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빗장 내건 북한, 무얼 노리나?
입력 2015.05.30 (07:49)
수정 2015.05.3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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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5월 30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무산에서 보듯 최근 들어 북한의 막무가내 행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맞서 국제사회도 북한에 대해 압박의 고삐를 다시 죄는 모양샌데요.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근 채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북한의 행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7일, 한미일 세 나라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서울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 1월 도쿄 회동 이후 넉 달 만입니다.
하지만 회의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졌습니다.
논의의 초점이 이른바 탐색적 대화 등 대화 재개 방안보다는 대북 압박과 제재에 맞춰진 겁니다.
<녹취> 황준국(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의 역주행을 계속할수록 국제 사회의 압력은 가중될 것이고 북한의 외교적, 경제적 고립은 심화될 것입니다."
<녹취> 성김(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 "어떤 의미에서, 북한은 우리에게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것 말고는 어떤 선택권도 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화 재개 노력을 거부한 채 오히려 SLBM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로 도발 수위를 높여간 데 따른 겁니다.
북한은 SLBM 시험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대해서도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지난 20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 : "그 누가 도발이라고 걸고들고 중지하라고 고아댄다고 하여 포기할 일이 아닌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위력 강화 조치이며 합법적인 주권 행사이다."
서해 NLL 인근에서의 군사적 조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열 척 가까운 스텔스 고속정을 최근 NLL 인근에 실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면에 밀착해 파도를 뚫고 달리는 스텔스 고속정은 기동 속도가 무려 시속 90km, 레이더에도 잘 잡히지 않아 탐지가 어렵습니다.
북한이 이 고속정과 기존의 공기 부양정을 이용할 경우 30분에서 2시간 안에 특수 부대원 수백 명을 서해 5도에 침투시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연평도에서 불과 4.5킬로미터 떨어진 무인도에 벙커 형태의 진지를 구축한 것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갈도의 지리적 위치, 그리고 NLL과 연평도 사이의 거리 등을 볼 때 우리 군의 작전 활동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우리 군은 이 지역에 북한군이 화기 배치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여부를 집중 감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도 더욱 강경해지는 분위기입니다.
SLBM 시험 발사에 대한 유엔 차원의 논의가 시작됐고,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다음 달엔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SLBM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서 국제사회에 대화 노력보다는 도발을 통해서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또 역설적으로 국제적 고립을 가속화함으로써 당분간 김정은의 외교 딜레마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5월 들어서면서 남북관계는 물론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고 있습니다.
당초 기대와 달리 북한 스스로 문을 걸어잠근 채 고립을 선택한 측면이 강한데요.
북한의 노림수는 과연 뭘까요?
올해로 집권 4년차를 맞은 김정은 제1위원장.
김 제1위원장은 신년 초만 하더라도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신년사 등을 통해 남북 고위급 회담은 물론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한 겁니다.
<녹취> 지난 1월 김정은 신년사 :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합니다.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광복 70주년인 올해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경색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취소에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마저 무산시키는 무리수를 남발하며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체제의 특수성, 특히 김정은의 개인적 성향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선대에 비해 경험은 물론 자신감이 부족한 젊은 지도자가 외부의 대응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체제 안정, 즉 절대 권력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외부와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겁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 입장에서는 상당한 좌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은 뭐 과거 선대 아버지, 할아버지 때의 외교 의전으로 정말 멋진 지도자로서 국제사회에 데뷔하고 싶지만 국제적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습니다. 어떤 외교적인 좌절을 통해서 과거하고는 다른 그런 시대적 상황을 절감하고 있고, 본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불만과 좌절을 군사적 도발을 통해서 대외에 과시하고 있습니다."
핵과 경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이른바, 병진노선의 강화도 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채택한 병진노선이 점차 핵 전력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국제 사회와의 대립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이 병진노선의 선택으로 인한 핵 전력화 선언, 핵무기의 전력화 선언이죠. 이런 핵무기 전력화 선언으로 인해서 국제적인 고립을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상당히 강하다고 봐야겠죠. 북한이 어느 정도 그런 것을 기대했는지, 타산했는지 모르겠지만 북한 스스로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일 것 같고요."
