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 한국,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한순간에 확”

입력 2015.05.03 (09:00) 수정 2015.05.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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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한반도에는 무슨 일이 생겼을까요? 2011년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고, 그 해에 1년 동안에 발생한 지진 빈도가 전년도에 발생한 빈도의 2배를 넘었어요.” (홍태경 연세대 교수 인터뷰)

네팔 지진 발생 직후에 취재파일 K 팀은 홍태경 연세대 교수를 만났습니다. 지진과 관련된 심층 기획을 제작하기 위한 인터뷰였습니다. 인터뷰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조선왕조실록 등에 기록된 한반도의 지진역사에 대한 홍 교수의 해석이었습니다. 다른 학자나 정부 관계자는 그 기록의 모호함과 불확실성에 방점을 두고 있데, 홍 교수는 역사 기록 뒤에 숨어 있는 것을 봐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조선왕조실록 같은데 보면 이 한반도 동쪽에 지진해일 피해가 있어요. 이게 울진 앞바다에서 난 지진 때문인지는 확실치는 않아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일본 서해안 쪽에 그러니까 우리 동해안 쪽에서 지진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또 조선왕조실록에 나와 있는 피해 기록을 지진 규모로 재환산을 하고 측정을 해본 결과 이를 규모 7이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 규모 7이 안된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관측하지 못한 지진 규모 정도는 된다는 것입니다. 또 당시에도 큰 피해가 없었을 경우 지진이 났어도 자세히 기록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홍태경 교수는 직설적인 화법으로도 유명합니다. '한국도 이제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인데, 그 근거에 대한 설명도 명쾌했습니다.



"한반도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끌려가는 일이 벌어지거든요. 한반도 동쪽에 있는 울릉도가 5cm 정도 끌려가게 되고. 우리나라 서해 쪽은 2cm 정도 끌려가게 돼요. 그럼 전체적으로 한반도는 동쪽으로 많이 끌려가고 서쪽은 조금 끌려가니까 전체 길이가 결과적으로 확장된 효과가 벌어지는 거예요. 3cm 정도가 늘어난 셈이거든요. 3cm면 얼마 안 된 것 같아도 땅 입장에서는 막대한 힘의 변화가 생긴 거예요. 막 이렇게 압축력을 받고 있다가 일순간에 확 늘어나는 힘이 작용하는 거거든요."

땅이 동-서로 늘어난 것과 지진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는데,홍 교수는 이에 대해 설명을 최근 논문에 포함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열도에선 태평양판과 필리핀판이 충돌합니다. 이 충돌 힘이 한반도까지 전달되고 한반도는 동서방향으로 압축력이 작용해서 지진이 발생하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갑자기 끌려가면서 그 압축력이 갑자기 약화한 것이죠. 과거에 100이라는 힘이 작용했을 때 지진이 날 것이 100이라는 힘이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땅이 잡아당겨 지면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런 현상을 최초로 목격해서 보고한 것이고 학계에서는 그래서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홍태경 교수와 시각은 다르지만, 지진에 대한 준비태세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는 건설-환경 분야 학자는 매우 많습니다. 이 가운데 김재관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이미 90년대 후반 남한산성 지하에서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보고서를 낸 적이 있습니다.

“지진피해 상황을 실제 보시면 알지만, 대부분의 인명 손상은 저층 구조물 파괴에서 생깁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같으면 중저층 구조물이 위험하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현재 내진 설계 기준에서는 3층 이상 건물만 법정 내진 설계 대상으로 돼 있는데 학교 시설 같은 경우는 좀 예외로 해서 오래된 학교 건물도 시급하게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김재관 서울대 교수 인터뷰 중)




물론 몇몇 전문가의 말만을 근거로 한국에서 지진이 조만간 발생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도한 비약일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의미는 모든 국민이 마음을 놓지 말고 꾸준히 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상청과 같은 기관도 지진화산정책과의 예산을 꾸준히 늘려야 하지만 올해의 경우 삭감된 상태라고 합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 조기 경보에 걸리는 시간을 50초 대에서 10초대로 줄이고, 지진 담당 부서 인원을 10명 이상 늘리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 모두 네팔 지진 참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우리나라도 지진에 대한 준비를 더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5월 3일 밤 11시 20분 방송되는 [취재파일 K '대지진...한국은 안전한가?]에서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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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퍼] 한국,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한순간에 확”
    • 입력 2015-05-03 09:00:46
    • 수정2015-05-06 15: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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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한반도에는 무슨 일이 생겼을까요? 2011년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고, 그 해에 1년 동안에 발생한 지진 빈도가 전년도에 발생한 빈도의 2배를 넘었어요.” (홍태경 연세대 교수 인터뷰)

