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문화 수출 첨병 ‘한류 콘텐츠’ 위기…해법은?

입력 2015.04.08 (21:21) 수정 2015.04.0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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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순수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KBS의 '겨울연가'입니다.

이 드라마로 촉발된 한류 열풍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케이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까지 중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한류 콘텐츠가 단순한 문화 상품이 아니라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이른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게임을 제외한 한류 콘텐츠 수출액은 2조 6천억 원, 한류 수출이 1% 증가할 때마다 소비재 수출과 관광객·투자 유치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류는 대내외적으로 거센 도전을 맞고 있습니다.

먼저, 옥유정 기자가 위협받고 있는 한류 콘텐츠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중국·일본 등서 모두 고전

<리포트>

청소년들의 반항과 갈등을 통해 학교의 속살을 드러낸 이 드라마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드라마 제작사는 곧바로 능력을 인정받아 중국의 한 IT기업으로부터 150억 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가뭄에 단비였습니다.

<인터뷰> 황창우(콘텐츠K 부사장) : "공중파 방송시장이 사실은 광고가 떨어지면서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자본이나 모든 것을 (공중파) 방송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하지만 이제는 국내보다는 중국 시청자들을 위한 프로그램 제작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중국은 더 나아가 국내 제작사를 통째로 사거나 유명 PD와 작가들을 영입해 직접 제작까지 시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올해부터 인터넷 방송에까지 수개월에 걸친 사전 심의를 받도록 하는 등 정부의 규제도 대폭 강화됐습니다.

길어진 심의 기간은 대중들의 수요를 즉각 충족시킬 수 없고 불법 유통의 가능성 마저 낳아 드라마 수출 가격을 폭락시켰습니다.

<인터뷰> 안병산(KBS 미디어 해외사업팀장) : "작년 대비해서 상대방 바이어들의 주문 가격이 1/2 내지 1/3정도로 하락되는 단가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한류의 본거지인 일본에서도 외교적 마찰로 한류 열풍이 식은데다 차이나 머니까지 공습에 나서면서 한류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 발목잡는 규제…재원도 바닥 ▼

<리포트>

이렇게 해외 사정이 안 좋은데, 내부 여건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우리 방송 콘텐츠 수출액의 80%를 차지하며,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만 해도, 각종 규제에 시달리며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광고 규젭니다.

광고 허용 시간을 보면 지상파 방송사가 유료방송사보다 훨씬 더 제약이 많고, 중간 광고도 유료방송은 허용, 지상파 방송은 불가로 차별적인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료방송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광고 수입이 늘어난 반면 지상파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는 수신료마저 35년째 제자리입니다.

이 여파로 지상파 방송사들의 제작비가 줄어들면서 과감한 투자로 해외에서 경쟁할 질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시간을 다투는 신기술 경쟁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초고화질 UHD TV만 해도, 요즘 새로 팔리는 TV 10대 가운데 4대는 UHD TV일 정도로 보급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곧 대세가 될 UHD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UHD TV에 맞는 한류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UHD 방송 허가가 늦어지면서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걸 스마트폰에 비유해볼까요?

최신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만, 이걸 제대로 쓰기 위한 고속통신망이나 앱은 없는 상황인 겁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위기는 곧 한류의 위기로 직결됩니다.

이 위기를 헤쳐나갈 해법은 없을까요?

노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

<리포트>

시청률 60%를 넘긴 드라마 '태조 왕건'으로부터, '징비록'까지!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지만 그 속내를 보면 마냥 즐겁고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2004년 '불멸의 이순신' 제작비는 편당 2억 7천만 원!

반면 '징비록'은 그 뒤 계속된 출연료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크게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규모 전투신 대신 스튜디오 촬영과 컴퓨터 그래픽이 늘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마의 경쟁력 조차 위기에 몰린 겁니다.

<인터뷰> 정준희 : "고품질의 좋은 대하 사극같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이것이 의문시 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체된 한류 콘텐츠의 발전을 위해선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우선, 규제를 완화해 광고 시장의 전체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해법이 제시됐습니다.

<인터뷰> 박현수(교수) : "빠르게 변화되는 매체 환경과 세계적 기준에 어울리게 우리도 광고 산업 관련 규제를 좀 대폭 완화해서 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또 공영방송의 수신료를 현실화해 제대로 된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최성준(방통위원장) :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 증진 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신문 등 전체 미디어 산업생태계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한 처우 개선 방안과 한국적 콘텐츠 육성을 위한 공공 기금을 마련하는 것도 해법 중 하나로 제시됐습니다.

