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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모욕했다고 함부로 현행범 체포 못한다
입력 2015.04.08 (06:38) 수정 2015.04.08 (09:45) 연합뉴스
A씨는 폭행 피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다가 경찰관에게 욕을 했다는 이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술집에서 종업원과 술값 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한 대 맞자 직접 112에 신고하고 경찰서로 가게 됐다.

A씨가 조사 과정을 휴대전화로 녹음하려 하자 담당 경찰관은 이를 저지하고, 다음날 다시 조사를 받으러 오라며 귀가 조처를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새X들"이라고 중얼거렸고 이를 들은 경찰관이 A씨를 모욕죄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29일 경찰청장에게 경찰 모욕죄 현행범 체포로 인한 적법 절차 위반 및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권고하면서 예시로 들었던 사례다.

경찰청은 이런 지적을 반영,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강화하고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경찰관에 대한 모욕죄 처리절차 개선방안'을 마련해 일선 경찰서에 내려 보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청은 우선 경찰관을 모욕한 행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는 상황을 ▲ 신분증 제시를 거부하는 등 모욕 행위자의 인적사항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 ▲ 현장 목격자를 확보하기 여의치 않는 등 증거수집이 어려운 경우로 한정했다.

이 두 경우를 제외하면 통상적인 모욕죄 사건과 같이 피해 경찰관이 모욕 행위자를 고소해 사건 수사를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관련 판례는 현행범 체포를 헌법상 영장주의의 예외로써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관 모욕죄 사건의 경우 모욕 행위자의 인적사항을 경찰이 이미 알고 있거나 현장에 다수의 목격자들이 있어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때에도 왕왕 현행범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관 모욕죄로 처벌받은 건수도 2013년 1천38건에서 지난해 1천397건으로 35%나 급증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또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강화하면서 수사과정에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피해 경찰관을 수사과정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그동안 피해 경찰관이 모욕행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서 수사보고서, 현행범 체포서 등을 직접 작성하고, 모욕죄 사건의 피해자로서 동료 경찰관에게 조사를 받았다.

즉 피해자가 피의자를 수사하는 동시에 피해자 진술도 같이했던 셈이다.

경찰청은 이런 관행이 수사의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 경찰서 경제팀에서 경찰관 모욕죄 사건을 처리하도록 했다.

아울러 모욕행위 현장 채증, 목격자 진술 확보 등 증거자료 수집을 통해 최대한 수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게 했다.

경찰청은 모욕죄에 대해서 민사소송을 적극 검토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단, 민사소송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제기하고 소송 실익이 낮거나 경미한 피해에 대해서는 소송을 삼가며 피해 정도에 비례해 배상을 청구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체포의 적법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해 인권침해 논란을 불식시키면서도 당당히 법집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 경찰관 모욕했다고 함부로 현행범 체포 못한다
    • 입력 2015-04-08 06:38:44
    • 수정2015-04-08 09:45:04
    연합뉴스
A씨는 폭행 피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다가 경찰관에게 욕을 했다는 이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술집에서 종업원과 술값 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한 대 맞자 직접 112에 신고하고 경찰서로 가게 됐다.

A씨가 조사 과정을 휴대전화로 녹음하려 하자 담당 경찰관은 이를 저지하고, 다음날 다시 조사를 받으러 오라며 귀가 조처를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새X들"이라고 중얼거렸고 이를 들은 경찰관이 A씨를 모욕죄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29일 경찰청장에게 경찰 모욕죄 현행범 체포로 인한 적법 절차 위반 및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권고하면서 예시로 들었던 사례다.

경찰청은 이런 지적을 반영,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강화하고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경찰관에 대한 모욕죄 처리절차 개선방안'을 마련해 일선 경찰서에 내려 보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청은 우선 경찰관을 모욕한 행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는 상황을 ▲ 신분증 제시를 거부하는 등 모욕 행위자의 인적사항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 ▲ 현장 목격자를 확보하기 여의치 않는 등 증거수집이 어려운 경우로 한정했다.

이 두 경우를 제외하면 통상적인 모욕죄 사건과 같이 피해 경찰관이 모욕 행위자를 고소해 사건 수사를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관련 판례는 현행범 체포를 헌법상 영장주의의 예외로써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관 모욕죄 사건의 경우 모욕 행위자의 인적사항을 경찰이 이미 알고 있거나 현장에 다수의 목격자들이 있어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때에도 왕왕 현행범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관 모욕죄로 처벌받은 건수도 2013년 1천38건에서 지난해 1천397건으로 35%나 급증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또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강화하면서 수사과정에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피해 경찰관을 수사과정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그동안 피해 경찰관이 모욕행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서 수사보고서, 현행범 체포서 등을 직접 작성하고, 모욕죄 사건의 피해자로서 동료 경찰관에게 조사를 받았다.

즉 피해자가 피의자를 수사하는 동시에 피해자 진술도 같이했던 셈이다.

경찰청은 이런 관행이 수사의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 경찰서 경제팀에서 경찰관 모욕죄 사건을 처리하도록 했다.

아울러 모욕행위 현장 채증, 목격자 진술 확보 등 증거자료 수집을 통해 최대한 수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게 했다.

경찰청은 모욕죄에 대해서 민사소송을 적극 검토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단, 민사소송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제기하고 소송 실익이 낮거나 경미한 피해에 대해서는 소송을 삼가며 피해 정도에 비례해 배상을 청구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체포의 적법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해 인권침해 논란을 불식시키면서도 당당히 법집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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