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중국의 꿈 ‘일대일로’…“미 포위망 뚫어라”

입력 2015.05.21 (21:22) 수정 2015.05.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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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대.일.로.(一帶一路)'

하나의 벨트, 그리고 하나의 길을 뜻하는데요.

중국이 최근 박차를 가하는 중국 중심의 중장기 아시아 발전 전략입니다.

먼저, '일대'를 볼까요.

고대 실크로드처럼,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경제협력 지대를 만든다는 겁니다.

'일로'는 명나라 때의 바닷길처럼,동남아와 중동을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말합니다.

이 거대한 구상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요?

관련국들이 길을 열어줘야 가능한데요.

중국은 요즘 여기에 거의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먼저, 베이징 박정호 특파원입니다.

▼중국 시진핑 ‘일대일로’ 동분서주▼

<리포트>

파키스탄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무려 460억 달러, 우리 돈 5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대신, 일대일로의 핵심 과다르항의 운영권을 얻어냈습니다.

요즘 시진핑 주석의 해외 순방은 '일대일로'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 중국과 유럽을 잇는 3개국을 방문했습니다.

또, 12억 인구의 인도 모디 총리와는 옛 실크로드의 중심지 시안에서 손을 맞잡았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와 인도에 각각 2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약속하는 등 거침없이 돈 보따리를 풀고 있습니다.

중국 주도의 AIIB,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도 올해 안에 출범할 예정으로, 일대일로를 뒷받침할 전망입니다.

<인터뷰>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3월28일) : "일대일로 건설은 중국의 일방적인 독주가 아니라 관련국들의 합창입니다."

시진핑 집권 이후 최대의 전략적 목표 '일대일로'가 중국의 통 큰 투자 속에 그 실체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핵심은 에너지 안보…‘미국 방어선 뚫어라’▼

<기자 멘트>

저는 지금, 앞서 언급된 파키스탄 과다르항에 있습니다.

아라비아 반도와 인도 사이의 전략 요충지인데요.

작은 어촌 마을을 직접 개발한 중국은 앞으로 40년간 물류와 석유기지, 그리고 해군 기지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과다르항은 중동석유의 수출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과는 불과 400㎞ 거립니다.

또, 이란의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은 과다르를 거쳐 인도로 연결될 예정인데요.

중국은 이 과다르항에서 시작해 중국 내륙 카스로 연결되는 가스관과 철도, 도로를 곧 건설할 예정입니다.

중동의 석유,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지도를 좀 더 넓혀 볼까요?

현재 중국은 수입 원유의 80%를 말라카 해협을 거쳐 들여오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 해군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죠.

그런데 일대일로가 현실화되면 과다르 항과 방글라데시, 미얀마의 항구를 이용해 말라카 해협을 안 거치고도 에너지를 들여올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육상에서는 이미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를 공급받기로 돼 있습니다.

일대일로는 이처럼 미국의 포위망을 비껴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

또 아시아권의 경제 협력을 통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도모하겠다, 그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나아가, 중국의 아시아 패권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은 당연히 달갑지 않겠죠?

일대일로에 대해 주요 나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이정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환영” vs “봉쇄”…엇갈리는 주변국▼

<리포트>

중국 주도의 AIIB에 가입하지 않은 일본.

대신, 아시아 신흥국들의 인프라 건설에 천 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아베(일본 총리/지난달 29일) : "일본은 아세안 국가들과 많은 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경제 차원을 넘어 결국 지정학적으로도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게 될 것이라는 게 미국과 일본의 판단입니다.

일본이 내놓은 대책이 이른바 '다이아몬드 구상'.

중국이 진주목걸이 꼴로 이어놓은 '해상 실크로드'길을, 미국, 일본, 호주 동맹에 인도까지 끌어들여, 차단하겠다는 겁니다.

반면, 러시아는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인 '유라시아 경제연합'과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권' 간에 통 큰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인터뷰>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 8일) : "(러시아 주도의) 유라시아 협력 프로젝트와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권은 서로를 보완할 것입니다."

