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회] “살아있는 거장의 102번째 시행착오”…‘화장’

입력 2015.04.21 (19:31) 수정 2015.04.2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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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거장의 102번째 시행착오”...‘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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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투병 아내와 젊은 여자 사이에 놓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이 개봉했습니다.

‘영원한 현역’, ‘살아있는 거장’ 등의 찬사를 받고 있는 임 감독의 102번째 작품이자, 국민 배우 안성기의 열연, 인기 작가 김훈의 소설을 영화화했다는 면에서 개봉 전부터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는데요.

하지만 강유정, 최광희 두 영화평론가는 이 모든 것들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노장’의 투혼에는 박수를 칠 수 있을지 몰라도 “작품만큼은 별도로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죠.

“문장력이 뛰어난 김훈 작가의 소설을 영화적 언어로 옮겨오는데는 실패했다”(강유정)

“소설의 영화화에 필수적이라 할 영화 감독으로서의 재해석과 영화적 서사 전략이 모두 부재하다”(최광희)

임 감독에 대해선 ‘경의’와 ‘존경’을 표할 수 있지만 ‘작품’에 대해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두 영화 평론가는 국민배우 안성기의 연기력에도 물음표를 던졌는데요, 어떤 ‘쓴소리’일까요?

요즘 인기있는 개그콘서트 ‘민상 토론’의 말을 빌려오자면, “두 평론가의 주장은 개인적인 견해로 프로그램 제작진의 견해와는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
영화로 표현하는 ‘우아한’ 관심...‘이미테이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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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 체계 ‘이니그마’에 고전하던 연합군은 결국 ‘암호 해독팀’ 이른바 ‘뇌섹남 프로젝트’를 가동하기로 결정하는데요, 여기에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이 합류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로 이끌어가는 서사의 힘이나 연출력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 영화의 미덕은 희대의 천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청산가리에 적신 사과로 자살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기구한 운명을 다뤘다는 점입니다.

생각보다 드라마틱한 세상, 생각보다 더 험난한 드라마...

우리가 영화를 통해 ‘우아한 관심’이라는 걸 표현할 수 있다면, 위기에 처해 억울한 생애를 마감할 수 밖에 없었던 ‘앨런 튜링’...그를 다시 조심스럽게 객관적 거리에서 바라보는 그 일이라고 강유정 교수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국 배우들의 우아한 향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건 덤이죠.


까칠한 시선까칠한 시선
“대한민국 30대 여배우들...다 어디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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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캐릭터 위주로 돌아가는 한국 영화계에서 30대 여배우들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역할만 맡고 있는게 지금의 현실이죠.

정말 한창 물오른 연기력과 미모를 뽐내야 할 30대 여배우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 이후 감감 무소식인 임수정,
2011년 ‘너는 펫’을 찍곤 충무로에 두번 다시 발걸음 하지 않는 김하늘,
여기에 최강희, 수애, 이나영 등등...
특히 전지현과 김태희는 CF에서만 볼 수 있어 배우가 아니라 ‘모델’아니냐는 우스개까지 나오고 있죠.

일본과 할리우드, 한국 독립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배두나 정도만 30대 여배우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정도입니다.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주연을 하기엔 어정쩡하고, 그렇다고 스릴러나 액션의 단독 주연을 맡기엔 흥행적인 부담이 뒤따르는 30대 여배우들...

그녀들을 더 자주 보기 위해서는 주연, 조연을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려는 여배우들의 의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개발해 그들에게 믿고 맡기는 충무로의 시스템도 물론 뒷받침 돼야 합니다.

하나마나한 뻔한 소리 한다고 최광희 평론가에게 한소리 듣겠네요.


윤성현PD의 음악은 영화다윤성현PD의 음악은 영화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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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은 덧없고
내리는 비는 슬픈...
그야말로 잔인한 4월”이기에

우리는 이번 주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들의 방’을 준비했습니다.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바닷가 마을, 평온하고 단란하게 살아가던 네 식구가 아들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소멸되고 치유되는 과정을 담담하지만 밀도있게 그린 영화입니다.

평온한 가족이 일상을 되찾기엔 슬픔의 크기가 너무 압도적이었을까요
이들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마음도 가라앉지 못하고 계속 부유합니다.
“상상조차 어려운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
타인의 거대한 상실과 슬픔에 대해
우리는 말할 수 없는 무례함과 모욕”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안의 전근대성과 야만,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마저 드는 나날”같다며 윤 피디는 절망합니다.

