에 육박하는 21개 대회를 치렀다.

21개 대회 우승자 가운데 버바 왓슨, 조던 스피스, 지미 워커, 제이슨 데이, 더스틴 존슨 등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이 포진했지만 최정상급 스타 선수라고 하기엔 미흡한 느낌이다.

세계랭킹은 어떤 선수가 최근 1년 사이에 거둔 성적을 반영할 뿐 대중적 인기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세계랭킹이 선수의 스타성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우즈의 세계랭킹은 고작 104위.

하지만 우즈가 출전하는 대회와 출전하지 않는 대회는 TV 시청률부터 당장 큰 차이가 난다.

어느 정도 TV 시청률과 흥행이 보장되는 고유의 브랜드 파워를 지닌 마스터스 조차 우즈의 출전에 목을 맬 정도로 스타 선수의 존재는 중요하다.

PGA 투어의 고민은 우즈의 존재를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우즈 만큼 압도적인 경기력과 카리스마, 그리고 드라마틱한 승부를 펼치는 '주연 배우'가 PGA 투어에는 없다.

게다가 우즈의 후계자로 지목받는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세계랭킹 6위 애덤 스콧(호주)는 올해 성적이 신통치 않다.

매킬로이가 지난해에 메이저대회 2승을 거두자 투어에서는 새로운 골프 황제 탄생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올해는 우승은 커녕 PGA 투어 대회 출전도 뜸하다.

매킬로이가 미국에서 열리는 PGA 투어 대회보다 유럽 투어 위주로 경기 출전 일정을 짜는 것도 PGA 투어로서는 난감한 대목이다.

2013년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차지하면서 우즈의 '대체재'로 각광받았던 스콧은 롱퍼터를 짧은 퍼터로 바꾼 게 아직 적응이 덜 됐는지 우승 경쟁에 좀체 뛰어 들지 못하고 있다.

매킬로이, 스콧, 그리고 세계랭킹 2위 헨릭 스텐손(스웨덴), 랭킹 5위 제이슨 데이(호주), 랭킹 8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5명이 유럽 투어를 겸해 PGA 투어 간판 선수로는 한계가 있다.

이들이 세계랭킹 최상위권을 꿰찬 것도 알고 보면 유럽 투어 대회에 거둔 성적이 반영된 결과다.

매킬로이는 올해 PGA 투어 대회에는 3차례 밖에 출전하지 않았고 그나마 한번 컷탈락에 공동9위, 공동11위에 그쳤지만 유럽 투어 대회에는 5번이나 출전해 우승 한번에 준우승을 세번 했다.

PGA 투어에 전념하는 선수 가운데 폭발적인 장타와 따스한 인간성 등 '스토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왓슨(세계랭킹 3위)은 경기력이 너무 들쭉날쭉한 게 흠이다.

올해 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면서 가장 '뜨거운 선수'로 주목 받는 지미 워커(미국)나 최근 3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더스틴 존슨(미국)은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지만 팬들에게는 아직 낯설다. 티켓 파워를 기대할만한 선수가 아닌 셈이다.

나상현 SBS해설위원은 "오죽하면 PGA 투어와 미국 언론은 고작 생애 1승 밖에 없는 리키 파울러를 띄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팬과 미디어를 필드로 빨아들일 스타의 부재는 PGA 투어의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의 골프 중계 전문 앵커 매트 배리는 "필 미켈슨이라도 좀 우승을 해줬으면..."이라고 전성기가 지난 스타 선수의 부활을 바라기도 했다.

PGA 투어에 스타 플레이어가 사라지면서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가 한 시즌에 3승 이상을 거두는 '멀티 위너'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우즈는 1999년 8승, 2000년 9승, 2006년 8승, 2013년 5승을 올리는 등 우승 제조기였다.

본격적으로 투어에 합한 1997년 이후 지난했까지 18시즌을 뛰는 동안 3승을 밑돈 시즌은 5시즌에 불과했다.

그런데 작년에는 매킬로이와 워커가 3승을 거뒀을 뿐이고 올해는 워커가 혼자 2승을 올렸을 뿐이다.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우승컵을 나눠 갖는 구도가 투어의 흥행에 도움이 될턱이 없다.

확실한 1인자가 없어도 스타 선수들이 양강 구도, 또는 트로이카 체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형국도 나쁘지 않은데 PGA 투어에는 그런 현상도 나타날 기미가 없다.

우즈의 전성기 때도 미켈슨,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공) 등이 강력한 경쟁자로서 이미지를 구축했다.

LPGA 투어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라는 절대 강자가 사라진 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쩡야니(대만)의 짧은 1인자 시대를 거치며 슈퍼 스타 부재 현상을 겪었지만 박인비, 스테이스 루이스(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3강 구도로 버티고 있다.

우즈의 스타 파워를 업고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린 PGA 투어는 예상보다 빠른 우즈의 몰락과 우즈를 대신할 스타 부재라는 악재 속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호랑이 사라진 토끼굴’ PGA, 스타가 없다
    • 입력 2015-04-02 11:08:55
    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8일 앞두고 타이거 우즈(미국)의 출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PGA 투어는 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휴스턴오픈을 개최하지만 미국 언론의 눈길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에 쏠려 있다.

우즈의 전용기가 오거스타 공항에서 목격됐다느니, 몰래 훈련을 시작했다느니 우즈의 출전 가능성을점치는 기사가 쏟아졌다.