기초 인프라 구축에만 180조 원이 들 것으로 전망되는 '일대일로'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일대일로'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일본의 대립 구도는, 동시에 우리 외교엔 커다란 숙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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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중국의 꿈 ‘일대일로’…“미 포위망 뚫어라”
    • 입력 2015-05-21 21:25:09
    • 수정2015-05-21 22:06:35
    뉴스 9
<앵커 멘트>

'일.대.일.로.(一帶一路)'

하나의 벨트, 그리고 하나의 길을 뜻하는데요.

중국이 최근 박차를 가하는 중국 중심의 중장기 아시아 발전 전략입니다.

먼저, '일대'를 볼까요.

고대 실크로드처럼,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경제협력 지대를 만든다는 겁니다.

'일로'는 명나라 때의 바닷길처럼,동남아와 중동을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말합니다.

이 거대한 구상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요?

관련국들이 길을 열어줘야 가능한데요.

중국은 요즘 여기에 거의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먼저, 베이징 박정호 특파원입니다.

▼중국 시진핑 ‘일대일로’ 동분서주▼

<리포트>

파키스탄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무려 460억 달러, 우리 돈 5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대신, 일대일로의 핵심 과다르항의 운영권을 얻어냈습니다.

요즘 시진핑 주석의 해외 순방은 '일대일로'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 중국과 유럽을 잇는 3개국을 방문했습니다.

또, 12억 인구의 인도 모디 총리와는 옛 실크로드의 중심지 시안에서 손을 맞잡았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와 인도에 각각 2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약속하는 등 거침없이 돈 보따리를 풀고 있습니다.

중국 주도의 AIIB,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도 올해 안에 출범할 예정으로, 일대일로를 뒷받침할 전망입니다.

<인터뷰>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3월28일) : "일대일로 건설은 중국의 일방적인 독주가 아니라 관련국들의 합창입니다."

시진핑 집권 이후 최대의 전략적 목표 '일대일로'가 중국의 통 큰 투자 속에 그 실체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핵심은 에너지 안보…‘미국 방어선 뚫어라’▼

<기자 멘트>

저는 지금, 앞서 언급된 파키스탄 과다르항에 있습니다.

아라비아 반도와 인도 사이의 전략 요충지인데요.

작은 어촌 마을을 직접 개발한 중국은 앞으로 40년간 물류와 석유기지, 그리고 해군 기지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과다르항은 중동석유의 수출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과는 불과 400㎞ 거립니다.

또, 이란의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은 과다르를 거쳐 인도로 연결될 예정인데요.

중국은 이 과다르항에서 시작해 중국 내륙 카스로 연결되는 가스관과 철도, 도로를 곧 건설할 예정입니다.

중동의 석유,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지도를 좀 더 넓혀 볼까요?

현재 중국은 수입 원유의 80%를 말라카 해협을 거쳐 들여오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 해군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죠.

그런데 일대일로가 현실화되면 과다르 항과 방글라데시, 미얀마의 항구를 이용해 말라카 해협을 안 거치고도 에너지를 들여올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육상에서는 이미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를 공급받기로 돼 있습니다.

일대일로는 이처럼 미국의 포위망을 비껴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

또 아시아권의 경제 협력을 통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도모하겠다, 그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나아가, 중국의 아시아 패권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은 당연히 달갑지 않겠죠?

일대일로에 대해 주요 나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이정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환영” vs “봉쇄”…엇갈리는 주변국▼

<리포트>

중국 주도의 AIIB에 가입하지 않은 일본.

대신, 아시아 신흥국들의 인프라 건설에 천 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아베(일본 총리/지난달 29일) : "일본은 아세안 국가들과 많은 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경제 차원을 넘어 결국 지정학적으로도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게 될 것이라는 게 미국과 일본의 판단입니다.

일본이 내놓은 대책이 이른바 '다이아몬드 구상'.

중국이 진주목걸이 꼴로 이어놓은 '해상 실크로드'길을, 미국, 일본, 호주 동맹에 인도까지 끌어들여, 차단하겠다는 겁니다.

반면, 러시아는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인 '유라시아 경제연합'과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권' 간에 통 큰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인터뷰>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 8일) : "(러시아 주도의) 유라시아 협력 프로젝트와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권은 서로를 보완할 것입니다."

기초 인프라 구축에만 180조 원이 들 것으로 전망되는 '일대일로'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일대일로'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일본의 대립 구도는, 동시에 우리 외교엔 커다란 숙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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