그렇지만 “불편함과 지겨움까지도 기꺼이 감내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사실”

이것이 바로 브라이언 이노의 OST 선율에 담아 여러분께 보내는 윤성현 피디의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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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부비2 “살아있는 거장의 102번째 시행착오”...‘화장’ 다시보기


‘뇌종양 투병 아내와 젊은 여자 사이에 놓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이 개봉했습니다.

‘영원한 현역’, ‘살아있는 거장’ 등의 찬사를 받고 있는 임 감독의 102번째 작품이자, 국민 배우 안성기의 열연, 인기 작가 김훈의 소설을 영화화했다는 면에서 개봉 전부터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는데요.

하지만 강유정, 최광희 두 영화평론가는 이 모든 것들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노장’의 투혼에는 박수를 칠 수 있을지 몰라도 “작품만큼은 별도로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죠.

“문장력이 뛰어난 김훈 작가의 소설을 영화적 언어로 옮겨오는데는 실패했다”(강유정)

“소설의 영화화에 필수적이라 할 영화 감독으로서의 재해석과 영화적 서사 전략이 모두 부재하다”(최광희)

임 감독에 대해선 ‘경의’와 ‘존경’을 표할 수 있지만 ‘작품’에 대해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두 영화 평론가는 국민배우 안성기의 연기력에도 물음표를 던졌는데요, 어떤 ‘쓴소리’일까요?

요즘 인기있는 개그콘서트 ‘민상 토론’의 말을 빌려오자면, “두 평론가의 주장은 개인적인 견해로 프로그램 제작진의 견해와는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 영화로 표현하는 ‘우아한’ 관심...‘이미테이션 게임’ 다시보기


치열했던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 체계 ‘이니그마’에 고전하던 연합군은 결국 ‘암호 해독팀’ 이른바 ‘뇌섹남 프로젝트’를 가동하기로 결정하는데요, 여기에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이 합류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로 이끌어가는 서사의 힘이나 연출력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 영화의 미덕은 희대의 천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청산가리에 적신 사과로 자살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기구한 운명을 다뤘다는 점입니다.

생각보다 드라마틱한 세상, 생각보다 더 험난한 드라마...

우리가 영화를 통해 ‘우아한 관심’이라는 걸 표현할 수 있다면, 위기에 처해 억울한 생애를 마감할 수 밖에 없었던 ‘앨런 튜링’...그를 다시 조심스럽게 객관적 거리에서 바라보는 그 일이라고 강유정 교수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국 배우들의 우아한 향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건 덤이죠.


까칠한 시선 “대한민국 30대 여배우들...다 어디갔어?” 다시보기


남성 캐릭터 위주로 돌아가는 한국 영화계에서 30대 여배우들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역할만 맡고 있는게 지금의 현실이죠.

정말 한창 물오른 연기력과 미모를 뽐내야 할 30대 여배우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 이후 감감 무소식인 임수정,
2011년 ‘너는 펫’을 찍곤 충무로에 두번 다시 발걸음 하지 않는 김하늘,
여기에 최강희, 수애, 이나영 등등...
특히 전지현과 김태희는 CF에서만 볼 수 있어 배우가 아니라 ‘모델’아니냐는 우스개까지 나오고 있죠.

일본과 할리우드, 한국 독립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배두나 정도만 30대 여배우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정도입니다.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주연을 하기엔 어정쩡하고, 그렇다고 스릴러나 액션의 단독 주연을 맡기엔 흥행적인 부담이 뒤따르는 30대 여배우들...

그녀들을 더 자주 보기 위해서는 주연, 조연을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려는 여배우들의 의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개발해 그들에게 믿고 맡기는 충무로의 시스템도 물론 뒷받침 돼야 합니다.

하나마나한 뻔한 소리 한다고 최광희 평론가에게 한소리 듣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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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은 덧없고
내리는 비는 슬픈...
그야말로 잔인한 4월”이기에

우리는 이번 주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들의 방’을 준비했습니다.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바닷가 마을, 평온하고 단란하게 살아가던 네 식구가 아들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소멸되고 치유되는 과정을 담담하지만 밀도있게 그린 영화입니다.

평온한 가족이 일상을 되찾기엔 슬픔의 크기가 너무 압도적이었을까요
이들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마음도 가라앉지 못하고 계속 부유합니다.
“상상조차 어려운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
타인의 거대한 상실과 슬픔에 대해
우리는 말할 수 없는 무례함과 모욕”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안의 전근대성과 야만,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마저 드는 나날”같다며 윤 피디는 절망합니다.

그렇지만 “불편함과 지겨움까지도 기꺼이 감내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사실”

이것이 바로 브라이언 이노의 OST 선율에 담아 여러분께 보내는 윤성현 피디의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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