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의 위력 믿었던 ‘코트 위 제갈량’ 신치용

입력 2015.05.18 (17:31) 수정 2015.05.18 (17:3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코트 위의 제갈량' 신치용(60)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18일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를 이끈 20년을 돌아보며 그가 내민 첫 마디는 "행복했다"였다.

이날 삼성화재는 "신 감독이 구단 임원으로 보직을 옮기고 임도헌(43) 코치가 새 사령탑을 맡는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6월 1일부터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산하에서 삼성화재 배구단 단장 겸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임원(부사장)으로 일한다.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신 감독만큼 많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사령탑은 없다.

2005년 삼성화재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 감독은 실업리그 포함 16번, 프로배구 출범 후 8번 우승을 차지했다.

1997년 슈퍼리그부터 2014-2015 V리그까지 19번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대업도 이뤘다.

현역 생활은 화려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에 입문한 그는 세터로 활약하며 1977년부터 1980년까지 4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그러나 당대 최고의 세터란 수식어는 동기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에게 내줬다.

하지만 지도자에 입문하면서 그는 '최고 사령탑'의 영예를 누렸다.

20년 동안 한 팀에서 사령탑으로 일하며 늘 정상권에 있었다.

그의 좌우명은 '신한불란(信汗不亂·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이다.

좌우명대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고, 16개의 우승 트로피로 보상받았다.

"김세진, 신진식 등 선수 덕에 우승을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삼성화재 전력의 전반 이상은 신치용 감독"이라는 극찬으로 변했다.

신 감독이 가장 아쉬워하는 건 사령탑으로 마지막 시즌인 2014-2015 V리그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패권을 내준 것이다.

그는 "정상을 지키느라 힘들었는데 이제 한 칸 올라갈 곳이 생겨서 좋다"며 패배에서 교훈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신 감독에게 설욕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제 그는 배구단 단장, 축구와 농구도 총괄하는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부사장으로 새출발한다.

신 감독은 "아쉽지만 행복했다"며 "이젠 감독이 아닌 경영자로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땀’의 위력 믿었던 ‘코트 위 제갈량’ 신치용
    • 입력 2015-05-18 17:31:59
    • 수정2015-05-18 17:32:14
    연합뉴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코트 위의 제갈량' 신치용(60)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18일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를 이끈 20년을 돌아보며 그가 내민 첫 마디는 "행복했다"였다. 이날 삼성화재는 "신 감독이 구단 임원으로 보직을 옮기고 임도헌(43) 코치가 새 사령탑을 맡는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6월 1일부터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산하에서 삼성화재 배구단 단장 겸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임원(부사장)으로 일한다.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신 감독만큼 많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사령탑은 없다. 2005년 삼성화재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 감독은 실업리그 포함 16번, 프로배구 출범 후 8번 우승을 차지했다. 1997년 슈퍼리그부터 2014-2015 V리그까지 19번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대업도 이뤘다. 현역 생활은 화려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에 입문한 그는 세터로 활약하며 1977년부터 1980년까지 4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그러나 당대 최고의 세터란 수식어는 동기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에게 내줬다. 하지만 지도자에 입문하면서 그는 '최고 사령탑'의 영예를 누렸다. 20년 동안 한 팀에서 사령탑으로 일하며 늘 정상권에 있었다. 그의 좌우명은 '신한불란(信汗不亂·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이다. 좌우명대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고, 16개의 우승 트로피로 보상받았다. "김세진, 신진식 등 선수 덕에 우승을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삼성화재 전력의 전반 이상은 신치용 감독"이라는 극찬으로 변했다. 신 감독이 가장 아쉬워하는 건 사령탑으로 마지막 시즌인 2014-2015 V리그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패권을 내준 것이다. 그는 "정상을 지키느라 힘들었는데 이제 한 칸 올라갈 곳이 생겨서 좋다"며 패배에서 교훈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신 감독에게 설욕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제 그는 배구단 단장, 축구와 농구도 총괄하는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부사장으로 새출발한다. 신 감독은 "아쉽지만 행복했다"며 "이젠 감독이 아닌 경영자로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