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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고통은 현재진행형
입력 2015.06.21 (23:34) 수정 2015.06.26 (16:30)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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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4년 전 임산부와 아이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숨지거나 고통받을 때, 그 가족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발을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하지만,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도 피해자 가족들의 답답함은 여전한데요.

아무도 사과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고 있는 상황.

이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이예도 씨는 지난달 초 아내를 하늘로 보내야 했습니다.

이 씨의 아내 이지수 씨는 2002년부터 10년 가까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폐 손상위원회의 조사 결과, 고 이지수씨의 질병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인터뷰> 이예도(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 "둘째 낳고서는 본인하고 애기하고 같이 침대에 있고, 그 주변에서 가습을 했으니까..가까운 데서. 오히려 더 깨끗하게 살아야 되니까 (가습기 살균제를) 썼던 부분이 오히려 악화되게 하지 않았나."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며 오랫동안 고통받다가 폐 이식을 앞두고 있었지만, 약해질대로 약해진 몸은 버텨내질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예도 : "체중이 30kg 중반 정도밖에 안되서 (폐 이식 수술이) 어렵다고...살을 찌워야 되는데, 여러 가지 증세들이 계속 복합적으로 발생하니까 회복이 안되더라구요."

10년 넘게 아픈 아내를 돌봐온 이 씨에게 이제 남은 일은 하나 뿐입니다.

<인터뷰> 이예도 : "(부인이) 잘못되고 나니까 나머지 제가 한을 풀어줘야 되는 상황 같아요. 진정한 사과 받고 그에 응당한 법적 책임도 지고 보상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끌어내기 위해서 열심히..."

가습기 살균제의 또 다른 피해자로 판정받은 이정화씨.

지난 2011년 폐 이식 수술을 받은터라 늘 감염 걱정이 따라다닙니다.

<인터뷰> 이정화(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회사도 그만뒀고요, 사람 많은 데 갈 수 없고, 밖에도 나갈 수 없으니까..."

진료를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병원에 들르는 것이 유일한 외출.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당시 광고가 한창이던 가습기 살균제를 쓰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이정화 : "세균을 99.9%까지 잡을 수 있다 이렇게 광고를 해서 그래서 쓰게 됐거든요. 근데 정말 가습기 살균제가 지금 제 인생을 이렇게 바꿔놓을 줄은 몰랐죠."

건강이 악화되면서 아이까지 잃을 뻔 했었습니다.

<인터뷰> 이정화 : "산모하고 아이하고 둘중에 한 명만 살릴 수도 있다. 이렇게도 말씀하시고 아이를 포기해야될 수도 있다고까지 했었으니까요. 그때만 생각하면 진짜 눈앞이 캄캄해요, 아직도."

문제가 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팔고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회사, 그리고 판매를 허가한 정부 모두 책임이 있다는 게 이씨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이정화 : "너무 뻔뻔하게 자기네 잘못이 아니라고 서로 미루는 거죠. (제조사는) 국가에서 허가해줘서 우리는 그 제품을 판매한 거다. 국가에서는 그게 독성 물질이 있다는 거 자기들은 확인을 못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모두 14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피해를 접수한 사람만 530여 명에 이릅니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병원 진료비와 장례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가 줘야 할 진료비를 일단 정부가 대신 지급하고, 기업을 상대로는 소송을 제기해 돈을 받아내겠다는 것이 정부의 대책입니다.

<인터뷰> 박준철(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피해구제실장) : "기업체에서 책임이 없다, 배상을 안해주겠다고 하니까 국회나 정부에서 나서서 정부에서 먼저 대리 변제식이죠. 대리 변제를 하고 나중에 이쪽에서, 제조사로부터 구상을 받는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 피해 접수를 했다고 해서 모두 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질병관리본부의 조사결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이 확실하거나 가능성 높음 단계를 판정받은 168명에게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은 피해자들에게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는겁니다.

