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들, 암환자의 ‘2차암’ 관리 소홀”

입력 2015.04.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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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병원들이 암환자에 대한 '2차암'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암은 처음 생긴 암과 무관하게 새롭게 생긴 암을 말한다. 암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몸속에 남아있다가 새로운 종양을 만들어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재발과는 다르다.

서울대학교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와 충북대 의과대학 박종혁 교수는 국립암센터와 함께 국내 13개 의료기관 암전문의 486명을 대상으로 2차암 검진 경험과 태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암전문의 10명 중 7명(76.3%)이 본인이 치료한 암환자 중에서 2차암이 발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전문의 30.9%는 환자 진료 시 2차암에 대해 아예 잘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위험이 큰 환자에게만 말한다는 응답도 28.2%에 달했다. 반면 환자가 묻기 전에도 2차암을 말한다는 응답은 39.1%에 그쳤다.

2차암 진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원인으로는 진료시간이 짧아 원발암(처음 발생한 암) 외에는 진료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5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차암 검진에 대한 진료지침과 근거가 부족해서(47.7%), 2차암에 대해 환자가 잘 몰라서(45.1%), 2차암 검진을 위한 시스템 이 부족해서(37.7%), 암전문의 스스로 2차암을 충분히 알지 못해서(36.2%), 국가암검진과의 연계가 부족해서(33.7%) 등의 순이었다.

절반 이상의 암전문의들(57.6%)은 이런 문제의 개선책으로 의료기관 내 협진체계를 구축해 2차암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의료기관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인근병원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역 차원에서 2차암을 관리해야 한다는 응답도 15.4%로 적지 않았다.

박종혁 교수는 "암경험자들은 2차암 위험이 일반인보다 20~60% 정도 높지만 제대로 된 2차암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병원 내 인센티브를 도입하거나 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2차암 관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교수는 "2차암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예방 및 일차의료를 담당할 의사와의 협진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암 연구 및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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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병원들, 암환자의 ‘2차암’ 관리 소홀”
    • 입력 2015-04-08 11:35:06
    연합뉴스
국내 병원들이 암환자에 대한 '2차암'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암은 처음 생긴 암과 무관하게 새롭게 생긴 암을 말한다. 암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몸속에 남아있다가 새로운 종양을 만들어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재발과는 다르다. 서울대학교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와 충북대 의과대학 박종혁 교수는 국립암센터와 함께 국내 13개 의료기관 암전문의 486명을 대상으로 2차암 검진 경험과 태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암전문의 10명 중 7명(76.3%)이 본인이 치료한 암환자 중에서 2차암이 발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전문의 30.9%는 환자 진료 시 2차암에 대해 아예 잘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위험이 큰 환자에게만 말한다는 응답도 28.2%에 달했다. 반면 환자가 묻기 전에도 2차암을 말한다는 응답은 39.1%에 그쳤다. 2차암 진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원인으로는 진료시간이 짧아 원발암(처음 발생한 암) 외에는 진료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5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차암 검진에 대한 진료지침과 근거가 부족해서(47.7%), 2차암에 대해 환자가 잘 몰라서(45.1%), 2차암 검진을 위한 시스템 이 부족해서(37.7%), 암전문의 스스로 2차암을 충분히 알지 못해서(36.2%), 국가암검진과의 연계가 부족해서(33.7%) 등의 순이었다. 절반 이상의 암전문의들(57.6%)은 이런 문제의 개선책으로 의료기관 내 협진체계를 구축해 2차암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의료기관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인근병원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역 차원에서 2차암을 관리해야 한다는 응답도 15.4%로 적지 않았다. 박종혁 교수는 "암경험자들은 2차암 위험이 일반인보다 20~60% 정도 높지만 제대로 된 2차암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병원 내 인센티브를 도입하거나 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2차암 관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교수는 "2차암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예방 및 일차의료를 담당할 의사와의 협진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암 연구 및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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