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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뉴스] 과징금 1년 반 만에 1조 천억…담합 ‘극성시대’
입력 2015.07.08 (21:16) 수정 2015.07.08 (21:44)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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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2, 10, 8 이 숫자들은 무엇을 뜻할까요?

지금 보시는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공공사업 입찰에서 짬짜미, 즉 담합을 했다가 적발된 건수입니다.

1년 반 동안 공정위에 적발된 건설업계의 담합은 모두 50건이 넘습니다.

과징금만도 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4대강 사업, 호남고속철도 공사, 경인아라뱃길 사업, 대형 국책사업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담합으로 얼룩졌는데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공정위가 최근 1조 원이 넘게 투입된 삼척 LNG 저장시설 공사 등에서도 담합 혐의를 포착하고 고강도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정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수조원 국책공사에서 또?…고강도 조사 착수▼

<리포트>

액화 천연가스, 즉 LNG 저장시설을 짓는 삼척 공사 현장입니다.

평택과 인천, 통영에 이은 네 번째 LNG 저장시설로 지난 2010년과 2012년,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했습니다.

대형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해 두산중공업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이 낙찰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건설사 관계자 : "(LNG 저장시설 공사는) 워낙 규모가 크고 첨단 기술이 필요한 공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대형 건설사 일부만 할 수 있는 공사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 참여 업체를 미리 정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공정위는 건설사들이 예정 공사비의 88% 선으로 응찰 금액까지 짜맞춘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건설사 관계자 : "공정위에서 나와서 영업부하고 기타 사업부의 관련 서류를 조사하고 있고요. 지금도 계속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공사로 건설사들이 받아낸 돈은 1조 3천억 원이 넘습니다.

공정위는 또 공사비 9천억 원 규모의 강릉과 원주를 잇는 철도공사와, 전남 여수와 고흥을 잇는 도로건설공사의 일부 공사구간에서도 담합 혐의를 포착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다리타기에 뽑기까지…뒷방에서 나눠먹기▼

<기자 멘트>

이곳은 호남고속철도 차량기지입니다.

차량 성능을 점검하고 수리도 하는 곳인데요.

지난 2010년 차량기지 건설공사 입찰을 앞두고 건설사 3곳이 은밀하게 모였습니다.

담합을 논의했는데, 방법은 '사다리타기' 였습니다.

공사 입찰금액은 이렇게 5분 만에 결정됐습니다.

3조 6천억원이 투입된 호남고속철 공사 대부분은 이같은 제비뽑기식 담합이 이뤄졌습니다.

이 서류봉투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미리 숫자를 적어 놓은 동전인데요.

16개 건설사가 공구를 하나씩 나눠가진 뒤 동전뽑기로 응찰금액을 결정했습니다.

1조 7천억 원짜리 천연가스 주배관 공사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물론 건설사들은 입찰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최저가 낙찰제는 저가 수주경쟁을 유발하고, 업체 한 곳이 한 개 공사만 가져가는 제도는 나눠먹기를 조장한다는 겁니다.

정부도 올해 초 보완대책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제도를 고쳤다고 담합이 없어질까요 ?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대책을 알아봤습니다.

▼세금 낭비…적극적 손배 청구 필요▼

<리포트>

지난 2004년 12개 건설사가 입찰 담합을 한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

서울시가 2010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재판에서 이기는데만 꼬박 3년 반이 걸렸습니다.

그나마 이런 배상 판결은 아주 드뭅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담합으로 적발된 26개 사업 가운데 발주처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건 고작 19%에 불과합니다.

국고가 낭비된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배상 청구 의지가 부족한 탓입니다.

또 담합이 적발된 경우 공공부문의 입찰 참가를 최대 2년까지 제한할 수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집니다.

건설사들이 맞소송을 하면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건설사들은 과징금에다 입찰참가까지 제한하는 건 중복 제재라며 오히려 반발합니다.

<인터뷰> 건설사 관계자 (음성변조) : "(입찰참가 제한을 받으면) 해외 수주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발주처한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죠. 그러니까 다들 업계에서 죽는다는 소리하죠."

