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사] 한글 교육의 불편한 진실

입력 2015.06.21 (17:32) 수정 2015.06.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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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문 교수단이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흔히 요즘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한글을 익힌 상태에서 입학한다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읽기나 쓰기가 제대로 안 되는 어린이가 적지 않고, 그런데도 그걸 바로 잡아줘야 할 학교 교육은 허술하다고 합니다.

한글 교육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주목 이 기사> 오늘은 '한글 교육의 문제‘를 집중 조명한 EBS 기사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리포트>

<녹취> EBS 뉴스(5월29일) : "초등학교 3학년 재윤이는 책 읽는 시간이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인터뷰> 신재윤(가명/초등학교 3학년) :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들어오고 나서 싫어졌어요. (학교에서 안 알려줘서?) 알려주긴 알려줬는데 어려웠어요, 많이."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쓸 줄 모르는 아이, EBS가 최근 모두 스무 차례에 걸쳐 보도한 한글 교육 문제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인터뷰> 이윤녕(EBS 기자) : “한 교육시민단체에서 주최했던 읽기 부진 관련한 토론회에 참석 했었는데요, 그때 그 얘길 듣고 이게 정말 심각한 문제고 얘기를 들을수록 너무 공감이 되가지고 본격적으로 현장취재에 착수해서 이렇게 만들게 됐어요.”

<녹취> EBS 뉴스(5월 18일) : "실제로 지난 2013년 전국 5개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한 초등학교3학년 ‘기초학습 진단평가’ 결과를 분석했더니, 학생들 가운데 읽기 미도달 비율이 4.55%, 쓰기 미도달 비율은 10.51%나 됐습니다."

같은 반 학생이어도 한글 수준은 천차만별, 그렇다 보니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건 교사도 마찬가지다.

<인터뷰> 김은진(가명/교사/A초등학교) : “한글을 해득하고 온 아이와, 한글 해득하지 못 하고 온 아이의 차이점이 굉장히 수준 차이가 커요. 그러다 보니까 그 교사가 지도를 할 때 과연 어느 쪽에다가 중점을 두고 지도를 해야 될지...”

그런데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한글을 이미 익혔다는 것을 전제로 수업이 이뤄진다.

<인터뷰> 이윤녕(EBS 기자) : “취학 전에 따로 한글교육을 시킨 적이 있느냐 라는 질문에 81%의 학부모들이 그렇다고 얘길 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이뤄지는 활동들이 한글을 배워왔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이뤄지는 현상들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런 부분들도 변화되긴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학부모들이 입학 전 한글 사교육을 시키고, 그로 인해 학교 한글 교육이 더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인터뷰> 김선아(가명/유치원생 학부모) : “공교육만 믿고 있다가 괜히 아기 인생에 조금 그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교육정책들을 다 봤을 때, 부모가 이제 알아서 해야 되는 거지...”

교과서 간의 연계 문제도 혼란을 야기하기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녹취> EBS 뉴스(5월 26일) : "<국어>에서는 한창 자음과 모음을 배울 때이지만, 같은 시기 <수학>과 <학교> 등 다른 교과서에는 긴 문장과 어려운 낱말들이 거침없이 등장합니다."

<인터뷰> 이윤녕(EBS 기자) : “저희가 직접 교육당국에 전화를 해서 어떻게 된 사항인지 물어봤더니 그 대답이 더 황당했던 게 초등학교 같은 경우엔 선생님들이 그냥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쉬우면 쉬운 대로 알아서 가르치시면 되는 거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초등교사의 80% 가까이가 한글 해득 지도방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인터뷰> 임종화(대표/좋은교사운동) : “지금이라도 교육부와 교육청이 현직 교사에게는 재교육을 통해서라도 다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가르쳐야 하고요. 예비 교사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양성 과정에서 한글 교육을 가르치는 법에 대해서 집어넣어서...”

학교 현장의 중요한 문제지만,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 ‘한글 공교육’의 불편한 진실을 의제화한 점,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 기사에 주목한 이유다.

<인터뷰> 홍성구(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미디어 인사이드 자문교수) : “6개월에 걸친 취재와 20부작의 기획보도로 기초 한글교육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쳐 사회적 파급효과가 매우 컸습니다. 다양한 분석기법을 동원하여 뉴스의 신뢰도를 높이고 시민들의 공감대를 활용한 아이디어도 돋보였습니다.”