북한의 전통적 혈맹인 중국은 물론, 요즘 들어선 러시아와의 관계 역시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취소를 계기로, 양측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각종 경제협력 사업까지 영향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러시아의 2차 대전 승전 70주년 행사가 진행된 지난 9일.
<녹취> 지난 9일 조선중앙 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시험 발사를 보셨습니다."
북한은 SLBM 시험 발사 장면과 함께 이를 참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전승절 행사를 불과 1주일여 앞두고 돌연 불참을 통보한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의 최대 잔칫날, 직접 무력시위를 주도한 겁니다.
혈맹이던 북·중 관계도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악화된 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 시작 4년째 헛돌고 있는 북·중경협의 상징 황금평 개발특구, 그리고 중국이 우리 돈 3천여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10월 건설을 마친 신압록강대교도 언제 개통될 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권영경(통일교육원 교수) : "장성택 행정부장이 추진해왔던 접경지대 공동특구개발 이런 부분들은 거의 다 지금 멈춰 서있다고 봐야 되고요. 또 중앙정부 차원에서 사실 협력사업 합의됐던 것들이 전혀 지금 진척이 안 되고 있죠."
특히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가 눈에 띄게 준 것은 가장 큰 변홥니다.
김정일 생존 당시인 2010년, 북중 간 정부 당국자들의 왕래 건수는 서른일곱 차례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열 건에 그쳤습니다.
부임 두 달이 넘도록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례적입니다.
전임 류홍차이 대사가 부임 한 달이 안 돼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만찬까지 함께 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이번에 부임한 대사는 서울에 오는 대사들이 국장급인데 서울보다는 급이 한 단계 높은 상황입니다. 만나주지 않음으로서 중국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자신의 방중문제에 관해서 확실한 비전을 보이라는 것이죠. 그럼으로써 이제 일부러 의도적인 무시전략으로서 중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북한의 행보와 관련해 주목되는 건 오는 9월 예정된 중국의 2차 대전 승전 기념 열병식 행사입니다.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북한의 입장에서 만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성사될 경우엔 현재의 상황을 한꺼번에 반전시킬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권영경(통일교육원 교수) : "현재 계기는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가 9월에 김정은을 북경에 초빙을 했죠. 그래서 만약이 김정은이 북경을 방문하고 시진핑 주석하고 정상회담을 갖는다면 그것을 계기로 다시 복원될 가능성은 없지 않아 있고요."
여기에 6.15 15주년과 광복 70주년 등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의 개선 여부 역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돌파구가 없는 한 한반도 정세는 당분간 긴장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특히, 올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올해가 당 창건 70돌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형 정치적인 이벤트가 대단히 불가피한 상황에 지금 북한이 놓여있기 때문에 그런 국내 정치적인 수요와 맞물리면서 대외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북한 스스로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위기 극화적 행동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리가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안으로는 공포 통치, 밖으로는 무력시위를 통해 고립의 길을 자초하고 있는 북한.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굳게 닫힌 북한의 문을 열고 개혁 개방의 길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과 전략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5월 30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무산에서 보듯 최근 들어 북한의 막무가내 행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맞서 국제사회도 북한에 대해 압박의 고삐를 다시 죄는 모양샌데요.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근 채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북한의 행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7일, 한미일 세 나라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서울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 1월 도쿄 회동 이후 넉 달 만입니다.
하지만 회의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졌습니다.
논의의 초점이 이른바 탐색적 대화 등 대화 재개 방안보다는 대북 압박과 제재에 맞춰진 겁니다.
<녹취> 황준국(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의 역주행을 계속할수록 국제 사회의 압력은 가중될 것이고 북한의 외교적, 경제적 고립은 심화될 것입니다."
<녹취> 성김(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 "어떤 의미에서, 북한은 우리에게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것 말고는 어떤 선택권도 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화 재개 노력을 거부한 채 오히려 SLBM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로 도발 수위를 높여간 데 따른 겁니다.
