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 포털시리즈] ① 온라인 독점 권력 ‘포털’과 실시간 검색어

입력 2015.07.06 (15:03) 수정 2015.07.0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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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시간 검색어로 누리꾼 붙잡아두는 네이버

개그콘서트 '핵존심'이라는 코너를 보면 '핵존심'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며 자랑을 합니다. 연예계에서도 소속사들이 걸 그룹이나 가수, 배우의 이름이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도록 하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기도 합니다. 실시간 검색어. 심지어 급상승 검색어, 핫 토픽 키워드 등등...실시간으로 바뀌는 키워드를 노출하는 것은 국내 포털들이 누리꾼들을 오랫동안 네이버, 다음카카오 포털에 머물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또 구글 같은 글로벌 검색 엔진이 시장을 잠식하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철옹성 서비스'입니다. 가장 핫한 이슈를 쫓는 사람들의 속성을 잘 간파해 만든 것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른바 실시간 검색어를 끼워 넣어 조회수를 높이려는 어뷰징(abusing) 기사를 양산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어뷰징(abusing)이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기사를 내용만 조금씩 바꿔 반복적으로 게재해 포털 검색에 많이 노출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조회수를 늘리고, 광고주를 끌어오기 위한 방편으로 상당수 매체들이 어뷰징 기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뷰징 통계표어뷰징 통계표


글로벌 인터넷 기업 야후도 실시간 검색어와 비슷하 이른바 '트렌딩 나우(Trending Now)'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야후의 트렌딩 나우는 국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와 달리 각 국의 웹사이트 링크를 걸어놨기 때문에 국내에서와 같은 기사 어뷰징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런데 다소 놀라운 사실은 온라인 언론사들이나 규모가 작은 매체들만 이런 어뷰징 기사를 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일간지들도 '실시간 검색어'를 넣은 어뷰징 기사를 시분단위로 쏟아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게다가 신문들은 자사의 다른 자매 매체까지 연결시켜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일보 기사인줄 알고 들어가 보면 <한국스포츠경제>라는 생소한 매체의 사이트로 이동하는 식입니다. 포털들은 뉴스를 최신 순서대로 올립니다. 그러다 보니 인기 검색어를 억지로 넣은 기사를 끊임없이 올려 조회수를 높이는 기사가 많습니다.

협박성 기사로 광고 집행 98%협박성 기사로 광고 집행 98%


■ ‘네이버와 뉴스 제휴’ 축하금 내라는 사이비 언론

한 대기업의 홍보부장이 한번은 낯선 인터넷 언론사의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네이버와 뉴스 제휴를 맺었다며 광고를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를 거절하자 그 이후에 계속 회사와 관련한 안 좋은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회사 대표(CEO)의 얼굴 사진 등을 넣어 더 압력을 가합니다. 기업들이 회사 대표가 언급되는 부정적 기사에 민감하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얼굴 사진까지 크게 넣는 식입니다.

A 기업 홍보부장
"어느 날 자기네 매체가 네이버 포털에 이번에 등재됐다고 연락이 왔어요. 축하 좀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자기네 회사) 편집국에 인사를 하는 게 좀 좋지 않겠냐고..곤란하다고 하자 며칠 후에 우리 회사 상품에 하자가 있다는 기사를 쓰더니 CEO 사진도 같이 올렸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기사 수정하고 그 다음에 CEO 사진은 좀 관련이 없으니까 좀 빼 달라 그랬더니 회사 상품도 어차피 대표이사의 지시에서 한 거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대표이사가 들어가는 부분이 맞다. 뭐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다른 사진이나 해당 상품으로 사진을 좀 대체해 달라. 그렇게 얘기 했더니 그건 내부에서 좀 협의를 해 봐야 되겠다. 광고국에 그러면 인사를 조금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구요.

