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해도 모자랄 판에 ‘물백신’ 3년 더 쓰라고?

입력 2015.07.03 (21:34) 수정 2015.07.0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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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양돈 농가들에게 공급된 구제역 백신이 효과가 거의 없는 이른바 '물 백신'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그런데 문제의 백신이 폐기되기는 커녕 여전히 공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3년을 더 써야 한다고 하는데요.

송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18일, 이른바 '물' 백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최영섭(농림축산식품부 감사담당관/지난달 18일) : "정책 실패에 의해서 중징계를 주고 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처벌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충남의 한 농가.

구제역 예방 접종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백신을 살펴보니 절반 정도가 문제의 물백신, '01 마니사'입니다.

여전히 불안한 농민들은 예방 접종 횟수를 늘리는 게 전부입니다.

<인터뷰> 양돈 농민(음성변조) : "(예방접종 효과가) 6개월 이상 가줘야 되는데 저희가 느끼기로는 6개월은 절대로 못 갈 거 같아요."

올해 수입된 구제역 백신은 국내 전체 돼지가 3번 맞을 수 있는 3천만 마리 분량.

이를 폐기하지 않고 다 쓰겠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물'백신을 3년 정도 더 써야 한다는 겁니다.

백신 제조사 M사와의 계약을 보면, 한국 측은 오는 2018년까지 해마다 천만 마리 분량, 최소 백억 원 어치의 백신을 이 업체로부터 사와야 합니다.

다른 업체 백신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조항도 있어, 사실상 독점 공급 계약입니다.

이 때문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다른 업체 백신은 아직도 수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돈 농민(음성변조) : "독점 계약했다고 하면서 듣지도 않는 백신을 가져다가 소비자만 우롱하고 있는데 소비자(농민)가 선택권을 가져야죠."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해당 업체의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장기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공급 체계 개선책을 찾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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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기해도 모자랄 판에 ‘물백신’ 3년 더 쓰라고?
    • 입력 2015-07-03 21:35:15
    • 수정2015-07-03 22: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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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양돈 농가들에게 공급된 구제역 백신이 효과가 거의 없는 이른바 '물 백신'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그런데 문제의 백신이 폐기되기는 커녕 여전히 공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3년을 더 써야 한다고 하는데요.

송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18일, 이른바 '물' 백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최영섭(농림축산식품부 감사담당관/지난달 18일) : "정책 실패에 의해서 중징계를 주고 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처벌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충남의 한 농가.

구제역 예방 접종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백신을 살펴보니 절반 정도가 문제의 물백신, '01 마니사'입니다.

여전히 불안한 농민들은 예방 접종 횟수를 늘리는 게 전부입니다.

<인터뷰> 양돈 농민(음성변조) : "(예방접종 효과가) 6개월 이상 가줘야 되는데 저희가 느끼기로는 6개월은 절대로 못 갈 거 같아요."

올해 수입된 구제역 백신은 국내 전체 돼지가 3번 맞을 수 있는 3천만 마리 분량.

이를 폐기하지 않고 다 쓰겠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물'백신을 3년 정도 더 써야 한다는 겁니다.

백신 제조사 M사와의 계약을 보면, 한국 측은 오는 2018년까지 해마다 천만 마리 분량, 최소 백억 원 어치의 백신을 이 업체로부터 사와야 합니다.

다른 업체 백신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조항도 있어, 사실상 독점 공급 계약입니다.

이 때문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다른 업체 백신은 아직도 수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돈 농민(음성변조) : "독점 계약했다고 하면서 듣지도 않는 백신을 가져다가 소비자만 우롱하고 있는데 소비자(농민)가 선택권을 가져야죠."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해당 업체의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장기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공급 체계 개선책을 찾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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