이런 악순환과 잘못된 관행을 끝내기 위해선 징벌적 손해배상과 임직원 실형 선고 등 처벌을 강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 [이슈&뉴스] 과징금 1년 반 만에 1조 천억…담합 ‘극성시대’
    • 입력 2015-07-08 21:21:19
    • 수정2015-07-08 21:44:04
    뉴스 9
<앵커 멘트>

12, 10, 8 이 숫자들은 무엇을 뜻할까요?

지금 보시는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공공사업 입찰에서 짬짜미, 즉 담합을 했다가 적발된 건수입니다.

1년 반 동안 공정위에 적발된 건설업계의 담합은 모두 50건이 넘습니다.

과징금만도 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4대강 사업, 호남고속철도 공사, 경인아라뱃길 사업, 대형 국책사업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담합으로 얼룩졌는데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공정위가 최근 1조 원이 넘게 투입된 삼척 LNG 저장시설 공사 등에서도 담합 혐의를 포착하고 고강도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정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수조원 국책공사에서 또?…고강도 조사 착수▼

<리포트>

액화 천연가스, 즉 LNG 저장시설을 짓는 삼척 공사 현장입니다.

평택과 인천, 통영에 이은 네 번째 LNG 저장시설로 지난 2010년과 2012년,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했습니다.

대형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해 두산중공업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이 낙찰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건설사 관계자 : "(LNG 저장시설 공사는) 워낙 규모가 크고 첨단 기술이 필요한 공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대형 건설사 일부만 할 수 있는 공사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 참여 업체를 미리 정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공정위는 건설사들이 예정 공사비의 88% 선으로 응찰 금액까지 짜맞춘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건설사 관계자 : "공정위에서 나와서 영업부하고 기타 사업부의 관련 서류를 조사하고 있고요. 지금도 계속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공사로 건설사들이 받아낸 돈은 1조 3천억 원이 넘습니다.

공정위는 또 공사비 9천억 원 규모의 강릉과 원주를 잇는 철도공사와, 전남 여수와 고흥을 잇는 도로건설공사의 일부 공사구간에서도 담합 혐의를 포착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다리타기에 뽑기까지…뒷방에서 나눠먹기▼

<기자 멘트>

이곳은 호남고속철도 차량기지입니다.

차량 성능을 점검하고 수리도 하는 곳인데요.

지난 2010년 차량기지 건설공사 입찰을 앞두고 건설사 3곳이 은밀하게 모였습니다.

담합을 논의했는데, 방법은 '사다리타기' 였습니다.

공사 입찰금액은 이렇게 5분 만에 결정됐습니다.

3조 6천억원이 투입된 호남고속철 공사 대부분은 이같은 제비뽑기식 담합이 이뤄졌습니다.

이 서류봉투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미리 숫자를 적어 놓은 동전인데요.

16개 건설사가 공구를 하나씩 나눠가진 뒤 동전뽑기로 응찰금액을 결정했습니다.

1조 7천억 원짜리 천연가스 주배관 공사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물론 건설사들은 입찰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최저가 낙찰제는 저가 수주경쟁을 유발하고, 업체 한 곳이 한 개 공사만 가져가는 제도는 나눠먹기를 조장한다는 겁니다.

정부도 올해 초 보완대책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제도를 고쳤다고 담합이 없어질까요 ?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대책을 알아봤습니다.

▼세금 낭비…적극적 손배 청구 필요▼

<리포트>

지난 2004년 12개 건설사가 입찰 담합을 한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

서울시가 2010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재판에서 이기는데만 꼬박 3년 반이 걸렸습니다.

그나마 이런 배상 판결은 아주 드뭅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담합으로 적발된 26개 사업 가운데 발주처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건 고작 19%에 불과합니다.

국고가 낭비된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배상 청구 의지가 부족한 탓입니다.

또 담합이 적발된 경우 공공부문의 입찰 참가를 최대 2년까지 제한할 수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집니다.

건설사들이 맞소송을 하면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건설사들은 과징금에다 입찰참가까지 제한하는 건 중복 제재라며 오히려 반발합니다.

<인터뷰> 건설사 관계자 (음성변조) : "(입찰참가 제한을 받으면) 해외 수주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발주처한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죠. 그러니까 다들 업계에서 죽는다는 소리하죠."

이런 악순환과 잘못된 관행을 끝내기 위해선 징벌적 손해배상과 임직원 실형 선고 등 처벌을 강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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