북한은 SLBM 시험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대해서도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지난 20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 : "그 누가 도발이라고 걸고들고 중지하라고 고아댄다고 하여 포기할 일이 아닌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위력 강화 조치이며 합법적인 주권 행사이다."
서해 NLL 인근에서의 군사적 조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열 척 가까운 스텔스 고속정을 최근 NLL 인근에 실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면에 밀착해 파도를 뚫고 달리는 스텔스 고속정은 기동 속도가 무려 시속 90km, 레이더에도 잘 잡히지 않아 탐지가 어렵습니다.
북한이 이 고속정과 기존의 공기 부양정을 이용할 경우 30분에서 2시간 안에 특수 부대원 수백 명을 서해 5도에 침투시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연평도에서 불과 4.5킬로미터 떨어진 무인도에 벙커 형태의 진지를 구축한 것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갈도의 지리적 위치, 그리고 NLL과 연평도 사이의 거리 등을 볼 때 우리 군의 작전 활동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우리 군은 이 지역에 북한군이 화기 배치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여부를 집중 감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도 더욱 강경해지는 분위기입니다.
SLBM 시험 발사에 대한 유엔 차원의 논의가 시작됐고,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다음 달엔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SLBM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서 국제사회에 대화 노력보다는 도발을 통해서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또 역설적으로 국제적 고립을 가속화함으로써 당분간 김정은의 외교 딜레마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5월 들어서면서 남북관계는 물론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고 있습니다.
당초 기대와 달리 북한 스스로 문을 걸어잠근 채 고립을 선택한 측면이 강한데요.
북한의 노림수는 과연 뭘까요?
올해로 집권 4년차를 맞은 김정은 제1위원장.
김 제1위원장은 신년 초만 하더라도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신년사 등을 통해 남북 고위급 회담은 물론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한 겁니다.
<녹취> 지난 1월 김정은 신년사 :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합니다.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광복 70주년인 올해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경색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취소에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마저 무산시키는 무리수를 남발하며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체제의 특수성, 특히 김정은의 개인적 성향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선대에 비해 경험은 물론 자신감이 부족한 젊은 지도자가 외부의 대응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체제 안정, 즉 절대 권력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외부와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겁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 입장에서는 상당한 좌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은 뭐 과거 선대 아버지, 할아버지 때의 외교 의전으로 정말 멋진 지도자로서 국제사회에 데뷔하고 싶지만 국제적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습니다. 어떤 외교적인 좌절을 통해서 과거하고는 다른 그런 시대적 상황을 절감하고 있고, 본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불만과 좌절을 군사적 도발을 통해서 대외에 과시하고 있습니다."
핵과 경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이른바, 병진노선의 강화도 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채택한 병진노선이 점차 핵 전력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국제 사회와의 대립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이 병진노선의 선택으로 인한 핵 전력화 선언, 핵무기의 전력화 선언이죠. 이런 핵무기 전력화 선언으로 인해서 국제적인 고립을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상당히 강하다고 봐야겠죠. 북한이 어느 정도 그런 것을 기대했는지, 타산했는지 모르겠지만 북한 스스로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일 것 같고요."
북한의 전통적 혈맹인 중국은 물론, 요즘 들어선 러시아와의 관계 역시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취소를 계기로, 양측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각종 경제협력 사업까지 영향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러시아의 2차 대전 승전 70주년 행사가 진행된 지난 9일.
<녹취> 지난 9일 조선중앙 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시험 발사를 보셨습니다."
북한은 SLBM 시험 발사 장면과 함께 이를 참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전승절 행사를 불과 1주일여 앞두고 돌연 불참을 통보한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의 최대 잔칫날, 직접 무력시위를 주도한 겁니다.
혈맹이던 북·중 관계도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악화된 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 시작 4년째 헛돌고 있는 북·중경협의 상징 황금평 개발특구, 그리고 중국이 우리 돈 3천여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10월 건설을 마친 신압록강대교도 언제 개통될 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권영경(통일교육원 교수) : "장성택 행정부장이 추진해왔던 접경지대 공동특구개발 이런 부분들은 거의 다 지금 멈춰 서있다고 봐야 되고요. 또 중앙정부 차원에서 사실 협력사업 합의됐던 것들이 전혀 지금 진척이 안 되고 있죠."
