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 엉터리 ‘할랄’ 식품으로 무슬림 모독

입력 2015.05.12 (17:58) 수정 2015.05.1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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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는 물론, 화장품까지…‘할랄’이 뭐기에?

'돼지고기는 부정하며, 사악한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다.' 이슬람 경전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무슬림이 돼지고기를 절대 먹지 않는 이유입니다. 돼지에서 비롯된 모든 성분은 피해야 합니다.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조미료도 돼지가 아닌 소에서 뽑아낸 것을 씁니다. 화장품도 따로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돼지 껍질 등에서 추출한 콜라겐 대신 다른 기능성 성분을 넣는 겁니다.

알코올이나 동물의 피도 먹을 수 없습니다. 소나 닭 등 다른 가축을 잡을 때는 종교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렇게 이슬람 율법에 허용된 것을 '할랄'이라고 부릅니다.

■ ‘무늬만 할랄’ 식품의 등장



지난주, 경찰은 엉터리로 할랄 식품을 만들어 판 혐의로 경기와 인천의 식품업자 2명을 붙잡았습니다. 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입니다. 할랄식으로 도축되지 않은 일반 고기를 썼고, 돼지고기와 함께 취급했습니다. 이렇게 5년 동안 판 물량이 3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엔 '할랄 돼지고기'도 등장했습니다. 이슬람이 엄격히 금지하는 돼지고기에 할랄 딱지를 붙여 팔았다가 구청에 적발된 겁니다. 이렇게 최근 적발된 식품은 물론, 내수용 할랄 상품 대부분은 정식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입니다.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도 들기 때문에 인증 받기를 포기하는 겁니다.

■ 시장성 노린다더니…

전문가들은 '할랄'이 경제적으로 접근할 문제라고 말합니다.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도 '음식'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올해까지 무슬림 관광객 85만 명이 입국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할랄 내수시장 규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국내 무슬림 인구는 17만 명, 매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서 먹을 음식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때문에 무슬림 관광객이라면, 식당에서 계란 프라이만 따로 주문해 먹거나 할랄식으로 도축한 고기를 어렵게 사서 숙소에서 조리해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나마 믿는 곳은 외국 식품점이나 대형 슈퍼인데, 그동안 적발된 엉터리 할랄 제품은 모두 이런 곳에서 버젓이 팔려 나갔습니다.

게다가 현행 식품위생법상 '할랄' 표기가 허용되지 않고 있어, 엉터리 식품인지 아닌지 가려내기도 어렵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각 부처와 지자체마다 할랄 식품에 대한 청사진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량 식품'부터 미리미리 잡아야겠죠. 이왕 시장에 뛰어들 거라면,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연관 기사]

☞ [뉴스9] 돼지고기가 ‘할랄 식품’?…엉터리 제조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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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퍼] 엉터리 ‘할랄’ 식품으로 무슬림 모독
    • 입력 2015-05-12 17:58:12
    • 수정2015-05-12 22: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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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는 물론, 화장품까지…‘할랄’이 뭐기에?

'돼지고기는 부정하며, 사악한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다.' 이슬람 경전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무슬림이 돼지고기를 절대 먹지 않는 이유입니다. 돼지에서 비롯된 모든 성분은 피해야 합니다.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조미료도 돼지가 아닌 소에서 뽑아낸 것을 씁니다. 화장품도 따로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돼지 껍질 등에서 추출한 콜라겐 대신 다른 기능성 성분을 넣는 겁니다.

알코올이나 동물의 피도 먹을 수 없습니다. 소나 닭 등 다른 가축을 잡을 때는 종교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렇게 이슬람 율법에 허용된 것을 '할랄'이라고 부릅니다.

■ ‘무늬만 할랄’ 식품의 등장



지난주, 경찰은 엉터리로 할랄 식품을 만들어 판 혐의로 경기와 인천의 식품업자 2명을 붙잡았습니다. 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입니다. 할랄식으로 도축되지 않은 일반 고기를 썼고, 돼지고기와 함께 취급했습니다. 이렇게 5년 동안 판 물량이 3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엔 '할랄 돼지고기'도 등장했습니다. 이슬람이 엄격히 금지하는 돼지고기에 할랄 딱지를 붙여 팔았다가 구청에 적발된 겁니다. 이렇게 최근 적발된 식품은 물론, 내수용 할랄 상품 대부분은 정식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입니다.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도 들기 때문에 인증 받기를 포기하는 겁니다.

■ 시장성 노린다더니…

전문가들은 '할랄'이 경제적으로 접근할 문제라고 말합니다.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도 '음식'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올해까지 무슬림 관광객 85만 명이 입국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할랄 내수시장 규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국내 무슬림 인구는 17만 명, 매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서 먹을 음식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때문에 무슬림 관광객이라면, 식당에서 계란 프라이만 따로 주문해 먹거나 할랄식으로 도축한 고기를 어렵게 사서 숙소에서 조리해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나마 믿는 곳은 외국 식품점이나 대형 슈퍼인데, 그동안 적발된 엉터리 할랄 제품은 모두 이런 곳에서 버젓이 팔려 나갔습니다.

게다가 현행 식품위생법상 '할랄' 표기가 허용되지 않고 있어, 엉터리 식품인지 아닌지 가려내기도 어렵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각 부처와 지자체마다 할랄 식품에 대한 청사진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량 식품'부터 미리미리 잡아야겠죠. 이왕 시장에 뛰어들 거라면,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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