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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경찰 폭행’ 사진이 ‘세월호 집회’ 사진?
입력 2015.05.24 (17:24) 수정 2015.05.24 (17:35)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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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달 초 채널 A가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경찰이 폭행당하는 사진 2장을 ‘단독 입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하루도 안 돼 오보로 드러났습니다.

각각 12년 전과 7년 전, 다른 집회에서 찍힌 사진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건의 전말과 오보에 대처하는 언론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일 방송된 채널A의 한 시사프로그램입니다.

'세월호 추모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가 경찰을 폭행하는 사진을 '단독 입수'했다고 방송했습니다.

<녹취> 김광현 (앵커/ 채널A 뉴스통 05.06) : "저희들이 채널A가 단독 입수한 사진을 한 번 보겠습니다.저건 자료화면이 아닙니다."

진행자와 출연자들은 집회의 폭력성을 비판하고 정당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김광현 (앵커/ 채널A 뉴스통 05.06) : "경찰이 시민을 때릴 수 있죠, 얼마든지 때릴 수 있죠. 불법적인 시위를 한다거나... 근데 어떠한 경우라도시민들이 경찰을 저렇게 팰 수는 없는 겁니다."

<녹취>황장수 (패널/ 채널A 뉴스통 05.06) : "저런 이성을 잃은 사람들의 심야 데모가 관철될 수 있다는 게, 솔직히 한국의 공권력을 마비시키는 법률이 있다는 겁니다."

경찰이 폭행당하는 사진 2장은, 이날 방송에서 모두 3분 40초 정도 화면에 노출됐습니다.

그런데 오보였습니다.

세월호 추모집회와 아무 관련이 없는 2003년 한-칠레 FTA 반대 농민집회와 2008년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 당시에 찍힌 사진이었습니다.

당시 이 방송을 보고 있던 한 시청자가 허위보도라며 트위터에 글을 올렸고, 다음날 ‘미디어오늘’이 이 글을 확인해 기사를 쓰면서 오보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채널A '김부장의 뉴스통' (05.07) :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제작진의 뼈저린 잘못이었습니다. 관련자와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사과방송까지 했지만 결국 오보 9일 만인 지난 15일, 해당 프로그램은 폐지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부 기자 61명은 통렬한 자성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녹취> 채널A 기자 61명 성명서(지난8일) : "큰 상처를 받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립니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기본으로 삼아야 하는 보도의 원칙이 지켜지지 못 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채널A 보도본부 시스템이 만들어낸 참사입니다. 그 누구도 상식 이하의 보도를 걸러내지 못 하고 있습니다."

채널A 기자들은 또 문제가 된 출연자의 영구 출연정지도 요구했는데,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채널A 측이 자신에게 오보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방송 당일 채널A 측이 세월호 집회 관련 자료를 요청해 제공한 것은 맞지만, 문제의 경찰 폭행 사진은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로 황 소장 측이 지난 6일, 해당 프로그램 작가의 이메일 주소로 보낸 사진을 보면, 이번 오보 사진과 전혀 다릅니다.

게다가 이메일이 확인된 시간은 오보 다음날인, 7일 오후 3시 20분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문제의 이 사진들은 어디서 나온 걸까?

황장수 소장의 블로그에 한 일반인이,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 3장을 모아 올려둔 것 중, 연합뉴스 로고가 선명한 한 장을 뺀 두 장과 같다는 주장입니다.

<녹취> 황장수 (채널A '김광현의 뉴스통' 출연자) : "(방송 나간 이후)그날 밤 저녁에 전화가 와서, 제 블로그에서 그 사진을 긁어왔다고 이야기할 때까지 전 내막을 알지 못했습니다. 채널A로부터 그 사진을 가져가겠다, 그 사진의 출처가 어디냐는 이야기는 방송 직전까지 제가 한 마디도 듣지 못했고..."

이에 대해 채널A측은 "사진을 제보 받는 과정에서 과거 사진이 일부 포함되는 착오가 생긴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제보자와 제보 대상, 양쪽 모두에게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 취재의 기본 원칙입니다.

이런 '크로스체크','교차확인'의 원칙만 지켰어도 이번과 같은 오보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이와 관련해 피해 당사자인 세월호 연대 측은 방송 전 채널A로부터 확인 전화 한 통 받지 못 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박주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법률대리인) : "경찰의 복장이라든지, 집회 참가자의 복장이 지금 시대와 맞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누구나 당연히 진실 여부를 의심했어야 되고, 사실 여부를 확인했어야 합니다. 아주 간단한 확인 절차조차도 하지 않고 그대로, 마치 그것이 사실인 양 보도함으로써 집회 참가자들 측히 세월호 유가족들의 명예를 심하게 훼손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잘못된 취재·보도시스템이, 이번 오보 사태를 초래했다는 평갑니다.

