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정규리그 154G 축소 제안…의미 있다”

입력 2015.05.09 (08:09) 수정 2015.05.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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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MLB) 한해 정규리그 경기를 팀당 162경기에서 154경기로 줄이자는 MLB 선수노조의 요구를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받아들이면서 공론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수의 전문 칼럼니스트를 거느리고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을 통해 일요일에 벌어지는 주요 경기를 미국 전역으로 중계하는 ESPN은 미국프로야구계에서 영향력이 큰 집단으로 평가받는다.

ESPN의 간판 칼럼니스트인 버스터 올니는 8일(현지시간) 선수들의 힘든 여건을 고려할 때 정규리그 경기 수를 줄이는 것은 멋진 아이디어라며 MLB 선수노조의 요구에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선수노조의 요청을 전날 언론에 공개하면서 즉각 반향을 끌었다.

선수노조는 183일간 홈과 원정을 오가며 162경기를 치르는 일정이 지나치게 빡빡하다며 단축을 요구했다.

그나마 쉬는 21일도 다음 경기를 위해 이동하는 날로 사용하기 일쑤여서 선수들에게 진정한 휴식일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워낙 큰 나라이다 보니 선수들은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려면 6시간이나 비행해야 한다. 두 지역 간 시차(3시간)도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일정상 선수들은 원정지로 이동해 새벽 3시에 숙소에 투숙하고 나서 다음날 낮 경기를 위해 아침 일찍 경기장에 나가야 하는 일을 겪기도 한다.

경기 수를 줄이면 일정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이처럼 살인적인 스케줄은 사라질 것이라는 게 선수노조의 판단이다.

그러나 30개 구단은 8경기를 줄이면 그 절반에 해당하는 4차례 홈경기가 없어지므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와 관련, 올니는 선수의 경기력 개선에 초점을 맞춰 대안을 제시하고 경기 수 단축이 MLB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경기 수 단축에 따른 수입 감소를 각 구단이 민감하게 여기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구단과 선수노조가 대타협을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단이 수입 감소 대책의 하나로 현재 평균 연봉 450만 달러(약 49억원)에 이르는 선수들의 몸값을 묶는 대신 휴식을 보장한다면 선수들도 수긍하리라는 게 올니의 전망이다.

올니는 아울러 경기 수 감축으로 말미암은 기록 저하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 주장했다.

야구가 기록의 경기인 만큼 경기 수가 많을 수록 타점, 홈런, 안타 등 여러 기록이 더 풍부해질 것이라는 게 전통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올니는 팬들이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스테로이드' 시대(선수들이 금지 약물을 복용한 시대로 MLB에서 암흑의 시대로 통함)에 작성된 기록을 과거의 대기록과 비교해 중시하지 않는 경향을 냉정히 인정한다면 구단과 선수가 기록에 천착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또 대기록이 전 경기를 다 출전한다고 해 이뤄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 각 구단 감독이 핵심 선수에게 휴식을 주고자 늘 복잡하게 머리를 굴린다는 점, 한 해에 300이닝을 던지는 강견 투수를 더는 볼 수 없는 현실에서 투수의 기록 또한 감독과 투수코치의 용병술에 따라 얼마든지 풍성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무리한 일정에 따른 선수의 피로 누적→부상 발병→구단에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경기 수를 줄이면 해결할 수 있다고 올니는 설명했다.

과거 선수들은 버거운 일정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자 각성제인 암페타민을 복용했으나 MLB 사무국이 2005년 암페타민을 금지약물로 지정하고 나서 기댈 곳도 없어졌다.

MLB와 선수노조가 2012년 사인한 노사협약은 2016년 12월 1일 만료된다. 경기 수 단축이 탄력을 받으면 2017년부터 발효될 새 계약에 의제로 포함될 수도 있다.

