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속도 내는 ‘북 SLBM’…우리 대응은?

입력 2015.05.16 (07:49) 수정 2015.05.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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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5월 16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 시험 발사 장면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바다 깊은 곳, 은밀히 움직이는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SLBM은 탐지가 어려워 흔히 ‘침묵의 암살자’라고 까지 불리는 데요.

핵에 이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른 북한의 SLBM, 이에 대한 대응책을 송지현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바닷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미사일,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 장면을 공개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입니다.

잠수함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은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 8일 북한 신포 인근 동해상에서 이뤄진 잠수함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화염과 함께 수면 위로 치솟는 새 미사일의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녹취> 지난 9일 조선중앙TV : "선군 조선의 무진 막강한 위력의 힘 있는 과시,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 시험 발사에서 완전 성공!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시험발사를 보셨습니다."

미사일에 붉은 글씨로 커다랗게 적힌 ‘북극성-1’.

북한이 자체 개발했다는 SLBM의 모의탄입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이 사진 한 장에서 드러나는 것은 이 물 위를 일단 보내서 성공적으로 점화는 했다. 그 다음에 각도도 굉장히 꺾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포물선을 그려서 비행할 수 있다. 이 단계까진 알 수 있지만 이것이 정말 그 원하는 목표를 향해서 정확히 꺾어서 나아가는지. 노동신문에선 지금 완전성공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지만 일단 초기 단계를 어느 정도 지난 의미 있는 기술적인 진전은 맞지만, 완전성공까진 아직 약간의 시간이 남아있다."

우리 군 당국은 일단 북한의 이번 수중 시험 발사가 성공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SLBM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전배치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거라는 평갑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SLBM의 실전배치는 잠수함 탑재기술,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포함해 수중발사 비행시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4~5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현재 지금 신포급 잠수함의 경우에는 미사일을 탑재하고 나면 기타 항해에 필요한 필수적인 장비들이 장착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작전에 투입되기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이번에 시험에 사용한 신포급 잠수함 이외에 새로운 잠수함을 건조를 해서 거기에 미사일을 탑재하고 움직여야 됩니다."

SLBM 실전 배치까지는 앞으로도 몇 단계의 미사일 기술 개발이 필요하고, 특히 SLBM을 탑재해 발사 할 수 있는 잠수함 건조 능력도 충족돼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90년대 중반 구소련의 잠수함 도입을 계기로 20년 넘게 SLBM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이미 상당한 기술을 축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LBM이 실전배치 된다면 북한 핵에 버금가는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의 SLBM 개발 문제가 처음 공론화된 건 지난해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에서 신형 잠수함 진수 장면이 위성에 포착되면서부터 입니다.

북한은 당시 이 실험장에서 지상 사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여기가 이제 신포지역에 있는 잠수함 공장시설입니다. 그래서 보시면 이쪽에 지상에서 수직발사실험을 하는, 사출장치를 실험을 하는 장소로 추정되는 곳이 있었고요. 그 다음에 바로 이곳이 우리가 문제되고 있는 이런 신포급이 확인된 장소입니다. 잠수함의 형태를 봤을 때는 북한이 여태까지 스스로 개발을 해온 상어급이나 연어급 잠수함과 형태가 굉장히 유사하고, 결국은 그런 북한의 독자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해서 이 좀 더 사이즈를 키운 잠수함을 만든 것으로 추정은 할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의 시험은 수중 사출 실험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1월 신포 앞바다에 바지선 형태의 대형 구조물인 플로팅 도크를 설치한 뒤 수중에서 사출 실험을 실시한 겁니다.

이번엔 사출 실험을 한 단계 높여 잠수함에서 직접 모의탄을 발사했습니다.

수중의 잠수함에서 고압 증기 등의 힘으로 튕겨져 나온 미사일이 수면 밖에서 점화돼 150미터를 날아가는 3단계의 실험에 성공한 겁니다.

사진 조작 논란과 함께 북한의 SLBM 실험 장소를 놓고 잠수함이냐 바지선이냐 논란도 제기됐습니다.

<녹취> 조지프 버뮤데즈(美 ‘올소스 애널리시스’ 선임분석관) : "통상 수중에서 탄도 미사일이 발사되면 오렌지색이나 노란색의 빛이 수면에 비춰야 하는데 북한영상에는 그런 게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워싱턴 프리비컨도 수중 실험 발사 며칠 전부터 북한의 움직임을 추적해왔다며 잠수함에서 발사되지 않았다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그러나 군 당국은 북한의 SLBM 실험이 바지선이 아닌 잠수함에서 이뤄졌고 이 점에서는 한미 양국의 견해가 일치한다고 위협 과장론을 일축했습니다.

