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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상] 영화 ‘간신’ 김강우 “지어낸 이야기인 줄 알았다”
입력 2015.05.27 (19:06) 수정 2015.05.27 (19:34) 방송·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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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쉽게 ‘파격’이란 단어를 발견한다. 그 강렬한 단어를 붙이는 건 더 눈에 띄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또 말 그대로 무언가를 깨부술 만큼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영화 <간신(감독 민규동/제작 수필름)>이 등장했을 때부터 ‘파격’이란 단어가 따라붙었다. 파격적인 노출, 파격적인 수위, 파격적인 실화 등.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것만 해도 내용적으로나 장면적으로 ‘파격’을 기대하게 된다.

지난 21일 개봉한 영화 <간신>은 연산군 11년, 전국 각지의 미녀 1만 명을 왕에게 바친 채홍사와 권력을 얻기 위해 간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 간신 임숭재의 파멸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임숭재를 연기한 주지훈은 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간교한 말을 일삼고, 복수를 위해 끊임없이 악행을 저지른다.

실화를 다 표현하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더 충격적인 실상들이 가득했다는 연산군 시대. 그 시대 속 연산군과 채홍사의 실체에 민규동 감독과 배우 김강우는 어떻게 다가갔을까.

Q. 영화 <간신>은 어떤 영화인가?

민규동 감독 : 연산군 말기 간신으로 알려진 임사홍, 임숭재 부자가 왕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왕에게 채홍을 하도록 권유한 뒤, 전국에서 만 명의 미녀들을 징집하고 연산군이 향락과 쾌락 속에서 말년을 맞이하는 영화다.

Q. 영화 <간신>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민규동 감독 : 연산군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로 많이 다루어져서 우리는 그 이야기에 익숙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거대한 채홍의 역사는 잘 언급이 안 됐다. 이유가 뭘까. 그 질문에서부터 시작했다. 박종화씨의 <금삼의 피>라는 소설이 있는데 그걸 읽고 연산군을 새롭게 보여주면 지금 현실에 또 의미하는 바가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

Q.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나?

민규동 감독 : 간신이란 말이 일상에서 많이 쓰인다. 사실 모든 인간의 삶이 권력을 지향하고 권력 밑에서 간신이 될 수밖에 없는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나는 어떤 유형의 간신일까. 잘못된 권력의 결과가 어떤 안 좋은 피해를 가져오게 될까. 그런 것을 관객들이 깨달을 수 있었으면 싶다.

Q. 영화 <간신>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민규동 감독 : 당시 여성들이 강제로 끌려간 다음, 왕의 노리개가 되기 위해서, 또 살아남기 위해서 각종 수련도 받고 경쟁도 하고 죽어 나가기도 하고 후궁이 되기도 한다. 그런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두 시간이란 작은 그릇에 담아야 하니까 어떤 지점에서는 피하지 않고 혹독한 순간이나 노골적인 순간들을 다큐멘터리처럼 잡아내야겠다 생각했다.

민규동 감독은 충격적인 장면을 피하지 않고 더 노골적으로 그린 이유를 ‘분노의 방향’을 잡기 위한 거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영화적인 흥미 요소가 아니라, 권력자들의 비정한 폭력과 탐욕을 지켜본 관객들의 분노가 그들에게 제대로 향하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력의 최고에 서 있었던 광기 어린 연산군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배우 김강우는 이미 잘 알려진 역사적 인물이라 부담감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고백했다. 며칠 밤낮을 술만 마시며, 잘 알지만 잘 알지 못하는 ‘연산군’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리고 김강우는 연산군을 위태로우면서도 예술적인 면이 도드라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이 절로 드는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Q. 연산군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게 있다면?

김강우 : 연산군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예술가적인 기질이 많이 들어가면 어떨까. 역사책을 보면 연산군은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춤에도 능하다고 나와있다. 그런 모습들을 부각하면 단순한 폭군이 아니라 예술적인 감각이 있는 왕, 왕 같지 않은 왕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Q. 연산군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한 특별한 설정이 있나?