<인터뷰> 이윤녕(EBS 기자) :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학교에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학교에서 그 공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아무리 아이들이 한글 배우고 오든, 배우고 오지 않든 기초 한글 교육만큼은 우리 공교육이 책임지고 내보내겠다..라는 공감대가 형성 돼서 학교에서 고통 받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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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 이 기사] 한글 교육의 불편한 진실
    • 입력 2015-06-21 17:41:24
    • 수정2015-06-21 17:50:16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자문 교수단이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흔히 요즘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한글을 익힌 상태에서 입학한다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읽기나 쓰기가 제대로 안 되는 어린이가 적지 않고, 그런데도 그걸 바로 잡아줘야 할 학교 교육은 허술하다고 합니다.

한글 교육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주목 이 기사> 오늘은 '한글 교육의 문제‘를 집중 조명한 EBS 기사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리포트>

<녹취> EBS 뉴스(5월29일) : "초등학교 3학년 재윤이는 책 읽는 시간이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인터뷰> 신재윤(가명/초등학교 3학년) :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들어오고 나서 싫어졌어요. (학교에서 안 알려줘서?) 알려주긴 알려줬는데 어려웠어요, 많이."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쓸 줄 모르는 아이, EBS가 최근 모두 스무 차례에 걸쳐 보도한 한글 교육 문제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인터뷰> 이윤녕(EBS 기자) : “한 교육시민단체에서 주최했던 읽기 부진 관련한 토론회에 참석 했었는데요, 그때 그 얘길 듣고 이게 정말 심각한 문제고 얘기를 들을수록 너무 공감이 되가지고 본격적으로 현장취재에 착수해서 이렇게 만들게 됐어요.”

<녹취> EBS 뉴스(5월 18일) : "실제로 지난 2013년 전국 5개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한 초등학교3학년 ‘기초학습 진단평가’ 결과를 분석했더니, 학생들 가운데 읽기 미도달 비율이 4.55%, 쓰기 미도달 비율은 10.51%나 됐습니다."

같은 반 학생이어도 한글 수준은 천차만별, 그렇다 보니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건 교사도 마찬가지다.

<인터뷰> 김은진(가명/교사/A초등학교) : “한글을 해득하고 온 아이와, 한글 해득하지 못 하고 온 아이의 차이점이 굉장히 수준 차이가 커요. 그러다 보니까 그 교사가 지도를 할 때 과연 어느 쪽에다가 중점을 두고 지도를 해야 될지...”

그런데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한글을 이미 익혔다는 것을 전제로 수업이 이뤄진다.

<인터뷰> 이윤녕(EBS 기자) : “취학 전에 따로 한글교육을 시킨 적이 있느냐 라는 질문에 81%의 학부모들이 그렇다고 얘길 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이뤄지는 활동들이 한글을 배워왔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이뤄지는 현상들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런 부분들도 변화되긴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학부모들이 입학 전 한글 사교육을 시키고, 그로 인해 학교 한글 교육이 더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인터뷰> 김선아(가명/유치원생 학부모) : “공교육만 믿고 있다가 괜히 아기 인생에 조금 그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교육정책들을 다 봤을 때, 부모가 이제 알아서 해야 되는 거지...”

교과서 간의 연계 문제도 혼란을 야기하기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녹취> EBS 뉴스(5월 26일) : "<국어>에서는 한창 자음과 모음을 배울 때이지만, 같은 시기 <수학>과 <학교> 등 다른 교과서에는 긴 문장과 어려운 낱말들이 거침없이 등장합니다."

<인터뷰> 이윤녕(EBS 기자) : “저희가 직접 교육당국에 전화를 해서 어떻게 된 사항인지 물어봤더니 그 대답이 더 황당했던 게 초등학교 같은 경우엔 선생님들이 그냥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쉬우면 쉬운 대로 알아서 가르치시면 되는 거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초등교사의 80% 가까이가 한글 해득 지도방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인터뷰> 임종화(대표/좋은교사운동) : “지금이라도 교육부와 교육청이 현직 교사에게는 재교육을 통해서라도 다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가르쳐야 하고요. 예비 교사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양성 과정에서 한글 교육을 가르치는 법에 대해서 집어넣어서...”

학교 현장의 중요한 문제지만,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 ‘한글 공교육’의 불편한 진실을 의제화한 점,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 기사에 주목한 이유다.

<인터뷰> 홍성구(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미디어 인사이드 자문교수) : “6개월에 걸친 취재와 20부작의 기획보도로 기초 한글교육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쳐 사회적 파급효과가 매우 컸습니다. 다양한 분석기법을 동원하여 뉴스의 신뢰도를 높이고 시민들의 공감대를 활용한 아이디어도 돋보였습니다.”

<인터뷰> 이윤녕(EBS 기자) :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학교에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학교에서 그 공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아무리 아이들이 한글 배우고 오든, 배우고 오지 않든 기초 한글 교육만큼은 우리 공교육이 책임지고 내보내겠다..라는 공감대가 형성 돼서 학교에서 고통 받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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