특히 이전에도 수차례 사출실험이 진행돼왔고, 한미 연합 정보 자산을 통해 이를 계속 추적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바닷 속에서 솟아오른 미사일이 이내 시뻘건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을 가릅니다.

미국이 1977년 처음 개발해 실전배치한 SLBM, 트라이던트의 발사 장면입니다.

핵잠수함에서 탑재돼 핵탄두를 실은 채 7천 400킬로미터를 날아갑니다.

무엇보다 SLBM이 위협적인 건 탐지가 지극히 어렵다는 겁니다.

은밀히 기동하는 잠수함에서 발사돼 비대칭 전략무기의 정점으로 불립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보통 우리가 ICBM, 그 다음에 전략핵폭격기, 그 다음에 이 SLBM을 운반하는 전략원자함 이 세 가지를 핵 억제력의 3요소라고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SLBM이 의미하는 것은 본토가 공격을 당하더라도 이 잠수함에서는 이 SLBM을 발사해서 상대 국가를 전멸시킬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이런 SLBM이 갖는 능력입니다."

때문에 현재 SLBM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영국, 프랑스 등 5개 나라에 불과합니다.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도 핵무기를 탑재한 SLBM입니다.

우리 군의 방어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녹취> 송영근(새누리당 의원) : "적의 능력을 아까 다른 의원도 얘기했습니다만, 우리가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되잖아요. 그렇다면, 우리가 최대로 파악을 해서 대비책을 강구해야 된다는 얘기죠."

<녹취> 백군기(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KAMD나 킬체인이나 그 다음에 확장 억제 전략, 이런 것들이 SLBM에 적용하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제한 사항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1년 만에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직접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SLBM 개발을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했습니다.

<녹취> 민경욱(지난 12일/청와대 대변인) : "군사 대비 태세를 철저히 하고, 만약 북한이 도발할 경우에는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번 SLBM 발사에 이용된 잠수함은 2천톤급 신형으로 길이 67m, 폭 6.6m에 달합니다.

북한이 러시아의 골프급 잠수함을 수입해 해체한 뒤 역설계해 건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장거리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 건조에도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현재 보유중인 잠수함은 모두 80여 척.

350톤 급 이하 잠수정이 60여 척, 1800톤 로미오급이 20척, 그리고 최근 건조한 2천톤 신포급이 한 척입니다.

반면 우리는 13척의 잠수함을 보유중입니다.

<인터뷰>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크기와 성능에 상관없이 숫자적으로만 놓고 보면 북한 수중 전력, 즉 잠수함정의 수는 80여 척으로 세계 최고입니다. 과거 소련이나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잠수함정을 다시 역설계해서 현재 자체 건조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뭐 핵잠수함이 있는 거는 아니고요. 그러나 이것만을 가지고 남북한 잠수함 전력의 우위를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 우리 군이 갖고 있는 잠수함이나 또 북한이 갖고 있는 잠수함의 크기, 또는 연식, 또 운영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SLBM 개발에 맞선 군 당국의 대응 전략은 지상의 킬체인을 해상으로 확장한 개념입니다.

우리 군의 그린파인레이더와 이지스함, 미군의 조기경보위성과 글로벌호크, 고공정찰기로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의 움직임을 포착한 뒤, 북한이 SLBM을 발사하면 패트리엇 미사일과 공대지 미사일로 타격합니다.

또 해군의 P-3 해상초계기와 링스헬기로 잠수함을 탐지하고, 현무-3 등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첨단 위성으로도 탐지가 힘든 잠수함의 특성상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인터뷰>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현재 개발이 진행중인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의, KAMD라고 하죠. 이것은 지대지 미사일 방어중심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이것을 보완한다고 해서 지금 SLBM의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지는 상당히 의문시 됩니다. 현 시점에서는 우리 군의 어떤 전반적인 대북 태세를 총체적으로 좀 점검을 하고, 새로운 전략개념과 또 국방력 건설 계획을 재정립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한미동맹이라는 아주 굉장히 활용하기 좋은 그런 동맹을 활용을 해서 그래서 북한에 대한 감시와 견제능력을 높여나가는 것, 이것이 단기적으로 방법이 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결국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전력은 스스로 생산을 해내서 그래서 견제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겠습니다."

북한의 SLBM 개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주변국과의 공조도 필요합니다.

특히, SLBM의 직접적 위협권에 있는 일본은 이달 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전보장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열 것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17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일 3국의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녹취> 노광일(지난 12일/외교부 대변인) : "SLBM 시험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험 도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취소를 계기로 SLBM 수중 시험 발사에 이어 함대함 미사일 발사와 서해 NLL 인근의 포사격 등 연일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 오는 10월, 당 창건 70주년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보다 면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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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속도 내는 ‘북 SLBM’…우리 대응은?
    • 입력 2015-05-16 08:01:51
    • 수정2015-05-16 13:18:19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5월 16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 시험 발사 장면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바다 깊은 곳, 은밀히 움직이는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SLBM은 탐지가 어려워 흔히 ‘침묵의 암살자’라고 까지 불리는 데요.

