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촌지역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입력 2015.06.06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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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은 농촌 마을이 일손 부족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작물은 곳곳에 널려 있으나 농촌에는 노인들만 남아 있고, 비교적 젊은 사람들은 공공근로 현장으로 빠져 나가는 게 현실이다.

특히 올해는 극심한 가뭄에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까지 등장하면서 일손돕기 봉사활동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봐 농촌은 긴장하고 있다.

◇ "일손 부족한데 인건비까지 올라"

지난달 중순부터 사과 등 과수 적과(솎아내기) 작업이 시작된 경북지역.

올해는 이상 고온현상으로 열매가 너무 많이 달려 솎아주어야 하는 대상이 늘어나면서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배 봉지를 씌우고 마늘·양파·감자 등 밭작물 수확까지 할 일은 끝도 없지만, 농촌지역 고령화에다 젊은이들은 공공근로로 농촌 인력이 빠져나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당이 8∼9만원이지만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전남지역은 밭작물 수확 철을 맞아 품삯이 3만원 가량 올랐다.

양파 주산지인 무안군 농가들은 하루 인건비로 10만원까지 주고 있다.

농민 김 모 씨는 "양파 수확 철이 아닐 때에는 하루 인건비가 7만∼8만원인데도 요즈음 10만원가량 주고 있다"며 "마을에 일할 사람이 부족해 외지 인력을 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우리나라 마늘 최대 주산지인 창녕은 1천100㏊를 수확해야 하는 데 필요한 일손이 7천∼8천명 부족한 실정이다.

제주 마늘 농가는 인력난과 치솟는 인건비에 시름이 커지고 있다.

마늘 재배로 한해 600억∼700억원의 부수입을 올리는 서귀포시 대정읍은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 수확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마늘 재배 농가가 많은 서귀포시 안덕면과 제주시 조천읍, 구좌읍도 상황은 비슷하다.

충남 서산의 6쪽 마늘과 양파 출하는 보통 6월 중순 이후 본격화되나 올해는 가뭄으로 조기 수확해야 할 처지여서 60∼70대 할머니들까지 매일 아침 경운기를 타고 수확현장으로 나가고 있다.

◇ 농촌 일손돕기 의존…메르스 확산 여부 변수

일손이 부족한 농촌지역은 지자체 공무원이나 농협 등 관계기관 직원, 군인 등의 자원봉사에 의존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사실상 없다.

경남도는 일손이 부족해 과수 적과 작업, 마을 양파 수확, 밭작물 관리가 더디게 이뤄지다 보니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20일까지를 농촌 일손돕기 중점 추진기간으로 지정해 기계 영농이 어려운 작물의 수확을 돕고 있다.

경남도는 현재 4만1천여명의 일손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석제 경남도 친환경농업과장은 "6월은 양파·마늘 수확과 모내기, 과수작업 등이 겹쳐 많은 일손이 필요한데도 절대 부족해 영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라며 "시군에 마련한 일손돕기 창구를 통해 일손돕기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울진, 영덕 등지에서는 일손 부족으로 공무원, 군부대 등 5월부터 일손 돕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병대 1사단도 이달 말까지 장병 2천∼3천명을 동원해 농촌지역 일손 돕기를 지원하고 있다.

가뭄이 심한 영덕·울진지역에서도 논 물대기 등에 일손이 부족해 공무원들이 총동원돼 용수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는 직원들이 직접 일손을 지원하거나 군부대나 학교, 농민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제주 농협은 올해 시범적으로 대한노인회를 통해 다른 지방의 30명을 항공료와 숙소까지 제공해주는 조건으로 구해 마늘 수확을 지원했다.

충남도는 각 시군이 필요한 일손 희망 지역을 조사해 지난달 말부터 오는 8월까지 대학생 봉사단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일손돕기에 나서는 봉사자들이 줄었다는 게 영농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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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농촌지역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 입력 2015-06-06 05:29:47
    연합뉴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은 농촌 마을이 일손 부족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작물은 곳곳에 널려 있으나 농촌에는 노인들만 남아 있고, 비교적 젊은 사람들은 공공근로 현장으로 빠져 나가는 게 현실이다. 특히 올해는 극심한 가뭄에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까지 등장하면서 일손돕기 봉사활동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봐 농촌은 긴장하고 있다. ◇ "일손 부족한데 인건비까지 올라" 지난달 중순부터 사과 등 과수 적과(솎아내기) 작업이 시작된 경북지역. 올해는 이상 고온현상으로 열매가 너무 많이 달려 솎아주어야 하는 대상이 늘어나면서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배 봉지를 씌우고 마늘·양파·감자 등 밭작물 수확까지 할 일은 끝도 없지만, 농촌지역 고령화에다 젊은이들은 공공근로로 농촌 인력이 빠져나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당이 8∼9만원이지만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전남지역은 밭작물 수확 철을 맞아 품삯이 3만원 가량 올랐다. 양파 주산지인 무안군 농가들은 하루 인건비로 10만원까지 주고 있다. 농민 김 모 씨는 "양파 수확 철이 아닐 때에는 하루 인건비가 7만∼8만원인데도 요즈음 10만원가량 주고 있다"며 "마을에 일할 사람이 부족해 외지 인력을 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우리나라 마늘 최대 주산지인 창녕은 1천100㏊를 수확해야 하는 데 필요한 일손이 7천∼8천명 부족한 실정이다. 제주 마늘 농가는 인력난과 치솟는 인건비에 시름이 커지고 있다. 마늘 재배로 한해 600억∼700억원의 부수입을 올리는 서귀포시 대정읍은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 수확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마늘 재배 농가가 많은 서귀포시 안덕면과 제주시 조천읍, 구좌읍도 상황은 비슷하다. 충남 서산의 6쪽 마늘과 양파 출하는 보통 6월 중순 이후 본격화되나 올해는 가뭄으로 조기 수확해야 할 처지여서 60∼70대 할머니들까지 매일 아침 경운기를 타고 수확현장으로 나가고 있다. ◇ 농촌 일손돕기 의존…메르스 확산 여부 변수 일손이 부족한 농촌지역은 지자체 공무원이나 농협 등 관계기관 직원, 군인 등의 자원봉사에 의존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사실상 없다. 경남도는 일손이 부족해 과수 적과 작업, 마을 양파 수확, 밭작물 관리가 더디게 이뤄지다 보니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20일까지를 농촌 일손돕기 중점 추진기간으로 지정해 기계 영농이 어려운 작물의 수확을 돕고 있다. 경남도는 현재 4만1천여명의 일손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석제 경남도 친환경농업과장은 "6월은 양파·마늘 수확과 모내기, 과수작업 등이 겹쳐 많은 일손이 필요한데도 절대 부족해 영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라며 "시군에 마련한 일손돕기 창구를 통해 일손돕기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울진, 영덕 등지에서는 일손 부족으로 공무원, 군부대 등 5월부터 일손 돕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병대 1사단도 이달 말까지 장병 2천∼3천명을 동원해 농촌지역 일손 돕기를 지원하고 있다. 가뭄이 심한 영덕·울진지역에서도 논 물대기 등에 일손이 부족해 공무원들이 총동원돼 용수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는 직원들이 직접 일손을 지원하거나 군부대나 학교, 농민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제주 농협은 올해 시범적으로 대한노인회를 통해 다른 지방의 30명을 항공료와 숙소까지 제공해주는 조건으로 구해 마늘 수확을 지원했다. 충남도는 각 시군이 필요한 일손 희망 지역을 조사해 지난달 말부터 오는 8월까지 대학생 봉사단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일손돕기에 나서는 봉사자들이 줄었다는 게 영농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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