김강우 : 연산군이 폭군이 된 이유는 어머니 폐비 윤씨의 폐위에 대한 분노와 아버지에 대한 열등감이다. 성군이었던 아버지와 달리 왕으로서의 자질이 떨어지는 걸 알면서 스스로 느낀 열등감. 나와 감독님은 연산군을 선천적으로, 태생적으로 결함이 있는 인물로 설정했다. 그게 시각적으로 표현되면 좋을 것 같아서 얼굴에 ‘붉은 반점’을 설정했다.

Q.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느낌은 어땠나?

김강우 : 거기에 나온 사례들은 지어낸 이야기인 줄 알았다. 어떤 소설보다 재미있었고, 진짜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었다. 처음에는 놀랍고 어떻게 표현할까 걱정했는데, 그 사례들이 오히려 연기하는데 재미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어떤 역할이나 작품을 할 때보다 더 책을 많이 읽을 수밖에 없었다. 실존인물이고 역사의 기반이 있어야 하니까.

Q. 간신 ‘임숭재’와 ‘연산군’의 관계를 어떻게 그리고 싶었나?

김강우 : 연산군에게 임숭재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다. 그래서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관계다. 서로를 잘 알면서 가장 큰 적이 된다. 그래서 기승전결에 따라서 둘의 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게 필요했다. 뒤로 갈수록 서로에게 몰래 감추고 있는 비밀과 욕망이 드러나면서 파멸해가는 연산군과 임숭재를 제대로 보여주려고 했다.

노출과 정사 장면만으로 19금 영화로 치부하기에 아까운 영화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분명히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릴 영화지만, 이 영화를 만든 계기를 생각하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권력을 위해 살아가는 세상, 더 높은 곳만 바라보는 나에게 그들처럼 나도 간신으로 살고 있지는 않을까?
  • [인터뷰 영상] 영화 ‘간신’ 김강우 “지어낸 이야기인 줄 알았다”
    • 입력 2015-05-27 19:06:49
    • 수정2015-05-27 19: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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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쉽게 ‘파격’이란 단어를 발견한다. 그 강렬한 단어를 붙이는 건 더 눈에 띄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또 말 그대로 무언가를 깨부술 만큼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영화 <간신(감독 민규동/제작 수필름)>이 등장했을 때부터 ‘파격’이란 단어가 따라붙었다. 파격적인 노출, 파격적인 수위, 파격적인 실화 등.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것만 해도 내용적으로나 장면적으로 ‘파격’을 기대하게 된다.

지난 21일 개봉한 영화 <간신>은 연산군 11년, 전국 각지의 미녀 1만 명을 왕에게 바친 채홍사와 권력을 얻기 위해 간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 간신 임숭재의 파멸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임숭재를 연기한 주지훈은 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간교한 말을 일삼고, 복수를 위해 끊임없이 악행을 저지른다.

실화를 다 표현하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더 충격적인 실상들이 가득했다는 연산군 시대. 그 시대 속 연산군과 채홍사의 실체에 민규동 감독과 배우 김강우는 어떻게 다가갔을까.

Q. 영화 <간신>은 어떤 영화인가?

민규동 감독 : 연산군 말기 간신으로 알려진 임사홍, 임숭재 부자가 왕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왕에게 채홍을 하도록 권유한 뒤, 전국에서 만 명의 미녀들을 징집하고 연산군이 향락과 쾌락 속에서 말년을 맞이하는 영화다.

Q. 영화 <간신>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민규동 감독 : 연산군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로 많이 다루어져서 우리는 그 이야기에 익숙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거대한 채홍의 역사는 잘 언급이 안 됐다. 이유가 뭘까. 그 질문에서부터 시작했다. 박종화씨의 <금삼의 피>라는 소설이 있는데 그걸 읽고 연산군을 새롭게 보여주면 지금 현실에 또 의미하는 바가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

Q.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나?

