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

입력 2015.04.11 (07:35) 수정 2015.04.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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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택 객원 해설위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과 언론인터뷰로 인해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검찰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이를 둘러싼 정치적인 공방이 벌어지고 사회적 갈등이 커질 우려도 있습니다.

검찰 수사를 받던 유명 인사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최근 1년간 10차례가 넘습니다.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게 된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비리 혐의로 자살한 사람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무조건 검찰을 비난하는 태도보다는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판단과 비판이 중요합니다. 검찰은 국가의 핵심기관이고 법질서를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관행에 대해서는 엄밀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검찰은 ‘창’을 들고 공격하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워야 하는 소임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하기가 어렵겠지만, 지난 정권에 대한 수사가 다음정권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것을 과연 국민은 신뢰를 할까요? 실적에 급급한 무리한 수사에 대한 비판에 대해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의사식 수사’ 라고 떳떳하게 답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수사는 엄정하게 계속 진행되어야 합니다. 자원외교 비리로 국민의 세금이 얼마나 낭비됐는지 명백히 밝혀야 합니다. 또한 정치권의 자성도 필요합니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이 불신과 갈등으로 인해 결국 검찰에 책임을 떠넘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객관적 증거에 기초하여 유죄와 무죄를 가리는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검찰을 정쟁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도 철저히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은 환부만 정확하게 도려내는 명의처럼 죄가 있는 부분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정확하게 도려내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인격을 모욕하거나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이른바 토끼몰이식 수사도 영원히 사라지기를 기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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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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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택 객원 해설위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과 언론인터뷰로 인해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검찰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이를 둘러싼 정치적인 공방이 벌어지고 사회적 갈등이 커질 우려도 있습니다.

검찰 수사를 받던 유명 인사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최근 1년간 10차례가 넘습니다.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게 된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비리 혐의로 자살한 사람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무조건 검찰을 비난하는 태도보다는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판단과 비판이 중요합니다. 검찰은 국가의 핵심기관이고 법질서를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관행에 대해서는 엄밀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검찰은 ‘창’을 들고 공격하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워야 하는 소임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하기가 어렵겠지만, 지난 정권에 대한 수사가 다음정권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것을 과연 국민은 신뢰를 할까요? 실적에 급급한 무리한 수사에 대한 비판에 대해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의사식 수사’ 라고 떳떳하게 답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수사는 엄정하게 계속 진행되어야 합니다. 자원외교 비리로 국민의 세금이 얼마나 낭비됐는지 명백히 밝혀야 합니다. 또한 정치권의 자성도 필요합니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이 불신과 갈등으로 인해 결국 검찰에 책임을 떠넘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객관적 증거에 기초하여 유죄와 무죄를 가리는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검찰을 정쟁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도 철저히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은 환부만 정확하게 도려내는 명의처럼 죄가 있는 부분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정확하게 도려내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인격을 모욕하거나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이른바 토끼몰이식 수사도 영원히 사라지기를 기대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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