B 기업 임원
"별로 크지 않은 다른 매체에 자기가 들어 보니까 광고나 협찬을 1년에 얼마씩 줬다고 들었는데 우리도 같은 액수를 달라고 요구를 해요. 그러면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매체에서 그렇게 요구를 하고 광고 효과도 없으니까 예산이 없다고 곤란하다고 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괴롭힘 작전으로 나가는 거죠. 우리 회사를 흠집내는 기사를 30번씩 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해 올리고. 취재를 열심히 해서 새로운 것을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예전에 나온 다른 매체 기사들 베껴서 올리는거죠."


이런 사이비 언론들은 네이버 등 포털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영향력을 악용합니다. 일반 기업체들도 포털을 통해 사이비 언론 기사들이 무제한 노출되는 것에 우려를 표시합니다.

A 기업 홍보부장
"일단 네티즌들이 많이 방문하는 포털인 경우엔 뉴스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이슈화되기가 참 좋습니다. 또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인 경우에는 클릭을 유발해서 사실이 아닌데도 사실인 것인 양 비춰져서 오해가 양산될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걸 조심하는 거죠. "

B 기업 임원
그 (온라인 사이비) 매체 자체는 노출도가 거의 없는, 아예 안 보는 매체이지만 포털에 링크가 되어서 맨 먼저 올라오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죠. 포털이 무슨 기준을 가지고 이런 기사를 걸러 줬으면 좋겠는데 포털이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 우리는 단지 채널을 제공할 뿐이다. 이러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니까 답답한 거죠."


기업관계자들은 포털이 이런 어뷰징 기사들을 스스로 정화할 수 있으면서도 책임을 방기한다고 지적합니다.

B 기업 임원
"포털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링크되는 매체 숫자를 엄청나게 늘렸어요. 네이버만 해도 3배 늘렸고 다음카카오도....구글은 뉴스 검색을 하더라도 먼저 올라오는 우선 순위에 나름대로 엄격한 기준이 있어요.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신뢰도와 전통이 있는 매체가 먼저 올라가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네이버나 다음은 그냥 제일 최신에 올린 게 누구든지 매체가 거짓말은 하는 매체인지 제대로 취재를 해서 쓰는 매체인지 구별을 하지 않고 그냥 최신순으로 올려 버리니까...매우 무책임한 거죠."


광고주협회 관계자는 네이버 등 포털이 이런 사이비 언론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광고주협회 임원
"사실 포털이 사이비 언론의 숙주가 되고 있습니다. 본인들은 언론이 아니다. 유통만 하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라고 좀 변명하고 있는 것들인데요. 마치 편의점 주인이 물건이 상한 것을 교환, 환불을 요구하니 본인들은 유통만 하고 책임이 없다. 그건 직접 제조사에 가서 따지라고 하는 것과 차이가 없거든요. 돈은 벌면서 책임은 지지 않겠다. 지금 포털이 취하고 있는 태도입니다."


돈


기업들은 포털의 무책임한 태도를 성토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포털이라는 막강한 힘을 이용해 값싸게 뉴스를 제공 받아 뉴스 환경을 망치는 부작용을 양산하면서도 돈벌이에만 몰두할 뿐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비난합니다.

