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 나던 ELS’ 인기 주춤…청약 미달 사례도

입력 2015.04.2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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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금리 마이너스 시대에도 연 7∼8%의 짭짤한 수익을 앞세워 불티나게 팔리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가 한풀 꺾였다.

모처럼 '박스피'(박스권 코스피)를 벗어난 국내 증시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증시도 동반 강세를 펼치자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직접 투자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 "찍어내기 바빴는데"…ELS 청약 '0'의 굴욕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급증세를 보이던 ELS 발행량이 이달 들어 주춤해졌다.

지난달 6조3천858억원이던 ELS 발행량은 이달 1∼17일까지 2조5천308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들은 이달에도 새 ELS 상품을 쏟아내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그러나 모집 목표액에 한참 미달하거나 아예 찾는 손님이 없어 발행 계획이 취소된 사례도 속출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5∼17일 2개의 ELS 상품을 30억원 어치씩 판매하려고 내놨으나, 청약자가 아예 없어 한 상품의 발행을 취소했다. 나머지 한 상품도 고객 5명으로부터 1억2천만원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현대증권도 각각 198억원 한도로 내놓은 ELS 상품 3개 중에서 청약자가 전무한 한 개 상품의 발행 계획을 없던 일로 했다.

대신증권의 '크레온 다이렉트 ELS 201회 주가연계증권(원금비보장형)'과 하이투자증권의 '제770회 파생결합증권'도 청약액이 모집 목표액의 각각 1.34%와 4.5%에 불과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ELS를 찍어내는 게 일이었는데 최근 들어선 발행 자체가 취소되는 등 인기가 주춤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투자자들, 주식 직접 투자로 눈 돌려

파생상품인 ELS는 증시가 박스권에 맴돈 최근 수년간 이자 생활을 하는 중·장년층 사이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2013년 20조6천42억원이던 ELS 발행액은 작년 40조5천121억원으로 1년 새 배가 됐다.

올해 1분기 발행액도 14조6천357억원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 7조1천683원의 배를 넘었다.

ELS의 인기는 변동성이 작아 원금 손실을 보는 경우가 드물고 연 5∼8%의 수익을 추구하는데서 비롯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정기예금을 대체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식된 것이다.

그러던 ELS의 판매가 이달 들어 주춤한 것은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여윳돈을 가진 투자자들이 주식 직접 투자에 나서거나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나서는 등 위험 자산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ELS 판매가 줄어든 것은 올해 1분기에 워낙 많이 팔린 데 대한 숨 고르기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주식시장이 워낙 강세를 보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적은 수익을 내는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주가 상승으로 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ELS에 가입해도 조기 상환에 성공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최근 ELS 인기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도 있는 만큼 ELS 투자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ELS는 원금 손실인 녹인(knock-in)이 발생하려면 기초자산의 가격이 30∼40% 이상 폭락해야 한다. 녹인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증시가 조정장세로 들어가면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일에 기초자산이 개설 당시의 85∼90%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할 때라는 것이다. 조기상환일에 수익을 내고 빠져나오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ELS에 최장 3년까지 돈을 묻어둬야 한다.

전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ELS 투자에 나설 때는 그리스 채무 상환 문제와 미국 금리 인상 시기 등의 시장 변동성과 ELS의 조기 상환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다는 점, 길게는 3년까지 목돈을 묻어둬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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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티 나던 ELS’ 인기 주춤…청약 미달 사례도
    • 입력 2015-04-21 08:57:07
    연합뉴스
실질 금리 마이너스 시대에도 연 7∼8%의 짭짤한 수익을 앞세워 불티나게 팔리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가 한풀 꺾였다. 모처럼 '박스피'(박스권 코스피)를 벗어난 국내 증시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증시도 동반 강세를 펼치자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직접 투자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 "찍어내기 바빴는데"…ELS 청약 '0'의 굴욕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급증세를 보이던 ELS 발행량이 이달 들어 주춤해졌다. 지난달 6조3천858억원이던 ELS 발행량은 이달 1∼17일까지 2조5천308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들은 이달에도 새 ELS 상품을 쏟아내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그러나 모집 목표액에 한참 미달하거나 아예 찾는 손님이 없어 발행 계획이 취소된 사례도 속출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5∼17일 2개의 ELS 상품을 30억원 어치씩 판매하려고 내놨으나, 청약자가 아예 없어 한 상품의 발행을 취소했다. 나머지 한 상품도 고객 5명으로부터 1억2천만원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현대증권도 각각 198억원 한도로 내놓은 ELS 상품 3개 중에서 청약자가 전무한 한 개 상품의 발행 계획을 없던 일로 했다. 대신증권의 '크레온 다이렉트 ELS 201회 주가연계증권(원금비보장형)'과 하이투자증권의 '제770회 파생결합증권'도 청약액이 모집 목표액의 각각 1.34%와 4.5%에 불과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ELS를 찍어내는 게 일이었는데 최근 들어선 발행 자체가 취소되는 등 인기가 주춤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투자자들, 주식 직접 투자로 눈 돌려 파생상품인 ELS는 증시가 박스권에 맴돈 최근 수년간 이자 생활을 하는 중·장년층 사이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2013년 20조6천42억원이던 ELS 발행액은 작년 40조5천121억원으로 1년 새 배가 됐다. 올해 1분기 발행액도 14조6천357억원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 7조1천683원의 배를 넘었다. ELS의 인기는 변동성이 작아 원금 손실을 보는 경우가 드물고 연 5∼8%의 수익을 추구하는데서 비롯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정기예금을 대체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식된 것이다. 그러던 ELS의 판매가 이달 들어 주춤한 것은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여윳돈을 가진 투자자들이 주식 직접 투자에 나서거나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나서는 등 위험 자산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ELS 판매가 줄어든 것은 올해 1분기에 워낙 많이 팔린 데 대한 숨 고르기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주식시장이 워낙 강세를 보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적은 수익을 내는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주가 상승으로 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ELS에 가입해도 조기 상환에 성공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최근 ELS 인기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도 있는 만큼 ELS 투자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ELS는 원금 손실인 녹인(knock-in)이 발생하려면 기초자산의 가격이 30∼40% 이상 폭락해야 한다. 녹인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증시가 조정장세로 들어가면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일에 기초자산이 개설 당시의 85∼90%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할 때라는 것이다. 조기상환일에 수익을 내고 빠져나오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ELS에 최장 3년까지 돈을 묻어둬야 한다. 전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ELS 투자에 나설 때는 그리스 채무 상환 문제와 미국 금리 인상 시기 등의 시장 변동성과 ELS의 조기 상환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다는 점, 길게는 3년까지 목돈을 묻어둬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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