이렇다보니 지난 해 정부가 마련해 놓은 의료비 지원 예산 가운데 피해자들에게 지원된 금액은 20%에 불과합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77% 깎인 25억 원의 예산만 책정됐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제조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3년째 1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제조사들은 일부 피해자에게 개별 접촉해 비밀 보장을 조건으로 조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핵심 쟁점인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과 관련해 제조사 측은 질병관리본부의 동물흡입실험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흥규(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처장/손배소송 대행) : "정부가 한 흡입독성실험을 기업 측에서는 규정대로 돼있는 게 아니다. (규정된) 기간보다 짧게 실험을 진행했다. 그런 흠집을 내고 있으면서 그런 실험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가습기 살균제가 아닌 다른 물질이 폐 손상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것이 제조사들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임흥규 : "가습기 살균제 이외의 물질을 주장하고 잇습니다. 예를 들면 황사나 에어컨에서 나오는 레지오넬라균을 예로 들고 있어요."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의 인과 관계를 입증한 논문을 미국 호흡기의학회지에 발표한 홍수종 교수는 제조사들의 주장에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말합니다.

제조사가 주장하는 다른 원인 물질들을 조사해 봤지만, 폐손상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홍수종(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와 교수) : "역학 조사를 할 때부터 처음부터 흡입 가능성이 있는 물질들에 대해서 다 조사를 한 거죠. 그런데 결과가 가습기 살균제가 유독히, 그 다음에 곰팡이가 조금 낮게 나와서...그(가습기 살균제)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봤고, 의학적으로는 이 병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 외에 다른 거라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한 회사는 RB코리아,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13곳.

이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RB코리아 제품과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살균제에는 PHMG 라는 화학 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이 물질은 지난 1997년 국내 한 화학회사가 만든 산업용 원료입니다.

당시 해당 업체가 작성한 PHMG의 유독성 보고서에는 이 물질이 입을 통해 인체에 들어가면 유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녹취> 원료제조업체 관계자: "물탱크 안에 녹조나 물이끼가 끼기 때문에 그런 것들 방지하기 위해서 저희가 산업용으로 공급하는 거구요. PHMG 같은 원료는 저희가 가습기 살균제 용도로 공급하질 않은 원료거든요. 그부분에 대해서 그쪽 만든 회사에서 클리어하게(분명하게) 얘기해주면 논란이 없을텐데..."

지난 달 19일, 9살 나래가 아빠와 함께 인천공항을 찾았습니다.

4년 전,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나래.

비슷한 고통을 겪었던 피해자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녹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 "가습기 살균제에 의해서 저희 첫째 아이를 보낸 피해자 부모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진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제조사로부터 제대로 된 해명조차 듣지못한 이들이 RB코리아의 런던 본사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과거 옥시였다가 영국 레킷벤키저에 인수돼 RB코리아가 된 이 회사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가운데, 피해자가 가장 많은 기업입니다.

<녹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 "(부인이)발버둥 치다가 사망을 했기 때문에...그래서 내가 유가족 대표로 영국 본사를 가게됐습니다."

런던에 도착한 피해자들은 이곳에서도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강찬호(피해자모임 대표) : "사망자가 100여 명입니다. 이런 엄청난 살인을 저질러놓은 기업에서 피해자들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피해자들에 대한 어떤 사과도 없었습니다."

RB코리아의 모기업인 레킷벤키저 측은 피해자들에게 문서 한 장을 전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송 중인 사안이라 책임 표명이 어렵다. 한국 지사와 이야기 하라"

한국 지사에는 여전히 소송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국내 다른 제조판매사들도 역시 소송이 끝나기 전에는 입장을 밝히기가 조심스럽다는 입장.

<인터뷰> 강찬호 :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RB코리아 뿐만 아니고 본사에도 책임이 있기때문에 영국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구요. 소송단을 모집해서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피해자들의 호소에도, 정부의 조사 결과에도, 사과조차 하지 않던 제조사들이 이번에는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 가습기 살균제…고통은 현재진행형
    • 입력 2015-06-21 23:20:47
    • 수정2015-06-26 16:30:30
    취재파일K
<오프닝>

4년 전 임산부와 아이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숨지거나 고통받을 때, 그 가족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발을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하지만,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도 피해자 가족들의 답답함은 여전한데요.

