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따가운 시선이 더 아파요

입력 2015.07.19 (23:52) 수정 2015.07.2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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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인터뷰> ADHD 학부모 : "점점 더 나빠져서 아이가 정말 크게 문제가 될 거라고 (학교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고 당장 빨리 치료를 받고 해야 한다고..."

<녹취> 채규만(한국심리건강센터장) : "학교에서도 시간을 좀 많이 주고 또 특별한 관심도 갖고 해줘야 되는데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에서는 귀찮은 아이 이렇게 해서..."

<녹취> ADHD 송도 학부모 : "공교육이라는 게 다 포괄해서 이렇게 안고 갈 수 없는 그럼 학교를 안 보내야 하나 엄마들이 지금 다 학교가 문제인 거예요."

<오프닝>

우리 아이가 학교에 갔는데 다른 아이와는 많이 다르다고 선생님이 이야기합니다.

검사 한번 받아 보라고 해서 병원에 갔더니 ADHD라고 합니다.

그냥 남의 얘기로만 듣던 병명에 엄마는 마음이 다급해집니다.

진짜 병을 앓는 게 맞는지, 어린 아이에게 독한 약을 먹여야 하는 건지, 엄마는 계속해서 고민합니다.

학교에선 빨리 결정해 치료를 받으라고 독촉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DHD 진단을 받은 아이 부모들의 고민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10살 여자 아이가 있습니다.

또래보다 말이 좀 늦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인터뷰> ADHD 아동 학부모 : "선생님이 '(애가) 튄다. 애가 지시 수행도 한번에 안 되고 혼자서 저렇게 사회성 없이 너무 힘들다. 그러니까 어떻게 집에서 좀 해라'라고..."

병원에 갔더니 검사 결과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DHD.

의사는 약물 치료를 권했습니다.

<인터뷰> ADHD 아동 학부모 : "학교 생활하려면 약을 먹여서 보내야 된다는 거죠. 그럼 학교를 안 보내야 하나 이렇게까지 오는 거예요."

A.D.H.D

주의력이 떨어지고 과잉행동과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주의력을 조절하는 대뇌 전두엽 발달 지연과,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뷰> 천근아(소아정신과 전문의) :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제대로 분포되어 있지 않아서 참을성이라든가 실행 기능에 저하가 나타나는 것이거든요. 물론 원인이 다 명확하게 드러나있는 정신과 질환은 없습니다."

국내 ADHD 환자는 2013년 기준 5만8천여 명으로 4년새 12%가 늘었습니다.

환자의 2/3가 10대 청소년이고 9살 이하 어린이 환자도 만6천 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이문수(고려대 교수) : "아이들도 계속해서 평가받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되는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좀 더 많이 발견이 되는 것 같습니다."

ADHD 증세가 있어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ADHD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시와 서울대병원이 서울 시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DHD 증세가 있는 학생 비율이 6~8%로 나타났고, 심각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13%가 넘었습니다.

한 한급당 적어도 1~2명은 ADHD 증상을 보인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초등학생 학부모 : "수업 시간에 밖에도 나가고 선생님한테 지적을 많이 받는다고 얘길하죠."

<인터뷰> 초등학생 학부모 : "주변에 좀 있었어요. 약을 좀 처방받아야 된다 그런 친구도 있었고..."

ADHD 진단을 받은 아이의 상당수는 실제로 학교에 입학한 뒤 증상이 드러난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의 평소 관찰 의견에다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 때 실시되는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돼 학교에서 알려주는 경웁니다.

<인터뷰> 천근아(소아정신과 전문의) : "구조화된 수업 세팅, 뭔가 규칙이 있고 40분 수업에 10분 휴식, 10분 쉬고 나서 바로 또 수업을 바로 이렇게 착석하고 바로 다른 과제로 전환이 되고 그런 형태의 세팅에서 문제가 드러나거든요. 그러다보니 드러나는 시기가 학령기 연령이 되는 것이죠."

갑작스런 통보에 가장 혼란스러운 건 다름아닌 아이의 부모.

그런데 때론 학교가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주의 집중을 하지 못해 수업 시간에 자꾸 돌아다니고 그룹 활동에 잘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선생님들이 반복적으로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학부모들은 하소연합니다.

아이가 스스로를 문제아로 인식하게 만들어 상태를 더 악화시킨다는 겁니다.