<인터뷰>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 "이른바 종편 저널리즘이 가져온 참사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과도한 시청률경쟁, 그러다보면 자극적인 소재를 찾게 되고 흥미위주의 사실 확인도 덜 된 상태에서 자극적인 말, 자극적인 영상 이런 게 계속 만들어지는데/기존 방송사들이 갖추고 있는 내부적으로, 특히 보도 시스템에서 갖추어야 되는 '팩트 파인딩', '팩트 체크'가 부재한 상태가 아니었나.”

김광현 기자가 진행했던 또 다른 프로그램은, 지난 2013년 5.18 광주민주화 운동이 '북한 특수부대의 지령에 의한 것'이라는 탈북자의 인터뷰를 내보낸 뒤 여론의 강력한 질타를 받았습니다.

결국 이 프로그램도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뒤 폐지됐습니다. [이펙트1]2013/5/21 채널A 메인뉴스 사과방송 "이 방송 내용으로 마음을 다친 광주 시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당시도 사과 방송과 기자들의 성명 발표, 프로그램 폐지라는 수순을 밟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오보를 바로 잡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장하용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우선 소극적이고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때그때 대처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왔고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면 그때서야 마지못해 대응하는 방식이었고요. 비록 프로그램이 폐지되긴 했지만 실제 집회 관계자들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 부분은 제가 보기엔 매우 부족했다 보이고요."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경우, 지난 2012년 제보만 믿고 한 정치인의 성폭행 의혹을 보도했다 오보로 드러나자, 사장과 보도국장 등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습니다.

CNN은 1998년, 미군이 월남전에서 맹독성 신경가스를 사용했다는 대형 오보를 낸 것을 계기로 기사의 정확성과 공정성, 책임성을 심사하는 별도의 기구를 설치했습니다.

<인터뷰> 장하용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기자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보다는 언론사 자체적으로 그와 같은 것을 검증하고 책임 져주는 그런 시스템적인 차원의 접근을 해야지 기자 개인에게 돌린다고 한다면 오히려 취재와 보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가 만들어지는 거죠.”

인터넷과 1인 미디어 시대. 유통되는 정보량이 급증한 만큼 언론은 정보의 사실여부를 취재하고 확인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오보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오보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 12년 전 ‘경찰 폭행’ 사진이 ‘세월호 집회’ 사진?
    • 입력 2015-05-24 15:25:04
    • 수정2015-05-24 17:35:51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이달 초 채널 A가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경찰이 폭행당하는 사진 2장을 ‘단독 입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하루도 안 돼 오보로 드러났습니다.

각각 12년 전과 7년 전, 다른 집회에서 찍힌 사진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건의 전말과 오보에 대처하는 언론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일 방송된 채널A의 한 시사프로그램입니다.

'세월호 추모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가 경찰을 폭행하는 사진을 '단독 입수'했다고 방송했습니다.

<녹취> 김광현 (앵커/ 채널A 뉴스통 05.06) : "저희들이 채널A가 단독 입수한 사진을 한 번 보겠습니다.저건 자료화면이 아닙니다."

진행자와 출연자들은 집회의 폭력성을 비판하고 정당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김광현 (앵커/ 채널A 뉴스통 05.06) : "경찰이 시민을 때릴 수 있죠, 얼마든지 때릴 수 있죠. 불법적인 시위를 한다거나... 근데 어떠한 경우라도시민들이 경찰을 저렇게 팰 수는 없는 겁니다."

<녹취>황장수 (패널/ 채널A 뉴스통 05.06) : "저런 이성을 잃은 사람들의 심야 데모가 관철될 수 있다는 게, 솔직히 한국의 공권력을 마비시키는 법률이 있다는 겁니다."

경찰이 폭행당하는 사진 2장은, 이날 방송에서 모두 3분 40초 정도 화면에 노출됐습니다.

그런데 오보였습니다.

세월호 추모집회와 아무 관련이 없는 2003년 한-칠레 FTA 반대 농민집회와 2008년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 당시에 찍힌 사진이었습니다.

당시 이 방송을 보고 있던 한 시청자가 허위보도라며 트위터에 글을 올렸고, 다음날 ‘미디어오늘’이 이 글을 확인해 기사를 쓰면서 오보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채널A '김부장의 뉴스통' (05.07) :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제작진의 뼈저린 잘못이었습니다. 관련자와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사과방송까지 했지만 결국 오보 9일 만인 지난 15일, 해당 프로그램은 폐지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부 기자 61명은 통렬한 자성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녹취> 채널A 기자 61명 성명서(지난8일) : "큰 상처를 받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립니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기본으로 삼아야 하는 보도의 원칙이 지켜지지 못 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채널A 보도본부 시스템이 만들어낸 참사입니다. 그 누구도 상식 이하의 보도를 걸러내지 못 하고 있습니다."

