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주먹질’ 한교원, 명분·실리 다 잃다

입력 2015.05.24 (14:39) 수정 2015.05.2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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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의 국내파 핵심 공격자원으로 성장해온 한교원(25·전북)이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됐다.

한교원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5분 만에 인천의 박대한을 주먹으로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당시 한교원은 인천의 역습이 시작되자 왼쪽 풀백 박대한의 오버래핑을 막는 과정에서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박대한이 공격에 가담하는 과정에서 한교원이 이를 막으려고 어깨를 잡았고, 박대한이 이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한교원의 왼쪽 뺨을 때리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격분한 한교원은 박대한의 어깨를 주먹으로 때린 뒤 분을 참지 못하고 선수를 뒤따라가 주먹으로 머리를 때렸다.

둘의 몸싸움 과정을 앞에서 지켜본 대기심이 주심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주심은 박대한에게 옐로카드를 먼저 준 뒤 '보복 폭행'을 가한 한교원에게는 레드카드를 줬다.

한교원으로선 먼저 '도발'을 당했다고 억울할 수도 있었지만 몸싸움이 격렬한 축구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보복행위에 나섰다는 것은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한교원은 '비주류 선수'에서 노력을 앞세워 태극마크까지 단 모범 사례로 꼽혀왔던 터라 팬들의 아쉬움은 더 크다.

충주상고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한교원은 조선대에 진학할 예정이었지만, 조선대 인원이 꽉 차는 통에 그 학교에서 밀려난 선수들이 주로 모이는 같은 재단의 조선이공대로 가게 됐다.

하지만 한교원은 2010년 대학축구 U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2011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는 기쁨을 맛봤다.

인천에서 승승장구한 한교원은 지난해 전북으로 이적한 뒤 11골-3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생애 처음 대표팀에 뽑히는 영광을 차지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띄어 A매치 10경기에 출전한 한교원은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의 공백을 메우면서 차세대 공격자원으로 입지를 마련해왔다.

이런 가운데 한교원은 이번 시즌에도 11경기를 펼치는 동안 1골 2도움의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며 선전해왔다.

하지만 이번 인천전 추태로 한교원은 그동안 쌓아온 명분도 앞으로 쌓을 실리도 한꺼번에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한교원은 K리그에서 총 136경기를 뛰면서 경고가 16개밖에 없었다. 퇴장도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보복 폭행'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성실하고 착한 선수'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훼손했다.

특히 인천전은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실력은 물론 선수의 인성까지도 크게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보복 폭행'에 나선 한교원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조만간 6월 예정된 미얀마와의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에 나설 선수를 선발해야 하는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한교원을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중징계도 피할 수 없다.

최근 포항 스틸러스의 모리츠가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게 사후 비디오분석에서 적발돼 4경기 출전정지에 벌금 4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한교원도 비슷한 사안이지만 국가대표 선수라는 점과 선수를 뒤쫓아가 폭력을 행사한 점에서 죄질이 더 나쁘다는 게 팬들의 반응이다.

프로축구 관계자는 "득점 동영상보다 한교원의 폭행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더 많은 조회수를 차지할 정도"라며 "올해 프로축구의 흥행을 위해 프로연맹은 물론 구단들이 힘을 들이고 있는데 한교원이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 때문에 프로연맹 상벌위원회도 모리츠를 뛰어넘는 중징계를 한교원에게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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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노의 주먹질’ 한교원, 명분·실리 다 잃다
    • 입력 2015-05-24 14:39:54
    • 수정2015-05-24 22:03:05
    연합뉴스
슈틸리케호의 국내파 핵심 공격자원으로 성장해온 한교원(25·전북)이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됐다.

한교원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5분 만에 인천의 박대한을 주먹으로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당시 한교원은 인천의 역습이 시작되자 왼쪽 풀백 박대한의 오버래핑을 막는 과정에서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박대한이 공격에 가담하는 과정에서 한교원이 이를 막으려고 어깨를 잡았고, 박대한이 이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한교원의 왼쪽 뺨을 때리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격분한 한교원은 박대한의 어깨를 주먹으로 때린 뒤 분을 참지 못하고 선수를 뒤따라가 주먹으로 머리를 때렸다.

둘의 몸싸움 과정을 앞에서 지켜본 대기심이 주심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주심은 박대한에게 옐로카드를 먼저 준 뒤 '보복 폭행'을 가한 한교원에게는 레드카드를 줬다.

한교원으로선 먼저 '도발'을 당했다고 억울할 수도 있었지만 몸싸움이 격렬한 축구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보복행위에 나섰다는 것은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한교원은 '비주류 선수'에서 노력을 앞세워 태극마크까지 단 모범 사례로 꼽혀왔던 터라 팬들의 아쉬움은 더 크다.

충주상고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한교원은 조선대에 진학할 예정이었지만, 조선대 인원이 꽉 차는 통에 그 학교에서 밀려난 선수들이 주로 모이는 같은 재단의 조선이공대로 가게 됐다.

하지만 한교원은 2010년 대학축구 U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2011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는 기쁨을 맛봤다.

인천에서 승승장구한 한교원은 지난해 전북으로 이적한 뒤 11골-3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생애 처음 대표팀에 뽑히는 영광을 차지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띄어 A매치 10경기에 출전한 한교원은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의 공백을 메우면서 차세대 공격자원으로 입지를 마련해왔다.

이런 가운데 한교원은 이번 시즌에도 11경기를 펼치는 동안 1골 2도움의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며 선전해왔다.

하지만 이번 인천전 추태로 한교원은 그동안 쌓아온 명분도 앞으로 쌓을 실리도 한꺼번에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한교원은 K리그에서 총 136경기를 뛰면서 경고가 16개밖에 없었다. 퇴장도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보복 폭행'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성실하고 착한 선수'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훼손했다.

특히 인천전은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실력은 물론 선수의 인성까지도 크게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보복 폭행'에 나선 한교원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조만간 6월 예정된 미얀마와의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에 나설 선수를 선발해야 하는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한교원을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중징계도 피할 수 없다.

최근 포항 스틸러스의 모리츠가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게 사후 비디오분석에서 적발돼 4경기 출전정지에 벌금 4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한교원도 비슷한 사안이지만 국가대표 선수라는 점과 선수를 뒤쫓아가 폭력을 행사한 점에서 죄질이 더 나쁘다는 게 팬들의 반응이다.

프로축구 관계자는 "득점 동영상보다 한교원의 폭행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더 많은 조회수를 차지할 정도"라며 "올해 프로축구의 흥행을 위해 프로연맹은 물론 구단들이 힘을 들이고 있는데 한교원이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 때문에 프로연맹 상벌위원회도 모리츠를 뛰어넘는 중징계를 한교원에게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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