C 제조업체 관계자
"지금 최근 1년 사이에 네이버에 검색 제휴된 매체만 60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실제적으로 계약 해지되는 경우는 많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계약의 주체는 네이버이기 때문에, 포털이기 때문에 계약의 이행 여부를 잘 검토해야 되는 거죠. 정상적인 언론 활동을 하고 있는지 사이비 행위를 하고 있는지를 판단해서 그 기관이 검색 제휴 기관이 될 때 그것을 반영을 해야 되는데 실제적으로 그 부분에 있어서 모든 것을 방기하고 오히려 사이비 언론이 활동할 수 있도록 조작 또는 방조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D 기업 임원
"사이비 매체가 난립해 여론이 왜곡되고 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는데도 명예훼손이라든지 언론을 사칭해 공갈 협박해 광고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는 이런 상황을 전혀 제재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포털들이 경제적 이득은 다 취하면서 실제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미디어 환경 속에서 해야 될 책임에 대한 부분들, 사이비 언론 문제, 실시간 검색에 대한 문제라든가 어뷰징 기사 등에 대해서는 사실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얼마 전 언론사들이 스스로 사이비 언론을 퇴출시켜 달라며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신설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사이비 언론사들도 언론기관을 표방하는 있는 상황에서 언론사들이 모여 그 중 나쁜 언론사를 퇴출시키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실시간 검색 시스템으로 부작용으로 어뷰징 기사가 양산되고 기업들을 상대로 갈취하는 사이비 언론의 행태가 끊이지 않는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누구일까요?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포털을 이용하는 누리꾼, 바로 거의 모든 일반 시민들일 것입니다. 뉴스는 조회수에 목을 맨 언론사들의 어뷰징 기사로 이미 오염될 대로 오염됐습니다. 실시간 검색어를 교묘히 삽입한 어뷰징 기사, 섹스와 엽기, 폭력 등 그저 시선 끌기에만 집착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 클릭을 유도하려는 낚시질 제목으로 온라인 뉴스에서 악취가 진동합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시민들은 양질의 뉴스를 쉽고 빠르게 제공받지 못하는 피해를 보게 됩니다. 사이비 언론들로부터 광고나 협찬 명목으로 돈을 뜯기는 기업들은 그냥 손해를 보고 있을까요? 영리 추구가 목적인 기업들이 그럴 리 만무합니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상품의 원가에 반영돼 품질과는 상관없는 생산, 유통비용으로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그 부담은 소비자가 지게 됩니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계속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포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습니다. 단순히 일부 언론의 문제 제기를 떠나 많은 이용자들이 포털의 이런 행태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고 광범위하게 이런 비판적인 시각과 고정관념이 널리 퍼져 나가는 양상입니다. 그렇게 되면 언제 이용자들이 등을 돌릴지 모릅니다. 고달프고 귀찮은 책임을 피하고 현재 뉴스 제공 시스템을 통해 거대한 경제적 수익만을 추구하는 네이버, 다음카카오가 이용자들의 불매 운동이나 뉴스 검색 불신으로 언제 추락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포털 스스로가 발벗고 나서서 무엇인가 자정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연관기사]

☞ [뉴스9] [앵커&리포트] 포털, 뉴스 자정 지지부진 …“실시간 검색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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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 포털시리즈] ① 온라인 독점 권력 ‘포털’과 실시간 검색어
    • 입력 2015-07-06 15:03:23
    • 수정2015-07-06 22:22:23
    취재후·사건후
■ 실시간 검색어로 누리꾼 붙잡아두는 네이버

개그콘서트 '핵존심'이라는 코너를 보면 '핵존심'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며 자랑을 합니다. 연예계에서도 소속사들이 걸 그룹이나 가수, 배우의 이름이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도록 하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기도 합니다. 실시간 검색어. 심지어 급상승 검색어, 핫 토픽 키워드 등등...실시간으로 바뀌는 키워드를 노출하는 것은 국내 포털들이 누리꾼들을 오랫동안 네이버, 다음카카오 포털에 머물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또 구글 같은 글로벌 검색 엔진이 시장을 잠식하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철옹성 서비스'입니다. 가장 핫한 이슈를 쫓는 사람들의 속성을 잘 간파해 만든 것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른바 실시간 검색어를 끼워 넣어 조회수를 높이려는 어뷰징(abusing) 기사를 양산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어뷰징(abusing)이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기사를 내용만 조금씩 바꿔 반복적으로 게재해 포털 검색에 많이 노출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조회수를 늘리고, 광고주를 끌어오기 위한 방편으로 상당수 매체들이 어뷰징 기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뷰징 통계표


글로벌 인터넷 기업 야후도 실시간 검색어와 비슷하 이른바 '트렌딩 나우(Trending Now)'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야후의 트렌딩 나우는 국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와 달리 각 국의 웹사이트 링크를 걸어놨기 때문에 국내에서와 같은 기사 어뷰징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런데 다소 놀라운 사실은 온라인 언론사들이나 규모가 작은 매체들만 이런 어뷰징 기사를 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일간지들도 '실시간 검색어'를 넣은 어뷰징 기사를 시분단위로 쏟아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게다가 신문들은 자사의 다른 자매 매체까지 연결시켜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일보 기사인줄 알고 들어가 보면 <한국스포츠경제>라는 생소한 매체의 사이트로 이동하는 식입니다. 포털들은 뉴스를 최신 순서대로 올립니다. 그러다 보니 인기 검색어를 억지로 넣은 기사를 끊임없이 올려 조회수를 높이는 기사가 많습니다.