핵에 이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른 북한의 SLBM, 이에 대한 대응책을 송지현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바닷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미사일,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 장면을 공개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입니다.

잠수함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은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 8일 북한 신포 인근 동해상에서 이뤄진 잠수함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화염과 함께 수면 위로 치솟는 새 미사일의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녹취> 지난 9일 조선중앙TV : "선군 조선의 무진 막강한 위력의 힘 있는 과시,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 시험 발사에서 완전 성공!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시험발사를 보셨습니다."

미사일에 붉은 글씨로 커다랗게 적힌 ‘북극성-1’.

북한이 자체 개발했다는 SLBM의 모의탄입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이 사진 한 장에서 드러나는 것은 이 물 위를 일단 보내서 성공적으로 점화는 했다. 그 다음에 각도도 굉장히 꺾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포물선을 그려서 비행할 수 있다. 이 단계까진 알 수 있지만 이것이 정말 그 원하는 목표를 향해서 정확히 꺾어서 나아가는지. 노동신문에선 지금 완전성공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지만 일단 초기 단계를 어느 정도 지난 의미 있는 기술적인 진전은 맞지만, 완전성공까진 아직 약간의 시간이 남아있다."

우리 군 당국은 일단 북한의 이번 수중 시험 발사가 성공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SLBM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전배치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거라는 평갑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SLBM의 실전배치는 잠수함 탑재기술,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포함해 수중발사 비행시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4~5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현재 지금 신포급 잠수함의 경우에는 미사일을 탑재하고 나면 기타 항해에 필요한 필수적인 장비들이 장착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작전에 투입되기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이번에 시험에 사용한 신포급 잠수함 이외에 새로운 잠수함을 건조를 해서 거기에 미사일을 탑재하고 움직여야 됩니다."

SLBM 실전 배치까지는 앞으로도 몇 단계의 미사일 기술 개발이 필요하고, 특히 SLBM을 탑재해 발사 할 수 있는 잠수함 건조 능력도 충족돼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90년대 중반 구소련의 잠수함 도입을 계기로 20년 넘게 SLBM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이미 상당한 기술을 축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LBM이 실전배치 된다면 북한 핵에 버금가는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의 SLBM 개발 문제가 처음 공론화된 건 지난해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에서 신형 잠수함 진수 장면이 위성에 포착되면서부터 입니다.

북한은 당시 이 실험장에서 지상 사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여기가 이제 신포지역에 있는 잠수함 공장시설입니다. 그래서 보시면 이쪽에 지상에서 수직발사실험을 하는, 사출장치를 실험을 하는 장소로 추정되는 곳이 있었고요. 그 다음에 바로 이곳이 우리가 문제되고 있는 이런 신포급이 확인된 장소입니다. 잠수함의 형태를 봤을 때는 북한이 여태까지 스스로 개발을 해온 상어급이나 연어급 잠수함과 형태가 굉장히 유사하고, 결국은 그런 북한의 독자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해서 이 좀 더 사이즈를 키운 잠수함을 만든 것으로 추정은 할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의 시험은 수중 사출 실험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1월 신포 앞바다에 바지선 형태의 대형 구조물인 플로팅 도크를 설치한 뒤 수중에서 사출 실험을 실시한 겁니다.

이번엔 사출 실험을 한 단계 높여 잠수함에서 직접 모의탄을 발사했습니다.

수중의 잠수함에서 고압 증기 등의 힘으로 튕겨져 나온 미사일이 수면 밖에서 점화돼 150미터를 날아가는 3단계의 실험에 성공한 겁니다.

사진 조작 논란과 함께 북한의 SLBM 실험 장소를 놓고 잠수함이냐 바지선이냐 논란도 제기됐습니다.

<녹취> 조지프 버뮤데즈(美 ‘올소스 애널리시스’ 선임분석관) : "통상 수중에서 탄도 미사일이 발사되면 오렌지색이나 노란색의 빛이 수면에 비춰야 하는데 북한영상에는 그런 게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워싱턴 프리비컨도 수중 실험 발사 며칠 전부터 북한의 움직임을 추적해왔다며 잠수함에서 발사되지 않았다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그러나 군 당국은 북한의 SLBM 실험이 바지선이 아닌 잠수함에서 이뤄졌고 이 점에서는 한미 양국의 견해가 일치한다고 위협 과장론을 일축했습니다.

