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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잔인할 수 없다…김정은식 ‘공포정치’
입력 2015.05.03 (09:00) 수정 2015.05.03 (14:45) 정치
2013년 12월12일 전 세계는 북한에서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정일 시대 40여 년 동안 권력의 2인자 역할을 해오며, 김정은 체제 후견인 역할을 맡았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당시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을 정변모의 혐의로 처형하면서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열백번 바뀌어도 변할 수도 바뀔 수도 없는 것이 백두의 혈통”이라고 강조하며 공포 정치의 서막을 알렸다.

■ 집권 후 계속되는 ‘피의 정치’

2011년 집권 이후 김정은은 ‘공포 정치’,‘피의 정치’를 통해 자신의 자리를 보전해 왔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김정은은 올해 들어서만 15명의 고위 관계자들을 처형했다.

김정은은 지난 1월 산림복구 사업자 책임자 중 한 명인 임업성 부상을 ‘본보기’로 처형했다.

처형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의 지시에 불복하거나 미흡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자유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북한에서는 익숙한 일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11월 평양 중앙양묘장에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산림이 황폐해진 점을 지적하고 직접 군인들과 나무를 심는 등 산림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산림복구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관련 간부들을 공개 비판하는가 하면 불만을 토로한 주무 부처 담당자인 임업성 부상을 '시범 사례'로 전격 처형한 것이다.

같은 차관급인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도 김정은의 지시에 '쓴소리'를 했다가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쑥섬에 들어서는 '과학기술전당'의 지붕 모양을 '돔' 형태로 설계했던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김일성화 꽃 모양으로 바꾸라는 지시에 시공도 어렵고 공기도 연장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가 지난 2월 처형당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이밖에 한국 드라마 시청 등 '사상 이완' 현상을 막고 사회 기강을 세우기 위한 총살도 빈번히 자행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에는 이송길 해주시당 책임비서 등 황해남도와 중앙의 당 간부 10여 명이 한국 드라마 시청 등의 죄목으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음란 동영상 추문에 휘말렸던 은하수 관현악단의 총감독을 비롯한 관계자 4명이 간첩 혐의로 총살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된 고위 관리는 2012년 17명, 2013년 10명, 지난해 41명으로 집계됐다.

김정은의 이런 공포정치에 북한 간부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면제를 끼고 사는 간부들이 많아지면서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를 오가는 무역 상인들 사이에서는 수면제가 필수품이 됐다고 한다. 북한 간부들이 이들에게 수면제를 구해달라는 부탁이 많기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집권 후 역사는 피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정은의 공포 정치는 더 잔인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옆에서 느끼는 북한 권력층의 공포는 상상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김정은식 ‘공포정치’ 특징

김정은식 ‘공포정치’에는 이전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은 현재 주민들에게 스킨쉽을 통해 환심을 사고 있지만, 권력층은 잘못하면 단호하게 척결하는 ‘분리 통치형’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민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괴롭히는 권력층에 대해 김정은이 손을 봐주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일정 부분 주민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충동적인 인사와 즉흥적인 숙청은 권력층 내부의 불만도 일으키는 ‘양날의 칼’로 김정은 체제 안정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포정치와는 다른 스타일을 보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잘못해 한 번 걸려들면 용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며 “김정일의 경우 좌천시켜 혁명화를 거친 후 재기용하는 수순이 많았는데 김정은은 걸리면 바로 처형시키는 스타일이다. 이는 아버지보다 권위가 약한 김정은이 자신의 체제를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식 ‘공포정치’는 김정은 체제가 본 궤도에 올라왔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젊고 유약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체제 안정과 내부 결속을 위해 지속적으로 '충격요법'인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다”며 “현재 안정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북한 정권 특성상 계속(공포정치) 이어질 것을 보인다”고 밝혔다.
  • 더 잔인할 수 없다…김정은식 ‘공포정치’
    • 입력 2015-05-03 09:00:46
    • 수정2015-05-03 14:45:51
    정치
2013년 12월12일 전 세계는 북한에서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정일 시대 40여 년 동안 권력의 2인자 역할을 해오며, 김정은 체제 후견인 역할을 맡았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당시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을 정변모의 혐의로 처형하면서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열백번 바뀌어도 변할 수도 바뀔 수도 없는 것이 백두의 혈통”이라고 강조하며 공포 정치의 서막을 알렸다.

■ 집권 후 계속되는 ‘피의 정치’

2011년 집권 이후 김정은은 ‘공포 정치’,‘피의 정치’를 통해 자신의 자리를 보전해 왔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김정은은 올해 들어서만 15명의 고위 관계자들을 처형했다.

김정은은 지난 1월 산림복구 사업자 책임자 중 한 명인 임업성 부상을 ‘본보기’로 처형했다.

처형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의 지시에 불복하거나 미흡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자유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북한에서는 익숙한 일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11월 평양 중앙양묘장에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산림이 황폐해진 점을 지적하고 직접 군인들과 나무를 심는 등 산림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산림복구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관련 간부들을 공개 비판하는가 하면 불만을 토로한 주무 부처 담당자인 임업성 부상을 '시범 사례'로 전격 처형한 것이다.

같은 차관급인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도 김정은의 지시에 '쓴소리'를 했다가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쑥섬에 들어서는 '과학기술전당'의 지붕 모양을 '돔' 형태로 설계했던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김일성화 꽃 모양으로 바꾸라는 지시에 시공도 어렵고 공기도 연장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가 지난 2월 처형당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이밖에 한국 드라마 시청 등 '사상 이완' 현상을 막고 사회 기강을 세우기 위한 총살도 빈번히 자행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에는 이송길 해주시당 책임비서 등 황해남도와 중앙의 당 간부 10여 명이 한국 드라마 시청 등의 죄목으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음란 동영상 추문에 휘말렸던 은하수 관현악단의 총감독을 비롯한 관계자 4명이 간첩 혐의로 총살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된 고위 관리는 2012년 17명, 2013년 10명, 지난해 41명으로 집계됐다.

김정은의 이런 공포정치에 북한 간부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면제를 끼고 사는 간부들이 많아지면서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를 오가는 무역 상인들 사이에서는 수면제가 필수품이 됐다고 한다. 북한 간부들이 이들에게 수면제를 구해달라는 부탁이 많기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집권 후 역사는 피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정은의 공포 정치는 더 잔인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옆에서 느끼는 북한 권력층의 공포는 상상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김정은식 ‘공포정치’ 특징

김정은식 ‘공포정치’에는 이전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은 현재 주민들에게 스킨쉽을 통해 환심을 사고 있지만, 권력층은 잘못하면 단호하게 척결하는 ‘분리 통치형’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민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괴롭히는 권력층에 대해 김정은이 손을 봐주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일정 부분 주민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충동적인 인사와 즉흥적인 숙청은 권력층 내부의 불만도 일으키는 ‘양날의 칼’로 김정은 체제 안정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포정치와는 다른 스타일을 보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잘못해 한 번 걸려들면 용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며 “김정일의 경우 좌천시켜 혁명화를 거친 후 재기용하는 수순이 많았는데 김정은은 걸리면 바로 처형시키는 스타일이다. 이는 아버지보다 권위가 약한 김정은이 자신의 체제를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식 ‘공포정치’는 김정은 체제가 본 궤도에 올라왔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젊고 유약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체제 안정과 내부 결속을 위해 지속적으로 '충격요법'인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다”며 “현재 안정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북한 정권 특성상 계속(공포정치) 이어질 것을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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