협박성 기사로 광고 집행 98%


■ ‘네이버와 뉴스 제휴’ 축하금 내라는 사이비 언론

한 대기업의 홍보부장이 한번은 낯선 인터넷 언론사의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네이버와 뉴스 제휴를 맺었다며 광고를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를 거절하자 그 이후에 계속 회사와 관련한 안 좋은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회사 대표(CEO)의 얼굴 사진 등을 넣어 더 압력을 가합니다. 기업들이 회사 대표가 언급되는 부정적 기사에 민감하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얼굴 사진까지 크게 넣는 식입니다.

A 기업 홍보부장
"어느 날 자기네 매체가 네이버 포털에 이번에 등재됐다고 연락이 왔어요. 축하 좀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자기네 회사) 편집국에 인사를 하는 게 좀 좋지 않겠냐고..곤란하다고 하자 며칠 후에 우리 회사 상품에 하자가 있다는 기사를 쓰더니 CEO 사진도 같이 올렸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기사 수정하고 그 다음에 CEO 사진은 좀 관련이 없으니까 좀 빼 달라 그랬더니 회사 상품도 어차피 대표이사의 지시에서 한 거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대표이사가 들어가는 부분이 맞다. 뭐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다른 사진이나 해당 상품으로 사진을 좀 대체해 달라. 그렇게 얘기 했더니 그건 내부에서 좀 협의를 해 봐야 되겠다. 광고국에 그러면 인사를 조금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구요.

B 기업 임원
"별로 크지 않은 다른 매체에 자기가 들어 보니까 광고나 협찬을 1년에 얼마씩 줬다고 들었는데 우리도 같은 액수를 달라고 요구를 해요. 그러면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매체에서 그렇게 요구를 하고 광고 효과도 없으니까 예산이 없다고 곤란하다고 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괴롭힘 작전으로 나가는 거죠. 우리 회사를 흠집내는 기사를 30번씩 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해 올리고. 취재를 열심히 해서 새로운 것을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예전에 나온 다른 매체 기사들 베껴서 올리는거죠."


이런 사이비 언론들은 네이버 등 포털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영향력을 악용합니다. 일반 기업체들도 포털을 통해 사이비 언론 기사들이 무제한 노출되는 것에 우려를 표시합니다.

A 기업 홍보부장
"일단 네티즌들이 많이 방문하는 포털인 경우엔 뉴스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이슈화되기가 참 좋습니다. 또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인 경우에는 클릭을 유발해서 사실이 아닌데도 사실인 것인 양 비춰져서 오해가 양산될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걸 조심하는 거죠. "

B 기업 임원
그 (온라인 사이비) 매체 자체는 노출도가 거의 없는, 아예 안 보는 매체이지만 포털에 링크가 되어서 맨 먼저 올라오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죠. 포털이 무슨 기준을 가지고 이런 기사를 걸러 줬으면 좋겠는데 포털이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 우리는 단지 채널을 제공할 뿐이다. 이러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니까 답답한 거죠."


기업관계자들은 포털이 이런 어뷰징 기사들을 스스로 정화할 수 있으면서도 책임을 방기한다고 지적합니다.

B 기업 임원
"포털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링크되는 매체 숫자를 엄청나게 늘렸어요. 네이버만 해도 3배 늘렸고 다음카카오도....구글은 뉴스 검색을 하더라도 먼저 올라오는 우선 순위에 나름대로 엄격한 기준이 있어요.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신뢰도와 전통이 있는 매체가 먼저 올라가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네이버나 다음은 그냥 제일 최신에 올린 게 누구든지 매체가 거짓말은 하는 매체인지 제대로 취재를 해서 쓰는 매체인지 구별을 하지 않고 그냥 최신순으로 올려 버리니까...매우 무책임한 거죠."


