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병환 비관’ 50대 자살 소동…경찰관 기지로 막아
입력 2015.05.03 (06:54)
수정 2015.05.03 (15: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내가 열까지 세고 뛰어내릴 거야!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 "잠깐만요, 못 들었어요. 다시, 다시." "진짜 뛰어내릴 거야! 하나, 둘, 셋, …."
아내의 투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50대 남성이 경찰관의 기지로 목숨을 살렸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13층에 사는 양모(56)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식당 일을 하던 아내가 돌연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다.
슬픔도 슬픔이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수술비만 1천700만원이 나왔고, 수술 후에도 간병비 등 명목으로 매달 400여만원이 들었다.
양씨는 딸과 교대하며 1년 가까이 아내의 병간호를 하면서 점차 절망에 빠져들었다.
그 절망은 '어미가 환자인데 누가 딸에게 장가를 올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구체적이 됐다.
양씨는 2일 병원 침상에 누운 아내에게 "여보, 나 한동안 어디 멀리 다녀올게"라며 작별인사를 하고 딸과 교대해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뒤 오후 3시55분께 술에 취한 채 자택 베란다 1.3m 높이 난간 위에 올랐다.
이런 그의 모습을 가장 먼저 본 것은 맞은편 아파트의 주민들이었다.
주민들은 앞다퉈 112와 119에 신고했고, 마침 근처를 순찰 중이던 정릉파출소 김강복(52) 경위와 홍종철(47) 경사는 1분여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두 경찰관이 도착한 순간 양씨는 열까지 다 세면 뛰어내리겠다며 천천히 숫자를 세 나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
소방용 에어 매트라도 펼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마음이 다급해진 홍 경사는 갑자기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니, 아니, 아저씨, 잘 안 들려요. 못 들었어요. 다시, 다시. 처음부터."
이래도 괜찮을까 싶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홍 경사의 방법이 통했다.
술에 취한 양씨는 짜증을 내면서도 순순히 홍 경사의 말에 따랐다.
"아니, 나 진짜 뛰어내릴 거라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
"아저씨, 중간에 숫자 빼먹었잖아요. 다시!"
홍 경사가 이러기를 몇 차례 반복하는 동안 김 경위는 곧바로 양씨의 자택으로 향했다.
다행히 문이 잠겨 있지 않아 바로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김 경위는 발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베란다로 향했다.
그리고 양씨의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 목과 허리춤을 잡고 그를 베란다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당시 양씨는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난간 위에 올려둔 상태였다.
조금만 균형을 잃어도 13층 아래로 떨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양씨는 "앞으로 3분만 더 있으면 죽을 것이었는데 왜 왔느냐"며 "죽게 내버려두라"고 반발했지만 두 경찰관은 1시간가량 양씨를 달랜 뒤 의정부에 사는 친척에게 인계했다.
양씨는 이 소동을 아내와 딸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경찰은 양씨의 베란다에서 소주 빈병 하나와 막걸리 빈병 하나를 발견했다고 3일 전했다.
아내의 투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50대 남성이 경찰관의 기지로 목숨을 살렸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13층에 사는 양모(56)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식당 일을 하던 아내가 돌연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다.
슬픔도 슬픔이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수술비만 1천700만원이 나왔고, 수술 후에도 간병비 등 명목으로 매달 400여만원이 들었다.
양씨는 딸과 교대하며 1년 가까이 아내의 병간호를 하면서 점차 절망에 빠져들었다.
그 절망은 '어미가 환자인데 누가 딸에게 장가를 올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구체적이 됐다.
양씨는 2일 병원 침상에 누운 아내에게 "여보, 나 한동안 어디 멀리 다녀올게"라며 작별인사를 하고 딸과 교대해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뒤 오후 3시55분께 술에 취한 채 자택 베란다 1.3m 높이 난간 위에 올랐다.
이런 그의 모습을 가장 먼저 본 것은 맞은편 아파트의 주민들이었다.
주민들은 앞다퉈 112와 119에 신고했고, 마침 근처를 순찰 중이던 정릉파출소 김강복(52) 경위와 홍종철(47) 경사는 1분여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두 경찰관이 도착한 순간 양씨는 열까지 다 세면 뛰어내리겠다며 천천히 숫자를 세 나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
소방용 에어 매트라도 펼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마음이 다급해진 홍 경사는 갑자기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니, 아니, 아저씨, 잘 안 들려요. 못 들었어요. 다시, 다시. 처음부터."
이래도 괜찮을까 싶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홍 경사의 방법이 통했다.
술에 취한 양씨는 짜증을 내면서도 순순히 홍 경사의 말에 따랐다.
"아니, 나 진짜 뛰어내릴 거라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
"아저씨, 중간에 숫자 빼먹었잖아요. 다시!"
홍 경사가 이러기를 몇 차례 반복하는 동안 김 경위는 곧바로 양씨의 자택으로 향했다.
다행히 문이 잠겨 있지 않아 바로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김 경위는 발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베란다로 향했다.
그리고 양씨의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 목과 허리춤을 잡고 그를 베란다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당시 양씨는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난간 위에 올려둔 상태였다.
조금만 균형을 잃어도 13층 아래로 떨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양씨는 "앞으로 3분만 더 있으면 죽을 것이었는데 왜 왔느냐"며 "죽게 내버려두라"고 반발했지만 두 경찰관은 1시간가량 양씨를 달랜 뒤 의정부에 사는 친척에게 인계했다.
