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70조’ 중국 알리바바 국내 상륙하나?…업계 초긴장

입력 2015.05.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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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 알리바바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어 관련 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이 자사의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Tmall)에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전용관인 '한국관' 개설을 이유로 17일 방한했지만 한국 진출을 타진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몰 한국관은 한국 업체가 중국시장에 들어갈 플랫폼을 제공해 중국 소비자가 100개 이상의 한국 브랜드를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그 대가로 알리바바 역시 우리나라에 오픈마켓을 띄울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 알리바바는 이미 한국 법인을 설립, 서울 강남 소재 파이낸스센터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직원을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7월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창조경제 온라인 실크로드, 중국시장 수출전략 세미나'를 여는 등 우리나라 진출 의지를 비쳐왔다.

◇ 글로벌 온라인 유통 공룡들, 한국 진출 가시화 = 알리바바 이외에도 중국의 제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JD닷컴, 미국의 아마존 등도 한국 상륙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JD닷컴은 지난달 한국관 개설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아마존은 서울 역삼동 GS타워에 300명가량이 근무할 수 있는 2개층을 임대했다. 조만간 오픈 마켓을 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글로벌 유통 공룡들이 우리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건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75%를 넘고 스마트폰 뱅킹 사용자도 4천만명을 뛰어넘는 전자상거래 적격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다.

이들 기업은 한국 소비자들이 까다롭고 유행에 민감한 트렌드 '얼리어답터(early-adopter)' 기질이 높아 새로운 서비스 등을 시험할 최고의 무대로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이베이가 선점 중이다.

2001년 옥션을 인수합병해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베이는 2009년 당시 업계 1위였던 G마켓마저 사들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업계는 G마켓이 36∼37%, 옥션이 28∼30%를 점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가 국내 온라인 시장을 사실상 70%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14억명 중국 시장을 바탕으로 연매출 170조원으로 세계 1위인 알리바바와 연매출 77조3천억원의 아마존 등이 쟁탈전을 벌이면 우리나라 시장은 글로벌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미·중 온라인 유통 대격돌하나 = 전자상거래 업체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마케팅 비용을 대거 쏟아붓고 저가 중국산 제품을 경쟁력으로 한국시장을 파고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알리바바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를 통한 해외 직구가 증가 추세이다. 중국 사이트가 미국 사이트와 비교할 때 물건 가격도 싸고 배송기간이 짧아 한국인 소비자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진출한다면 티몬·쿠팡·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신판매업 허가를 받은 소셜 커머스 3사는 주로 젊은 층을 상대로 할인 쿠폰 등을 통한 마케팅을 주로 펴고 취급 품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알리바바가 품질 좋고 가격이 낮은 품목으로 대량 마케팅을 시작하면 장기간 버텨낼 수 없다는 것이다.

판매업자에게 플랫폼을 열어주고 수수료를 받는 오픈 마켓 업체들도 타격은 불가피하다. 알리바바의 가격경쟁력에 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유통 공룡 간 격돌도 예상된다.

이미 우리나라 시장을 석권 중인 이베이의 한국법인인 이베이코리아는 2014년 7천339억원 매출에 5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출범 3년만에 자기자본 1조원을 축적하고 영향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따라서 알리바바가 상륙하면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런 상황에서 아마존과 JD닷컴까지 경쟁에 가세하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자연스럽게 이베이와 아마존 대 알리바바와 JD닷컴이라는 미국-중국 유통기업 대결 구도가 짜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초긴장 =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시장 규모는 55조2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성장했고, 올해는 62조3천600억원을 달성해 13.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G마켓·11번가·옥션 등이 나눠 점유하는 상황이다.

