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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르스 바이러스 확산 종식
“부모 임종도 지키지 못한 불효자는 웁니다”
입력 2015.06.18 (16:48) 수정 2015.06.18 (16:48) 연합뉴스
"건강하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메르스에 감염돼 보름 사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자리를 지키지도 못한 자식된 입장에서 참담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세상에 이게 말이나 되는 얘기입니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지난 3일 아버지(82)를 떠나보낸 데 이어 18일 어머니(83)까지 잃은 A(59)씨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A씨의 아버지는 천식과 고혈압 등으로 대전 건양대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3일 숨졌고, 이튿날 메르스 최종 확진(36번) 판정을 받았다.

며칠 뒤 아버지를 간호하던 어머니마저 메르스 확진(82번) 판정을 받아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있는 충남대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이날 오전 끝내 숨을 거뒀다.

메르스로 보름 사이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두 떠나보낸 셈이다.

며칠전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먼저 가신 아버지가 어머니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며 눈물을 흘렸었다.

보건 당국은 A씨 부모가 건양대병원에 입원해 있던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하다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씨가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접한 것은 이날 오전 1시 27분께.

그는 "새벽에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려서 봤더니, 어머니가 치료받는 병원 번호였다"며 "어머니가 숨졌다는 얘기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으로부터 어머니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터라 그는 며칠째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어 "자식이 넷이나 되는 아버지가 병원에서 쓸쓸히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까지 이렇게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의 장례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어머니까지 돌아가셨으니 남은 자식들은 이제 어떻게 하느냐"며 울먹였다.

환갑을 앞둔 아들에게 늘 운전 조심하라며 주의를 당부하던 자상한 아버지와 100원짜리 동전 하나도 함부로 쓰지 않으면서 손자들을 위해서는 5만원짜리 지폐를 꺼내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메르스가 어떤 병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메르스라는 병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보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족은 고인에 대한 화장을 요구하는 정부당국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에 감염된 사망자의 시신에 대해 24시간 이내에 신속히 화장하는 것을 지침으로 삼고 있다.

한 유족은 "어떻게 보면 정부의 질병관리 소홀로 멀쩡하던 사람이 돌아가셨다고 볼 수도 있는데, 정부에서는 사과는 물론 뭐라고 말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정부에서 이렇다할 설명도 없이 무작정 감염의 위험을 거론하며 화장을 하자고 하는데, 그게 유족이나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의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 “부모 임종도 지키지 못한 불효자는 웁니다”
    • 입력 2015-06-18 16:48:16
    • 수정2015-06-18 16:48:42
    연합뉴스
"건강하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메르스에 감염돼 보름 사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자리를 지키지도 못한 자식된 입장에서 참담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세상에 이게 말이나 되는 얘기입니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지난 3일 아버지(82)를 떠나보낸 데 이어 18일 어머니(83)까지 잃은 A(59)씨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A씨의 아버지는 천식과 고혈압 등으로 대전 건양대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3일 숨졌고, 이튿날 메르스 최종 확진(36번) 판정을 받았다.

며칠 뒤 아버지를 간호하던 어머니마저 메르스 확진(82번) 판정을 받아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있는 충남대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이날 오전 끝내 숨을 거뒀다.

메르스로 보름 사이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두 떠나보낸 셈이다.

며칠전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먼저 가신 아버지가 어머니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며 눈물을 흘렸었다.

보건 당국은 A씨 부모가 건양대병원에 입원해 있던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하다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씨가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접한 것은 이날 오전 1시 27분께.

그는 "새벽에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려서 봤더니, 어머니가 치료받는 병원 번호였다"며 "어머니가 숨졌다는 얘기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으로부터 어머니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터라 그는 며칠째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어 "자식이 넷이나 되는 아버지가 병원에서 쓸쓸히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까지 이렇게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의 장례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어머니까지 돌아가셨으니 남은 자식들은 이제 어떻게 하느냐"며 울먹였다.

환갑을 앞둔 아들에게 늘 운전 조심하라며 주의를 당부하던 자상한 아버지와 100원짜리 동전 하나도 함부로 쓰지 않으면서 손자들을 위해서는 5만원짜리 지폐를 꺼내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메르스가 어떤 병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메르스라는 병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보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족은 고인에 대한 화장을 요구하는 정부당국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에 감염된 사망자의 시신에 대해 24시간 이내에 신속히 화장하는 것을 지침으로 삼고 있다.

한 유족은 "어떻게 보면 정부의 질병관리 소홀로 멀쩡하던 사람이 돌아가셨다고 볼 수도 있는데, 정부에서는 사과는 물론 뭐라고 말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정부에서 이렇다할 설명도 없이 무작정 감염의 위험을 거론하며 화장을 하자고 하는데, 그게 유족이나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의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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