우즈가 마스터스를 통해 골프 황제로 등극했고 마스터스에 각별한 애착을 가진만큼 마스터스를 앞두고 우즈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런 우즈의 출전 여부에 대한 관심 폭증은 PGA 투어가 직면한 스타 기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우즈가 사실상 몰락의 길에 접어 들면서 PGA 투어는 '호랑이 없는 토끼굴'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막을 올린 2014-2015 PGA 투어는 전체 일정의 절반에 육박하는 21개 대회를 치렀다.

21개 대회 우승자 가운데 버바 왓슨, 조던 스피스, 지미 워커, 제이슨 데이, 더스틴 존슨 등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이 포진했지만 최정상급 스타 선수라고 하기엔 미흡한 느낌이다.

세계랭킹은 어떤 선수가 최근 1년 사이에 거둔 성적을 반영할 뿐 대중적 인기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세계랭킹이 선수의 스타성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우즈의 세계랭킹은 고작 104위.

하지만 우즈가 출전하는 대회와 출전하지 않는 대회는 TV 시청률부터 당장 큰 차이가 난다.

어느 정도 TV 시청률과 흥행이 보장되는 고유의 브랜드 파워를 지닌 마스터스 조차 우즈의 출전에 목을 맬 정도로 스타 선수의 존재는 중요하다.

PGA 투어의 고민은 우즈의 존재를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우즈 만큼 압도적인 경기력과 카리스마, 그리고 드라마틱한 승부를 펼치는 '주연 배우'가 PGA 투어에는 없다.

게다가 우즈의 후계자로 지목받는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세계랭킹 6위 애덤 스콧(호주)는 올해 성적이 신통치 않다.

매킬로이가 지난해에 메이저대회 2승을 거두자 투어에서는 새로운 골프 황제 탄생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올해는 우승은 커녕 PGA 투어 대회 출전도 뜸하다.

매킬로이가 미국에서 열리는 PGA 투어 대회보다 유럽 투어 위주로 경기 출전 일정을 짜는 것도 PGA 투어로서는 난감한 대목이다.

2013년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차지하면서 우즈의 '대체재'로 각광받았던 스콧은 롱퍼터를 짧은 퍼터로 바꾼 게 아직 적응이 덜 됐는지 우승 경쟁에 좀체 뛰어 들지 못하고 있다.

매킬로이, 스콧, 그리고 세계랭킹 2위 헨릭 스텐손(스웨덴), 랭킹 5위 제이슨 데이(호주), 랭킹 8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5명이 유럽 투어를 겸해 PGA 투어 간판 선수로는 한계가 있다.

이들이 세계랭킹 최상위권을 꿰찬 것도 알고 보면 유럽 투어 대회에 거둔 성적이 반영된 결과다.

매킬로이는 올해 PGA 투어 대회에는 3차례 밖에 출전하지 않았고 그나마 한번 컷탈락에 공동9위, 공동11위에 그쳤지만 유럽 투어 대회에는 5번이나 출전해 우승 한번에 준우승을 세번 했다.

PGA 투어에 전념하는 선수 가운데 폭발적인 장타와 따스한 인간성 등 '스토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왓슨(세계랭킹 3위)은 경기력이 너무 들쭉날쭉한 게 흠이다.

올해 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면서 가장 '뜨거운 선수'로 주목 받는 지미 워커(미국)나 최근 3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더스틴 존슨(미국)은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지만 팬들에게는 아직 낯설다. 티켓 파워를 기대할만한 선수가 아닌 셈이다.

나상현 SBS해설위원은 "오죽하면 PGA 투어와 미국 언론은 고작 생애 1승 밖에 없는 리키 파울러를 띄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팬과 미디어를 필드로 빨아들일 스타의 부재는 PGA 투어의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의 골프 중계 전문 앵커 매트 배리는 "필 미켈슨이라도 좀 우승을 해줬으면..."이라고 전성기가 지난 스타 선수의 부활을 바라기도 했다.

PGA 투어에 스타 플레이어가 사라지면서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가 한 시즌에 3승 이상을 거두는 '멀티 위너'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우즈는 1999년 8승, 2000년 9승, 2006년 8승, 2013년 5승을 올리는 등 우승 제조기였다.

본격적으로 투어에 합한 1997년 이후 지난했까지 18시즌을 뛰는 동안 3승을 밑돈 시즌은 5시즌에 불과했다.

그런데 작년에는 매킬로이와 워커가 3승을 거뒀을 뿐이고 올해는 워커가 혼자 2승을 올렸을 뿐이다.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우승컵을 나눠 갖는 구도가 투어의 흥행에 도움이 될턱이 없다.

확실한 1인자가 없어도 스타 선수들이 양강 구도, 또는 트로이카 체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형국도 나쁘지 않은데 PGA 투어에는 그런 현상도 나타날 기미가 없다.

우즈의 전성기 때도 미켈슨,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공) 등이 강력한 경쟁자로서 이미지를 구축했다.

LPGA 투어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라는 절대 강자가 사라진 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쩡야니(대만)의 짧은 1인자 시대를 거치며 슈퍼 스타 부재 현상을 겪었지만 박인비, 스테이스 루이스(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3강 구도로 버티고 있다.

우즈의 스타 파워를 업고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린 PGA 투어는 예상보다 빠른 우즈의 몰락과 우즈를 대신할 스타 부재라는 악재 속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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