국내 업체들이 이런 규모여서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가 본격적으로 상륙하면 맞서기는 버겁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은 본사인 이베이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번가는 모바일과 큐레이션 쇼핑, 소비자 공감 코너인 '쇼핑톡'을 통한 스토리텔링 콘텐츠을 강화하는 등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글로벌 유통기업의 진출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는 말 그대로 전쟁터가 될 것이고 전자상거래 시장 전체를 내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며 "그와 관련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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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170조’ 중국 알리바바 국내 상륙하나?…업계 초긴장
    • 입력 2015-05-18 17:32:32
    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 알리바바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어 관련 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이 자사의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Tmall)에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전용관인 '한국관' 개설을 이유로 17일 방한했지만 한국 진출을 타진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몰 한국관은 한국 업체가 중국시장에 들어갈 플랫폼을 제공해 중국 소비자가 100개 이상의 한국 브랜드를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그 대가로 알리바바 역시 우리나라에 오픈마켓을 띄울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 알리바바는 이미 한국 법인을 설립, 서울 강남 소재 파이낸스센터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직원을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7월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창조경제 온라인 실크로드, 중국시장 수출전략 세미나'를 여는 등 우리나라 진출 의지를 비쳐왔다. ◇ 글로벌 온라인 유통 공룡들, 한국 진출 가시화 = 알리바바 이외에도 중국의 제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JD닷컴, 미국의 아마존 등도 한국 상륙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JD닷컴은 지난달 한국관 개설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아마존은 서울 역삼동 GS타워에 300명가량이 근무할 수 있는 2개층을 임대했다. 조만간 오픈 마켓을 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글로벌 유통 공룡들이 우리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건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75%를 넘고 스마트폰 뱅킹 사용자도 4천만명을 뛰어넘는 전자상거래 적격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다. 이들 기업은 한국 소비자들이 까다롭고 유행에 민감한 트렌드 '얼리어답터(early-adopter)' 기질이 높아 새로운 서비스 등을 시험할 최고의 무대로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이베이가 선점 중이다. 2001년 옥션을 인수합병해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베이는 2009년 당시 업계 1위였던 G마켓마저 사들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업계는 G마켓이 36∼37%, 옥션이 28∼30%를 점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가 국내 온라인 시장을 사실상 70%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14억명 중국 시장을 바탕으로 연매출 170조원으로 세계 1위인 알리바바와 연매출 77조3천억원의 아마존 등이 쟁탈전을 벌이면 우리나라 시장은 글로벌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미·중 온라인 유통 대격돌하나 = 전자상거래 업체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마케팅 비용을 대거 쏟아붓고 저가 중국산 제품을 경쟁력으로 한국시장을 파고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알리바바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를 통한 해외 직구가 증가 추세이다. 중국 사이트가 미국 사이트와 비교할 때 물건 가격도 싸고 배송기간이 짧아 한국인 소비자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진출한다면 티몬·쿠팡·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신판매업 허가를 받은 소셜 커머스 3사는 주로 젊은 층을 상대로 할인 쿠폰 등을 통한 마케팅을 주로 펴고 취급 품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알리바바가 품질 좋고 가격이 낮은 품목으로 대량 마케팅을 시작하면 장기간 버텨낼 수 없다는 것이다. 판매업자에게 플랫폼을 열어주고 수수료를 받는 오픈 마켓 업체들도 타격은 불가피하다. 알리바바의 가격경쟁력에 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유통 공룡 간 격돌도 예상된다. 이미 우리나라 시장을 석권 중인 이베이의 한국법인인 이베이코리아는 2014년 7천339억원 매출에 5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출범 3년만에 자기자본 1조원을 축적하고 영향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따라서 알리바바가 상륙하면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런 상황에서 아마존과 JD닷컴까지 경쟁에 가세하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자연스럽게 이베이와 아마존 대 알리바바와 JD닷컴이라는 미국-중국 유통기업 대결 구도가 짜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초긴장 =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시장 규모는 55조2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성장했고, 올해는 62조3천600억원을 달성해 13.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G마켓·11번가·옥션 등이 나눠 점유하는 상황이다. 국내 업체들이 이런 규모여서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가 본격적으로 상륙하면 맞서기는 버겁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은 본사인 이베이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번가는 모바일과 큐레이션 쇼핑, 소비자 공감 코너인 '쇼핑톡'을 통한 스토리텔링 콘텐츠을 강화하는 등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글로벌 유통기업의 진출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는 말 그대로 전쟁터가 될 것이고 전자상거래 시장 전체를 내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며 "그와 관련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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