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등장 5년…급성장의 ‘명과 암’

입력 2015.05.10 (14:36) 수정 2015.05.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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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인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한 지 5년이 된 현재,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4천만명에 육박하는 국민이 스마트폰에 배달앱을 설치하고 월 500만명 이상이 배달앱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시장 규모가 1조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2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밝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다 시장 진출을 선언한 신규업체도 많아 경쟁 또한 가열될 조짐이다.

그러나 소상공인에 대한 '갑질' 등 고질적인 논란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데다 최근에는 부실한 개인정보 보호 실태마저 수면으로 드러나면서 빠른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업계 신뢰도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여전하다.

◇ 시장 성장세 여전…판도 바뀔 조짐도

국내 배달앱 시장은 일찌감치 굳어진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3개사의 분할 독식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들 3개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이미 90%를 넘어섰다. 나머지 지분은 배달이오, 배달114, 메뉴박스, 배달365 등 다른 업체들이 나눠 가졌다.

1위는 연간 매출 300억원, 월 주문량 500만건, 앱 누적 다운로드 1천700만건에 이르는 배달의민족이다.

그 뒤는 독일계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 요기요가 잇는다. 연매출은 200억원, 누적 다운로드는 1천만건을 넘어섰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해 말 인수한 배달통은 연매출 100억원, 누적 다운로드 1천100만건으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 월간 이용자수는 565만여명에 달했다. 요기요는 290만여명, 배달통은 230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는 지난 1년간 월간 이용자수가 각각 500만명, 230만명, 180만명을 꾸준히 넘고 있다.

다만, 등록업체 수는 지난해 기준 배달통이 20만개, 배달의민족이 14만개, 요기요가 4만개로 배달통이 가장 많다. 이는 배달통의 가맹점 수수료가 다른 두 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 규모가 2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전망을 증명이라도 하듯 각 업체는 시장 선점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광고전'에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류승룡, 요기요는 차승원과 최지우, 배달통은 마동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내세워 마치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 같은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요기요와 배달통이 사실상 합병 절차를 밟은 것에 더해 신규업체들의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면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최근 요기요는 나제원 대표가 배달통 대표를 겸임한다고 발표했다. 김태훈 배달통 대표는 양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요기요와 배달통은 같은 사무실을 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합병 과정에 들어간 것이거나 배달의민족에 대항하기 위해 효과적인 분업 체제로 전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요기요와 배달통이 서로 강점을 원활하게 '이식'한다면 규모나 경쟁력은 배달의민족을 넘어설 수 있다. 배달앱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몸집은 계속 커지는데…신뢰도는 '글쎄'

배달앱의 등장으로 배달 음식 시장이 활성화하고 전단지 광고에만 그쳤던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홍보 활동이 좀 더 소비자 중심으로 변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서비스 초기부터 불거졌던 수수료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신뢰도를 저하할 수 있는 새로운 문제마저 불거지는 등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산 지원을 받아 시행, 지난달 발표한 7개 배달앱 업체의 소비환경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가맹점인 소규모 자영업자들로부터 평균 10% 수준의 수수료를 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3' 중에서는 요기요가 12.5%로 가장 높았고 배달의민족은 5.5~9%, 배달통은 2.5% 수준이었다.

이에 더해 가맹점은 고객이 신용카드, 문화상품권 등으로 결제하면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했고 음식점 광고를 맡기는 대가로 월 3만~5만원의 광고비도 내야 했다.

수수료 '갑질 논란'은 배달앱들이 초기부터 안고 있던 고질이었다.

이 때문에 각 업체는 지난해 경쟁적으로 수차례 수수료를 내려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지만 정작 가맹점들에는 여전히 높아 절감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업체들이 배달 음식의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거나 취소나 환불이 과도하게 복잡해 소비자 불편을 가져오는 등의 허점도 드러났다.

최근에는 배달통이 회원 개인정보를 유출한 책임을 지고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8천여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으면서 부실한 개인정보 보호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방통위가 배달앱 사업자 여러 곳을 실태점검 대상으로 거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

배달통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 업체로부터 특허침해 소송까지 당했다.

