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추적60분’ 대리점 사장의 분노 “우리는 을입니다”

입력 2015.06.10 (17:57) 수정 2015.06.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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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 대리점 사장의 분노>
방송: 6월 10일 (수) 밤 11시 10분, KBS 1TV



■ 끝나지 않은 대리점 문제, 계속되는 '갑을' 논란

2013년 5월, 대리점에 대한 강매와 밀어내기로 촉발된 남양유업 사태. 우리 사회에 갑을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지 2년이 지난 지금, 대리점 사장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대리점은 특정 제조업체 상품을 일반 소비자와 마트, 개인 슈퍼 등에 대리 판매하는 곳. 그들은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과 일종의 계약 관계를 맺는다. 결국, 이들이 대기업의 1차 거래자인 셈. 대리점 사장들은 대기업에 종속된 우리는 영원한 ‘을’이라고 말한다.

지난 2005년 C교복 업체와 계약을 맺고 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던 점주들은 분노하고 있었다. 사업 초기 2년간, 본사는 제때 교복을 공급하지 않았고 제 값에 반품도 받아주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자 있는 제품을 보내거나 판촉물을 임의로 보낸 후 대금을 청구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한다.

결국 본사는 대리점주들의 물품 대금이 연체되자, 3개 대리점에 계약 해지 통고서를 보냈다. 청천벽력같이 날아온 계약 해지 문서. 본사와 대리점 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현대자동차의 '갑질' 논란

국내 굴지의 대기업 현대자동차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그들과 계약을 맺고 사업을 시작한 현대자동차 출신의 대리점 대표들이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전국 어디서나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정가판매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본사는 정가판매와 관련된 대리점 감사에서 영업사원은 물론 대리점 대표의 개인 통장 거래내역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기록을 안 남깁니다. 전화로 엄청나게 쫍니다. 소장한테 '선출고' 하라고. 저도 사실 제 차는 한 대인데 제가 선 출고한 건도 10여 대 이상 됩니다. 제 집사람 명의로 차를 뽑고 명의 변경을 하고, 저희 식구 명의는 다 썼습니다. 못 팔면 대리점이 계속 떠안고 갑니다."
- 현대자동차 대리점 영업사원

또 다른 현대자동차 대리점 관계자도 본사의 압박으로 차량 밀어내기라 할 수 있는 '선출고'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생긴 금전적 피해는 대리점의 몫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갑질 논란은 대리점의 거점 이전과 영업 사원 채용에 대한 본사와 노조의 과도한 규제. 지난 2010년 대법원은 현대자동차 본사가 합당한 이유 없이 거점 이전과 영업 사원 채용을 승인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리점 대표들은 본사의 갑질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 대리점 '갑을' 문제, 해결책은 무엇인가.

“계약서 자체를 누가 마련합니까. 대기업들이 본인들 위주로 유리한 조항을 넣어서 계약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죠.”
- 갑을관계 전문변호사

한 법률 전문가는 대리점과 관련된 불공정 거래 관행의 근본 원인으로 이른바‘대리점법’이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대리점은 절대 강자인 대기업과 1차적인 거래를 하는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대리점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에 유리한 쪽으로 계약서가 작성되다 보니 불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다. 갑이 만든 규칙으로 게임을 하니 을이 이길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에서는 본사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우리 신고인들은 아무런 피해 구제 대책이 없는 거예요. 나는 이미 망해서 쫓겨난 상태인데 공정위에 신고 왜 합니까. 누가 하겠습니까.“
- Z식품 업체 대리점 대표

문제의 관리 감독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의 공정거래법과 관련 고시로 대리점에 관한 불공정 행위 제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 사태 이후 정치권은 대리점 불공정 거래 개선을 위한 법안들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전히 통과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는 사이 대리점 관련 불공정 거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과연 대안은 없는 것일까.