KBS 뉴스 노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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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문화 수출 첨병 ‘한류 콘텐츠’ 위기…해법은?
    • 입력 2015-04-08 21:23:42
    • 수정2015-04-08 2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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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순수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KBS의 '겨울연가'입니다.

이 드라마로 촉발된 한류 열풍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케이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까지 중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한류 콘텐츠가 단순한 문화 상품이 아니라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이른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게임을 제외한 한류 콘텐츠 수출액은 2조 6천억 원, 한류 수출이 1% 증가할 때마다 소비재 수출과 관광객·투자 유치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류는 대내외적으로 거센 도전을 맞고 있습니다.

먼저, 옥유정 기자가 위협받고 있는 한류 콘텐츠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중국·일본 등서 모두 고전

<리포트>

청소년들의 반항과 갈등을 통해 학교의 속살을 드러낸 이 드라마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드라마 제작사는 곧바로 능력을 인정받아 중국의 한 IT기업으로부터 150억 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가뭄에 단비였습니다.

<인터뷰> 황창우(콘텐츠K 부사장) : "공중파 방송시장이 사실은 광고가 떨어지면서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자본이나 모든 것을 (공중파) 방송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하지만 이제는 국내보다는 중국 시청자들을 위한 프로그램 제작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중국은 더 나아가 국내 제작사를 통째로 사거나 유명 PD와 작가들을 영입해 직접 제작까지 시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올해부터 인터넷 방송에까지 수개월에 걸친 사전 심의를 받도록 하는 등 정부의 규제도 대폭 강화됐습니다.

길어진 심의 기간은 대중들의 수요를 즉각 충족시킬 수 없고 불법 유통의 가능성 마저 낳아 드라마 수출 가격을 폭락시켰습니다.

<인터뷰> 안병산(KBS 미디어 해외사업팀장) : "작년 대비해서 상대방 바이어들의 주문 가격이 1/2 내지 1/3정도로 하락되는 단가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한류의 본거지인 일본에서도 외교적 마찰로 한류 열풍이 식은데다 차이나 머니까지 공습에 나서면서 한류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 발목잡는 규제…재원도 바닥 ▼

<리포트>

이렇게 해외 사정이 안 좋은데, 내부 여건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우리 방송 콘텐츠 수출액의 80%를 차지하며,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만 해도, 각종 규제에 시달리며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광고 규젭니다.

광고 허용 시간을 보면 지상파 방송사가 유료방송사보다 훨씬 더 제약이 많고, 중간 광고도 유료방송은 허용, 지상파 방송은 불가로 차별적인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료방송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광고 수입이 늘어난 반면 지상파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는 수신료마저 35년째 제자리입니다.

이 여파로 지상파 방송사들의 제작비가 줄어들면서 과감한 투자로 해외에서 경쟁할 질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시간을 다투는 신기술 경쟁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초고화질 UHD TV만 해도, 요즘 새로 팔리는 TV 10대 가운데 4대는 UHD TV일 정도로 보급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곧 대세가 될 UHD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UHD TV에 맞는 한류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UHD 방송 허가가 늦어지면서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걸 스마트폰에 비유해볼까요?

최신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만, 이걸 제대로 쓰기 위한 고속통신망이나 앱은 없는 상황인 겁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위기는 곧 한류의 위기로 직결됩니다.

이 위기를 헤쳐나갈 해법은 없을까요?

노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

<리포트>

시청률 60%를 넘긴 드라마 '태조 왕건'으로부터, '징비록'까지!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지만 그 속내를 보면 마냥 즐겁고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2004년 '불멸의 이순신' 제작비는 편당 2억 7천만 원!

반면 '징비록'은 그 뒤 계속된 출연료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크게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규모 전투신 대신 스튜디오 촬영과 컴퓨터 그래픽이 늘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마의 경쟁력 조차 위기에 몰린 겁니다.

<인터뷰> 정준희 : "고품질의 좋은 대하 사극같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이것이 의문시 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체된 한류 콘텐츠의 발전을 위해선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우선, 규제를 완화해 광고 시장의 전체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해법이 제시됐습니다.

<인터뷰> 박현수(교수) : "빠르게 변화되는 매체 환경과 세계적 기준에 어울리게 우리도 광고 산업 관련 규제를 좀 대폭 완화해서 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또 공영방송의 수신료를 현실화해 제대로 된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최성준(방통위원장) :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 증진 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신문 등 전체 미디어 산업생태계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한 처우 개선 방안과 한국적 콘텐츠 육성을 위한 공공 기금을 마련하는 것도 해법 중 하나로 제시됐습니다.

KBS 뉴스 노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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