<녹취> ADHD 아동 학부모 : "ADHD가 있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기 쉽고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는 아이가 되고 그런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들어가면 더 나쁜 쪽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빨리 잡아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너무 극단적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최근 ADHD 진단 아동이 늘면서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아이의 실수를 이해하고 인정해라.

ADHD 아동을 배려한 교실 환경을 만들어라.

과제를 수행할 땐 여분의 시간을 허용하라 등 구체적인 교육 지침도 있습니다.

하지만 ADHD 아동을 아예 그룹 활동에서 배제시키거나, 공개적으로 계속해서 야단치는 등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ADHD 아동 학부모 : "저희 딸은 신경쓰지 말라고 얘를 배제하고 가는 상황이었어요. 위에 있는 것 빨리 치우라고 하면 빨리 안 치우고 하니까 화가 나시잖아요. 그러니까 확 책상을 밀어버리고..."

교사들은 많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교실에서 ADHD 아동을 특별히 배려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현직 교사 :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실 수업을 주로 계속 하잖아요. 이 안에 꾹 참고 들어오는 아이들이 많기는 하지만 이 안에 들어오지 않고 이게 맞지 않는 아이들도 사실은 많잖아요 저희 제도권 학교가 그런 아이들을 자꾸만 밀어내는 것 아닌가 그런 걱정이 많이 들기는 해요."

공교육 체계에서 수용되지 못하고 밀려난 아이들이 결국 홈스쿨이나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ADHD 아동이 증가하면서 전문 대안학교까지 생겼습니다.

<인터뷰> 박준규(ADHD 전문 대안학교 교장) : "이 친구들을 서열화하는 평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북돋아주는 분위기라면 상당히 예의 바르고 생활 태도가 확 변하는 걸 저는 수없이 봐왔거든요. 전혀 다른 시스템의 교육 기관을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하는 거죠."

2년 전 ADHD와 관련한 책을 낸 김경림 씨.

초등학생 아들이 ADHD 진단을 받자 고민 끝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 두고 대안학교로 아이를 전학시켰습니다.

이제 고등학생이 된 아들은 화가를 꿈꾸는 지극히 정상적인 아이가 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림('ADHD는 없다' 작가) : "대안학교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다가 본인이 뜻한 바 있어서 자기가 뭘 좀 해보겠다 그래서 다시 일반학교로 돌아왔죠. 그러고는 아무 문제 없이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고 오히려 모범생에 속합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의 경우 대부분 소규모 비인가 시설인데다 학비 부담도 만만치 않은 대안 학교에 보내는 결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공교육이 최대한 아이들을 포용해줘야 하는 이윱니다.

<인터뷰> 채규만 : "ADHD라는 것 때문에 학교에서 부당하게 어떤 조치를 당한다면 거기에 대해서 정식 항의를 할 수 있는 게 있거든요. 아이들의 단점을 고려해서 학교에서 공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아이가 덜컥 ADHD 진단을 받으면 부모들은 고민을 시작합니다.

혹시 잘못 진단된 건 아닌지, 부작용을 감수하고 약은 먹여야 하는지, 뇌파 치료 등 비약물 요법은 어디까지 믿고 따라야 하는지...

고민은 끝이 없습니다.

<인터뷰> 반건호(소아정신과 전문의) : "뇌 발달 자체가 정상적인 뇌 발달하고 이 ADHD가 있는 애들하고는 분명히 차이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뇌 발달 자체를 (약물 치료 외) 다른 방법으로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는 거죠."

<인터뷰> ADHD 아동 학부모 : "일반적인 생활에서 불편함이 없고 학습력이 조금 떨어지고 또래 아이들보다 좀 활발하고 산만한 편이었어요. 보통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다 ADHD라고 몰아붙이면서 약을 먹고 (해야 하는지...)"

여기에다 학교의 따가운 시선까지 더해질 경우, 마음 속에 느끼는 압박은 쉽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부모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ADHD 아동 학부모 : "치료는 끝도 없고 돈은 들어간다고 그러고 학교에서는 계속 이런 애들을 감싸주지 못하고 계속 배척하고 엄마들은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정말 다 무기력해지는 것 같아요."

보통의 아이들과 조금은 다른 아이들.

이들에겐 배척이 아니라 특별한 교육과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ADHD라는 생소한 병명을 갖게 된 아이들...