포인트솔루션 전문기업인 비제로는 아이피 교환기를 이용한 배달주문 중개와 포인트 자동 적립·차감 서비스와 관련된 자사의 핵심기술을 배달통이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특허권 침해 소송과 특허기술 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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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앱 등장 5년…급성장의 ‘명과 암’
    • 입력 2015-05-10 14:36:18
    • 수정2015-05-10 22:05:59
    연합뉴스
대표적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인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한 지 5년이 된 현재,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4천만명에 육박하는 국민이 스마트폰에 배달앱을 설치하고 월 500만명 이상이 배달앱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시장 규모가 1조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2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밝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다 시장 진출을 선언한 신규업체도 많아 경쟁 또한 가열될 조짐이다.

그러나 소상공인에 대한 '갑질' 등 고질적인 논란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데다 최근에는 부실한 개인정보 보호 실태마저 수면으로 드러나면서 빠른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업계 신뢰도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여전하다.

◇ 시장 성장세 여전…판도 바뀔 조짐도

국내 배달앱 시장은 일찌감치 굳어진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3개사의 분할 독식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들 3개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이미 90%를 넘어섰다. 나머지 지분은 배달이오, 배달114, 메뉴박스, 배달365 등 다른 업체들이 나눠 가졌다.

1위는 연간 매출 300억원, 월 주문량 500만건, 앱 누적 다운로드 1천700만건에 이르는 배달의민족이다.

그 뒤는 독일계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 요기요가 잇는다. 연매출은 200억원, 누적 다운로드는 1천만건을 넘어섰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해 말 인수한 배달통은 연매출 100억원, 누적 다운로드 1천100만건으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 월간 이용자수는 565만여명에 달했다. 요기요는 290만여명, 배달통은 230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는 지난 1년간 월간 이용자수가 각각 500만명, 230만명, 180만명을 꾸준히 넘고 있다.

다만, 등록업체 수는 지난해 기준 배달통이 20만개, 배달의민족이 14만개, 요기요가 4만개로 배달통이 가장 많다. 이는 배달통의 가맹점 수수료가 다른 두 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 규모가 2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전망을 증명이라도 하듯 각 업체는 시장 선점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광고전'에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류승룡, 요기요는 차승원과 최지우, 배달통은 마동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내세워 마치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 같은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요기요와 배달통이 사실상 합병 절차를 밟은 것에 더해 신규업체들의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면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최근 요기요는 나제원 대표가 배달통 대표를 겸임한다고 발표했다. 김태훈 배달통 대표는 양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요기요와 배달통은 같은 사무실을 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합병 과정에 들어간 것이거나 배달의민족에 대항하기 위해 효과적인 분업 체제로 전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요기요와 배달통이 서로 강점을 원활하게 '이식'한다면 규모나 경쟁력은 배달의민족을 넘어설 수 있다. 배달앱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몸집은 계속 커지는데…신뢰도는 '글쎄'

배달앱의 등장으로 배달 음식 시장이 활성화하고 전단지 광고에만 그쳤던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홍보 활동이 좀 더 소비자 중심으로 변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서비스 초기부터 불거졌던 수수료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신뢰도를 저하할 수 있는 새로운 문제마저 불거지는 등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산 지원을 받아 시행, 지난달 발표한 7개 배달앱 업체의 소비환경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가맹점인 소규모 자영업자들로부터 평균 10% 수준의 수수료를 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3' 중에서는 요기요가 12.5%로 가장 높았고 배달의민족은 5.5~9%, 배달통은 2.5% 수준이었다.

이에 더해 가맹점은 고객이 신용카드, 문화상품권 등으로 결제하면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했고 음식점 광고를 맡기는 대가로 월 3만~5만원의 광고비도 내야 했다.

수수료 '갑질 논란'은 배달앱들이 초기부터 안고 있던 고질이었다.

이 때문에 각 업체는 지난해 경쟁적으로 수차례 수수료를 내려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지만 정작 가맹점들에는 여전히 높아 절감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업체들이 배달 음식의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거나 취소나 환불이 과도하게 복잡해 소비자 불편을 가져오는 등의 허점도 드러났다.

최근에는 배달통이 회원 개인정보를 유출한 책임을 지고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8천여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으면서 부실한 개인정보 보호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방통위가 배달앱 사업자 여러 곳을 실태점검 대상으로 거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

배달통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 업체로부터 특허침해 소송까지 당했다.

포인트솔루션 전문기업인 비제로는 아이피 교환기를 이용한 배달주문 중개와 포인트 자동 적립·차감 서비스와 관련된 자사의 핵심기술을 배달통이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특허권 침해 소송과 특허기술 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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