채널A 기자들은 또 문제가 된 출연자의 영구 출연정지도 요구했는데,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채널A 측이 자신에게 오보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방송 당일 채널A 측이 세월호 집회 관련 자료를 요청해 제공한 것은 맞지만, 문제의 경찰 폭행 사진은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로 황 소장 측이 지난 6일, 해당 프로그램 작가의 이메일 주소로 보낸 사진을 보면, 이번 오보 사진과 전혀 다릅니다.

게다가 이메일이 확인된 시간은 오보 다음날인, 7일 오후 3시 20분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문제의 이 사진들은 어디서 나온 걸까?

황장수 소장의 블로그에 한 일반인이,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 3장을 모아 올려둔 것 중, 연합뉴스 로고가 선명한 한 장을 뺀 두 장과 같다는 주장입니다.

<녹취> 황장수 (채널A '김광현의 뉴스통' 출연자) : "(방송 나간 이후)그날 밤 저녁에 전화가 와서, 제 블로그에서 그 사진을 긁어왔다고 이야기할 때까지 전 내막을 알지 못했습니다. 채널A로부터 그 사진을 가져가겠다, 그 사진의 출처가 어디냐는 이야기는 방송 직전까지 제가 한 마디도 듣지 못했고..."

이에 대해 채널A측은 "사진을 제보 받는 과정에서 과거 사진이 일부 포함되는 착오가 생긴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제보자와 제보 대상, 양쪽 모두에게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 취재의 기본 원칙입니다.

이런 '크로스체크','교차확인'의 원칙만 지켰어도 이번과 같은 오보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이와 관련해 피해 당사자인 세월호 연대 측은 방송 전 채널A로부터 확인 전화 한 통 받지 못 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박주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법률대리인) : "경찰의 복장이라든지, 집회 참가자의 복장이 지금 시대와 맞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누구나 당연히 진실 여부를 의심했어야 되고, 사실 여부를 확인했어야 합니다. 아주 간단한 확인 절차조차도 하지 않고 그대로, 마치 그것이 사실인 양 보도함으로써 집회 참가자들 측히 세월호 유가족들의 명예를 심하게 훼손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잘못된 취재·보도시스템이, 이번 오보 사태를 초래했다는 평갑니다.

<인터뷰>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 "이른바 종편 저널리즘이 가져온 참사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과도한 시청률경쟁, 그러다보면 자극적인 소재를 찾게 되고 흥미위주의 사실 확인도 덜 된 상태에서 자극적인 말, 자극적인 영상 이런 게 계속 만들어지는데/기존 방송사들이 갖추고 있는 내부적으로, 특히 보도 시스템에서 갖추어야 되는 '팩트 파인딩', '팩트 체크'가 부재한 상태가 아니었나.”

김광현 기자가 진행했던 또 다른 프로그램은, 지난 2013년 5.18 광주민주화 운동이 '북한 특수부대의 지령에 의한 것'이라는 탈북자의 인터뷰를 내보낸 뒤 여론의 강력한 질타를 받았습니다.

결국 이 프로그램도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뒤 폐지됐습니다. [이펙트1]2013/5/21 채널A 메인뉴스 사과방송 "이 방송 내용으로 마음을 다친 광주 시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당시도 사과 방송과 기자들의 성명 발표, 프로그램 폐지라는 수순을 밟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오보를 바로 잡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장하용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우선 소극적이고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때그때 대처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왔고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면 그때서야 마지못해 대응하는 방식이었고요. 비록 프로그램이 폐지되긴 했지만 실제 집회 관계자들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 부분은 제가 보기엔 매우 부족했다 보이고요."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경우, 지난 2012년 제보만 믿고 한 정치인의 성폭행 의혹을 보도했다 오보로 드러나자, 사장과 보도국장 등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습니다.

CNN은 1998년, 미군이 월남전에서 맹독성 신경가스를 사용했다는 대형 오보를 낸 것을 계기로 기사의 정확성과 공정성, 책임성을 심사하는 별도의 기구를 설치했습니다.

<인터뷰> 장하용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기자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보다는 언론사 자체적으로 그와 같은 것을 검증하고 책임 져주는 그런 시스템적인 차원의 접근을 해야지 기자 개인에게 돌린다고 한다면 오히려 취재와 보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가 만들어지는 거죠.”

인터넷과 1인 미디어 시대. 유통되는 정보량이 급증한 만큼 언론은 정보의 사실여부를 취재하고 확인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오보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오보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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