네팔 지진 발생 직후에 취재파일 K 팀은 홍태경 연세대 교수를 만났습니다. 지진과 관련된 심층 기획을 제작하기 위한 인터뷰였습니다. 인터뷰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조선왕조실록 등에 기록된 한반도의 지진역사에 대한 홍 교수의 해석이었습니다. 다른 학자나 정부 관계자는 그 기록의 모호함과 불확실성에 방점을 두고 있데, 홍 교수는 역사 기록 뒤에 숨어 있는 것을 봐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조선왕조실록 같은데 보면 이 한반도 동쪽에 지진해일 피해가 있어요. 이게 울진 앞바다에서 난 지진 때문인지는 확실치는 않아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일본 서해안 쪽에 그러니까 우리 동해안 쪽에서 지진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또 조선왕조실록에 나와 있는 피해 기록을 지진 규모로 재환산을 하고 측정을 해본 결과 이를 규모 7이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 규모 7이 안된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관측하지 못한 지진 규모 정도는 된다는 것입니다. 또 당시에도 큰 피해가 없었을 경우 지진이 났어도 자세히 기록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홍태경 교수는 직설적인 화법으로도 유명합니다. '한국도 이제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인데, 그 근거에 대한 설명도 명쾌했습니다.



"한반도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끌려가는 일이 벌어지거든요. 한반도 동쪽에 있는 울릉도가 5cm 정도 끌려가게 되고. 우리나라 서해 쪽은 2cm 정도 끌려가게 돼요. 그럼 전체적으로 한반도는 동쪽으로 많이 끌려가고 서쪽은 조금 끌려가니까 전체 길이가 결과적으로 확장된 효과가 벌어지는 거예요. 3cm 정도가 늘어난 셈이거든요. 3cm면 얼마 안 된 것 같아도 땅 입장에서는 막대한 힘의 변화가 생긴 거예요. 막 이렇게 압축력을 받고 있다가 일순간에 확 늘어나는 힘이 작용하는 거거든요."

땅이 동-서로 늘어난 것과 지진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는데,홍 교수는 이에 대해 설명을 최근 논문에 포함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열도에선 태평양판과 필리핀판이 충돌합니다. 이 충돌 힘이 한반도까지 전달되고 한반도는 동서방향으로 압축력이 작용해서 지진이 발생하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갑자기 끌려가면서 그 압축력이 갑자기 약화한 것이죠. 과거에 100이라는 힘이 작용했을 때 지진이 날 것이 100이라는 힘이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땅이 잡아당겨 지면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런 현상을 최초로 목격해서 보고한 것이고 학계에서는 그래서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홍태경 교수와 시각은 다르지만, 지진에 대한 준비태세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는 건설-환경 분야 학자는 매우 많습니다. 이 가운데 김재관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이미 90년대 후반 남한산성 지하에서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보고서를 낸 적이 있습니다.

“지진피해 상황을 실제 보시면 알지만, 대부분의 인명 손상은 저층 구조물 파괴에서 생깁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같으면 중저층 구조물이 위험하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현재 내진 설계 기준에서는 3층 이상 건물만 법정 내진 설계 대상으로 돼 있는데 학교 시설 같은 경우는 좀 예외로 해서 오래된 학교 건물도 시급하게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김재관 서울대 교수 인터뷰 중)




물론 몇몇 전문가의 말만을 근거로 한국에서 지진이 조만간 발생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도한 비약일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의미는 모든 국민이 마음을 놓지 말고 꾸준히 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상청과 같은 기관도 지진화산정책과의 예산을 꾸준히 늘려야 하지만 올해의 경우 삭감된 상태라고 합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 조기 경보에 걸리는 시간을 50초 대에서 10초대로 줄이고, 지진 담당 부서 인원을 10명 이상 늘리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 모두 네팔 지진 참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우리나라도 지진에 대한 준비를 더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5월 3일 밤 11시 20분 방송되는 [취재파일 K '대지진...한국은 안전한가?]에서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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