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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호 북한 박사 “나는 태권도 대변인”
입력 2015.05.13 (19:46) 연합뉴스
"(국제태권도연맹 ITF 창설자인) 최홍희 장군이 하늘에서 웃으며 내려다보면서 '믿을 수 없다. ITF 시범단이 세계태권도연맹(WTF) 주최 대회에서 공연하는 날이 올 줄이야'라고 말할 것만 같다."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이 열린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 북한 주도로 발전해온 ITF 태권도의 시범단이 남한 주도 하에 올림픽 스포츠로 성장해온 WTF 태권도의 세계대회 개회식에서 역사적인 시범공연을 펼쳤다.

ITF가 WTF 주관 대회에서 시범을 선보인 것은 1966년 ITF, 1973년 WTF가 창립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에서 25년간 경찰관 생활을 한 미국인 조지 비탈리(56)씨에게도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비탈리씨는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ITF의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이날 시범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도 ITF 황호영 수석 부총재, 김승환 사무총장과 함께 참석해 'ITF 태권도의 입' 구실을 했다.

사실 비탈리씨는 북한에서 모든 분야를 통틀어 처음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미국인으로 더 유명하다.

1981년부터 25년간 뉴욕주 경찰관으로 근무한 뒤 여생을 태권도에 바치고 있는 그는 2011년 9월 ITF가 평양에서 주최한 세계선수권대회 참가차 평양을 방문했다가 북한의 국가학위학직수여위원회로부터 태권도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 ITF에서 태권도 박사과정을 개설한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입학원서 접수부터 논문 제출까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마쳤다.

비탈리씨는 "사람들이 '어떻게 미국인이 북한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냐'고 묻곤 한다"면서 "내 대답은 늘 하나, 바로 태권도다"라고 말했다. 그는 "태권도는 수많은 '가능성의 문'을 열 수 있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비탈리씨는 9∼10일 열린 WTF 국제태권도학술심포지엄에서 태권도의 역사에 관한 강연을 하려고 첼랴빈스크를 방문했다. 이후 ITF 시범단의 공연이 있어 첼랴빈스크에 더 머물렀다.

ITF 태권도 공인 8단으로서 '홍보를 도와달라' 해서 대변인을 맡고 있다는 그는 "하지만 난 ITF를 대변한다기보다는 태권도를 대변한다. 태권도를 사랑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태권도는 내 인생이자 열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ITF 태권도 시범공연은 WTF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조정원 WTF 총재와 북한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장웅 ITF 총재가 지난해 8월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권도 발전을 위한 의향서에 서명한 뒤 첫 번째로 이뤄진 실천적 조처다.

비탈리씨는 "역사적인 공연"이라면서 "지금까지 존재했던 장벽을 뛰어넘는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조정원 총재가 모두를 품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조 총재는 지금도 '세계태권도의 연맹'(WTF)이 아니라 '세계태권도의 패밀리'(WTF)를 원한다고 말한다"며 WTF의 노력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비탈리씨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전통적인 훈련방법으로 돌아가 남북 태권도를 통합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ITF 태권도 품새의 첫 장은 단군, 마지막 장은 통일"이라고 소개하면서 "WTF와 ITF는 과거에 서로 반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전혀 불필요하다. 한국 사람들이 하나인 것처럼 태권도도 통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오늘은 새 날이다"라고 힘줘말했다.

WTF와 ITF 시범공연의 차이를 묻자 그는 "차이점이 있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태권도는 태권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많은 공통점이 있는지를 봐줬으면 좋겠다"면서 "만약 차이점이 있다고 해도 서로 보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웃어 보였다.
  • 미국인 1호 북한 박사 “나는 태권도 대변인”
    • 입력 2015-05-13 19:46:28
    연합뉴스
"(국제태권도연맹 ITF 창설자인) 최홍희 장군이 하늘에서 웃으며 내려다보면서 '믿을 수 없다. ITF 시범단이 세계태권도연맹(WTF) 주최 대회에서 공연하는 날이 올 줄이야'라고 말할 것만 같다."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이 열린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 북한 주도로 발전해온 ITF 태권도의 시범단이 남한 주도 하에 올림픽 스포츠로 성장해온 WTF 태권도의 세계대회 개회식에서 역사적인 시범공연을 펼쳤다.

ITF가 WTF 주관 대회에서 시범을 선보인 것은 1966년 ITF, 1973년 WTF가 창립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에서 25년간 경찰관 생활을 한 미국인 조지 비탈리(56)씨에게도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비탈리씨는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ITF의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이날 시범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도 ITF 황호영 수석 부총재, 김승환 사무총장과 함께 참석해 'ITF 태권도의 입' 구실을 했다.

사실 비탈리씨는 북한에서 모든 분야를 통틀어 처음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미국인으로 더 유명하다.

1981년부터 25년간 뉴욕주 경찰관으로 근무한 뒤 여생을 태권도에 바치고 있는 그는 2011년 9월 ITF가 평양에서 주최한 세계선수권대회 참가차 평양을 방문했다가 북한의 국가학위학직수여위원회로부터 태권도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 ITF에서 태권도 박사과정을 개설한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입학원서 접수부터 논문 제출까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마쳤다.

비탈리씨는 "사람들이 '어떻게 미국인이 북한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냐'고 묻곤 한다"면서 "내 대답은 늘 하나, 바로 태권도다"라고 말했다. 그는 "태권도는 수많은 '가능성의 문'을 열 수 있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비탈리씨는 9∼10일 열린 WTF 국제태권도학술심포지엄에서 태권도의 역사에 관한 강연을 하려고 첼랴빈스크를 방문했다. 이후 ITF 시범단의 공연이 있어 첼랴빈스크에 더 머물렀다.

ITF 태권도 공인 8단으로서 '홍보를 도와달라' 해서 대변인을 맡고 있다는 그는 "하지만 난 ITF를 대변한다기보다는 태권도를 대변한다. 태권도를 사랑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태권도는 내 인생이자 열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ITF 태권도 시범공연은 WTF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조정원 WTF 총재와 북한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장웅 ITF 총재가 지난해 8월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권도 발전을 위한 의향서에 서명한 뒤 첫 번째로 이뤄진 실천적 조처다.

비탈리씨는 "역사적인 공연"이라면서 "지금까지 존재했던 장벽을 뛰어넘는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조정원 총재가 모두를 품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조 총재는 지금도 '세계태권도의 연맹'(WTF)이 아니라 '세계태권도의 패밀리'(WTF)를 원한다고 말한다"며 WTF의 노력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비탈리씨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전통적인 훈련방법으로 돌아가 남북 태권도를 통합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ITF 태권도 품새의 첫 장은 단군, 마지막 장은 통일"이라고 소개하면서 "WTF와 ITF는 과거에 서로 반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전혀 불필요하다. 한국 사람들이 하나인 것처럼 태권도도 통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오늘은 새 날이다"라고 힘줘말했다.

WTF와 ITF 시범공연의 차이를 묻자 그는 "차이점이 있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태권도는 태권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많은 공통점이 있는지를 봐줬으면 좋겠다"면서 "만약 차이점이 있다고 해도 서로 보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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