특히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가 눈에 띄게 준 것은 가장 큰 변홥니다.
김정일 생존 당시인 2010년, 북중 간 정부 당국자들의 왕래 건수는 서른일곱 차례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열 건에 그쳤습니다.
부임 두 달이 넘도록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례적입니다.
전임 류홍차이 대사가 부임 한 달이 안 돼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만찬까지 함께 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이번에 부임한 대사는 서울에 오는 대사들이 국장급인데 서울보다는 급이 한 단계 높은 상황입니다. 만나주지 않음으로서 중국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자신의 방중문제에 관해서 확실한 비전을 보이라는 것이죠. 그럼으로써 이제 일부러 의도적인 무시전략으로서 중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북한의 행보와 관련해 주목되는 건 오는 9월 예정된 중국의 2차 대전 승전 기념 열병식 행사입니다.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북한의 입장에서 만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성사될 경우엔 현재의 상황을 한꺼번에 반전시킬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권영경(통일교육원 교수) : "현재 계기는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가 9월에 김정은을 북경에 초빙을 했죠. 그래서 만약이 김정은이 북경을 방문하고 시진핑 주석하고 정상회담을 갖는다면 그것을 계기로 다시 복원될 가능성은 없지 않아 있고요."
여기에 6.15 15주년과 광복 70주년 등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의 개선 여부 역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돌파구가 없는 한 한반도 정세는 당분간 긴장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특히, 올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올해가 당 창건 70돌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형 정치적인 이벤트가 대단히 불가피한 상황에 지금 북한이 놓여있기 때문에 그런 국내 정치적인 수요와 맞물리면서 대외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북한 스스로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위기 극화적 행동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리가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안으로는 공포 통치, 밖으로는 무력시위를 통해 고립의 길을 자초하고 있는 북한.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굳게 닫힌 북한의 문을 열고 개혁 개방의 길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과 전략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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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빗장 내건 북한, 무얼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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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5-30 08:12:11
- 수정2015-05-30 08:47:15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5월 30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무산에서 보듯 최근 들어 북한의 막무가내 행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맞서 국제사회도 북한에 대해 압박의 고삐를 다시 죄는 모양샌데요.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근 채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북한의 행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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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한미일 세 나라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서울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 1월 도쿄 회동 이후 넉 달 만입니다.
하지만 회의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졌습니다.
논의의 초점이 이른바 탐색적 대화 등 대화 재개 방안보다는 대북 압박과 제재에 맞춰진 겁니다.
<녹취> 황준국(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의 역주행을 계속할수록 국제 사회의 압력은 가중될 것이고 북한의 외교적, 경제적 고립은 심화될 것입니다."
<녹취> 성김(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 "어떤 의미에서, 북한은 우리에게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것 말고는 어떤 선택권도 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화 재개 노력을 거부한 채 오히려 SLBM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로 도발 수위를 높여간 데 따른 겁니다.
북한은 SLBM 시험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대해서도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지난 20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 : "그 누가 도발이라고 걸고들고 중지하라고 고아댄다고 하여 포기할 일이 아닌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위력 강화 조치이며 합법적인 주권 행사이다."
서해 NLL 인근에서의 군사적 조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열 척 가까운 스텔스 고속정을 최근 NLL 인근에 실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면에 밀착해 파도를 뚫고 달리는 스텔스 고속정은 기동 속도가 무려 시속 90km, 레이더에도 잘 잡히지 않아 탐지가 어렵습니다.
북한이 이 고속정과 기존의 공기 부양정을 이용할 경우 30분에서 2시간 안에 특수 부대원 수백 명을 서해 5도에 침투시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연평도에서 불과 4.5킬로미터 떨어진 무인도에 벙커 형태의 진지를 구축한 것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갈도의 지리적 위치, 그리고 NLL과 연평도 사이의 거리 등을 볼 때 우리 군의 작전 활동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우리 군은 이 지역에 북한군이 화기 배치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여부를 집중 감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도 더욱 강경해지는 분위기입니다.
