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코치 윤영길 “태극낭자 정신력 최정상급”

입력 2015.06.21 (13:13) 수정 2015.06.2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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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수들이요? 멘탈만 놓고 보면 8강이 아니라 최정상급이죠."

윤영길 멘탈 코치는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윤덕여호에서 가장 유명해진 인물 중 하나다.

윤덕여호는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실패를 맛보고 3차전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해도록 돕는 게 윤 코치의 임무다.

프랑스와의 16강전을 이틀 앞둔 20일(한국시간) 훈련장에서 그는 자신을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정서적으로 '연착륙'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한국체육대학 스포츠심리학과 교수인 그는 2003년 K리그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시작했고 남자 17세 이하 대표 선수들의 상담을 맡기도 했다.

여자 대표팀과는 지난해 5월 베트남 여자 아시안컵부터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여자 대표팀을 처음 맡은 윤 감독은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보다 정서적으로 예민하다는 점을 예사롭게 넘기지 않았다. 태극낭자들의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으로 윤 코치를 선택했다.

윤 코치의 멘탈 코칭은 본선 들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경기 결과에 따라 선수단 분위기가 바뀌면 그는 대표팀 숙소에 글귀가 적힌 A4 용지를 붙여놨다. 때로는 믿음과 분발의 메시지를 담았고 때로는 부드러운 채찍질을 하기도 했다.

압권은 스페인전을 앞두고 붙인 글귀였다. 윤 코치는 윤 감독과 상의해 '스페인 애들 급해. 그래서 시작하면 서두를 거야. 차분하게 기다려, 그리고 악착같이 뛰면 기회가 생길 거야'라고 썼다. 그 말대로 한국은 2-1 역전승을 일궜다.

윤 코치는 경기 초반 스페인이 계속 밀어붙이는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는 "스페인은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코스타리카와 1-1로 비겼고 브라질과의 2차전(0-1 패)에서는 계속 잘 쫓아갔으나 결국 따라잡지는 못했다"라면서 "한국이 초반 스페인의 상승세만 견디면 스페인 선수들이 포기하게 되는 시점이 올 것이고 그게 우리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의 전술적 지도든, 윤 코치의 심리적인 지도든 결국 그것을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해 내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태극낭자들은 스페인전에서 두 '윤'의 의도를 완벽에 가깝게 그려냈다.

윤 코치는 "우리 선수들은 멘탈만 놓고 보면 8강이 아닌 최정상급 수준인 것 같다"며 허허 웃었다.

프랑스전을 앞둔 현재 태극낭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윤 코치는 "선수가 이런 상황(16강 진출)에서 들떠있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천천히, 차분하게 '심리적 중립지역'으로 내려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전 전망을 물어봤다. 그는 섣부른 예측을 하지는 않았으나 '우승 후보'인 프랑스에도 심리적인 허점은 분명히 있다고 했다. 프랑스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멕시코를 5-0으로 대파했다.

윤 코치는 "모든 스포츠에서 스코어가 아주 많이 난 경기는 심리학적으로는 안 좋은 경기다"라면서 "밸런스를 잃어버리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스포츠의 본질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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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멘탈코치 윤영길 “태극낭자 정신력 최정상급”
    • 입력 2015-06-21 13:13:38
    • 수정2015-06-21 13:16:53
    연합뉴스
"우리 선수들이요? 멘탈만 놓고 보면 8강이 아니라 최정상급이죠." 윤영길 멘탈 코치는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윤덕여호에서 가장 유명해진 인물 중 하나다. 윤덕여호는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실패를 맛보고 3차전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해도록 돕는 게 윤 코치의 임무다. 프랑스와의 16강전을 이틀 앞둔 20일(한국시간) 훈련장에서 그는 자신을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정서적으로 '연착륙'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한국체육대학 스포츠심리학과 교수인 그는 2003년 K리그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시작했고 남자 17세 이하 대표 선수들의 상담을 맡기도 했다. 여자 대표팀과는 지난해 5월 베트남 여자 아시안컵부터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여자 대표팀을 처음 맡은 윤 감독은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보다 정서적으로 예민하다는 점을 예사롭게 넘기지 않았다. 태극낭자들의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으로 윤 코치를 선택했다. 윤 코치의 멘탈 코칭은 본선 들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경기 결과에 따라 선수단 분위기가 바뀌면 그는 대표팀 숙소에 글귀가 적힌 A4 용지를 붙여놨다. 때로는 믿음과 분발의 메시지를 담았고 때로는 부드러운 채찍질을 하기도 했다. 압권은 스페인전을 앞두고 붙인 글귀였다. 윤 코치는 윤 감독과 상의해 '스페인 애들 급해. 그래서 시작하면 서두를 거야. 차분하게 기다려, 그리고 악착같이 뛰면 기회가 생길 거야'라고 썼다. 그 말대로 한국은 2-1 역전승을 일궜다. 윤 코치는 경기 초반 스페인이 계속 밀어붙이는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는 "스페인은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코스타리카와 1-1로 비겼고 브라질과의 2차전(0-1 패)에서는 계속 잘 쫓아갔으나 결국 따라잡지는 못했다"라면서 "한국이 초반 스페인의 상승세만 견디면 스페인 선수들이 포기하게 되는 시점이 올 것이고 그게 우리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의 전술적 지도든, 윤 코치의 심리적인 지도든 결국 그것을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해 내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태극낭자들은 스페인전에서 두 '윤'의 의도를 완벽에 가깝게 그려냈다. 윤 코치는 "우리 선수들은 멘탈만 놓고 보면 8강이 아닌 최정상급 수준인 것 같다"며 허허 웃었다. 프랑스전을 앞둔 현재 태극낭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윤 코치는 "선수가 이런 상황(16강 진출)에서 들떠있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천천히, 차분하게 '심리적 중립지역'으로 내려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전 전망을 물어봤다. 그는 섣부른 예측을 하지는 않았으나 '우승 후보'인 프랑스에도 심리적인 허점은 분명히 있다고 했다. 프랑스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멕시코를 5-0으로 대파했다. 윤 코치는 "모든 스포츠에서 스코어가 아주 많이 난 경기는 심리학적으로는 안 좋은 경기다"라면서 "밸런스를 잃어버리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스포츠의 본질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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