특히 이전에도 수차례 사출실험이 진행돼왔고, 한미 연합 정보 자산을 통해 이를 계속 추적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바닷 속에서 솟아오른 미사일이 이내 시뻘건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을 가릅니다.

미국이 1977년 처음 개발해 실전배치한 SLBM, 트라이던트의 발사 장면입니다.

핵잠수함에서 탑재돼 핵탄두를 실은 채 7천 400킬로미터를 날아갑니다.

무엇보다 SLBM이 위협적인 건 탐지가 지극히 어렵다는 겁니다.

은밀히 기동하는 잠수함에서 발사돼 비대칭 전략무기의 정점으로 불립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보통 우리가 ICBM, 그 다음에 전략핵폭격기, 그 다음에 이 SLBM을 운반하는 전략원자함 이 세 가지를 핵 억제력의 3요소라고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SLBM이 의미하는 것은 본토가 공격을 당하더라도 이 잠수함에서는 이 SLBM을 발사해서 상대 국가를 전멸시킬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이런 SLBM이 갖는 능력입니다."

때문에 현재 SLBM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영국, 프랑스 등 5개 나라에 불과합니다.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도 핵무기를 탑재한 SLBM입니다.

우리 군의 방어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녹취> 송영근(새누리당 의원) : "적의 능력을 아까 다른 의원도 얘기했습니다만, 우리가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되잖아요. 그렇다면, 우리가 최대로 파악을 해서 대비책을 강구해야 된다는 얘기죠."

<녹취> 백군기(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KAMD나 킬체인이나 그 다음에 확장 억제 전략, 이런 것들이 SLBM에 적용하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제한 사항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1년 만에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직접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SLBM 개발을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했습니다.

<녹취> 민경욱(지난 12일/청와대 대변인) : "군사 대비 태세를 철저히 하고, 만약 북한이 도발할 경우에는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번 SLBM 발사에 이용된 잠수함은 2천톤급 신형으로 길이 67m, 폭 6.6m에 달합니다.

북한이 러시아의 골프급 잠수함을 수입해 해체한 뒤 역설계해 건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장거리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 건조에도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현재 보유중인 잠수함은 모두 80여 척.

350톤 급 이하 잠수정이 60여 척, 1800톤 로미오급이 20척, 그리고 최근 건조한 2천톤 신포급이 한 척입니다.

반면 우리는 13척의 잠수함을 보유중입니다.

<인터뷰>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크기와 성능에 상관없이 숫자적으로만 놓고 보면 북한 수중 전력, 즉 잠수함정의 수는 80여 척으로 세계 최고입니다. 과거 소련이나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잠수함정을 다시 역설계해서 현재 자체 건조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뭐 핵잠수함이 있는 거는 아니고요. 그러나 이것만을 가지고 남북한 잠수함 전력의 우위를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 우리 군이 갖고 있는 잠수함이나 또 북한이 갖고 있는 잠수함의 크기, 또는 연식, 또 운영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SLBM 개발에 맞선 군 당국의 대응 전략은 지상의 킬체인을 해상으로 확장한 개념입니다.

우리 군의 그린파인레이더와 이지스함, 미군의 조기경보위성과 글로벌호크, 고공정찰기로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의 움직임을 포착한 뒤, 북한이 SLBM을 발사하면 패트리엇 미사일과 공대지 미사일로 타격합니다.

또 해군의 P-3 해상초계기와 링스헬기로 잠수함을 탐지하고, 현무-3 등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첨단 위성으로도 탐지가 힘든 잠수함의 특성상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인터뷰>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현재 개발이 진행중인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의, KAMD라고 하죠. 이것은 지대지 미사일 방어중심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이것을 보완한다고 해서 지금 SLBM의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지는 상당히 의문시 됩니다. 현 시점에서는 우리 군의 어떤 전반적인 대북 태세를 총체적으로 좀 점검을 하고, 새로운 전략개념과 또 국방력 건설 계획을 재정립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한미동맹이라는 아주 굉장히 활용하기 좋은 그런 동맹을 활용을 해서 그래서 북한에 대한 감시와 견제능력을 높여나가는 것, 이것이 단기적으로 방법이 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결국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전력은 스스로 생산을 해내서 그래서 견제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겠습니다."

북한의 SLBM 개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주변국과의 공조도 필요합니다.

특히, SLBM의 직접적 위협권에 있는 일본은 이달 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전보장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열 것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17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일 3국의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녹취> 노광일(지난 12일/외교부 대변인) : "SLBM 시험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험 도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취소를 계기로 SLBM 수중 시험 발사에 이어 함대함 미사일 발사와 서해 NLL 인근의 포사격 등 연일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 오는 10월, 당 창건 70주년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보다 면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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