SLBM 시험 발사에 대한 유엔 차원의 논의가 시작됐고,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다음 달엔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SLBM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서 국제사회에 대화 노력보다는 도발을 통해서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또 역설적으로 국제적 고립을 가속화함으로써 당분간 김정은의 외교 딜레마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5월 들어서면서 남북관계는 물론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고 있습니다.
당초 기대와 달리 북한 스스로 문을 걸어잠근 채 고립을 선택한 측면이 강한데요.
북한의 노림수는 과연 뭘까요?
올해로 집권 4년차를 맞은 김정은 제1위원장.
김 제1위원장은 신년 초만 하더라도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신년사 등을 통해 남북 고위급 회담은 물론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한 겁니다.
<녹취> 지난 1월 김정은 신년사 :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합니다.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광복 70주년인 올해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경색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취소에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마저 무산시키는 무리수를 남발하며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체제의 특수성, 특히 김정은의 개인적 성향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선대에 비해 경험은 물론 자신감이 부족한 젊은 지도자가 외부의 대응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체제 안정, 즉 절대 권력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외부와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겁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 입장에서는 상당한 좌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은 뭐 과거 선대 아버지, 할아버지 때의 외교 의전으로 정말 멋진 지도자로서 국제사회에 데뷔하고 싶지만 국제적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습니다. 어떤 외교적인 좌절을 통해서 과거하고는 다른 그런 시대적 상황을 절감하고 있고, 본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불만과 좌절을 군사적 도발을 통해서 대외에 과시하고 있습니다."
핵과 경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이른바, 병진노선의 강화도 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채택한 병진노선이 점차 핵 전력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국제 사회와의 대립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이 병진노선의 선택으로 인한 핵 전력화 선언, 핵무기의 전력화 선언이죠. 이런 핵무기 전력화 선언으로 인해서 국제적인 고립을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상당히 강하다고 봐야겠죠. 북한이 어느 정도 그런 것을 기대했는지, 타산했는지 모르겠지만 북한 스스로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일 것 같고요."
북한의 전통적 혈맹인 중국은 물론, 요즘 들어선 러시아와의 관계 역시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취소를 계기로, 양측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각종 경제협력 사업까지 영향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러시아의 2차 대전 승전 70주년 행사가 진행된 지난 9일.
<녹취> 지난 9일 조선중앙 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시험 발사를 보셨습니다."
북한은 SLBM 시험 발사 장면과 함께 이를 참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전승절 행사를 불과 1주일여 앞두고 돌연 불참을 통보한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의 최대 잔칫날, 직접 무력시위를 주도한 겁니다.
혈맹이던 북·중 관계도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악화된 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 시작 4년째 헛돌고 있는 북·중경협의 상징 황금평 개발특구, 그리고 중국이 우리 돈 3천여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10월 건설을 마친 신압록강대교도 언제 개통될 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권영경(통일교육원 교수) : "장성택 행정부장이 추진해왔던 접경지대 공동특구개발 이런 부분들은 거의 다 지금 멈춰 서있다고 봐야 되고요. 또 중앙정부 차원에서 사실 협력사업 합의됐던 것들이 전혀 지금 진척이 안 되고 있죠."
특히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가 눈에 띄게 준 것은 가장 큰 변홥니다.
김정일 생존 당시인 2010년, 북중 간 정부 당국자들의 왕래 건수는 서른일곱 차례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열 건에 그쳤습니다.
부임 두 달이 넘도록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례적입니다.
전임 류홍차이 대사가 부임 한 달이 안 돼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만찬까지 함께 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이번에 부임한 대사는 서울에 오는 대사들이 국장급인데 서울보다는 급이 한 단계 높은 상황입니다. 만나주지 않음으로서 중국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자신의 방중문제에 관해서 확실한 비전을 보이라는 것이죠. 그럼으로써 이제 일부러 의도적인 무시전략으로서 중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북한의 행보와 관련해 주목되는 건 오는 9월 예정된 중국의 2차 대전 승전 기념 열병식 행사입니다.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북한의 입장에서 만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성사될 경우엔 현재의 상황을 한꺼번에 반전시킬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권영경(통일교육원 교수) : "현재 계기는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가 9월에 김정은을 북경에 초빙을 했죠. 그래서 만약이 김정은이 북경을 방문하고 시진핑 주석하고 정상회담을 갖는다면 그것을 계기로 다시 복원될 가능성은 없지 않아 있고요."