아무도 사과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고 있는 상황.

이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이예도 씨는 지난달 초 아내를 하늘로 보내야 했습니다.

이 씨의 아내 이지수 씨는 2002년부터 10년 가까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폐 손상위원회의 조사 결과, 고 이지수씨의 질병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인터뷰> 이예도(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 "둘째 낳고서는 본인하고 애기하고 같이 침대에 있고, 그 주변에서 가습을 했으니까..가까운 데서. 오히려 더 깨끗하게 살아야 되니까 (가습기 살균제를) 썼던 부분이 오히려 악화되게 하지 않았나."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며 오랫동안 고통받다가 폐 이식을 앞두고 있었지만, 약해질대로 약해진 몸은 버텨내질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예도 : "체중이 30kg 중반 정도밖에 안되서 (폐 이식 수술이) 어렵다고...살을 찌워야 되는데, 여러 가지 증세들이 계속 복합적으로 발생하니까 회복이 안되더라구요."

10년 넘게 아픈 아내를 돌봐온 이 씨에게 이제 남은 일은 하나 뿐입니다.

<인터뷰> 이예도 : "(부인이) 잘못되고 나니까 나머지 제가 한을 풀어줘야 되는 상황 같아요. 진정한 사과 받고 그에 응당한 법적 책임도 지고 보상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끌어내기 위해서 열심히..."

가습기 살균제의 또 다른 피해자로 판정받은 이정화씨.

지난 2011년 폐 이식 수술을 받은터라 늘 감염 걱정이 따라다닙니다.

<인터뷰> 이정화(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회사도 그만뒀고요, 사람 많은 데 갈 수 없고, 밖에도 나갈 수 없으니까..."

진료를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병원에 들르는 것이 유일한 외출.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당시 광고가 한창이던 가습기 살균제를 쓰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이정화 : "세균을 99.9%까지 잡을 수 있다 이렇게 광고를 해서 그래서 쓰게 됐거든요. 근데 정말 가습기 살균제가 지금 제 인생을 이렇게 바꿔놓을 줄은 몰랐죠."

건강이 악화되면서 아이까지 잃을 뻔 했었습니다.

<인터뷰> 이정화 : "산모하고 아이하고 둘중에 한 명만 살릴 수도 있다. 이렇게도 말씀하시고 아이를 포기해야될 수도 있다고까지 했었으니까요. 그때만 생각하면 진짜 눈앞이 캄캄해요, 아직도."

문제가 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팔고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회사, 그리고 판매를 허가한 정부 모두 책임이 있다는 게 이씨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이정화 : "너무 뻔뻔하게 자기네 잘못이 아니라고 서로 미루는 거죠. (제조사는) 국가에서 허가해줘서 우리는 그 제품을 판매한 거다. 국가에서는 그게 독성 물질이 있다는 거 자기들은 확인을 못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모두 14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피해를 접수한 사람만 530여 명에 이릅니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병원 진료비와 장례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가 줘야 할 진료비를 일단 정부가 대신 지급하고, 기업을 상대로는 소송을 제기해 돈을 받아내겠다는 것이 정부의 대책입니다.

<인터뷰> 박준철(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피해구제실장) : "기업체에서 책임이 없다, 배상을 안해주겠다고 하니까 국회나 정부에서 나서서 정부에서 먼저 대리 변제식이죠. 대리 변제를 하고 나중에 이쪽에서, 제조사로부터 구상을 받는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 피해 접수를 했다고 해서 모두 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질병관리본부의 조사결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이 확실하거나 가능성 높음 단계를 판정받은 168명에게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은 피해자들에게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는겁니다.

