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담보로 대출받아 다른데 돈 쓴다

입력 2015.06.16 (11: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15일 경기도 하남시청 근처의 한 시중은행 지점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 은행원 : “어떤 용도로 쓰시려고요?”
- 고객 : “주택담보대출 받아서 사업 자금 좀 쓰려고 합니다”
- 은행원 : “네, 가능하십니다”

저금리 여파로 은행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절반은 주택 구입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생계자금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크게 늘고 있어 가계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인천 계양갑)이 1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가계대출 자금용도별 현황'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주택구입에 사용된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50.9%에 불과했다.

이에 따르면 올 1분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43조 5000억 원(신규취급액 기준) 중 주택구입에 쓰인 대출은 22조 1000억 원으로 비중은 50.9%에 불과했다.

반면 주택을 담보로 빌린 돈은 주택구입이나 전세자금외에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었다.

기차입금 상환이 7조 6000억 원(17.5%)이나 됐고, 생계자금도 5조 3000억 원(12.3%) 에 달했다. 사업자금이나 투자목적도 1조 3000억 원(2.9%), 기타용도 7조 2000억 원(16.4%)였다.

이처럼 다양한 용도로 돈을 쓰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이유는 대출이 쉽고 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받더라도 사업자금 대출보다는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연 0.5%포인트 가량 싸다. 현지 시중은행에서는 최저 연 2% 중반대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비중까지 늘고 있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을 생계자금으로 사용하는 경우다.

이 비중은 2012년(7~12월)에는 10.3% 정도였지만, 2013년(11.6%)→2014년(12.4%)에 계속 늘었고, 올 1분기에는 12.3%에 달했다.

이처럼 주택구입 외 목적에 쓰인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과반에 육박하면서 가계 부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학용 의원은 "가계대출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지만 정부는 전혀 관리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에서 목적 외 대출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가계부채의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 잔액은 586조4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7조3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액 가운데 86%인 6조3000억 원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이 같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종전 최대치였던 2009년 5월(2조6000억원)보다 2.4배나 많은 것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집 담보로 대출받아 다른데 돈 쓴다
    • 입력 2015-06-16 11:39:11
    경제
지난 15일 경기도 하남시청 근처의 한 시중은행 지점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 은행원 : “어떤 용도로 쓰시려고요?” - 고객 : “주택담보대출 받아서 사업 자금 좀 쓰려고 합니다” - 은행원 : “네, 가능하십니다” 저금리 여파로 은행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절반은 주택 구입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생계자금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크게 늘고 있어 가계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인천 계양갑)이 1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가계대출 자금용도별 현황'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주택구입에 사용된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50.9%에 불과했다. 이에 따르면 올 1분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43조 5000억 원(신규취급액 기준) 중 주택구입에 쓰인 대출은 22조 1000억 원으로 비중은 50.9%에 불과했다. 반면 주택을 담보로 빌린 돈은 주택구입이나 전세자금외에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었다. 기차입금 상환이 7조 6000억 원(17.5%)이나 됐고, 생계자금도 5조 3000억 원(12.3%) 에 달했다. 사업자금이나 투자목적도 1조 3000억 원(2.9%), 기타용도 7조 2000억 원(16.4%)였다. 이처럼 다양한 용도로 돈을 쓰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이유는 대출이 쉽고 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받더라도 사업자금 대출보다는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연 0.5%포인트 가량 싸다. 현지 시중은행에서는 최저 연 2% 중반대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비중까지 늘고 있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을 생계자금으로 사용하는 경우다. 이 비중은 2012년(7~12월)에는 10.3% 정도였지만, 2013년(11.6%)→2014년(12.4%)에 계속 늘었고, 올 1분기에는 12.3%에 달했다. 이처럼 주택구입 외 목적에 쓰인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과반에 육박하면서 가계 부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학용 의원은 "가계대출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지만 정부는 전혀 관리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에서 목적 외 대출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가계부채의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 잔액은 586조4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7조3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액 가운데 86%인 6조3000억 원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이 같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종전 최대치였던 2009년 5월(2조6000억원)보다 2.4배나 많은 것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