여기에 6.15 15주년과 광복 70주년 등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의 개선 여부 역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돌파구가 없는 한 한반도 정세는 당분간 긴장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특히, 올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올해가 당 창건 70돌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형 정치적인 이벤트가 대단히 불가피한 상황에 지금 북한이 놓여있기 때문에 그런 국내 정치적인 수요와 맞물리면서 대외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북한 스스로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위기 극화적 행동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리가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안으로는 공포 통치, 밖으로는 무력시위를 통해 고립의 길을 자초하고 있는 북한.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굳게 닫힌 북한의 문을 열고 개혁 개방의 길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과 전략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5월 30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무산에서 보듯 최근 들어 북한의 막무가내 행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맞서 국제사회도 북한에 대해 압박의 고삐를 다시 죄는 모양샌데요.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근 채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북한의 행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7일, 한미일 세 나라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서울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 1월 도쿄 회동 이후 넉 달 만입니다.
하지만 회의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졌습니다.
논의의 초점이 이른바 탐색적 대화 등 대화 재개 방안보다는 대북 압박과 제재에 맞춰진 겁니다.
<녹취> 황준국(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의 역주행을 계속할수록 국제 사회의 압력은 가중될 것이고 북한의 외교적, 경제적 고립은 심화될 것입니다."
<녹취> 성김(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 "어떤 의미에서, 북한은 우리에게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것 말고는 어떤 선택권도 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화 재개 노력을 거부한 채 오히려 SLBM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로 도발 수위를 높여간 데 따른 겁니다.
북한은 SLBM 시험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대해서도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지난 20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 : "그 누가 도발이라고 걸고들고 중지하라고 고아댄다고 하여 포기할 일이 아닌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위력 강화 조치이며 합법적인 주권 행사이다."
서해 NLL 인근에서의 군사적 조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열 척 가까운 스텔스 고속정을 최근 NLL 인근에 실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면에 밀착해 파도를 뚫고 달리는 스텔스 고속정은 기동 속도가 무려 시속 90km, 레이더에도 잘 잡히지 않아 탐지가 어렵습니다.
북한이 이 고속정과 기존의 공기 부양정을 이용할 경우 30분에서 2시간 안에 특수 부대원 수백 명을 서해 5도에 침투시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연평도에서 불과 4.5킬로미터 떨어진 무인도에 벙커 형태의 진지를 구축한 것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갈도의 지리적 위치, 그리고 NLL과 연평도 사이의 거리 등을 볼 때 우리 군의 작전 활동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우리 군은 이 지역에 북한군이 화기 배치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여부를 집중 감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도 더욱 강경해지는 분위기입니다.
SLBM 시험 발사에 대한 유엔 차원의 논의가 시작됐고,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다음 달엔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SLBM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서 국제사회에 대화 노력보다는 도발을 통해서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또 역설적으로 국제적 고립을 가속화함으로써 당분간 김정은의 외교 딜레마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5월 들어서면서 남북관계는 물론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고 있습니다.
당초 기대와 달리 북한 스스로 문을 걸어잠근 채 고립을 선택한 측면이 강한데요.
북한의 노림수는 과연 뭘까요?
올해로 집권 4년차를 맞은 김정은 제1위원장.
김 제1위원장은 신년 초만 하더라도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신년사 등을 통해 남북 고위급 회담은 물론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한 겁니다.