민규동 감독 : 간신이란 말이 일상에서 많이 쓰인다. 사실 모든 인간의 삶이 권력을 지향하고 권력 밑에서 간신이 될 수밖에 없는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나는 어떤 유형의 간신일까. 잘못된 권력의 결과가 어떤 안 좋은 피해를 가져오게 될까. 그런 것을 관객들이 깨달을 수 있었으면 싶다.

Q. 영화 <간신>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민규동 감독 : 당시 여성들이 강제로 끌려간 다음, 왕의 노리개가 되기 위해서, 또 살아남기 위해서 각종 수련도 받고 경쟁도 하고 죽어 나가기도 하고 후궁이 되기도 한다. 그런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두 시간이란 작은 그릇에 담아야 하니까 어떤 지점에서는 피하지 않고 혹독한 순간이나 노골적인 순간들을 다큐멘터리처럼 잡아내야겠다 생각했다.

민규동 감독은 충격적인 장면을 피하지 않고 더 노골적으로 그린 이유를 ‘분노의 방향’을 잡기 위한 거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영화적인 흥미 요소가 아니라, 권력자들의 비정한 폭력과 탐욕을 지켜본 관객들의 분노가 그들에게 제대로 향하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력의 최고에 서 있었던 광기 어린 연산군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배우 김강우는 이미 잘 알려진 역사적 인물이라 부담감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고백했다. 며칠 밤낮을 술만 마시며, 잘 알지만 잘 알지 못하는 ‘연산군’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리고 김강우는 연산군을 위태로우면서도 예술적인 면이 도드라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이 절로 드는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Q. 연산군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게 있다면?

김강우 : 연산군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예술가적인 기질이 많이 들어가면 어떨까. 역사책을 보면 연산군은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춤에도 능하다고 나와있다. 그런 모습들을 부각하면 단순한 폭군이 아니라 예술적인 감각이 있는 왕, 왕 같지 않은 왕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Q. 연산군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한 특별한 설정이 있나?

김강우 : 연산군이 폭군이 된 이유는 어머니 폐비 윤씨의 폐위에 대한 분노와 아버지에 대한 열등감이다. 성군이었던 아버지와 달리 왕으로서의 자질이 떨어지는 걸 알면서 스스로 느낀 열등감. 나와 감독님은 연산군을 선천적으로, 태생적으로 결함이 있는 인물로 설정했다. 그게 시각적으로 표현되면 좋을 것 같아서 얼굴에 ‘붉은 반점’을 설정했다.

Q.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느낌은 어땠나?

김강우 : 거기에 나온 사례들은 지어낸 이야기인 줄 알았다. 어떤 소설보다 재미있었고, 진짜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었다. 처음에는 놀랍고 어떻게 표현할까 걱정했는데, 그 사례들이 오히려 연기하는데 재미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어떤 역할이나 작품을 할 때보다 더 책을 많이 읽을 수밖에 없었다. 실존인물이고 역사의 기반이 있어야 하니까.

Q. 간신 ‘임숭재’와 ‘연산군’의 관계를 어떻게 그리고 싶었나?

김강우 : 연산군에게 임숭재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다. 그래서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관계다. 서로를 잘 알면서 가장 큰 적이 된다. 그래서 기승전결에 따라서 둘의 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게 필요했다. 뒤로 갈수록 서로에게 몰래 감추고 있는 비밀과 욕망이 드러나면서 파멸해가는 연산군과 임숭재를 제대로 보여주려고 했다.

노출과 정사 장면만으로 19금 영화로 치부하기에 아까운 영화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분명히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릴 영화지만, 이 영화를 만든 계기를 생각하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권력을 위해 살아가는 세상, 더 높은 곳만 바라보는 나에게 그들처럼 나도 간신으로 살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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