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시행 반년…수익률 잔치 계속될까?

입력 2015.05.17 (08:35) 수정 2015.05.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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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강퉁(호<삼수변에 扈>港通·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시행 6개월간 국내 '큰 손' 투자자들이 중국 상하이증시의 A주를 직접 매매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후강퉁이 처음 시작된 작년 11월 17일 2,474.01에서 지난 15일 4,308.69로 6개월 새 74.2% 뛰었다. 이 기간 상하이 지수 상승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8.4%의 9배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성장과 제도 개선에 따라 후강퉁 투자자들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 과열' 경고가 나오는 만큼 앞으로 묻지마식 중국 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 국내 큰손들 '중국으로'…테마주·일대일로주 싹쓸이

국내 투자자 상당수는 6개월간 순환매를 통해 성과가 우수한 산업과 테마주를 갈아타며 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수익을 챙겼다. 최근에는 중국의 아시아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을 타고 고속철과 건설 등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17일 "후강퉁 시행 후 수혜주인 증권주에서 일대일로 정책주에 이르기까지 순환매에 나서 수익을 챙긴 고객이 많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작년 11월 17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후강퉁 시행 5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순매수액은 1조1천984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로 사들은 종목은 종합건설그룹 중국중철과 중국건축, 중국평안보험, 가전업체 청도하이얼, 금융소프트웨어 개발기업 항생전자, 중국철도건설 등이다.

이처럼 6개월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시행 초기 관망하던 투자자들도 최근 뒤늦게 후강퉁의 문을 두드리는 추세다.

후강퉁 시장 1, 2위인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의 고객은 최근 1만명과 7천명을 각각 넘었다. 국내에서 후강퉁을 통해 중국 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2만명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중국 주식 거래 고객은 지난달에 전날보다 40% 늘었다"며 "후강퉁과 선강퉁(深港通·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거래)관련 펀드나 랩 계좌 등을 통한 간접 투자자도 6천8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즉 펀드 등 간접 투자자까지 포함한 국내 후강퉁 투자자는 3만명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 중국 주식투자 '수익률 잔치' 계속될까?…'과열 주의보'도

문제는 지난 6개월간의 '수익률 잔치'가 앞으로 계속될 수 있느냐에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중·장기적으로 중국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선강퉁 시행 등의 추가 개혁·개방을 통한 자본시장 육성 의지를 드러낸 점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경제 규모보다 작은 자본시장을 키우고 개방·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다"며 "단기 급등에도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 규모에 맞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조정 국면 속에 "소나기는 피하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상승 랠리를 펼치던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달 28일 4,572.39를 찍고서 탄력을 잃고 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가 지난달 22%까지 높아지는 등 중국 증시가 과열권에 들어간 것은 분명하다"며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 의지와 중장기 추가 상승 여력을 고려할 때 단기 과열 신호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이달 상하이 지수는 4,000∼4,500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후강퉁 시장의 고객 자금이 최근 소폭 빠져나갔다. 삼성증권의 후강퉁 투자 잔고는 4월 말 1조2천억원에서 최근 9천9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후강퉁을 통한 중국 직접 주식 투자자는 당분간 산업·종목별 옥석을 가려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준흠 한화자산운용 차이나에쿼티운용 상무는 "중국 증시는 단기 급등으로 거품 논란이 있고 기업 실적이나 기초여건도 작년보다 악화했다"며 "산업재와 원자재, 철도 등 업종은 많이 올랐고 소비재나 은행, 헬스케어 등 업종은 상대적으로 덜 올라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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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강퉁 시행 반년…수익률 잔치 계속될까?
    • 입력 2015-05-17 08:35:12
    • 수정2015-05-17 14:50:01
    연합뉴스
후강퉁(호<삼수변에 扈>港通·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시행 6개월간 국내 '큰 손' 투자자들이 중국 상하이증시의 A주를 직접 매매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후강퉁이 처음 시작된 작년 11월 17일 2,474.01에서 지난 15일 4,308.69로 6개월 새 74.2% 뛰었다. 이 기간 상하이 지수 상승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8.4%의 9배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성장과 제도 개선에 따라 후강퉁 투자자들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 과열' 경고가 나오는 만큼 앞으로 묻지마식 중국 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 국내 큰손들 '중국으로'…테마주·일대일로주 싹쓸이

국내 투자자 상당수는 6개월간 순환매를 통해 성과가 우수한 산업과 테마주를 갈아타며 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수익을 챙겼다. 최근에는 중국의 아시아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을 타고 고속철과 건설 등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17일 "후강퉁 시행 후 수혜주인 증권주에서 일대일로 정책주에 이르기까지 순환매에 나서 수익을 챙긴 고객이 많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작년 11월 17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후강퉁 시행 5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순매수액은 1조1천984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로 사들은 종목은 종합건설그룹 중국중철과 중국건축, 중국평안보험, 가전업체 청도하이얼, 금융소프트웨어 개발기업 항생전자, 중국철도건설 등이다.

이처럼 6개월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시행 초기 관망하던 투자자들도 최근 뒤늦게 후강퉁의 문을 두드리는 추세다.

후강퉁 시장 1, 2위인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의 고객은 최근 1만명과 7천명을 각각 넘었다. 국내에서 후강퉁을 통해 중국 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2만명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중국 주식 거래 고객은 지난달에 전날보다 40% 늘었다"며 "후강퉁과 선강퉁(深港通·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거래)관련 펀드나 랩 계좌 등을 통한 간접 투자자도 6천8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즉 펀드 등 간접 투자자까지 포함한 국내 후강퉁 투자자는 3만명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 중국 주식투자 '수익률 잔치' 계속될까?…'과열 주의보'도

문제는 지난 6개월간의 '수익률 잔치'가 앞으로 계속될 수 있느냐에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중·장기적으로 중국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선강퉁 시행 등의 추가 개혁·개방을 통한 자본시장 육성 의지를 드러낸 점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경제 규모보다 작은 자본시장을 키우고 개방·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다"며 "단기 급등에도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 규모에 맞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조정 국면 속에 "소나기는 피하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상승 랠리를 펼치던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달 28일 4,572.39를 찍고서 탄력을 잃고 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가 지난달 22%까지 높아지는 등 중국 증시가 과열권에 들어간 것은 분명하다"며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 의지와 중장기 추가 상승 여력을 고려할 때 단기 과열 신호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이달 상하이 지수는 4,000∼4,500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후강퉁 시장의 고객 자금이 최근 소폭 빠져나갔다. 삼성증권의 후강퉁 투자 잔고는 4월 말 1조2천억원에서 최근 9천9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후강퉁을 통한 중국 직접 주식 투자자는 당분간 산업·종목별 옥석을 가려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준흠 한화자산운용 차이나에쿼티운용 상무는 "중국 증시는 단기 급등으로 거품 논란이 있고 기업 실적이나 기초여건도 작년보다 악화했다"며 "산업재와 원자재, 철도 등 업종은 많이 올랐고 소비재나 은행, 헬스케어 등 업종은 상대적으로 덜 올라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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