광고주협회 관계자는 네이버 등 포털이 이런 사이비 언론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광고주협회 임원
"사실 포털이 사이비 언론의 숙주가 되고 있습니다. 본인들은 언론이 아니다. 유통만 하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라고 좀 변명하고 있는 것들인데요. 마치 편의점 주인이 물건이 상한 것을 교환, 환불을 요구하니 본인들은 유통만 하고 책임이 없다. 그건 직접 제조사에 가서 따지라고 하는 것과 차이가 없거든요. 돈은 벌면서 책임은 지지 않겠다. 지금 포털이 취하고 있는 태도입니다."


돈


기업들은 포털의 무책임한 태도를 성토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포털이라는 막강한 힘을 이용해 값싸게 뉴스를 제공 받아 뉴스 환경을 망치는 부작용을 양산하면서도 돈벌이에만 몰두할 뿐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비난합니다.

C 제조업체 관계자
"지금 최근 1년 사이에 네이버에 검색 제휴된 매체만 60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실제적으로 계약 해지되는 경우는 많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계약의 주체는 네이버이기 때문에, 포털이기 때문에 계약의 이행 여부를 잘 검토해야 되는 거죠. 정상적인 언론 활동을 하고 있는지 사이비 행위를 하고 있는지를 판단해서 그 기관이 검색 제휴 기관이 될 때 그것을 반영을 해야 되는데 실제적으로 그 부분에 있어서 모든 것을 방기하고 오히려 사이비 언론이 활동할 수 있도록 조작 또는 방조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D 기업 임원
"사이비 매체가 난립해 여론이 왜곡되고 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는데도 명예훼손이라든지 언론을 사칭해 공갈 협박해 광고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는 이런 상황을 전혀 제재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포털들이 경제적 이득은 다 취하면서 실제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미디어 환경 속에서 해야 될 책임에 대한 부분들, 사이비 언론 문제, 실시간 검색에 대한 문제라든가 어뷰징 기사 등에 대해서는 사실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얼마 전 언론사들이 스스로 사이비 언론을 퇴출시켜 달라며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신설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사이비 언론사들도 언론기관을 표방하는 있는 상황에서 언론사들이 모여 그 중 나쁜 언론사를 퇴출시키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실시간 검색 시스템으로 부작용으로 어뷰징 기사가 양산되고 기업들을 상대로 갈취하는 사이비 언론의 행태가 끊이지 않는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누구일까요?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포털을 이용하는 누리꾼, 바로 거의 모든 일반 시민들일 것입니다. 뉴스는 조회수에 목을 맨 언론사들의 어뷰징 기사로 이미 오염될 대로 오염됐습니다. 실시간 검색어를 교묘히 삽입한 어뷰징 기사, 섹스와 엽기, 폭력 등 그저 시선 끌기에만 집착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 클릭을 유도하려는 낚시질 제목으로 온라인 뉴스에서 악취가 진동합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시민들은 양질의 뉴스를 쉽고 빠르게 제공받지 못하는 피해를 보게 됩니다. 사이비 언론들로부터 광고나 협찬 명목으로 돈을 뜯기는 기업들은 그냥 손해를 보고 있을까요? 영리 추구가 목적인 기업들이 그럴 리 만무합니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상품의 원가에 반영돼 품질과는 상관없는 생산, 유통비용으로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그 부담은 소비자가 지게 됩니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계속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포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습니다. 단순히 일부 언론의 문제 제기를 떠나 많은 이용자들이 포털의 이런 행태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고 광범위하게 이런 비판적인 시각과 고정관념이 널리 퍼져 나가는 양상입니다. 그렇게 되면 언제 이용자들이 등을 돌릴지 모릅니다. 고달프고 귀찮은 책임을 피하고 현재 뉴스 제공 시스템을 통해 거대한 경제적 수익만을 추구하는 네이버, 다음카카오가 이용자들의 불매 운동이나 뉴스 검색 불신으로 언제 추락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포털 스스로가 발벗고 나서서 무엇인가 자정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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