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탄산남’ 장시환 “kt, 내게 맞는 옷”

입력 2015.07.17 (10:35) 수정 2015.07.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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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환(28·케이티 위즈) 때문에 케이티의 경기를 챙겨본다는 야구팬들이 많다. 아무리 긴 이닝을 맡겨도 지친 기색 없이, 아니 때로는 승부 자체를 즐기는 표정으로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장시환의 모습은 청량감 그 자체다.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장시환은 말도 시원시원하게 했다.

매번 등판할 때마다 1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장시환은 체력적인 부담에 대해 묻자 "아직 힘들지는 않다"면서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DNA를 물려받은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 하체운동을 많이 했고, 공도 많이 던졌다. 지금에 와서도 체력이나 공의 스피드는 떨어지지 않는다"며 "또 시즌 초반에는 힘으로만 던졌는데, 이제는 밸런스가 많이 잡혀서 100% 전력을 다 안 해도 공이 오히려 더 빨라지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장시환은 올 시즌 33경기에 나서 58⅔이닝을 던졌다. 성적은 5승 3패 9세이브에 평균자책점은 3.38. 올 시즌 100이닝을 목표로 잡은 장시환은 "42이닝만 던지면 100이닝이네요"라며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장시환은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의 지명을 받았다. 장시환은 고교 때 이미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던졌다. 그러나 뛰어난 구위에 비해 제구력이 형편없었다.

군 복무 2년(상무)을 포함해 프로 8년 동안 거둔 성적은 39경기 6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37에 그쳤다. 원래 이름이 효훈이었던 그는 2013년 개명까지 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고, 지난해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케이티로 이적했다. 만년 유망주였던 장시환이 마침내 꽃을 피우게 된 계기였다.

장시환은 "나도 그렇고 다른 선수들도 트레이드가 돼서 잘하는 선수가 많은 것 같다"며 "저마다 맞는 옷이 있는 것 같다. 케이티에 와서 비로소 맞는 색의 옷을 입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성적에 큰 부담이 없는 신생팀 케이티에 와서 마음 편하게 공을 던지게 된 장시환은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잡히지 않던 제구가 잡혔다. "볼을 던져도 좋으니 편하게 자신의 공을 던져라"는 조범현 감독의 격려도 도움이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야구를 대하는 장시환의 태도였다. 장시환은 "케이티에 오면서 많은 것을 내려놨다"며 "잘하자는 생각보다는 후회 없이 하고 그만두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야구 선수들이 프로야구를 그만두고 사회인 야구를 많이 하는데, 나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미련 안 생기게 하자고만 생각했다"며 "그런 생각을 하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됐다. 부모님도 3년만 더 야구를 하고 안 되면 접자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말도 나를 더욱 편하게 했다"고 소개했다.

장시환은 말하자면 올 시즌 매 경기 사표를 가슴 속에 품고서 마운드에 오른 셈이었다. 그렇게 절박한 심정으로 야구를 했으니 안될 일이 없었다.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케이티의 역사적인 홈 경기 첫 승리는 장시환의 손끝에서 나왔다. 케이티의 첫 세이브 역시 장시환의 몫이었다. 케이티의 역사적인 순간에는 장시환이 늘 함께였다.

조 감독이 전반기 팀 내 최고 수훈선수로 주저 없이 장시환을 꼽은 것도 그 때문이다. 장시환은 조 감독의 평가를 전하자 신중하게 말을 고른 뒤 "더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겠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반기에는 타자와의 중요한 수 싸움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주자가 깔렸으면 삼진을 잡는 피칭을 해야 하는데 무리하게 승부를 들어갔다가 얻어맞는 경우가 많았다. 실투가 조금 많았다"고 평가하며 "하지만 이제 경험이 많이 쌓인 만큼 후반기에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시환은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 열리는 올스타전에 생애 첫 출전 한다. 비록 팬 투표에 의한 베스트 멤버로 발탁되지는 못했지만,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는 "안방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내 이름 석 자를 남기게 돼서 기분이 좋고 남다르다"며 "우수투수상에 올라 상금을 받아보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올스타전이 설레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그는 리그 정상급 투수들에게서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은 듯했다. 그는 "평소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다른 팀의 최고 선수들에게 물어볼 것"이라고 기대에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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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17 10:35:39
    • 수정2015-07-17 13:59:11
    연합뉴스
장시환(28·케이티 위즈) 때문에 케이티의 경기를 챙겨본다는 야구팬들이 많다. 아무리 긴 이닝을 맡겨도 지친 기색 없이, 아니 때로는 승부 자체를 즐기는 표정으로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장시환의 모습은 청량감 그 자체다.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장시환은 말도 시원시원하게 했다.