양씨는 이 소동을 아내와 딸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경찰은 양씨의 베란다에서 소주 빈병 하나와 막걸리 빈병 하나를 발견했다고 3일 전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내 병환 비관’ 50대 자살 소동…경찰관 기지로 막아
-
- 입력 2015-05-03 06:54:43
- 수정2015-05-03 15:33:11
"내가 열까지 세고 뛰어내릴 거야!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 "잠깐만요, 못 들었어요. 다시, 다시." "진짜 뛰어내릴 거야! 하나, 둘, 셋, …."
아내의 투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50대 남성이 경찰관의 기지로 목숨을 살렸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13층에 사는 양모(56)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식당 일을 하던 아내가 돌연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다.
슬픔도 슬픔이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수술비만 1천700만원이 나왔고, 수술 후에도 간병비 등 명목으로 매달 400여만원이 들었다.
양씨는 딸과 교대하며 1년 가까이 아내의 병간호를 하면서 점차 절망에 빠져들었다.
그 절망은 '어미가 환자인데 누가 딸에게 장가를 올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구체적이 됐다.
양씨는 2일 병원 침상에 누운 아내에게 "여보, 나 한동안 어디 멀리 다녀올게"라며 작별인사를 하고 딸과 교대해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뒤 오후 3시55분께 술에 취한 채 자택 베란다 1.3m 높이 난간 위에 올랐다.
이런 그의 모습을 가장 먼저 본 것은 맞은편 아파트의 주민들이었다.
주민들은 앞다퉈 112와 119에 신고했고, 마침 근처를 순찰 중이던 정릉파출소 김강복(52) 경위와 홍종철(47) 경사는 1분여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두 경찰관이 도착한 순간 양씨는 열까지 다 세면 뛰어내리겠다며 천천히 숫자를 세 나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
소방용 에어 매트라도 펼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마음이 다급해진 홍 경사는 갑자기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니, 아니, 아저씨, 잘 안 들려요. 못 들었어요. 다시, 다시. 처음부터."
이래도 괜찮을까 싶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홍 경사의 방법이 통했다.
술에 취한 양씨는 짜증을 내면서도 순순히 홍 경사의 말에 따랐다.
"아니, 나 진짜 뛰어내릴 거라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
"아저씨, 중간에 숫자 빼먹었잖아요. 다시!"
홍 경사가 이러기를 몇 차례 반복하는 동안 김 경위는 곧바로 양씨의 자택으로 향했다.
다행히 문이 잠겨 있지 않아 바로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김 경위는 발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베란다로 향했다.
그리고 양씨의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 목과 허리춤을 잡고 그를 베란다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당시 양씨는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난간 위에 올려둔 상태였다.
조금만 균형을 잃어도 13층 아래로 떨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양씨는 "앞으로 3분만 더 있으면 죽을 것이었는데 왜 왔느냐"며 "죽게 내버려두라"고 반발했지만 두 경찰관은 1시간가량 양씨를 달랜 뒤 의정부에 사는 친척에게 인계했다.
양씨는 이 소동을 아내와 딸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경찰은 양씨의 베란다에서 소주 빈병 하나와 막걸리 빈병 하나를 발견했다고 3일 전했다.
아내의 투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50대 남성이 경찰관의 기지로 목숨을 살렸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13층에 사는 양모(56)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식당 일을 하던 아내가 돌연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다.
슬픔도 슬픔이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수술비만 1천700만원이 나왔고, 수술 후에도 간병비 등 명목으로 매달 400여만원이 들었다.
양씨는 딸과 교대하며 1년 가까이 아내의 병간호를 하면서 점차 절망에 빠져들었다.
그 절망은 '어미가 환자인데 누가 딸에게 장가를 올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구체적이 됐다.
양씨는 2일 병원 침상에 누운 아내에게 "여보, 나 한동안 어디 멀리 다녀올게"라며 작별인사를 하고 딸과 교대해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뒤 오후 3시55분께 술에 취한 채 자택 베란다 1.3m 높이 난간 위에 올랐다.
이런 그의 모습을 가장 먼저 본 것은 맞은편 아파트의 주민들이었다.
주민들은 앞다퉈 112와 119에 신고했고, 마침 근처를 순찰 중이던 정릉파출소 김강복(52) 경위와 홍종철(47) 경사는 1분여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두 경찰관이 도착한 순간 양씨는 열까지 다 세면 뛰어내리겠다며 천천히 숫자를 세 나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
소방용 에어 매트라도 펼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마음이 다급해진 홍 경사는 갑자기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니, 아니, 아저씨, 잘 안 들려요. 못 들었어요. 다시, 다시. 처음부터."
이래도 괜찮을까 싶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홍 경사의 방법이 통했다.
술에 취한 양씨는 짜증을 내면서도 순순히 홍 경사의 말에 따랐다.
"아니, 나 진짜 뛰어내릴 거라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
"아저씨, 중간에 숫자 빼먹었잖아요. 다시!"
홍 경사가 이러기를 몇 차례 반복하는 동안 김 경위는 곧바로 양씨의 자택으로 향했다.
다행히 문이 잠겨 있지 않아 바로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김 경위는 발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베란다로 향했다.
그리고 양씨의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 목과 허리춤을 잡고 그를 베란다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당시 양씨는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난간 위에 올려둔 상태였다.
조금만 균형을 잃어도 13층 아래로 떨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양씨는 "앞으로 3분만 더 있으면 죽을 것이었는데 왜 왔느냐"며 "죽게 내버려두라"고 반발했지만 두 경찰관은 1시간가량 양씨를 달랜 뒤 의정부에 사는 친척에게 인계했다.
양씨는 이 소동을 아내와 딸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경찰은 양씨의 베란다에서 소주 빈병 하나와 막걸리 빈병 하나를 발견했다고 3일 전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