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학교 휴업” SNS로 메르스 대응하는 엄마들

입력 2015.06.10 (17:19) 수정 2015.06.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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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일) 오후 7시경, 서울 양천구 일대 엄마들 휴대전화는 전화와 카톡 메시지가 폭주했다. 지역에 있는 이대목동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해당 기사는 엄마들 커뮤니티를 통해 삽시간에 번졌고, 엄마들은 실시간 정보를 SNS로 공유하고 휴교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환자가 방문했다는 강서구 소재 의원과 이비인후과, 메디힐 병원 인근 지역 엄마들의 불안은 커졌다. 엄마들의 의사결정은 빠르게 진행됐다.

오후 9시 반, 신월동에 있는 강서초등학교에서는 긴급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학부모 대표의 건의로 열린 운영위에서는 휴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학교 측도 학부모들의 불안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밤 11시까지 이어진 회의에서는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오늘(10일)부터 다음주 월요일(15일)까지 임시휴업을 결정했다. 돌봐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돌봄교실과 학교 도서실은 정상운영하기로 했다. 늦은 밤이지만 이런 내용을 담은 긴급 안내문은 전 학부모에게 문자로 공지됐다.

강서초등학교 구정옥 교무부장은 “뉴스를 접한 학부모들이 대표를 통해 학교 측에 휴업을 건의했고, 사안이 긴급한 만큼 임시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했다”고 했다.

메르스 사태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는 곳이 엄마들의 카톡방이다. 어느 아파트에 자가 격리자가 있다거나, 지역 병원에서 확진 환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까지 유포되며 과민한 반응에 대한 지적도 있다.

지난 3일, 강남구에 있는 대치초등학교는 서울 지역에서 처음으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발단은 당일 오전에 보도된 기사였다.

메르스 때문에 서울 강남 자택에 격리 처분을 받았던 50대 여성 A씨가 지인 15명과 함께 버스를 타고 전북 고창까지 내려가 골프를 즐겼다는 것이다. 이 보도는 SNS를 통해 번지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추가됐다. 해당 여성의 남편이 경기도에 있는 한 대형병원 의사고 자녀는 인근 A고교와 B학원을 다니는데, 그 앞집에 대치초등학교 학생이 산다는 내용이다.

여성이 잠복기를 고려해 격리조치를 받은 것은 맞지만, 남편과 자녀, 또 앞집 자녀에 대한 내용 모두 허위였다.

하지만 일파만파 번진 루머에 학교에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결국 대치초등학교는 “뉴스에 보도된 대치동 환자는 메르스 음성 단계로 판정이 났으며, 자택격리 중입니다. 아울러 본교 학생과 관련된 환자는 아무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는 안내와 함께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휴업은 인근 학교와 학원가로 확대됐고, SNS를 통해 형성된 집단적인 불안감은 지역 사회를 마비시켰다.

대치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에 자택 격리자가 있다는 뉴스에 학부모님들의 불안이 커졌다”며 “운영위원회에서 논의를 통해 최종 휴업을 결정했다”고 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평소에도 학부모 대표가 여러 의견을 모아 학교에 건의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이번 메르스 사태는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학부모 항의나 우려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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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부터 학교 휴업” SNS로 메르스 대응하는 엄마들
    • 입력 2015-06-10 17:19:25
    • 수정2015-06-11 15:07:43
    사회
어제(9일) 오후 7시경, 서울 양천구 일대 엄마들 휴대전화는 전화와 카톡 메시지가 폭주했다. 지역에 있는 이대목동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해당 기사는 엄마들 커뮤니티를 통해 삽시간에 번졌고, 엄마들은 실시간 정보를 SNS로 공유하고 휴교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환자가 방문했다는 강서구 소재 의원과 이비인후과, 메디힐 병원 인근 지역 엄마들의 불안은 커졌다. 엄마들의 의사결정은 빠르게 진행됐다.

오후 9시 반, 신월동에 있는 강서초등학교에서는 긴급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학부모 대표의 건의로 열린 운영위에서는 휴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학교 측도 학부모들의 불안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밤 11시까지 이어진 회의에서는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오늘(10일)부터 다음주 월요일(15일)까지 임시휴업을 결정했다. 돌봐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돌봄교실과 학교 도서실은 정상운영하기로 했다. 늦은 밤이지만 이런 내용을 담은 긴급 안내문은 전 학부모에게 문자로 공지됐다.

강서초등학교 구정옥 교무부장은 “뉴스를 접한 학부모들이 대표를 통해 학교 측에 휴업을 건의했고, 사안이 긴급한 만큼 임시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했다”고 했다.

메르스 사태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는 곳이 엄마들의 카톡방이다. 어느 아파트에 자가 격리자가 있다거나, 지역 병원에서 확진 환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까지 유포되며 과민한 반응에 대한 지적도 있다.

지난 3일, 강남구에 있는 대치초등학교는 서울 지역에서 처음으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발단은 당일 오전에 보도된 기사였다.

메르스 때문에 서울 강남 자택에 격리 처분을 받았던 50대 여성 A씨가 지인 15명과 함께 버스를 타고 전북 고창까지 내려가 골프를 즐겼다는 것이다. 이 보도는 SNS를 통해 번지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추가됐다. 해당 여성의 남편이 경기도에 있는 한 대형병원 의사고 자녀는 인근 A고교와 B학원을 다니는데, 그 앞집에 대치초등학교 학생이 산다는 내용이다.

여성이 잠복기를 고려해 격리조치를 받은 것은 맞지만, 남편과 자녀, 또 앞집 자녀에 대한 내용 모두 허위였다.

하지만 일파만파 번진 루머에 학교에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결국 대치초등학교는 “뉴스에 보도된 대치동 환자는 메르스 음성 단계로 판정이 났으며, 자택격리 중입니다. 아울러 본교 학생과 관련된 환자는 아무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는 안내와 함께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휴업은 인근 학교와 학원가로 확대됐고, SNS를 통해 형성된 집단적인 불안감은 지역 사회를 마비시켰다.

대치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에 자택 격리자가 있다는 뉴스에 학부모님들의 불안이 커졌다”며 “운영위원회에서 논의를 통해 최종 휴업을 결정했다”고 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평소에도 학부모 대표가 여러 의견을 모아 학교에 건의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이번 메르스 사태는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학부모 항의나 우려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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