매번 등판할 때마다 1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장시환은 체력적인 부담에 대해 묻자 "아직 힘들지는 않다"면서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DNA를 물려받은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 하체운동을 많이 했고, 공도 많이 던졌다. 지금에 와서도 체력이나 공의 스피드는 떨어지지 않는다"며 "또 시즌 초반에는 힘으로만 던졌는데, 이제는 밸런스가 많이 잡혀서 100% 전력을 다 안 해도 공이 오히려 더 빨라지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장시환은 올 시즌 33경기에 나서 58⅔이닝을 던졌다. 성적은 5승 3패 9세이브에 평균자책점은 3.38. 올 시즌 100이닝을 목표로 잡은 장시환은 "42이닝만 던지면 100이닝이네요"라며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장시환은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의 지명을 받았다. 장시환은 고교 때 이미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던졌다. 그러나 뛰어난 구위에 비해 제구력이 형편없었다.

군 복무 2년(상무)을 포함해 프로 8년 동안 거둔 성적은 39경기 6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37에 그쳤다. 원래 이름이 효훈이었던 그는 2013년 개명까지 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고, 지난해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케이티로 이적했다. 만년 유망주였던 장시환이 마침내 꽃을 피우게 된 계기였다.

장시환은 "나도 그렇고 다른 선수들도 트레이드가 돼서 잘하는 선수가 많은 것 같다"며 "저마다 맞는 옷이 있는 것 같다. 케이티에 와서 비로소 맞는 색의 옷을 입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성적에 큰 부담이 없는 신생팀 케이티에 와서 마음 편하게 공을 던지게 된 장시환은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잡히지 않던 제구가 잡혔다. "볼을 던져도 좋으니 편하게 자신의 공을 던져라"는 조범현 감독의 격려도 도움이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야구를 대하는 장시환의 태도였다. 장시환은 "케이티에 오면서 많은 것을 내려놨다"며 "잘하자는 생각보다는 후회 없이 하고 그만두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야구 선수들이 프로야구를 그만두고 사회인 야구를 많이 하는데, 나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미련 안 생기게 하자고만 생각했다"며 "그런 생각을 하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됐다. 부모님도 3년만 더 야구를 하고 안 되면 접자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말도 나를 더욱 편하게 했다"고 소개했다.

장시환은 말하자면 올 시즌 매 경기 사표를 가슴 속에 품고서 마운드에 오른 셈이었다. 그렇게 절박한 심정으로 야구를 했으니 안될 일이 없었다.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케이티의 역사적인 홈 경기 첫 승리는 장시환의 손끝에서 나왔다. 케이티의 첫 세이브 역시 장시환의 몫이었다. 케이티의 역사적인 순간에는 장시환이 늘 함께였다.

조 감독이 전반기 팀 내 최고 수훈선수로 주저 없이 장시환을 꼽은 것도 그 때문이다. 장시환은 조 감독의 평가를 전하자 신중하게 말을 고른 뒤 "더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겠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반기에는 타자와의 중요한 수 싸움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주자가 깔렸으면 삼진을 잡는 피칭을 해야 하는데 무리하게 승부를 들어갔다가 얻어맞는 경우가 많았다. 실투가 조금 많았다"고 평가하며 "하지만 이제 경험이 많이 쌓인 만큼 후반기에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시환은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 열리는 올스타전에 생애 첫 출전 한다. 비록 팬 투표에 의한 베스트 멤버로 발탁되지는 못했지만,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는 "안방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내 이름 석 자를 남기게 돼서 기분이 좋고 남다르다"며 "우수투수상에 올라 상금을 받아보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올스타전이 설레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그는 리그 정상급 투수들에게서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은 듯했다. 그는 "평소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다른 팀의 최고 선수들에게 물어볼 것"이라고 기대에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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