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도구만 가득…유명무실한 ‘장애인 화장실’

입력 2015.05.03 (21:19) 수정 2015.05.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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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예전보다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들이 공공건물이나 학교등에 많이 설치돼 있죠.

그런데 장애인들이 정작 이용하려고 하면, 청소도구가 가득 쌓여있는 등 불편하기 짝이 없다는데요.

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학교 장애인 화장실에 청소도구가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심지어 대걸레가 변기 위에 놓여 있기까지 합니다.

<녹취> 해당 대학 학생(음성변조) : "장애인화장실 맞아요? 문제가 심각한 것 같아요. 끔찍하다?"

고무장갑이 세면대 위에 놓여 있고, 변기 주변에도 청소도구가 즐비합니다.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상탭니다.

구청 화장실도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집니다.

세면대 앞을 큰 상자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다른 구청 화장실엔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너저분하게 놓여 있습니다.

<인터뷰> 이거웅(1급 지체장애인) : "변기 바로 앞에 물건이 없다 하더라도 주위에 있으면 휠체어를 움직이는 데 큰 불편을 줍니다. 후진으로 나오다 보면 건물에 찍기도 하고 휠체어가 망가지기도 합니다."

크기도 문제입니다.

한 구청 1층에 있는 장애인 화장실인데, 출입구를 어렵사리 통과해도 화장실 내부 길이가 규격보다 짧아 휠체어가 들어가면 남는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장흥재(2급 지체장애인) : "(이렇게 좁을 경우) 출입문이 변기의 정면이 되면 더욱 좋을 텐데, 측면이 되어서 (돌 수 있는) 회전 공간이 좀 적습니다."

지난 1998년 이후 공공기관 등의 장애인 화장실 설치와 관리가 의무화됐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성오(한국지체장애인협회 과장) : "이행강제금이나 벌금을 부과해서 조치가 되도록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 돼 있죠. 이행강제금이나 벌금을 부과할 시설주관기관인 지자체도 설치가 잘 안 돼 있어서 좀 힘든 것 같습니다."

지난 2013년 장애인 화장실 설치 대상 건물을 전수조사한 결과, 수평 손잡이를 비롯한 편의시설 적정 설치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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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 도구만 가득…유명무실한 ‘장애인 화장실’
    • 입력 2015-05-03 21:22:54
    • 수정2015-05-03 22: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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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예전보다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들이 공공건물이나 학교등에 많이 설치돼 있죠.

그런데 장애인들이 정작 이용하려고 하면, 청소도구가 가득 쌓여있는 등 불편하기 짝이 없다는데요.

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학교 장애인 화장실에 청소도구가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심지어 대걸레가 변기 위에 놓여 있기까지 합니다.

<녹취> 해당 대학 학생(음성변조) : "장애인화장실 맞아요? 문제가 심각한 것 같아요. 끔찍하다?"

고무장갑이 세면대 위에 놓여 있고, 변기 주변에도 청소도구가 즐비합니다.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상탭니다.

구청 화장실도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집니다.

세면대 앞을 큰 상자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다른 구청 화장실엔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너저분하게 놓여 있습니다.

<인터뷰> 이거웅(1급 지체장애인) : "변기 바로 앞에 물건이 없다 하더라도 주위에 있으면 휠체어를 움직이는 데 큰 불편을 줍니다. 후진으로 나오다 보면 건물에 찍기도 하고 휠체어가 망가지기도 합니다."

크기도 문제입니다.

한 구청 1층에 있는 장애인 화장실인데, 출입구를 어렵사리 통과해도 화장실 내부 길이가 규격보다 짧아 휠체어가 들어가면 남는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장흥재(2급 지체장애인) : "(이렇게 좁을 경우) 출입문이 변기의 정면이 되면 더욱 좋을 텐데, 측면이 되어서 (돌 수 있는) 회전 공간이 좀 적습니다."

지난 1998년 이후 공공기관 등의 장애인 화장실 설치와 관리가 의무화됐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성오(한국지체장애인협회 과장) : "이행강제금이나 벌금을 부과해서 조치가 되도록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 돼 있죠. 이행강제금이나 벌금을 부과할 시설주관기관인 지자체도 설치가 잘 안 돼 있어서 좀 힘든 것 같습니다."

지난 2013년 장애인 화장실 설치 대상 건물을 전수조사한 결과, 수평 손잡이를 비롯한 편의시설 적정 설치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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