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연투’ 한화 권혁, 1이닝을 막지 못했다

입력 2015.05.09 (20:55) 수정 2015.05.0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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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잦은 투구로 경이로움과 안쓰러움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했던 권혁(32·한화 이글스)이 무너졌다.

권혁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앞선 9회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권혁은 올 시즌 한화의 변신을 이끈 중심이다. 아무리 긴 이닝을 맡겨도 확실하게 버텨준 권혁이 있었기에 한화는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여러 차례 일궈낼 수 있었다.

권혁이 등판한다는 것은 한화에는 곧 승리를 의미했다.

권혁과 셋업맨 박정진이 동반 등판했을 때 한화는 이전까지 14승 3패를 기록했다. 한화가 전날까지 17승(14패)를 기록했으니 팀 승리의 80% 이상을 책임진 것이다.

시즌 초반 김성근 감독이 "사람이 아니고, 신이 던지는 것 같다"고 감탄할 정도였던 권혁은 그러나 이날 구위가 좋지 않았다.

권혁은 첫 타자 정수빈에게 좌월 2루타를 내주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겼다.

이후 2루수 앞 땅볼에 이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아웃카운트 2개와 바꾼 것이니 상관없었다.

그러나 권혁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기가 너무도 힘겨웠다.

양의지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고, 홍성흔에게는 계속해서 아슬아슬한 타구를 맞았다. 오른쪽 파울 폴대를 살짝 빗겨나가는 파울 홈런도 있었다.

결국, 홍성흔을 볼넷으로 내보낸 권혁은 김재환에게 우전 적시타에 이어 우익수 실책으로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3이닝도 완벽하게 막아낸 권혁이 1이닝 2점차를 막지 못했다.

권혁은 이날까지 사흘 연속 등판이자 5월 들어 6경기째 등판이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는 각각 2이닝씩을 소화했고, 투구 수는 35개, 25개였다.

대부분의 구단이 투구 수 30개를 넘으면 이튿날 하루 휴식을 주는 것과는 달리 권혁에게는 휴식이 보장되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마무리 윤규진이 돌아올 때까지 권혁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려 했다.

권혁은 "팀에서 충분히 관리해주고 있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지만 기계가 아닌 이상 자신도 모르게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권혁은 전날까지 20경기에 등판해 31⅓이닝을 소화했고, 이날 ⅔이닝만 채우고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올 시즌 등판 이닝은 32이닝으로 늘었다.

주중 3연전에서 '막내구단' 케이티 위즈에 위닝시리즈를 내준 한화는 또 다른 위험 신호를 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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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흘 연투’ 한화 권혁, 1이닝을 막지 못했다
    • 입력 2015-05-09 20:55:53
    • 수정2015-05-09 22:12:24
    연합뉴스
지나치게 잦은 투구로 경이로움과 안쓰러움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했던 권혁(32·한화 이글스)이 무너졌다. 권혁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앞선 9회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권혁은 올 시즌 한화의 변신을 이끈 중심이다. 아무리 긴 이닝을 맡겨도 확실하게 버텨준 권혁이 있었기에 한화는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여러 차례 일궈낼 수 있었다. 권혁이 등판한다는 것은 한화에는 곧 승리를 의미했다. 권혁과 셋업맨 박정진이 동반 등판했을 때 한화는 이전까지 14승 3패를 기록했다. 한화가 전날까지 17승(14패)를 기록했으니 팀 승리의 80% 이상을 책임진 것이다. 시즌 초반 김성근 감독이 "사람이 아니고, 신이 던지는 것 같다"고 감탄할 정도였던 권혁은 그러나 이날 구위가 좋지 않았다. 권혁은 첫 타자 정수빈에게 좌월 2루타를 내주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겼다. 이후 2루수 앞 땅볼에 이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아웃카운트 2개와 바꾼 것이니 상관없었다. 그러나 권혁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기가 너무도 힘겨웠다. 양의지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고, 홍성흔에게는 계속해서 아슬아슬한 타구를 맞았다. 오른쪽 파울 폴대를 살짝 빗겨나가는 파울 홈런도 있었다. 결국, 홍성흔을 볼넷으로 내보낸 권혁은 김재환에게 우전 적시타에 이어 우익수 실책으로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3이닝도 완벽하게 막아낸 권혁이 1이닝 2점차를 막지 못했다. 권혁은 이날까지 사흘 연속 등판이자 5월 들어 6경기째 등판이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는 각각 2이닝씩을 소화했고, 투구 수는 35개, 25개였다. 대부분의 구단이 투구 수 30개를 넘으면 이튿날 하루 휴식을 주는 것과는 달리 권혁에게는 휴식이 보장되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마무리 윤규진이 돌아올 때까지 권혁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려 했다. 권혁은 "팀에서 충분히 관리해주고 있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지만 기계가 아닌 이상 자신도 모르게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권혁은 전날까지 20경기에 등판해 31⅓이닝을 소화했고, 이날 ⅔이닝만 채우고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올 시즌 등판 이닝은 32이닝으로 늘었다. 주중 3연전에서 '막내구단' 케이티 위즈에 위닝시리즈를 내준 한화는 또 다른 위험 신호를 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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