이들에겐 학교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따뜻한 시선과 포용이 가장 필요한 것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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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HD, 따가운 시선이 더 아파요
    • 입력 2015-07-19 23:43:42
    • 수정2015-07-20 00:06:47
    취재파일K
<프롤로그>

<인터뷰> ADHD 학부모 : "점점 더 나빠져서 아이가 정말 크게 문제가 될 거라고 (학교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고 당장 빨리 치료를 받고 해야 한다고..."

<녹취> 채규만(한국심리건강센터장) : "학교에서도 시간을 좀 많이 주고 또 특별한 관심도 갖고 해줘야 되는데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에서는 귀찮은 아이 이렇게 해서..."

<녹취> ADHD 송도 학부모 : "공교육이라는 게 다 포괄해서 이렇게 안고 갈 수 없는 그럼 학교를 안 보내야 하나 엄마들이 지금 다 학교가 문제인 거예요."

<오프닝>

우리 아이가 학교에 갔는데 다른 아이와는 많이 다르다고 선생님이 이야기합니다.

검사 한번 받아 보라고 해서 병원에 갔더니 ADHD라고 합니다.

그냥 남의 얘기로만 듣던 병명에 엄마는 마음이 다급해집니다.

진짜 병을 앓는 게 맞는지, 어린 아이에게 독한 약을 먹여야 하는 건지, 엄마는 계속해서 고민합니다.

학교에선 빨리 결정해 치료를 받으라고 독촉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DHD 진단을 받은 아이 부모들의 고민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10살 여자 아이가 있습니다.

또래보다 말이 좀 늦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인터뷰> ADHD 아동 학부모 : "선생님이 '(애가) 튄다. 애가 지시 수행도 한번에 안 되고 혼자서 저렇게 사회성 없이 너무 힘들다. 그러니까 어떻게 집에서 좀 해라'라고..."

병원에 갔더니 검사 결과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DHD.

의사는 약물 치료를 권했습니다.

<인터뷰> ADHD 아동 학부모 : "학교 생활하려면 약을 먹여서 보내야 된다는 거죠. 그럼 학교를 안 보내야 하나 이렇게까지 오는 거예요."

A.D.H.D

주의력이 떨어지고 과잉행동과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주의력을 조절하는 대뇌 전두엽 발달 지연과,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뷰> 천근아(소아정신과 전문의) :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제대로 분포되어 있지 않아서 참을성이라든가 실행 기능에 저하가 나타나는 것이거든요. 물론 원인이 다 명확하게 드러나있는 정신과 질환은 없습니다."

국내 ADHD 환자는 2013년 기준 5만8천여 명으로 4년새 12%가 늘었습니다.

환자의 2/3가 10대 청소년이고 9살 이하 어린이 환자도 만6천 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이문수(고려대 교수) : "아이들도 계속해서 평가받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되는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좀 더 많이 발견이 되는 것 같습니다."

ADHD 증세가 있어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ADHD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시와 서울대병원이 서울 시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DHD 증세가 있는 학생 비율이 6~8%로 나타났고, 심각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13%가 넘었습니다.

한 한급당 적어도 1~2명은 ADHD 증상을 보인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초등학생 학부모 : "수업 시간에 밖에도 나가고 선생님한테 지적을 많이 받는다고 얘길하죠."

<인터뷰> 초등학생 학부모 : "주변에 좀 있었어요. 약을 좀 처방받아야 된다 그런 친구도 있었고..."

ADHD 진단을 받은 아이의 상당수는 실제로 학교에 입학한 뒤 증상이 드러난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의 평소 관찰 의견에다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 때 실시되는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돼 학교에서 알려주는 경웁니다.

<인터뷰> 천근아(소아정신과 전문의) : "구조화된 수업 세팅, 뭔가 규칙이 있고 40분 수업에 10분 휴식, 10분 쉬고 나서 바로 또 수업을 바로 이렇게 착석하고 바로 다른 과제로 전환이 되고 그런 형태의 세팅에서 문제가 드러나거든요. 그러다보니 드러나는 시기가 학령기 연령이 되는 것이죠."

갑작스런 통보에 가장 혼란스러운 건 다름아닌 아이의 부모.

그런데 때론 학교가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주의 집중을 하지 못해 수업 시간에 자꾸 돌아다니고 그룹 활동에 잘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선생님들이 반복적으로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학부모들은 하소연합니다.

아이가 스스로를 문제아로 인식하게 만들어 상태를 더 악화시킨다는 겁니다.