<녹취> 지난 1월 김정은 신년사 :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합니다.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광복 70주년인 올해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경색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취소에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마저 무산시키는 무리수를 남발하며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체제의 특수성, 특히 김정은의 개인적 성향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선대에 비해 경험은 물론 자신감이 부족한 젊은 지도자가 외부의 대응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체제 안정, 즉 절대 권력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외부와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겁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 입장에서는 상당한 좌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은 뭐 과거 선대 아버지, 할아버지 때의 외교 의전으로 정말 멋진 지도자로서 국제사회에 데뷔하고 싶지만 국제적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습니다. 어떤 외교적인 좌절을 통해서 과거하고는 다른 그런 시대적 상황을 절감하고 있고, 본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불만과 좌절을 군사적 도발을 통해서 대외에 과시하고 있습니다."
핵과 경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이른바, 병진노선의 강화도 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채택한 병진노선이 점차 핵 전력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국제 사회와의 대립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이 병진노선의 선택으로 인한 핵 전력화 선언, 핵무기의 전력화 선언이죠. 이런 핵무기 전력화 선언으로 인해서 국제적인 고립을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상당히 강하다고 봐야겠죠. 북한이 어느 정도 그런 것을 기대했는지, 타산했는지 모르겠지만 북한 스스로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일 것 같고요."
북한의 전통적 혈맹인 중국은 물론, 요즘 들어선 러시아와의 관계 역시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취소를 계기로, 양측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각종 경제협력 사업까지 영향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러시아의 2차 대전 승전 70주년 행사가 진행된 지난 9일.
<녹취> 지난 9일 조선중앙 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시험 발사를 보셨습니다."
북한은 SLBM 시험 발사 장면과 함께 이를 참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전승절 행사를 불과 1주일여 앞두고 돌연 불참을 통보한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의 최대 잔칫날, 직접 무력시위를 주도한 겁니다.
혈맹이던 북·중 관계도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악화된 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 시작 4년째 헛돌고 있는 북·중경협의 상징 황금평 개발특구, 그리고 중국이 우리 돈 3천여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10월 건설을 마친 신압록강대교도 언제 개통될 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권영경(통일교육원 교수) : "장성택 행정부장이 추진해왔던 접경지대 공동특구개발 이런 부분들은 거의 다 지금 멈춰 서있다고 봐야 되고요. 또 중앙정부 차원에서 사실 협력사업 합의됐던 것들이 전혀 지금 진척이 안 되고 있죠."
특히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가 눈에 띄게 준 것은 가장 큰 변홥니다.
김정일 생존 당시인 2010년, 북중 간 정부 당국자들의 왕래 건수는 서른일곱 차례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열 건에 그쳤습니다.
부임 두 달이 넘도록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례적입니다.
전임 류홍차이 대사가 부임 한 달이 안 돼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만찬까지 함께 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이번에 부임한 대사는 서울에 오는 대사들이 국장급인데 서울보다는 급이 한 단계 높은 상황입니다. 만나주지 않음으로서 중국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자신의 방중문제에 관해서 확실한 비전을 보이라는 것이죠. 그럼으로써 이제 일부러 의도적인 무시전략으로서 중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북한의 행보와 관련해 주목되는 건 오는 9월 예정된 중국의 2차 대전 승전 기념 열병식 행사입니다.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북한의 입장에서 만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성사될 경우엔 현재의 상황을 한꺼번에 반전시킬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권영경(통일교육원 교수) : "현재 계기는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가 9월에 김정은을 북경에 초빙을 했죠. 그래서 만약이 김정은이 북경을 방문하고 시진핑 주석하고 정상회담을 갖는다면 그것을 계기로 다시 복원될 가능성은 없지 않아 있고요."
여기에 6.15 15주년과 광복 70주년 등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의 개선 여부 역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돌파구가 없는 한 한반도 정세는 당분간 긴장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특히, 올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올해가 당 창건 70돌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형 정치적인 이벤트가 대단히 불가피한 상황에 지금 북한이 놓여있기 때문에 그런 국내 정치적인 수요와 맞물리면서 대외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북한 스스로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위기 극화적 행동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리가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안으로는 공포 통치, 밖으로는 무력시위를 통해 고립의 길을 자초하고 있는 북한.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굳게 닫힌 북한의 문을 열고 개혁 개방의 길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과 전략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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