“나하고 우리 식구하고 한 40년 동안 장사해서 남은 거 이 집 하나 뿐이에요.
고생 고생해서 이거 하나 사놨는데 이걸 경매 붙여버리니까..앞이 캄캄하죠.“
- C교복 대리점 대표

제작진이 취재하면서 만났던 대리점 사장들은 그 누구보다 본사를 믿고 의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배신감은 커져만 간다고 말한다. 본사와 대리점, 진정한 상생의 길은 없는 것일까. 이번 주 추적60분에서는 그동안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대리점 불공정거래 문제의 실태를 최초로 추적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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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6-10 18: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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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 대리점 사장의 분노>
방송: 6월 10일 (수) 밤 11시 10분, KBS 1TV



■ 끝나지 않은 대리점 문제, 계속되는 '갑을' 논란

2013년 5월, 대리점에 대한 강매와 밀어내기로 촉발된 남양유업 사태. 우리 사회에 갑을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지 2년이 지난 지금, 대리점 사장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대리점은 특정 제조업체 상품을 일반 소비자와 마트, 개인 슈퍼 등에 대리 판매하는 곳. 그들은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과 일종의 계약 관계를 맺는다. 결국, 이들이 대기업의 1차 거래자인 셈. 대리점 사장들은 대기업에 종속된 우리는 영원한 ‘을’이라고 말한다.

지난 2005년 C교복 업체와 계약을 맺고 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던 점주들은 분노하고 있었다. 사업 초기 2년간, 본사는 제때 교복을 공급하지 않았고 제 값에 반품도 받아주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자 있는 제품을 보내거나 판촉물을 임의로 보낸 후 대금을 청구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한다.

결국 본사는 대리점주들의 물품 대금이 연체되자, 3개 대리점에 계약 해지 통고서를 보냈다. 청천벽력같이 날아온 계약 해지 문서. 본사와 대리점 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현대자동차의 '갑질' 논란

국내 굴지의 대기업 현대자동차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그들과 계약을 맺고 사업을 시작한 현대자동차 출신의 대리점 대표들이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전국 어디서나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정가판매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본사는 정가판매와 관련된 대리점 감사에서 영업사원은 물론 대리점 대표의 개인 통장 거래내역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기록을 안 남깁니다. 전화로 엄청나게 쫍니다. 소장한테 '선출고' 하라고. 저도 사실 제 차는 한 대인데 제가 선 출고한 건도 10여 대 이상 됩니다. 제 집사람 명의로 차를 뽑고 명의 변경을 하고, 저희 식구 명의는 다 썼습니다. 못 팔면 대리점이 계속 떠안고 갑니다."
- 현대자동차 대리점 영업사원

또 다른 현대자동차 대리점 관계자도 본사의 압박으로 차량 밀어내기라 할 수 있는 '선출고'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생긴 금전적 피해는 대리점의 몫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갑질 논란은 대리점의 거점 이전과 영업 사원 채용에 대한 본사와 노조의 과도한 규제. 지난 2010년 대법원은 현대자동차 본사가 합당한 이유 없이 거점 이전과 영업 사원 채용을 승인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리점 대표들은 본사의 갑질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 대리점 '갑을' 문제, 해결책은 무엇인가.

“계약서 자체를 누가 마련합니까. 대기업들이 본인들 위주로 유리한 조항을 넣어서 계약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죠.”
- 갑을관계 전문변호사

한 법률 전문가는 대리점과 관련된 불공정 거래 관행의 근본 원인으로 이른바‘대리점법’이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대리점은 절대 강자인 대기업과 1차적인 거래를 하는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대리점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에 유리한 쪽으로 계약서가 작성되다 보니 불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다. 갑이 만든 규칙으로 게임을 하니 을이 이길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에서는 본사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우리 신고인들은 아무런 피해 구제 대책이 없는 거예요. 나는 이미 망해서 쫓겨난 상태인데 공정위에 신고 왜 합니까. 누가 하겠습니까.“
- Z식품 업체 대리점 대표

문제의 관리 감독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의 공정거래법과 관련 고시로 대리점에 관한 불공정 행위 제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 사태 이후 정치권은 대리점 불공정 거래 개선을 위한 법안들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전히 통과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는 사이 대리점 관련 불공정 거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과연 대안은 없는 것일까.

“나하고 우리 식구하고 한 40년 동안 장사해서 남은 거 이 집 하나 뿐이에요.
고생 고생해서 이거 하나 사놨는데 이걸 경매 붙여버리니까..앞이 캄캄하죠.“
- C교복 대리점 대표

제작진이 취재하면서 만났던 대리점 사장들은 그 누구보다 본사를 믿고 의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배신감은 커져만 간다고 말한다. 본사와 대리점, 진정한 상생의 길은 없는 것일까. 이번 주 추적60분에서는 그동안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대리점 불공정거래 문제의 실태를 최초로 추적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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