<녹취> ADHD 아동 학부모 : "ADHD가 있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기 쉽고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는 아이가 되고 그런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들어가면 더 나쁜 쪽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빨리 잡아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너무 극단적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최근 ADHD 진단 아동이 늘면서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아이의 실수를 이해하고 인정해라.

ADHD 아동을 배려한 교실 환경을 만들어라.

과제를 수행할 땐 여분의 시간을 허용하라 등 구체적인 교육 지침도 있습니다.

하지만 ADHD 아동을 아예 그룹 활동에서 배제시키거나, 공개적으로 계속해서 야단치는 등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ADHD 아동 학부모 : "저희 딸은 신경쓰지 말라고 얘를 배제하고 가는 상황이었어요. 위에 있는 것 빨리 치우라고 하면 빨리 안 치우고 하니까 화가 나시잖아요. 그러니까 확 책상을 밀어버리고..."

교사들은 많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교실에서 ADHD 아동을 특별히 배려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현직 교사 :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실 수업을 주로 계속 하잖아요. 이 안에 꾹 참고 들어오는 아이들이 많기는 하지만 이 안에 들어오지 않고 이게 맞지 않는 아이들도 사실은 많잖아요 저희 제도권 학교가 그런 아이들을 자꾸만 밀어내는 것 아닌가 그런 걱정이 많이 들기는 해요."

공교육 체계에서 수용되지 못하고 밀려난 아이들이 결국 홈스쿨이나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ADHD 아동이 증가하면서 전문 대안학교까지 생겼습니다.

<인터뷰> 박준규(ADHD 전문 대안학교 교장) : "이 친구들을 서열화하는 평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북돋아주는 분위기라면 상당히 예의 바르고 생활 태도가 확 변하는 걸 저는 수없이 봐왔거든요. 전혀 다른 시스템의 교육 기관을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하는 거죠."

2년 전 ADHD와 관련한 책을 낸 김경림 씨.

초등학생 아들이 ADHD 진단을 받자 고민 끝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 두고 대안학교로 아이를 전학시켰습니다.

이제 고등학생이 된 아들은 화가를 꿈꾸는 지극히 정상적인 아이가 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림('ADHD는 없다' 작가) : "대안학교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다가 본인이 뜻한 바 있어서 자기가 뭘 좀 해보겠다 그래서 다시 일반학교로 돌아왔죠. 그러고는 아무 문제 없이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고 오히려 모범생에 속합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의 경우 대부분 소규모 비인가 시설인데다 학비 부담도 만만치 않은 대안 학교에 보내는 결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공교육이 최대한 아이들을 포용해줘야 하는 이윱니다.

<인터뷰> 채규만 : "ADHD라는 것 때문에 학교에서 부당하게 어떤 조치를 당한다면 거기에 대해서 정식 항의를 할 수 있는 게 있거든요. 아이들의 단점을 고려해서 학교에서 공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아이가 덜컥 ADHD 진단을 받으면 부모들은 고민을 시작합니다.

혹시 잘못 진단된 건 아닌지, 부작용을 감수하고 약은 먹여야 하는지, 뇌파 치료 등 비약물 요법은 어디까지 믿고 따라야 하는지...

고민은 끝이 없습니다.

<인터뷰> 반건호(소아정신과 전문의) : "뇌 발달 자체가 정상적인 뇌 발달하고 이 ADHD가 있는 애들하고는 분명히 차이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뇌 발달 자체를 (약물 치료 외) 다른 방법으로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는 거죠."

<인터뷰> ADHD 아동 학부모 : "일반적인 생활에서 불편함이 없고 학습력이 조금 떨어지고 또래 아이들보다 좀 활발하고 산만한 편이었어요. 보통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다 ADHD라고 몰아붙이면서 약을 먹고 (해야 하는지...)"

여기에다 학교의 따가운 시선까지 더해질 경우, 마음 속에 느끼는 압박은 쉽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부모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ADHD 아동 학부모 : "치료는 끝도 없고 돈은 들어간다고 그러고 학교에서는 계속 이런 애들을 감싸주지 못하고 계속 배척하고 엄마들은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정말 다 무기력해지는 것 같아요."

보통의 아이들과 조금은 다른 아이들.

이들에겐 배척이 아니라 특별한 교육과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ADHD라는 생소한 병명을 갖게 된 아이들...

이들에겐 학교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따뜻한 시선과 포용이 가장 필요한 것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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