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흑인교회서 백인청년 총격에 9명 사망…‘증오범죄’

입력 2015.06.18 (14:45) 수정 2015.06.18 (16: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유서깊은 흑인교회에서 백인 청년의 '증오범죄'로 추정되는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최소 9명이 숨졌다.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께 21세 백인 청년이 찰스턴 시내에 있는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로 난입해 지하 예배실에 모여있던 신자들에게 마구 총을 쏜 뒤 달아났다.

이곳에서 성경 공부를 하던 신자들 중 8명이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고, 2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 중 1명이 결국 숨졌다. 이 교회는 매주 수요일 저녁 성경 공부모임을 열어왔다.

이번 사건은 2013년 9월 워싱턴 해군시설에서 12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 이후 단일 사건으로는 최다 희생자가 나온 미국 내 총기 난사사건이다.

사망자 중에는 이 교회의 흑인 목사이자 주 상원의원인 클레멘타 핑크니가 포함돼 있고 나머지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경찰은 생존자가 여러명 있다고 밝혔으나 당시 교회에 몇 명이 있었는지, 나머지 부상자들의 상태는 어떤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 목격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40여명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나오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마르고 작은 체구에 회색 스웨터와 청바지, 부츠를 착용한 금발의 백인 청년으로 그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교회에 출동한 경찰은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협박에 주변에 몰려있던 시민들과 취재진을 뒤로 물리고 현장을 수색하다 가방과 카메라를 소지한 한 백인 남성을 붙잡았으나, 이후에도 여전히 "용의자를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무장 상태인 용의자를 잡기 위해 경찰견과 헬기까지 동원해 주변을 샅샅이 수색 중이다.

18일 새벽까지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여서 경찰은 곧 용의자 검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시민에게 현상금을 주겠다고 공표할 예정이다.

그레고리 멀린 찰스턴 경찰청장은 사건 브리핑에서 "이 사건은 증오범죄라고 생각된다"며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하고 있을 때 교회로 들어와 그들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조 라일리 찰스턴 시장도 "누군가 교회로 걸어들어와 기도 중인 사람들을 쏴죽인 유일한 이유는 증오일 것"이라며 역시 증오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참사가 벌어진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는 해방 노예였던 덴마크 베시 등이 1816년 설립했다. 199년 역사를 지닌 이 교회는 미 흑인 기독교사 및 흑인 인권 운동의 중요 장소이며 남부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교회 중 하나다.

1822년 교회 공동 창립자 베시가 흑인 노예들의 반란음모를 꾸몄다는 혐의로 붙잡혀 처형된 뒤 불타 없어졌다가 1834년 다시 세워졌으나, 1872년 지진으로 또 무너졌다. 현재 교회 건물은 1891년 건축됐다.

한편, 18일 찰스턴에서 대선 캠페인을 개최할 예정이었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하며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 흑인교회서 백인청년 총격에 9명 사망…‘증오범죄’
    • 입력 2015-06-18 14:45:48
    • 수정2015-06-18 16:56:36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유서깊은 흑인교회에서 백인 청년의 '증오범죄'로 추정되는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최소 9명이 숨졌다.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께 21세 백인 청년이 찰스턴 시내에 있는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로 난입해 지하 예배실에 모여있던 신자들에게 마구 총을 쏜 뒤 달아났다.

이곳에서 성경 공부를 하던 신자들 중 8명이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고, 2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 중 1명이 결국 숨졌다. 이 교회는 매주 수요일 저녁 성경 공부모임을 열어왔다.

이번 사건은 2013년 9월 워싱턴 해군시설에서 12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 이후 단일 사건으로는 최다 희생자가 나온 미국 내 총기 난사사건이다.

사망자 중에는 이 교회의 흑인 목사이자 주 상원의원인 클레멘타 핑크니가 포함돼 있고 나머지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경찰은 생존자가 여러명 있다고 밝혔으나 당시 교회에 몇 명이 있었는지, 나머지 부상자들의 상태는 어떤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 목격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40여명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나오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마르고 작은 체구에 회색 스웨터와 청바지, 부츠를 착용한 금발의 백인 청년으로 그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교회에 출동한 경찰은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협박에 주변에 몰려있던 시민들과 취재진을 뒤로 물리고 현장을 수색하다 가방과 카메라를 소지한 한 백인 남성을 붙잡았으나, 이후에도 여전히 "용의자를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무장 상태인 용의자를 잡기 위해 경찰견과 헬기까지 동원해 주변을 샅샅이 수색 중이다.

18일 새벽까지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여서 경찰은 곧 용의자 검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시민에게 현상금을 주겠다고 공표할 예정이다.

그레고리 멀린 찰스턴 경찰청장은 사건 브리핑에서 "이 사건은 증오범죄라고 생각된다"며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하고 있을 때 교회로 들어와 그들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조 라일리 찰스턴 시장도 "누군가 교회로 걸어들어와 기도 중인 사람들을 쏴죽인 유일한 이유는 증오일 것"이라며 역시 증오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참사가 벌어진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는 해방 노예였던 덴마크 베시 등이 1816년 설립했다. 199년 역사를 지닌 이 교회는 미 흑인 기독교사 및 흑인 인권 운동의 중요 장소이며 남부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교회 중 하나다.

1822년 교회 공동 창립자 베시가 흑인 노예들의 반란음모를 꾸몄다는 혐의로 붙잡혀 처형된 뒤 불타 없어졌다가 1834년 다시 세워졌으나, 1872년 지진으로 또 무너졌다. 현재 교회 건물은 1891년 건축됐다.

한편, 18일 찰스턴에서 대선 캠페인을 개최할 예정이었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하며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