MLB의 양대리그 중 아메리칸리그는 팀당 154경기를 치르다가 1961년부터, 내셔널리그는 1962년부터 각각 경기 수를 162경기로 늘렸다.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는 일본프로야구처럼 올해부터 팀당 144경기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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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5-09 10:10:39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한해 정규리그 경기를 팀당 162경기에서 154경기로 줄이자는 MLB 선수노조의 요구를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받아들이면서 공론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수의 전문 칼럼니스트를 거느리고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을 통해 일요일에 벌어지는 주요 경기를 미국 전역으로 중계하는 ESPN은 미국프로야구계에서 영향력이 큰 집단으로 평가받는다. ESPN의 간판 칼럼니스트인 버스터 올니는 8일(현지시간) 선수들의 힘든 여건을 고려할 때 정규리그 경기 수를 줄이는 것은 멋진 아이디어라며 MLB 선수노조의 요구에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선수노조의 요청을 전날 언론에 공개하면서 즉각 반향을 끌었다. 선수노조는 183일간 홈과 원정을 오가며 162경기를 치르는 일정이 지나치게 빡빡하다며 단축을 요구했다. 그나마 쉬는 21일도 다음 경기를 위해 이동하는 날로 사용하기 일쑤여서 선수들에게 진정한 휴식일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워낙 큰 나라이다 보니 선수들은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려면 6시간이나 비행해야 한다. 두 지역 간 시차(3시간)도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일정상 선수들은 원정지로 이동해 새벽 3시에 숙소에 투숙하고 나서 다음날 낮 경기를 위해 아침 일찍 경기장에 나가야 하는 일을 겪기도 한다. 경기 수를 줄이면 일정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이처럼 살인적인 스케줄은 사라질 것이라는 게 선수노조의 판단이다. 그러나 30개 구단은 8경기를 줄이면 그 절반에 해당하는 4차례 홈경기가 없어지므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와 관련, 올니는 선수의 경기력 개선에 초점을 맞춰 대안을 제시하고 경기 수 단축이 MLB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경기 수 단축에 따른 수입 감소를 각 구단이 민감하게 여기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구단과 선수노조가 대타협을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단이 수입 감소 대책의 하나로 현재 평균 연봉 450만 달러(약 49억원)에 이르는 선수들의 몸값을 묶는 대신 휴식을 보장한다면 선수들도 수긍하리라는 게 올니의 전망이다. 올니는 아울러 경기 수 감축으로 말미암은 기록 저하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 주장했다. 야구가 기록의 경기인 만큼 경기 수가 많을 수록 타점, 홈런, 안타 등 여러 기록이 더 풍부해질 것이라는 게 전통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올니는 팬들이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스테로이드' 시대(선수들이 금지 약물을 복용한 시대로 MLB에서 암흑의 시대로 통함)에 작성된 기록을 과거의 대기록과 비교해 중시하지 않는 경향을 냉정히 인정한다면 구단과 선수가 기록에 천착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또 대기록이 전 경기를 다 출전한다고 해 이뤄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 각 구단 감독이 핵심 선수에게 휴식을 주고자 늘 복잡하게 머리를 굴린다는 점, 한 해에 300이닝을 던지는 강견 투수를 더는 볼 수 없는 현실에서 투수의 기록 또한 감독과 투수코치의 용병술에 따라 얼마든지 풍성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무리한 일정에 따른 선수의 피로 누적→부상 발병→구단에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경기 수를 줄이면 해결할 수 있다고 올니는 설명했다. 과거 선수들은 버거운 일정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자 각성제인 암페타민을 복용했으나 MLB 사무국이 2005년 암페타민을 금지약물로 지정하고 나서 기댈 곳도 없어졌다. MLB와 선수노조가 2012년 사인한 노사협약은 2016년 12월 1일 만료된다. 경기 수 단축이 탄력을 받으면 2017년부터 발효될 새 계약에 의제로 포함될 수도 있다. MLB의 양대리그 중 아메리칸리그는 팀당 154경기를 치르다가 1961년부터, 내셔널리그는 1962년부터 각각 경기 수를 162경기로 늘렸다.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는 일본프로야구처럼 올해부터 팀당 144경기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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