이렇다보니 지난 해 정부가 마련해 놓은 의료비 지원 예산 가운데 피해자들에게 지원된 금액은 20%에 불과합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77% 깎인 25억 원의 예산만 책정됐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제조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3년째 1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제조사들은 일부 피해자에게 개별 접촉해 비밀 보장을 조건으로 조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핵심 쟁점인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과 관련해 제조사 측은 질병관리본부의 동물흡입실험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흥규(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처장/손배소송 대행) : "정부가 한 흡입독성실험을 기업 측에서는 규정대로 돼있는 게 아니다. (규정된) 기간보다 짧게 실험을 진행했다. 그런 흠집을 내고 있으면서 그런 실험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가습기 살균제가 아닌 다른 물질이 폐 손상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것이 제조사들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임흥규 : "가습기 살균제 이외의 물질을 주장하고 잇습니다. 예를 들면 황사나 에어컨에서 나오는 레지오넬라균을 예로 들고 있어요."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의 인과 관계를 입증한 논문을 미국 호흡기의학회지에 발표한 홍수종 교수는 제조사들의 주장에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말합니다.

제조사가 주장하는 다른 원인 물질들을 조사해 봤지만, 폐손상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홍수종(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와 교수) : "역학 조사를 할 때부터 처음부터 흡입 가능성이 있는 물질들에 대해서 다 조사를 한 거죠. 그런데 결과가 가습기 살균제가 유독히, 그 다음에 곰팡이가 조금 낮게 나와서...그(가습기 살균제)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봤고, 의학적으로는 이 병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 외에 다른 거라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한 회사는 RB코리아,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13곳.

이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RB코리아 제품과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살균제에는 PHMG 라는 화학 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이 물질은 지난 1997년 국내 한 화학회사가 만든 산업용 원료입니다.

당시 해당 업체가 작성한 PHMG의 유독성 보고서에는 이 물질이 입을 통해 인체에 들어가면 유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녹취> 원료제조업체 관계자: "물탱크 안에 녹조나 물이끼가 끼기 때문에 그런 것들 방지하기 위해서 저희가 산업용으로 공급하는 거구요. PHMG 같은 원료는 저희가 가습기 살균제 용도로 공급하질 않은 원료거든요. 그부분에 대해서 그쪽 만든 회사에서 클리어하게(분명하게) 얘기해주면 논란이 없을텐데..."

지난 달 19일, 9살 나래가 아빠와 함께 인천공항을 찾았습니다.

4년 전,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나래.

비슷한 고통을 겪었던 피해자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녹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 "가습기 살균제에 의해서 저희 첫째 아이를 보낸 피해자 부모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진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제조사로부터 제대로 된 해명조차 듣지못한 이들이 RB코리아의 런던 본사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과거 옥시였다가 영국 레킷벤키저에 인수돼 RB코리아가 된 이 회사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가운데, 피해자가 가장 많은 기업입니다.

<녹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 "(부인이)발버둥 치다가 사망을 했기 때문에...그래서 내가 유가족 대표로 영국 본사를 가게됐습니다."

런던에 도착한 피해자들은 이곳에서도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강찬호(피해자모임 대표) : "사망자가 100여 명입니다. 이런 엄청난 살인을 저질러놓은 기업에서 피해자들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피해자들에 대한 어떤 사과도 없었습니다."

RB코리아의 모기업인 레킷벤키저 측은 피해자들에게 문서 한 장을 전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송 중인 사안이라 책임 표명이 어렵다. 한국 지사와 이야기 하라"

한국 지사에는 여전히 소송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국내 다른 제조판매사들도 역시 소송이 끝나기 전에는 입장을 밝히기가 조심스럽다는 입장.

<인터뷰> 강찬호 :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RB코리아 뿐만 아니고 본사에도 책임이 있기때문에 영국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구요. 소송단을 모집해서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피해자들의 호소에도, 정부의 조사 결과에도, 사과조차 하지 않던 제조사들이 이번에는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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